레베제프가 춘 라 바야데르 보고 와서, 잠깐 dance2015. 2. 16. 05:55
나중에 리뷰는 따로 올릴 거고.. 돌아와서 자기 전에 아주 간단한 메모만...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라 바야데르는 전에 사라파노프와 세미오노바 버전으로 봤을 때도 사라파노프 하나 건졌는데... 마린스키와 비교하면 많이 딸리는 레퍼토리라 아마 빅토르 레베제프 아니었으면 안 봤을 거다. 걔가 궁금해서 환율 떨어졌어도 다른 티켓에 비하면 결코 싸지 않은 티켓 끊어서 4째 줄에서 봤는데...
레베제프는 많이 실망스러웠다. 뭐 내가 마린스키 쪽을 많이 보기도 했고 심지어 최근 본 게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였으니 눈이 높아졌다는 건 인정한다.
그러나 레베제프는... 슬프게도 연기가 전혀 안됐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라틴계 미남처럼 생겼고 키에 비해 비율도 좋긴 했지만, 이 사람은 솔로르를 소화하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젊어서 그런 건지... (근데 24살이면 그렇게까지 많이 어린 것도 아니잖아) 테크닉도 편차가 심했다. 피루엣은 좋았고 도약은 지나치게 급했다. 다리 동작은 좀 더 정련해야 할 성 싶다. 특히 카브리올.. 게다가 파트너링이 부족했다... 니키야 역의 안젤리나 보론초바가 데뷔 무대였고 감자티 역의 보르첸코가 키와 체격이 있는 편이라 힘들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아다지오의 책임은 90% 이상 남자 무용수에게 있단 말이다! 이 사람 바가노바 출신이라 잘 알텐데..
솔직히 말해서 미하일로프스키니까 수석으로 승급했지 마린스키랑 비교해보면 냉정하게 말해 제2솔리스트 정도 수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미안해, 레베제프야 ㅠㅠ 그래도 뛰어난 외모와 자태, 화려한 피루엣 덕에 브라보는 많이 받았다만... 너 마린스키 무대였으면 브라보 못 받았다...
뭐 아직 젊으니까.. 슈클랴로프도 예전엔 파트너링 별로였는데 지금은 노력 끝에 꽤 좋아졌으니...뭐 테크닉은 익히면 되는데.. 레베제프야, 제발 연기 좀 어떻게 해보렴 ㅠㅠ 나 너 보려고 앞줄 끊었는데 솔직히 돈 좀 아까웠어..
보론초바는 예쁘고 청순했지만 니키야 소화하기엔 아직 역부족... 3막 아다지오에서 크게 휘청하며 넘어질 뻔 했는데 그때 다친 건지.. 스카프 춤 출 때 갑자기 보론초바 대신 파 드 트루아의 1번 췄던 아나스타시야 소볼레바가 대타로 등장, 끝까지 춤... 부상당한 거 같다... 우짤꼬... 커튼 콜때도 안 나옴... 큰 부상 아니길. 미하일로프스키에서는 아직 아무 말 없다.
그리고 군무는 대재앙이었음... 아라베스크 유지 못하고 자빠질 것처럼 계속 휘청거리는 애가 두번째 줄에 둘이나 있었음... ㅠㅠ 계속 틀리고..
짧게 쓰고 자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답답해서 많이 썼네. 어제 토스카는 기대 안하고 갔는데 상당히 괜찮았는데... 으윽... 아마 내가 오페라 쪽은 별로 전문적이지 않으니 관대하고 발레는 (꽃돌이가 나오지 않는 한) 자꾸 눈에 흠이 잡혀서 그런가보다 ㅠㅠ
참, 사라파노프와는 달리 레베제프는 탑과 하렘 팬츠 입고 나옴! 그 솔로르 의상 :) 그래서 눈호강은 했다. 너 이 녀석 춤이랑 연기가 맘에 안 찼으니 그거라도 해야지 ㅠㅠ
앞에서 4째 열이었음에도 불구.. 라 바야데르는 흰옷 망령들이 많이 나와서 참 사진 찍기 힘들고.. 앞에 큰 머리들도 있고... 이때 너무 피곤해서 사진은 이거 딱 한 장 건짐 ㅠ 파란 탑과 팬츠 입은 솔로르 역 빅토르 레베제프. 커튼 콜 받는 니키야는 보론초바 아니고 소볼레바.
... 자야겠다. 피곤하다.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가 아주 훌륭한 솔로르였다는 걸 새삼 깨달은 하루였다. 내일 곱사등이 망아지의 슈클랴로프 보며 오늘의 실망을 풀어야겠다. 근데 내일 영하 17도란다 꾸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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