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사진은 호텔이 있는 산노미야 1초메 거리를 따라 난킨마치 쪽으로 내려가다 찍음. 조그만 디저트 코너샵. 이 사진이 이번 고베 여행에서 제일 마음에 들어 갈무리해둔다. 뭔가 내겐 고베 느낌이라 해야 하나... (바다 빼고)



아침 메모대로 잠을 거의 못 잤다. 너무 피곤하고 지쳤다. 이쿠타 신사, 별다방에서 나와 11시 반 예약한 유명한 고베규 식당인 모리야에 갔다. 전에 동생이랑 스테이크 랜드엔 가봤는데 이번엔 좀더 비용지출. 이게 내가 여기 와서 먹은 젤 비싼 음식 + 한방에 젤 크게 지출. 고베규 럼프 스테이크 런치 9천엔 내외, 예약 수수료 합치면 1만엔 좀 넘음. 난 이렇게 음식에 많이 투자하는 편이 아니다만 하여튼... 그래도 고베에 다시 왔으니까...


오, 맛있었다 :) 양이 너무너무 적어서 다 먹고도 배가 안 찼지만(비싸서 젤 작은 거 시켰어 엉엉) 스르르 녹는 맛이었다. 눈앞에서 요리사가 스테이크를철판에 구워주는데 좀 뻘쭘하지만 맛있어서 막 먹음. 구운 야채도 맛있었다. 하지만 역시 비싸 ㅠㅠ 절반은 미디엄, 절반은 미디엄 레어로 요청. 난 원래 소도 잘 익혀먹는데 이건 후자가 훨씬 맛있었다.







이게 첫 절반 ㅠㅠ 120그램 구워서 잘라주면 조그만 거 열조각... 흐흑...


그런데 이걸 먹고 두통이 가셨음! 진짜 맛있었다.



맛있지만 비싸고 적은 고베규 스테이크를 먹은 후 길을 건너 카페 케쉬펄에 갔다. 그건 따로 올렸으니 생략.


한시 반쯤 방에 돌아옴. 강풍 때문에 너무 떨었다. 수면 부족과 추위로 힘들어서 폰 충전하며 옷도 안 벗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웬만하면 이러지 않으므로 진짜 피곤했던 것임







그냥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참 편한 침대.



그리고 앞에 카야 카페 메모 적은대로 이제 여행 마무리니까 또 섭섭할까봐 사카에마치 거리에 다녀옴. 그저께 몽플류 실패한 곳이고 추워서 실의에 빠진 채 걸었던 곳이라 눈에 안 들어왔기에 다시 가봄. 음, 눈에 안 들어온 건 내 취향이 아닌 곳이었기 때문이었나봐... 그리고 카야 카페 실패 ㅠㅠ







그래도 몽플류가 문을 연 걸 발견, 기대 안했다가 들어가서(웨이팅도 없음) 유명한 ‘퓨이 다무르’를 1개 테이크아웃함. 550엔이라 가격도 착함. 저녁에 방에서 먹음. 그러나 오늘 단걸 너무 많이 먹어서 너무 과했다 흑흑 ㅠㅠ 크림브륄레와 자몽, 타르트를 섞은 타입이었는데 차랑 먹으면 좋았겠지만 수면을 위해 에비앙과 먹음 ㅠㅠ 사진은 시간 순으로 맨 아래.







사카에마치는 역시 감각있는 골목이긴 해서 사진은 이쁘다.







방에 돌아가는 길에 다이마루 백화점 식품관에서 내일 아침용 벤또를 사고 모토마치 근처의 유명 정육점 모리야쇼텐에 들러 크로켓과 멘치까스를 샀다. 여긴 전에는 산노미야 부근이었는데 옮겨온듯. 줄이 길었지만 다들 갓 튀긴 크로켓 등 고기튀김 사러 온 사람들이라 금방 차례가 왔다. 저녁 대용이라 크로켓 1(110엔), 멘치 2(개당 170엔) 포장해서 5시쯤 방에 돌아옴.







이게 갓 튀겨서 엄청 맛있다. 그러나 역시 각 1개씩만 시켰어야 함 ㅠㅠ 멘치 1개는 못먹음. 낼 아침에 먹을 수 있으려나...



이후 씻고 가방 꾸림. 이번에 기간도 짧고 쇼핑을 거의 안해서 가방 꾸릴게 별로 없었다. 제주항공이라 15킬로인데 무난할 것 같다. 내일 잠옷과 메이크업 파우치 등만 추가로 꾸려야지.






그리고 몽플류 케익 드심...



헉헉, 노트북 안가져와서 매일 메모 남기는가 넘 힘들고 오래 걸려 ㅠㅠ 오늘 메모들 두시간 넘게 썼다. 너무 피곤하고 졸리고 손목 아파서 이번 여행 소회고 뭐고 이제 오늘 메모 끝. 하긴 카페 메모에서 미니미니한 느낌에 대해 썼구나. 그게 아마도 젤 주요 소회...


9,343보. 5.6킬로. 자야겠다.

:
Posted by liontamer
2024. 12. 28. 20:52

Kaya cafe 2024 kobe2024. 12. 28. 20:52




사카에마치 거리는 고베에서 커피, 잡화점으로 유명한 소위 힙한 동네라고 한다. 며칠전 갔다가 실패한 몽플류도 여기 있다. 난킨마치와 인접해 있다. 여기는 내게 좀 시모기타자와와 메구로, 지유가오카를 섞은 느낌이었다. (시모기타자와가 사진은 이쁘지만 갈때마다 뭔가 고생했고 정이 별로 안 갔는데 여기도 좀 그런 느낌이라 해야 하나...)


그래도 내일 돌아가니 다시 가보자 싶어 오후에 이 동네에 가봄. 검색했더나 추천이 뜬 두부 티라미수 카페라는 카야 카페에 가보았다. 여기는 따로 올릴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뭔가 별로인데 그 특징이 있어 또 이렇게 따로 적음.


여기는 3층. 엄청 작고 좁고 가파른 계단으로 올라가니 내부는 널찍했는데 역시나 너무 추웠다 ㅠㅠ 일본은 대체로 건물 내부가 춥다. 그리고 내가 안 좋아하는 카페 인테리어의 전형이었다. 서울에도 몇년 전부터 이런 느낌 카페가 많이 생겼는데 이게 혹시 일본 스타일인가ㅠㅠ







아 번잡해... 특히 저 커튼... 그리고 뭔가 산만하고 춥고... 서울의 이런 스타일 카페들은 벽 쪽에 거울 세워놓는 경우도 많음...






근데 이 사진은 좀 영화 스틸컷처럼 나와서 이쁨. 이런 스타일 카페들이 또 사진은 이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게 본모습! 이게 뭐야ㅠㅠ 썰렁썰렁 ㅠㅠ 뭔가 이상해...


그리고... 망고 티라미수를 시켜보았는데 망고 시럽이 잔뜩... 전혀 티라미수 맛이 아닌 밍밍한 케익이라 슬펐다. 두부 티라미수 맛있는 곳들도 있는데... 아압...



점원이 영어를 전혀 못해서 번역 앱으로 얘기했다. 메뉴판엔 생강차 유자차가 있었지만 다 없다고 한다. 나는 잠을 자기 위해 따뜻한 디카페인 티가 필요했는데 ㅠㅠ 그러다 뭔가 기타노 쥬스라고 적힌게 있어 그게 뭔지도 모른 채 자포자기하며 그걸 시켰는데 율무차가 나왔다. 으잉? 뭐지? 한모금 마시곤 어 이게 뭐지 하다 깨달음. 율무차 십년만에 마셔봐! 엄청 달달한 율무차 가루로 타줌...



춥기도 했고 뭔가 어설픈 느낌이라 율무차 다 마시고 케익은 반쯤 먹고 나옴... 여기는 내 취향에 안 맞아 실패한 곳. 그래도 메모는 남겨둔다. 울 나라에서도 이런 스타일 카페는 웬만하면 안가는데 여기서 검색해 인기많다고 찾아낸 곳이 이래서 아쉽다 흑... 엘스카가 그립다. 차라리 별다방이 ㅠㅠ

:
Posted by liontamer




어제의 마히사에 이어 구글맵 검색으로 새롭게 발굴한 로컬들이 가는 카페. 여기는 한큐 백화점 뒷길로 빠져서 쭉 걸어올라가면 나온다. 한적한 거리에 있는데 2층의 카페 케쉬펄, 9층의 케쉬루프가 한 세트이다. 2층 올라가는 입구 계단에 문닫았다는 걸로 추정되는 문구가 놓여 있어 파파고로 찍어보니 주말엔 ‘양귀비 진주가 닫으니 9층의 양귀비 지붕으로 오라고 적혀 있고 엘리베이터 방향이 그려져 있었다. 케쉬가 일어로 양귀비인가보다...


그런데! 9층에 내리자 또 문 앞에 웨이팅이 ㅠㅠ 한명 뿐이긴 했지만. 분명 안에 자리가 있는데! 문 밖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 ㅠㅠ 점원이 나와서 내 앞 사람만 데리고 들어가고 나에겐 좀 기다리라 한다... 테이블 준비해야 된다면서... 비어 있는데 엉엉.... 나는 정말 일본에선 못 살것 같다. 이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거 못한다(소련에서 태어났다면 아마도... 으앙 ㅠㅠ)


잠시 후 안내받음.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일본어 ㅠㅠ 머뭇거리며 ’스미마셍... 일어를 못합니다‘ 라고 하자 급당황하는 점원 ㅠㅠ 흐흑 미안합니다 정말... 넘 바빠서 일어 몇 마디조차 못 외고 그나마도 알던 몇 마디도 다 까먹었어요... 그리고 정말정말 영어가 안 통함... 점원이 메뉴를 가져다주며 ’어쩌죠 케익이 다 일어 메뉴에요 ㅠㅠ‘ 라고 하기에 내가 ’괘안아요, 이 번역 앱을 쓸게요‘ 하고 안심시킴. 일어 못하는 토끼가 고베의 선량한 카페 점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여기는 치즈케익 종류가 많은 걸로 유명하고, 또 혼자 오는 사람들은 창가 바 테이블로 안내. 조용히 떠들지 말고 시간을 보내달라는 안내문 + 혼잡할때는 90분까지만 있어달라는 문구가 있었다. 나도 조용한 카페를 좋아하긴 하지만 ’떠들지 말고 가만히 음료와 디저트만 즐겨주세요‘ 라고 적혀 있는 곳은 좀 빈정상함. 회사 근처에도 디저트가 맛있지만 이런 문구가 적혀 있는 카페가 있어서 기분 나빠서 잘 안 간다. 근데 여기는 또 일본이라 더 그런가... 생각해보니 사무실 동네 그 카페도 인테리어가 좀 일본풍임.



하여튼 창가 바 테이블로 안내받았고 파파고 촬영의 도움으로 홋카이도 단호박 레어 치즈케익이란 놈과 아삼 티를 시킴(실론 2, 얼그레이, 아삼만 있었음)







아압, 귀엽지만 뭔가 불편해... 내가 시러하는 공방 스타일 잔(나는 감자잔이라 부름)에 손잡이 없어... 유리포트라 얼굴 비치고 금방 식어... (그래서 얼굴 안 나오게 찍다 보니 전체 구도가 제대로 안 잡힘) 글고 치즈케익 500엔도 안해서 저렴한 건 좋은데 정말 쪼그매ㅠㅠ



카페는 마히사보단 더 넓었고 공간 여유도 있었다. 그런데 1인용 바 테이블은 우중충한 고층 건물들이 보이는 창가에 붙어 있어서 좀 답답했고 벽에서 바람이 들어와 많이 추워서 아쉬웠다. 사실 너무 추워서 한시간만 있다 나옴. 신기한 게 젊은 남자 1인 손님이 많았다. 양옆에 앉은 청년들이 모두 곱상하고 목소리도 엄청 나긋나긋... 젓가락처럼 말랐다. (다른 카페들도 좀 그런 편이었다)








여기도 거름망 없이 찻잎 그대로.... 이러면 너무 진해지는데. 또 어제처럼 잠 못 잘까봐 다 마시진 않았다. 아삼은 맛있었다.








미니 저그에 우유 줘서 가점 :) 심지어 나중에 마지막 두어 모금엔 우유 부어 마심(원래 차에 뭐 안 넣는 자)







단호박 레어 치즈 케익이래서 오 무슨 맛일까 하고 기대했으나 씁쓸한 탄맛과 그냥 치즈 무스라 아쉬웠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미운 백조들을 270페이지까지 읽음. 역시 이 주인공의 모델이 브이소츠키라 그런지 그의 노래를 변주한 가사도 나온다.







코야도 함께. 추워보인다 흐흑... 저 자리 추웠어... 추워서 나도 나왔다.



여기는 예쁘고 조용하고 친절하고 차도 맛있는데, 이번 고베에서 간 카페들 중 제일 괜찮은 곳이었는데 그래도 뭔가 편하진 않다... (생각해보니 일본에서 ‘진짜 편하고 아늑한’, ‘내 카페다!’ 하는 곳은 여태 없었음. 그래도 한 예닐곱번은 왔는데...) 추워서 그럴지도 몰라. 아니면 테이블이나 의자가 너무 작아서. (본인도 크지 않은 주제에 작고 좁으면 싫어함) 아마 나는 일본의 미니미니 느낌이 잘 안 맞나보다. 동행들과 쏘다닐땐 그런 생각 안해봤는데 이번 여행하며 깨달음.








외관 간판. 되게 카페 없을 법한 건물에 있음. 근데 양귀비 진주 이름 이쁘다(파파고 직역이라 실제론 다른 뜻일지도 몰라)







입구. 엘베와 이 입구 사이 춥고 좁은 통로에 미니미니 의자 두개 있음 ㅠㅠ (이제 이런 의자와 앉아 있는 사람만 보면 가슴이 덜컹함 ㅠㅠ 우앙 또 기다려? 하고...)







이건 케익 메뉴를 내가 파파고로 촬영 번역한 건데 귀여워서.







이쁘긴 한데 추웠어 안 편했어 아쉬워...

:
Posted by liontamer




어제 다이마루 백화점 폴 매장에서 사온 뺑 오 쇼콜라와 호텔 비치 녹차로 간단히 아침 먹었다.


밤에 잠을 거의 못 잤다. 기껏 세시간 정도 그나마도 아주 얕게 비몽사몽... 아무래도 어제 아침의 커피와 오후의 그 거름망 없이 너무 진하게 우려진 홍차 때문인것 같다. 거기에 그날도 겹치고... 게다가 밤에 밀린 시국 기사를 몰아보고는 너무 빡쳤는지 밤새 얕은 꿈속에서 한덕수 최상목이 나옴. 정말 나의 안녕과 잠에 크나큰 해악을 끼치고 있는 윤가 비롯 나쁜놈들에게 소송이라도 걸고 싶다. 본연의 엄청난 죄악은 그것대로 빨리 심판받고...









두통과 불면, 통증에 시달리며 괴롭게 일어나 저렇게 아침을 먹고 10시에 방에서 나왔다. 11시 반에 고베규 식당 예약을 해둬서 잠시 이쿠타 신사에 들렀다. 여기는 옛날에 동생이랑 왔을 때 고적하고 평화롭고 또 고목이 있어 좋아했는데 이번에 와선 안 가고 있었다. 신사에 굳이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식당이 이 근처라 5분쯤 잠깐 들러봤다. 오늘은 번잡했다. 신사 쪽으론 안 가고 나무만 좀 보고 나왔다.









시간이 남아서 폰도 충전할 겸 근처 별다방에 잠시 앉아 있다. 물 한병만 시키고 폰 충전이 가능해서 30분쯤 쉬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코야는 고베 별다방을 세군데나 왔음.








‘미운 백조들’ 이어서 읽는 중. 이제 곧 밥먹으러 나가려고 한다.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