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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s'에 해당되는 글 822

  1. 2024.01.03 1.3 수요일 밤 : 지침
  2. 2024.01.02 1.2 화요일 밤 : 어김없이 바빴음, 고역
  3. 2024.01.01 1.1 월요일 밤 : 새해 첫날
  4. 2023.12.31 12.31 일요일 밤 : 한 해를 돌아보며, 송구영신 2
  5. 2023.12.30 12.30 토요일 밤 : 눈, 컨디션 안 좋았음, 다 쓰고 싶은데
  6. 2023.12.29 12.29 금요일 밤 : 안개꽃, 제대로 쉬지는 못했지만, 환란, 쓰는 중 2
  7. 2023.12.28 12.28 목요일 밤 : 회의
  8. 2023.12.27 12.27 수요일 밤 : 이번주의 고비를 넘기고 2
  9. 2023.12.26 12.26 화요일 밤 : 너무 바빴음, 여러가지 심란한 문제들
  10. 2023.12.25 12.25 월요일 밤 : 성탄절, 산란한 마음 2
  11. 2023.12.24 12.24 일요일 밤 : 크리스마스 장식 대신, 10년 전에 산 기념품, 꿈, 쓰는 중 2
  12. 2023.12.23 12.23 토요일 밤 : 친구의 소중함
  13. 2023.12.22 12.22 금요일 밤 : 오늘은...
  14. 2023.12.21 12.21 목요일 밤 : 올해는 내내 힘들다
  15. 2023.12.20 12.20 수요일 밤 : 힘든 하루
  16. 2023.12.19 12.19 화요일 밤 : 진이 다 빠짐, 어려운 내일, 쉬고만 싶다
  17. 2023.12.18 12.18 월요일 밤 : 난리난리
  18. 2023.12.17 12.17 일요일 밤 : 이젠 추위를 견디기 힘들구나, 피곤한 꿈, 안개와 회오리, 쓰는 중
  19. 2023.12.16 12.16 토요일 밤 : 꽃, 송신한 꿈, 약, 추워짐 2
  20. 2023.12.15 12.15 금요일 밤 : 겨울비 싫음, 선배, 간신히 버텨낸 일주일 2
  21. 2023.12.14 12.14 목요일 밤 : 꿈, 지쳐서 2
  22. 2023.12.13 12.13 수요일 밤 : 매우 바빴음, 무력감 2
  23. 2023.12.12 12.12 화요일 밤 : 색채, 계속 바쁘고 피곤함
  24. 2023.12.11 12.11 월요일 밤 : 바쁘고 피곤한 월요일
  25. 2023.12.10 12.10 일요일 밤 : 엉망인 잠, 기력 부족, 일요일이 지나가고
2024. 1. 3. 19:39

1.3 수요일 밤 : 지침 fragments2024. 1. 3. 19:39






오늘도 여전히 매우 바쁜 하루였다. 오전엔 여러가지 사고를 수습하고 해결했다. 오후엔 상당히 어려운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선임 직원과 한참 토의를 했다.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출근 후 사무실에서 30분가량 의자에 기대어 졸았다. 점심 먹고 와서도 졸고, 퇴근 지하철에서도 정신없이 졸았다. 피로의 여파도 있지만 이게 심적으로 지치고 걱정거리와 불안감이 쇄도할때 불면의 역작용처럼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해서(기력이 다 빠져달아나고 심신이 처져버린다) 좀 걱정스럽다. 지금의 일도 많이 힘들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다른 여러 변화가 오면 그걸 견뎌내고 헤쳐나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피곤하니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어디서 밥 차려주는 식탁보, 금화를 낳는 당나귀가 나타나면 좋겠다(이 3종세트 중 두들겨패는 방망이는 필요없을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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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밤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결국 수면 부족 상태로 새벽 출근. 종일 바쁘고 빡세게 일했다. 과제들이 심지어 더 많아졌다. 너무 일이 몰려서 머리와 몸 모두 모자란다. 그리고 앞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며칠 쉬고 나왔으니 기력이 충만해야 하는데 어째 이런지... 인사이동 대상이 되면 이렇게 애쓴 일들이 너무 허망할 것 같다.



요즘은 ‘나쁜 것으로 회귀하는 게 이렇게도 쉽다니’ 하고 매일같이 놀라움의 연속이다. 심지어 더 나빠진다. 이런 가운데 일해먹고 사는 게 정말 고역이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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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 1. 20:19

1.1 월요일 밤 : 새해 첫날 fragments2024. 1. 1. 20:19

 

 

 

2024년의 첫날. 

 

 

나는 아직도 2000년의 첫날을 기억한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던 그 새해 전야. 밀레니엄과 인파로 가득한 종각의 거리, 지하철역 근처의 어느 카페. 그때는 2000년이라는 것만으로도 놀라웠는데 매년 이렇게 숫자가 하나씩 늘어나다 보니 점점 무감해지는 것 같기는 하다. 

 

 

오늘까지 집에서 쉬었고 글을 쓰면서 보냈다. 자정 전에 침실로 들어갔지만 폰으로 제야의 종 치는 것을 보았고 가족과 친구들과 새해 인사를 좀 주고받은 후 게으름피우다 늦게 잠들었다. 새벽부터 수차례 깼다가 도로 잠들어서 얕은 잠과 꿈에 시달렸다. 연휴가 이제 다 끝났다. 

 

 

새해에는 좀 희망찬 마음을 가져야 할텐데 사실 온갖 근심걱정만 가득하다. 올해의 목표는 나와 가족 모두 건강한 것, 심신의 평안과 안정이 가장 우선이다. 이번주에 출근하면 아마 온갖 변화와 어려움이 닥쳐오겠지. 생각이 거듭될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고 어지러워지니 의식적으로라도 그런 고민을 차단해야겠다. 

 

 

오후에 열심히 글을 썼다. 간밤에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집중해서 썼다. 오늘 다 마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조금 남았다. 이 메모를 마치고서도 더 쓰려고 하고는 있다만 아마 오늘 마치지는 못할 것 같다. 아쉽지만 이런 것은 무리해서 될 일은 아니다. 집중하며 밤을 새서 쓰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기엔 기력이 많이 모자란다. 이렇게 사실을 기술하고 나니 좀 슬프네 흑흑. 

 

 

이제 내일부터는 다시 새벽에 일어나 출근해야 한다. 새해 첫 출근이니 기운을 내야겠다. 올해 모든 것이 다 형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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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년의 마지막 날.

 

 

새벽녘에 늦게 잠들었지만 그에 비하면 그렇게 늦지 않게 깨어났다. 배란통으로 추정되는 통증 때문에 몸이 무척 아팠다. 아점을 먹고 나서 곧장 이부프로펜 진통제 두 알을 먹고 나니 아픈 건 가셨다. 오늘 밤에는 안 아파야 할텐데. 

 

 

이번 연휴 동안 빨래를 계속 했다. 침대 커버, 요, 이불을 매일 하나씩 차례로 빨아 널었고 그저께는 연핑크 롱 패딩을 빨아서 말렸다. 이불 빨래는 어렵지 않은데 무게 때문에 널고 말리는 것이 힘들다. 역시 여기 이사올 때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샀어야 했는데 그때 너무 바빴던지라 엄마가 대신 세탁기를 구해주셨고.... 엄마는 이불 빨래랑 하려면 통돌이가 더 좋다고 생각하셨다 ㅠㅠ 그래서 커다란 통돌이가 베란다에... 세탁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키가 작고 기운이 없는 나로서는 빨래를 꺼내고 널고 하는 게 정말 고역이다. 그렇다고 새 드럼과 건조기를 사자니 통돌이가 너무 멀쩡해서 아까움. 하여튼 그래서 요 며칠 쉬는 동안 이불을 연달아 빨고 말렸다. 조금은, 목욕재계하며 송구영신을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그외에는 차를 마시고 책을 읽으며 쉬었고 글을 약간 썼다. 오늘의 메모를 마친 후에는 이 글을 이어서 쓰려고 한다. 어떻게든 오늘까지 마무리해보려 했으나 남은 분량을 생각해보니 도저히 오늘 중 끝마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작년 글을 12월 31일 밤에 딱 맞춰 끝냈고 그 충만한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어서 올해도 그렇게 해보려고 했지만 무리해서 맞추기는 어려우니 그저 내일까지라도 끝낼 수 있으면 좋은 것으로 마음을 바꿔먹기로 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은 웬만하면 휴가를 내고 집에서 스스로를 다듬는 시간을 보낸다. 작년엔 종무식이 겹쳐서 안됐지만 올해는 연휴가 끼어서 다행이다. 이제 올해도 세시간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짧게나마 올해를 돌아본다. 

 

 

올해는 여러 모로 상당히 어렵고 힘든 한 해였다. 안팎으로 힘들었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피폐해졌고 버텨내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고통스러운 한 해를 어떻게든 버텨내고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 잘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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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수술을 여러 번 하셨고 그때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것이 올 겨울에도 이어졌다. 지난주에는 아버지를 입원시키고 의사와 상담도 했는데 너무 심란했었다. 일단 이번주에 담석수술은 잘 끝나서 퇴원을 하셨고 가장 걱정스러운 문제의 용종에 대해서는 연초 별도 진료를 통해 제거수술과 검사 날짜를 잡는다고 한다. 엄마도 올해 여기저기 아프셨고 항상 마음이 쓰인다. 부디 내년에는 부모님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용종도 아무 문제가 없기를. 

 

 

그리고 나에 대해서라면, 회사에서 내내 힘들고 어려웠다. 어쨌든 정치적 사회적 변화에 민감한 업계에서 일하는데다 작년부터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가 올해는 더욱 직접적으로 몰아닥치게 되었다. 몇년 전 이것과 비슷한 상황에서 너무 힘이 들었고 심각하게 마음을 앓고 다쳤는데 그 양상이 되풀이되면서 더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라 과연 앞으로 어떻게 자신을 추스르며 앞날을 설계해 나가야 할지 아직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 올해는 특히 연초와 봄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정말 심각하게 그만둘 고민을 했고 이것 때문에 우울감이 매우 악화되어 의사에게 추가로 찾아가기도 했다. 간신히 그런 마음을 다스렸을 때는 직원들이 너무 심하게 속을 썩였다. 금쪽이와 독버섯이라고 적곤 했는데 일일이 여기 적기 어려워 말을 아꼈지만 정말 최악의 경우들이었다. 거기에 최고임원이 정말 감당하기 힘든 과제들을 퍼부었다.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든 하나하나 헤쳐왔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스스로를 아끼고 대견하게 여겨야 한다. 너무 자신에게 가혹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제 내년 초에는 조직개편과 인사이동도 기다리고 있고, 이미 서울에서 몇년간 일한 터라 아무래도 본사로 다시 발령받게 될 가능성이 좀 크다. 거기에 더해 지금 맡고 있는 업무 자체에도 정치 사회적 변화로 크나큰 시련이 몰려오고 있다. 여러가지로 환란과 시련의 시기이다. 단순히 일 자체가 고되고 힘들다면 어떻게든 버텨나갈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사실 이것도 이제는 기력이 딸려서 좀 힘들다) 그러나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되고 견딜 수 없는 종류의 압력이 가해진다면 계속해서 남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새로운 일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생각, 앞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고는 있지만 내년 초에 닥쳐오는 변화와 시련을 생각하면 사실 머리가 어지럽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고 일터에서, 삶에서 경험들이 쌓여가지만 진정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여전히 미숙하고 불안하고 두렵다. 직장에서는 일정한 지위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선배이자 상사로 자리잡고 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집단과 사회와 '우리들'에 속하는 것이 어렵고 고통스럽다. 그것도 이런 시기에는 더. 

 

 

그래도 올해 좋은 일도 있었다. 여행을 두 번 다녀왔다. 프라하와 바르샤바. 프라하에는 엄마와 다녀왔다. 엄마와 다녀온 첫 해외여행이었고 둘이서 열흘 정도 함께 내내 붙어 있었던 것도 성인이 된 이후에는 처음이었다. 이 여행은 99% 엄마에게 맞춘 것이었기에 내 여행은 아니었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 엄마와 좀더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바르샤바 여행도 특별했다. 후반부에는 혼자 다녔지만 첫 며칠은 영원한 휴가님과 만나서 방도 함께 쓰고 같이 다니며 즐거웠다. 나는 혼자 하는 여행에 너무 익숙해져 있지만 그래도 본질적으로는 좋은 친구와 함께 다니는 여행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글도 두 편 썼다. 뭐 엄밀히 말하자면 후자는 아직 마치지 못했지만 몇 페이지만 더 쓰면 되니까. 작년에는 한 편밖에 못 썼는데 올해는 <프티치예 말라코>를 여름에 마친 후 가을에는 지금의 단편을 쓰기 시작했으니 일년 동안 거의 내내 쓰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봄에 너무 힘들 때는 도저히 소설을 쓸 기력이 나지 않아 음식에 대한 단문을 몇개 쓰며 버텼지만. 단문과 소설은 쓰는 방법과 마음가짐, 쓰는 즐거움과 깊이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게냐라는 인물을 데리고 그의 혼란스럽고 무거운 마음들을 따라갔는데 이 3부작, 즉 <판탄카의 루키얀>과 <눈의 여왕>, <구름 속의 뼈>는 쓰는 재미가 있기는 했지만 많이 지치는 작업이었다. 특히 작년에 쓴 <구름 속의 뼈>가 그랬다. 아무래도 그 인물이 나의 과거에 더 가까웠고 이미 나는 그 시기를 지나갔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에 비해 올해에는 조금 더 가벼운 인물들을 전면으로 가져왔다. 프티치예 말라코는 오랜만에 아주 순수하고 단순한 인물을 내세웠다. 비록 그 뒤에는 언제나 방황하고 언제나 괴로워하는 알리사와 그녀의 일그러진 거울과도 같은 미샤가 등장하지만 그래도 코스챠를 데리고 쓰는 글은 한결 가벼웠다. 사실 깊이 들어가면 그 글은 코스챠보다는 알리사에 대한 글이었고 순간순간 나 자신의 목소리를 여러 겹의 렌즈로 재구성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쓰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10월부터 시작해 이제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놓고 있는 지금의 글(아직 제목을 정하지 않아서 가제로는 <마냐와 미샤>라고 부르고 있다)은 더 그렇다. 마냐는 코스챠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겪었고 훨씬 밑바닥에 있는 인물이지만 역설적으로 최근 몇년 동안 써온 글의 등장인물들 중에서는 가장 이야기를 끌어내기 쉽고 순수하다. 분명 코스챠가 더 투명한 인물이지만, 사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있어 투명함과 순수함은 조금 다른 의미일 때가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올해 쓴 이 두 편의 소설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코스챠와 알리사, 마냐와 미샤의 관계는 어떤 면에서는 닮았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그것이 지금의 내가 찾고 싶었고 또 하고 싶은 이야기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여전히 쓰는 행위가 아주 소중하고 내밀한 그 무엇이다. 그래서 올해 너무나도 힘든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내가 계속해서 글을 썼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이제 자고 나면 2024년이 된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 같아 불안하고 두렵고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좋은 일을 생각하며 기도와 소망으로 밤을 보내려고 한다. 송구영신. 2023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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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눈이 정말 많이 내렸다. 아침에 깨어나 침실 창문을 열고 베란다 너머를 보니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다. 몇시간 정도 더 게으름을 피우다가 일어나 나가보니 그때도 눈이 계속 내렸다. 집에서 보는 눈은 예쁘지만 우리 부서가 소관하는 시설이 있기 때문에 눈 걱정이 되어 저녁까지 계속 신경을 써야 했다. 그래서 오늘도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닌 날이었다.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눈이 오면 전혀 즐거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눈 오는 풍경은 예쁘다. 

 

 

 

 

 

 

종일 몸이 별로 좋지 않았다. 주기를 보면 배란통 같기는 한데 하여튼 몸이 좋지 않았고 수면의 질도 별로 좋지 않았다. 일찍 깼다가 게으름피우며 계속 침대에 늘어붙어 있었더니 그것도 한몫하여 온몸이 너무 쑤시고 아팠다. 침실에서 아주 늦게 기어나와 아점도 두시가 넘어서 먹었고 차도 세시 넘어서 느릿느릿 마셨다.

 

 

오후에 글을 반 페이지 가량 썼다. 어젯밤에도 좀 쓰려고 했지만 너무 머리가 아프고 무거워서 집중하기가 어렵고 온몸에 기운이 빠져서 몇 줄 쓰지 못했다. 흐흑, 내일까지는 꼭 끝내고 싶었는데. 과연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이 메모를 마치고 쓸 수 있는 데까지 써봐야겠다. 

 

 

창 너머 눈 오는 사진과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둔다. 오늘은 원체 늦게 기어나오기도 했고 눈 때문에 종일 집이 어두워서 티타임 사진도 몇 장 안 찍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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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린 시절과 대학생 초창기 시절을 떠올려보면 당시 '꽃다발'이란 장미와 안개꽃 조합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빨간 장미와 하얀 안개꽃. 지금은 아마 그런 조합 같은 건 촌스러움의 전형으로 여겨질 것 같다. 나는 옛날에도 그 두개 조합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빨간 장미는 옛날에도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지만 자주 사지는 않는다. 안개꽃은 꽃집들에 가면 항상 바깥에 장식용으로 하늘색 물을 들인 놈들이 생화나 드라이플라워로 주렁주렁 달려 있어 식상하게 느껴지고 '굳이 안개꽃을?' 이란 마음이 들게 한다.

 

 

하지만 겨울이 오면 갑자기 하얀 안개꽃을 한 다발 사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런 물을 들이지 않은 생화 안개꽃은 자기들끼리만 모아놓으면 은근히 예쁘고 풍성하다. 촌스럽다거나 구태의연하다는 표현이 미안해질만큼 예쁘고 심지어 향기도 좋다. 아마도 흰색 안개꽃이 하얀 눈송이를 떠올리게 해서 그런 것 같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실제로 펑펑 내리는 눈송이를 보면 출퇴근길이 걱정만 되니 그냥 하얀 안개꽃으로 대리만족, 마음의 위안을 삼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휴가를 냈기 때문에 오늘 안개꽃 한 단을 주문해 받았다. 안개꽃은 잎을 다듬을 것도 없어서 참 편하다. 

 

 

 

 

 

 

해마다 아주 바쁘거나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마지막 날은 휴가를 내고 집에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작년엔 마지막날 종무식이 있었고 내가 참석해야 하는 뭔가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했지만 올해는 종무식도 하루 당겨서 어제 했고 일은 잔뜩 쌓여 있긴 하지만 어쨌든 오늘 휴가를 냈다. 올해는 12월 31일이 일요일이라 연휴가 되었다.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들어서 정신없이 잤고 꿈에도 엄청나게 시달렸다. 주로 일과 관련된 꿈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침에는 부서원 한명이 회계 처리와 관련해 큰 실수를 한 탓에 나에게 다급하게 구조 요청 전화가 왔고, 회계 쪽 부서장에게 연락을 해서 갖은 야단을 맞아가며 수습을 하느라 모자란 수면을 충분히 채우지는 못했다. 그외에도 회사에 닥쳐온 크나큰 시련 때문에 윗분이 아침에 또 톡을 하셨다(간밤에도 한시간이나 이 문제로 통화를 했었음) 쉬어도 쉬는 게 아님. 

 

 

오늘 아버지가 퇴원을 하시는 날이라 휴가도 낸 겸 내가 가보려고 했는데 퇴원 시간이 나오지 않아서 오후에 가야겠다 하고 기다리고 있던 차에 아버지 혼자 수속을 밟고 퇴원하셨다. 다행히 아프거나 힘들지는 않다고 하셨다. 어제는 밤까지 이런저런 일들로 힘들어하셨는데 오늘은 나아지셨다. 용종과 관련한 진료는 다다음주 월요일로 잡혔다. 진료 후에 제거 수술 날짜를 잡게 될 것이다. 여전히 걱정이 되어 기도 중이다. 

 

 

힘이 들어서 정오가 훌쩍 넘도록 침대에 붙어 있다가 나왔다. 밥도 늦게 먹었고 차도 늦게 마셨다. 책을 읽으며 쉬다가 저녁엔 청소를 하고 먹을 게 다 떨어져서 반찬을 좀 만들고 국을 끓였다. 부모님과 통화도 했다. 그랬더니 하루가 다 갔다. 그래도 이 메모를 마치면 글이라도 좀 쓰다 자려고 한다. 

 

 

회사에 닥쳐온 시련은 이미 작년부터 예상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모종의 이유로 올해 중반부터는 이것이 더욱 강력한 환란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지금껏 겪어온 일들로 인해 이미 빅데이터가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로 놀라울 일까진 아니지만 상당히 걱정스럽고 우울하다. 이제 이건 단순히 내년 조직개편과 인사이동만의 문제는 아니게 되었다. 여러가지로 고민이 된다. 간밤에는 온몸을 두들겨맞은 것 같고 마음이 정말 무거워서 아주 힘든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은 그냥 좀 무감각해졌다. 아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이 모든 것이 외부에서 오는 압력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꾸 생각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쉬는 동안에라도 마음을 비워야겠다. 글을 쓰다 자야겠다. 일요일까지는 이 글을 꼭 다 마치고 싶은데... 

 

 

안개꽃과 지난주에 와서 살아남은 카네이션 사진 몇 장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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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12. 28. 21:04

12.28 목요일 밤 : 회의 fragments2023. 12. 28. 21:04





매우 바쁘고 피곤한 하루였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진 이것저것 많은 일에 파묻혔고 오후엔 회사 전체 종무식이라 또 정신없었다. 본사 동료들을 오랜만에 본 건 반가웠다.



회사와 관련해(그리고 내가 맡고 있는 부서와 업무도 직결되어) 외부 요인으로 많은 어려움과 변화가 닥쳐온다. 오늘 들은 소식은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럴 거라고 최악의 경우들을 예상은 했지만 이 방식이 생각보다도 훨씬 더 극렬하고 강압적이다. 정말 많은 고민이 된다. 아버지 문제로도 계속 걱정인데. 내 앞날은 어떻게 해야 하나 모르겠음. 일과 관련해선 이 끔찍한 외부환경과 압박 때문에 정말 너무나 회의가 든다. 생각할수록 우울해지고 또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답 같은 건 없는 차원의 문제이니 그냥 오늘은 더이상 생각하지 말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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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12. 27. 20:45

12.27 수요일 밤 : 이번주의 고비를 넘기고 fragments2023. 12. 27. 20:45






주말에 왔던 빨간 장미 한송이는 시들어서 꽃송이만 찻잔에 띄워두었다. 이렇게 하면 2-3일은 더 볼 수 있다.



아버지가 오전에 담석수술을 받았다. 나는 오늘 도저히 휴가를 낼수 없는 상황이라 엄마가 가셨다. 수술은 잘 끝났고 꺼낸 돌 사진도 봤는데 엄청 컸다. 저런 것이 담관을 막았으니 그렇게 아프지ㅠㅠ



아버지가 수술받는 시간에 나는 내년 우리 부서 사업에 대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목이 쉬도록 두시간 동안 진행하고 있었다ㅠㅠ 한시가 다 되어서야 회의를 마치고 엄마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좀전엔 아버지와도 통화를 했다. 돌을 빼내니 후련하다고 하신다. 수술 부위 사진도 보여주심. 내가 수술했던 자리와 같은 곳이었다. 이제 잘 회복되시기를, 그리고 용종이 부디 아무 문제가 없기를 기도해야겠다. 용종 제거수술은 2주쯤 후에 한다고 한다.



너무 피곤하다. 앞날도 불투명하고... 곧 자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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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때문에 신체 리듬도 무너지고 이래저래 심란해서 새벽까지 못 자고, 결국 약을 조금 더 먹고 네시간 남짓 눈 붙이고 출근. 종일 너무너무 바빴다. 오전엔 간부회의에서 발제를 하고 토론 진행. 오후엔 또 여러 회의. 내일 오전에도 자문회의를 진행해야 해서 자료 준비를 하느라 무척 바빴다. 이것도 내가 진행해야 하니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친한 동료 언니와 오랜만에 밥을 먹었고 아버지 걱정을 하자 위로를 해주었다. 용종은 웬만하면 괜찮을 거라고 다독여줌. 많이 고마웠다. 닥쳐오는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에 대해선 걱정스러운 얘기만 나눴다. 이 친구는 나에게 차라리 다른 보직 공모에 내보라고 적극 권했다. 나 같은 경우 자격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나도 그쪽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작금의 정치적 상황에서는 정말 내키지 않는다. 그러나 더 나빠질 공산들도 있으니 차라리 그쪽을 시도해보는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힘들어질 것 같다. 이래저래 심란하다.




잠이 모자라서 너무 피곤하다. 이번주의 업무상 고비는 내일 오전 자문회의 진행이다.



아버지는 내일 담석수술을 받는다. 이후 2주 가량의 회복과 대기를 거쳐 용종 제거 수술과 검사를 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힐 것 같다. 하필 내가 그 자문회의를 진행하는 시간대와 겹쳐서 나는 병원에 못가고 엄마가 가보시기로 했다. 별로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나도 이유는 다르지만 어쨌든 십몇년전 담낭제거 수술을 했다. 간단해도 수술은 수술이라 하고 나니 아팠음) 아버지 나이가 있다 보니 역시 좀 우려가 된다. 수술 무사히 받고 어서 나아지시기를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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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5. 21:18

12.25 월요일 밤 : 성탄절, 산란한 마음 fragments2023. 12. 25. 21:18

 

 

 

성탄절. 일찍 깼다가 다시 잠들어서 부족한 수면을 좀 벌충했지만 머리가 아프고 피곤한 건 여전했다. 밤새 눈이 와서 아침에 창 너머로 눈 쌓인 걸 잠깐 봤는데, 누워서 게으름피우다 뒤늦게 일어나보니 이미 눈은 다 녹아 있었다. 

 

 

쉬면서 보냈다. 제대로 쉰 건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 아버지와 엄마와 수차례 통화를 했다. 수술은 빠르면 내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픈 건 담석 때문이니 그 수술은 빨리 할수록 좋을 것 같고, 원인이 명확한데다 연세를 제외한다면 그렇게까지 어려운 수술은 아니니 그렇게까지 걱정이 되지는 않는데, 대장에서 발견된 그 크고 이상한 용종에 대한 걱정이 너무 크다. 일단 이번주중에 담석수술을 마치면 다음주에 그 용종 제거와 검사를 한다고 한다. 부디 수술도 잘 끝나고 용종 문제도 나쁜 것이 아니기만을 기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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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원래 나가시던 일자리가 있는데 어찌어찌 며칠 대타를 구해놓기는 했지만 이제 도저히 어려울 것 같아 그만 두시도록 설득 중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너무 걱정을 하고 마음 상해하신다. 수술을 마치고 검사가 끝나면 다시 일하실 수 있다고 하시며 1월 한달만 어떻게 대타를 구할 수 없을지 연연하신다. 적은 액수나마 돈벌이가 되니 두분의 가계에 상당한 보탬이 되고, 이제 나이가 많이 드셔서 이 일을 그만두면 다른 일을 할수도 없을텐데 아깝고 아쉬운 마음이 크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내년초 인사이동에서 안 좋은 상황이 오면 그만둘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셔서인지 더 그렇다. 어차피 나도 버는데 왜 그렇게 먹고사는 걸 걱정하시느냐고 하니 '너도 연말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라고 하셔서 놀라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한테는 그만둘 수도 있다는 말을 안 했는데 엄마가 전했던 모양이다. 그 말을 들어서 더 심란해짐.

 

 

사실은 나도 아버지가 아프시게 되고 큰 용종이 혹시나 나쁜 것일 경우에는 여러가지 치료나 경제적 부담, 부모님의 부양 문제 등을 고려할때 내게 힘든 상황이 닥쳐도 좀처럼 이 일을 그만둘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산란해졌었다. (이런 현실적인 걱정거리에서 동생은 거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버지에게는 지금은 한번에 하나만 생각하시고 일단 수술을 잘 받고 그다음에 용종 검사를 해서 괜찮은 결과를 받고(아버지에겐 걱정되는 마음을 털어놓진 않았다), 그리고는 잇따른 수술로 약해진 몸을 잘 추스르는 것 위주로만 생각하시라 했지만 막상 나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내 앞날과 마음 하나만으로도 여러 고민이 많은데 집안일이 겹치니 더욱 심란하다. 

 

 

조금 전까지 그 문제로 부모님과 잇따라 통화를 하고 나니 마음도 무겁고, 오늘 하루도 다 저물었다. 일 자체보다도 수술이 잘 되는 것, 그 용종이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이 더 중요한데. 나 하나 똑바로 가누는 것도 쉽지 않은데 여러 모로 어렵고 우울하다. 아 자꾸 걱정해서 뭐해. 나도 한번에 하나씩만 생각해야지. 그런데 솔직히 한번에 한가지 문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니 그게 쉽지 않다. 업무와 관련한 내 문제들이 이미 산적해 있고 그건 앞날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니...

 

 

 

 

 

 

어쨌든 곧 자러 가야겠다. 저녁 이후엔 계속 이런 심란한 통화를 하느라 글을 이어 쓰지 못했다. 그래도 간밤과 오후엔 조금 썼는데. 아무래도 12월 31일까지 이 글을 다 마치려던 목표는 이루기 어려울 것만 같다. 

 

 

내일은 오전에 전체회의에서 우리 부서와 관련된 안건으로 토론을 해야 한다. 모레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자문회의도 진행해야 하고. 모두 내 몫이다. 그 두가지가 이번주의 가장 큰 과제이다. 그리고 올해 실적보고서도 준비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앞날은 불투명하다. 다시 새벽 출근을 시작해야 하니 이제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해야겠다. 성탄절인데 너무 우울한 메모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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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내내 너무 바빴고 이번주는 아버지 때문에 더욱 경황이 없어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장식 같은 것은 하지 못했고 거실의 사진 액자와 꽃만 빨간색과 녹색으로 바꾸었다. 오른편의 조그만 도자기 컵은 카를로비 바리에서 온천수를 담아 마시려고 샀던 것이다. 왼쪽에 달린 기다란 관으로 물을 빨아 마시면 되는데 사실 그 동네 온천수는 너무너무 쇳물 맛이 많이 나고 짭짤해서 약이라고 생각해야 마실 수 있다. 기억을 되살려보니 카를로비 바리에 마지막으로 갔던 것도 이미 10년 전이라 저 도자기 컵도 10년 전에 온 것이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 
 
 
어제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자정 좀 안 되어 잠들었다. 이런저런 꿈에 계속 시달렸다. 회사 사람들과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올라가기도 했다. 무의식의 반영이겠지. 그래도 중간에 꾼 꿈에서는 슈클랴로프님이 잠깐 등장해서 유일하게 좋은 순간이 있었음. 뭔가 전시장의 액자 같은 걸 보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러다 이 사람이 '내 공연 보러 와' 라고 해서 '전쟁 때문에 지금 러시아 못가ㅜㅜ'라고 말했던 기억이 좀 난다. 꿈에서도 노어를 해야 해서 좀 힘들었다. 이제 노어 능력이 너무 많이 퇴화했음 흑흑... 읽는 건 그래도 잘 되는데... 말하는 게 제일 어려움 엉엉. 
 
 
아버지는 오늘 시티촬영 검사를 하셨고 그 이후 쉬고 계신다. 그래도 오늘은 검사를 마친 후 식사도 하셨다고 한다. 병원에서 진통제를 줘서 그런가 아프지는 않다고 하신다. 담석수술은 아마 수요일 전후에 할 것 같다. 용종에 대한 걱정이 여전히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데 지금 내 힘으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사진으로 봤을 때 크기와 모양이 너무 걱정스러웠다. 부디 그냥 용종이기만을 바라고 있다. 
 
 
무척 피곤하고 잠이 모자랐지만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는 못했다. 어쨌든 깨어나 한참 뒤척거리다가 늦게 일어났다.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쉬다가 오후 늦게는 글도 조금 썼다. 집중해서 쓰면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는 다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마음이 산란해서. 가뜩이나 조직개편과 인사 등으로 앞날이 어지러운데 아버지도 아프시니. 쓰는 것 자체는 요 몇년 간 썼던 다른 글들에 비하면 한결 수월했던 글인데. 
 
 
오늘 쓴 문단들에서는 미샤가 내 생각보다 더 솔직하게 정곡을 찌르는 말을 꺼내놓았는데 그 부분을 살려둘지 아니면 수정하거나 삭제할지 고민 중이다. 이 사람이 이런 식으로 자기 마음을 터놓는 것이 과연 이 사람다운 것인가 하는 고민 때문에. 하지만 본문 속의 그런 상황과 그런 상대방이라면 말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예전의 글들이 70년대와 80년대를 다뤘다면 이 글은 최근 몇년간의 글들과 마찬가지로 90년대 후반을 다루고 있고, 그중에서도 미샤가 전면으로 나와 직접 말을 하는 유일한 글이니 세월과 삶의 변화 속에서 이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하여튼 이 메모를 마치면 글을 이어서 쓰려고 한다. 

 
 
 

 
 
 
 
 
 

 
 
 
어제 도착한 장미와 카네이션은 추운 복도에 상당 시간 방치되어 그만 많이 시들어버렸다. 오래 못 갈 것 같음. 특히 저 노란 장미.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왜 레드 장미 믹스에 커다란 노란 장미를 섞어줬는지는 잘 모르겠다, 흐흑. 
 
 
꽃들 사진 아래 몇 장 더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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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3. 21:02

12.23 토요일 밤 : 친구의 소중함 fragments2023. 12. 23. 21:02





밤새 잠을 무척 설쳤다. 잠자리도 바뀌고 어제 너무 걱정도 하고 심란해서. 온몸이 너무 쑤셨고 소화도 잘 안돼서 새벽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았고 간신히 몇시간 눈을 붙이는 동안에도 계속 뒤숭숭한 꿈만 꿨다.



엄마와 간단히 아침을 먹고 좀 찬찬히 얘기를 나눈 후 나는 택시를 불러 쥬인네 동네로 갔다. 일주일전 미리 잡아둔 약속이었다. 올해 가기 전에 보자고 쥬인이 연락해줘서. 그래서 같이 밥먹고 우리의 아지트 별다방에서 실컷 이야기하고 놀다가 귀가. 쥬인이 있어 많은 힘이 되었다.



아버지는 다음주 수요일쯤 담석수술부터 먼저 하기로 해서 오늘 사전 검사들을 받으셨다. 전화 목소리는 한결 나으셨다. 용종이 아무 문제가 아니기를 기도하고 있다. 일단 아픈 것부터 해결하는게 급선무라 담석수술이 빨리 잡혀 다행이다. 담석이 그 사이 아래로 완전히 내려와 꽉 막혀 있었다고 한다ㅠㅠ









쥬인과 보낸 티타임.



집에 돌아오니 간밤에 도착한 식료품 상자와 오늘 오전에 온 꽃상자가 문앞에ㅠㅠ 날이 추워서 식품은 무사했고 아이스팩도 하나도 안 녹았다. 꽃은 좀 시들시들 ㅠㅠ 영양제 탄 물에 꽂아뒀는데 살아나기를.



잠을 못자서 이제 너무 졸리고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 저녁 약간 먹은거 소화시키고 자야 해서 거실에 선 채 이 메모를 남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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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2. 20:08

12.22 금요일 밤 : 오늘은... fragments2023. 12. 22. 20:08





오늘 오전엔 재택근무를 했고 오후엔 반차를 내고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 진료를 받고 입원수속을 밟고 왔다. 일단 오늘은 부모님댁에서 자고 가려고 한다.



담석이 너무 커지고 아래로 내려와서 계속 아프셨던 것에 더해 오늘 내시경에서 너무 큰 용종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대학병원으로 옮겨가 간신히 저녁에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일단 급한 수술부터 차례로 하기로 하고 입원을 시켜드렸다. 담석수술은 받으면 되는데 용종이 너무 크고 걱정스러운 상태라 많이 우려가 된다. 이것도 제거수술과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시간차를 둬야 한다.


그나마 엄마 뿐만 아니라 나도 같이 진료실에 들어가서 다행이었다. 반차 내고 가지 않았으면 엄마 혼자 대처하기 힘드셨을 것 같다. 아버지는 정신이 없으시고 엄마도 너무 놀라고 또 연세도 있고.... 의사와는 주로 내가 이야기했다.



엄마와 늦게 대충 저녁을 때운 후 근처 빨래방에 와서 패딩 등 빨래를 돌리고 있다. 너무 힘든 하루였는데 정신이 없어 힘든지도 모르겠다... 부디 악화되거나 나쁜 경우가 아니기를, 다 잘되기를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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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1. 19:40

12.21 목요일 밤 : 올해는 내내 힘들다 fragments2023. 12. 21. 19:40





예전에 맘에 들어 갈무리해놓았던 사진.



너무 추운 날씨였다. 새벽 출근이 힘들었다. 종일 일하고 윗분과 회의하고, 다음주에 간부회의에서 발표해야 하는 자료를 만들었다. 퇴근 지하철이 정말 만원이었으나 운좋게 빨리 자리가 나 앉았고 너무 피곤하게 졸면서 왔다.



아버지는 오늘 초음파 검사를 했고 내일 내시경을 하기로 했다. 부디 별 일이 아니기를... 일요일부터 계속 아프셔서 거의 아무것도 못 드셨다. 큰 담석이 있어 1월에 수술을 하려던 계획이 있었는데, 지금 아픈 것이 그냥 그 담석 문제이기만 바란다. 너무 심란하다. 연초에도 허리 수술을 세번 받고 봄에도 탈장 수술을 받으셨는데... 다 괜찮기를 기도하며 자려고 한다. 올해가 참 여러 모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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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0. 19:31

12.20 수요일 밤 : 힘든 하루 fragments2023. 12. 20. 19:31





매우 춥고 힘들었던 하루.



최고임원 보고는 그럭저럭 잘 마쳤다. 숙제를 잔뜩 받았지만 거의 예측 범위 내였다. 그렇다고 일이 쉽거나 적어지는 건 아니다만. 점심식사도 함께 했다. 그러나 역시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오래 되었어도 사회생활은 정말 힘들다. 돈 벌어먹고 사는 건 ㅠㅠ



어제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응급실에 다녀오셨고 오늘은 입원을 하셨다. 금요일에 검사를 해보기로 했는데 이래저래 너무 걱정이 되고 불안하고 신경이 쓰인다. 심란하다. 제발 별거 아니기를, 이제 연세도 많으시고 올해에도 수술을 여러 차례 받으신 터라 불안하고 심란하다. 아버지도 나처럼 잔걱정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신 터라 아마 더 아프고 힘들고 불안하신 것 같다ㅠㅠ 부디 다 괜찮기를...



날씨가 너무 춥다. 내일은 더 춥다는데... 쿠마가 나 대신 출근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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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페테르부르크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과 그리보예도프 운하. 출처는 @andrei_mikhailov




오늘도 매우 바빴다. 진이 다 빠졌다. 내일 최고임원께 내년 사업계획 보고를 해야 한다.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이고 긴장이 된다. 어렵다. 오늘 내내 보고자료를 추가로 만들고 전략을 짰지만 막상 내일 어떤 새로운 과제들이 또 마구 쏟아질지 모르겠다. 빨리 내일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앞날이 불확실하니 12월이 가는 것은 또 내키지 않는다.



알람이 울리기 직전까지 너무 생생한 꿈을 꿨다. 아빠에게 뭔가를 잘못하고 계신다며 조목조목 다투는 꿈이었다 ㅠㅠ 왜 그런 꿈을 꿨을까 엉엉. 아 피곤해...



너무 지쳐서 계속 쓰러져 자고 쉬고만 싶다. 이번주는 내일이 가장 어려운 날이다. 기운을 내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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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18. 19:40

12.18 월요일 밤 : 난리난리 fragments2023. 12. 18. 19:40






‘나 요리는 잘해, 맛이 없어서 그렇지’라고 적혀 있는 귀여운 냥이 짤. 너무너무 피곤한 하루 중 유일하게 잠깐 웃음.




진짜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였다. 말로 형용할수 없었다. 회계마감인 날이었는데 직원들이 당초 계산과는 달리 여기저기서 빵꾸를 내서 그거 파악하고 수습하느라 정말 난리난리였다. 너무 힘들고 머리아프고 정신없었다. 어쨌든 간신히 해결은 했다. 정말 이렇게 회계마감날 이 정도로 정신없이 사고가 터지는 건 처음이었다. 결국 좀 야근하고 겨우 퇴근 중인데 집에 가서도 결재를 해야 한다.




그외에도 회사에 생긴 각종 뒤숭숭한 일들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들어서 좀 심란해짐. 잘 아는 사람들의 생각지 않았던 나쁜 면이 드러나면 당혹스럽고 또 마음이 산란해진다. 이러한 사건사고들은 또 인사이동에도 영향이 있을테니 그것도 추가로 문제고.




너무 피곤하다.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추워서 잔뜩 껴입어서 그런가 아니면 신경을 써서 그런가 가슴도 답답함. 그런데 이런 날씨에 심장을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또 신경쓰임. 부디 내일은 덜 춥고 덜 바쁘고 사건사고도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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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추워졌다. 오늘은 그래도 쉬는 날이라 다행인데 내일은 새벽에 출근해야 하니 벌써부터 몸이 떨리는 느낌이다. 껴입을 옷들을 이것저것 꺼내고 장갑을 챙기면서 한숨이 절로... 옛날엔 이렇게까지 추위를 타진 않았는데. 내가 겪었던 가장 심했던 추위는 오랜 옛날 페테르부르크의 1월 초순 무렵, 영하 30도까지 내려갔던 때였다. 그때는 너무 추워서 콧속이 얼어붙어 빠직빠직 소리를 내는가 하면, 오래된 버스가 엔진이 고장나서 중간에 멈춰서버리고 승객들은 꽁꽁 언 운하변에서 모두 내려야 했었다. 그런데! 겨우 영하 10도 안팎의 이런 날씨가 지금 더 견디기 힘들다. 역시 노화의 증거야 흑흑. 그 이후로는 러시아도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페테르부르크가 영하 30도까지 내려갔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근데 또 며칠전 모스크바에 어마어마한 폭설이 내렸다는 뉴스가 나오고... 

 

 

새벽 늦게 잠들었는데 오늘도 6시 좀 넘어 깨버렸다. 주말엔 맘편히 늦잠 자고 싶은데 매일의 노동 습관 탓에 잘 안된다. 한참 뒤척이다 도로 잠들었는데 이렇게 새잠이 들면 항상 뒷머리가 무겁고 피곤하다. 꿈도 이것저것 꾸고.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아주 진짜같은 업무와 노동, 동료들과 사무실에 대한 꿈이었던 것 같다. 아, 조금 생각났다. 분명 일찍 출근했는데 출근 태그가 안되어 있어 pc를 켰더니 이상한 바이러스를 먹어서 엉망이 되어 있고... 다른 사무실로 가려고 했는데 상당히 높은 난간을 넘어가야 해서 쩔쩔 매고 등등. 아아 이 정도만 떠올라도 피곤하다. 

 

 

책을 읽고 좀 쉬고 글도 좀 썼다. 이제 올해도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는 여러 모로 힘들었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은 여전하다. 앞날도 역시 안개와 회오리 속에 갇혀 있고. 1월에는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크게 있을텐데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다. 심란한 나날이다. 

 

 

이번주도 바쁘다. 주중에 최고임원께 내년 사업계획 보고도 드려야 한다. 이번주는 그게 가장 신경쓰이는 일정이다. 그렇게까지 걱정되진 않았었는데 지난주에 헤드쿼터 본부를 맡고 있는 선배 본부장이 하도 신랄한 얘기를 쏟아놓아서 이제 많이 신경이 쓰인다. 그게 어디까지가 최고임원의 생각이고 어디까지가 이분 개인의 생각인지는 모르겠다만. 하여튼 내일은 그 보고자료를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해야 하고 며칠 동안 자리를 비웠던 직속상사가 돌아오시니 그분께 그간의 여러가지 난리법석에 대해서도 공유를 해드려야 한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추우니 안그래도 부족한 출근 의욕이 더더욱 바닥... ㅠㅠ 나도 이렇게 추울 땐 재택근무를 해보고픈데 할 일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 불가능. 

 

 

그래도 글을 조금 쓰다가 자려고 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하고 싶은데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될 것 같기도 하고. 이 글에서 미샤는 보통 때보다 조금 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한다. 1인칭도 아니고 또 대화 상대가 애인이나 친한 친구도 아닌데. 그에게는 드문 일이다. 아마 마냐 때문인 것 같다. 

 

 

 

 

 

 

 

 

 

 

꽃 사진 몇 장 더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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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도착한 이번주의 랜덤 꽃 믹스. 연말이 다가와서인지 빨간색 꽃과 열매, 녹색 더글라스가 들어 있었다. 그건 좋은데 다른 꽃들이 썩 잘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어서 아쉬웠다. 어쨌든 녹색과 빨간색 조합은 역시 연말 분위기가 난다. 

 

 

 

 

 

 

 

도대체 어디 라넌큘러스가 있다는 것인가 하고 한참 찾았는데 튤립과 같은 색깔의 봉오리 상태 빨간 라넌큘러스가 딱 두 송이 있었다. 라넌큘러스 들어 있다고 좋아했는데. 그리고 미니 수선화는 예쁘긴 한데 너무 강하고 안 좋은 냄새가 나서 좀 골치아파하고 있다. 꽂아두니 이쁜데 화학약품 같은 냄새가... 구근식물들은 이런 게 좀 문제야. 

 

 

 

 

 

 

맨 처음 도착했을 때. 잔잎 많은 녀석들은 얼마 되지 않아서 이것을 다듬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으나 어울리는 놈들끼리 모아서 꽂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너무 피곤하게 잤다. 새벽 6시에 깼다가(이건 매일 일찍 일어나 버릇하기 때문에...) 한시간 정도 이 생각 저 생각하며 뒤척이다 도로 잠들었는데 송신한 꿈을 꿨다. 동생과 광화문 주변(..이지만 꿈속 풍경은 페테르부르크에 더 가까웠다)의 지하도 계단을 올라오면서 마치 오랜 옛날 어린 동생을 대하듯 이야기를 나눴고(그런데 화제는 요즘의 이야기였다), 그러다 또 무슨 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억울하거나 답답해서 엄마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다. (화를 내며 짜증을 내다 그 소리에 놀라 깼음 ㅠㅠ 잠꼬대를 하면 치매의 징조랬는데 으아앙)

 

 

오늘이 제일 아픈 날이라서 끙끙대며 청소를 하고 아점을 먹은 후 진통제를 먹었다. 사실 깨자마자 먹고팠지만 빈속에 이부프로펜을 먹으면 속이 쓰려서... 아세트아미노펜은 잘 듣지 않는다. 약기운이 돌기 시작한 후에야 좀 정신이 들었다. 날씨가 무척 추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나마 유일한 위안은 비가 그쳤다는 것이다. 아침에 베란다 너머를 보니 자는 동안 눈이 좀 왔던 모양이었다. 내일은 더 춥다는데 부디 하늘은 파랗기만을 바란다. 

 

 

오후에 글을 조금 썼다. 업무 결재도 좀 했다. 회계 마감이 다가오고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이제 글을 조금 더 쓰다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피로는 아직 다 풀리지 않았다. 꽃 사진 몇 장과 함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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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안셔스가 활짝 피었다. 돌아와서 쉴 집이 있고 거기 꽃이 있다는 사실이 지치고 피곤한 나날의 위안이다. 역시 집토끼라서 그런가보다.



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원래부터 비오는 날을 싫어하는데 겨울비라면 더 싫다. 너무 지치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오늘처럼 진료 때문에 먼 길을 오가야 하는 날이면 더욱. 게다가 그날까지 시작되어 무지 힘들었던 하루. 귀가 지하철에서 정말 피곤하게 졸았다.



친한 선배가 곧 퇴사한다고 하여 점심을 같이 먹었다. 너무 섭섭하고 허전했다. 안그래도 여자 선배가 별로 없는데...




우리 회사는 상당히 보수적인 곳이었고 내 위로 여성 공채가 몇명 없었다. (뭐 어디나 그렇겠지만) 음모가 횡행하는 남성 중심적 조직에서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겪으며 어쨌든 이제껏 버텨왔고 알게모르게 동지애와 서로에 대한 안쓰러움, 응원의 마음이 쌓였다. 아직도 여성 간부의 숫자가 적고 지금도 때로는 일종의 트로피처럼 취급당한다. 업무에 대한 열정과 엄청난 노력을 보며 ‘와 나는 저렇게는 못할텐데 참 대단하다’ 생각했던 유일한 여자 선배였는데ㅠㅠ 이야기를 나누니 처음 입사해 보송보송했던 서로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같은 부서에서 의지하며 일했던 것도 생각나서 먹먹했다. 그때도 지금도 한결같이 나에게 ’토끼씨 너무 일 잘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 하며 진심으로 말해주고 북돋워주는 선배의 말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번주에 여러모로 심란하고 좀 의기소침해져 있었는데 고마웠다. 흑흑 똑똑하고 좋은 사람들은 다 떠나고 기댈 언덕은 이제 거의 없다.



늦은 오후엔 진료받느라 머나먼 길을 오갔다 귀가해서 정말 녹초가 되었다. 그래도 너무 막막하고 우울했던 일주일이라 주말에 마음이 많이 힘들 것 같았는데 오늘 선배와 밥도 먹고 의사와 이야기도 해서 최악의 산란함에선 좀 벗어났다. 주말엔 푹 쉬어야겠다. 진통제를 먹었는데도 두통이 심하다. 아이고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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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14. 18:47

12.14 목요일 밤 : 꿈, 지쳐서 fragments2023. 12. 14. 18:47





사진은 그랜드 호텔 유럽의 로비 바.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마음의 위안용. 다시 저기 가서 늦은 오후에 아무 생각 없이 뭐 한 잔 마시며 늘어져 있고 싶다.



어제는 너무 지치고 우울한 상태로 퇴근. 너무 우울해서 힘들어하다 친한 동료 언니와 반시간 가량 통화를 한 후 조금 기분이 안정되었다. 해결된 건 물론 없음.



피곤한 탓인지 그래도 잠은 일곱시간 가량 잤다. 꿈도 이것저것 꿨고 좀 괴기스러운 꿈(건물 안 창가에 마물 비슷한 거대한 황색 개의 형체가 나타나서 그것을 회사 후배 직원들이 무슨 부적을 모아서 퇴치하는데 푸른 불길과 연기가 일어나고, 나는 그것이 퇴치되는게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에게 옮겨올까 두려워서 아래층으로 도망쳐 기다란 테이블 아래 벽을 보며 웅크리고 숨었는데 정말 그 개의 형체가 가까이 다가오고 등등...)도 꾸고.. 그런데 또 그 무서웠던 순간을 제외하면 간밤은 전반적으론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은 꿈들이었다(개가 나왔으니 개꿈인가...)



출근해서 계속 너무 바빴다. 뭔가를 진득하게 할 수가 없었다. 계속 문제들이 발생하고 해결해주고... 말귀 안통하는 4차원 고집쟁이가 말귀를 알아먹도록 설명하고 또 문제를 해결하고... 너무 지친 채 퇴근.



너무 지쳐서 그런지 오늘은 어제의 우울함과 막막함에서 한단계 후퇴인지 악화인지 모르겠으나 ‘안좋은 변화가 오면 이참에 때려치우고 쉬면 그만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심신이 너무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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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13. 19:46

12.13 수요일 밤 : 매우 바빴음, 무력감 fragments2023. 12. 13. 19:46





너무 진빠지는 하루였다. 트리 앞에서 노는 쿠마 무리들의 귀여운 그림으로 잠시 위안.



정말 바빴다. 한순간도 쉴 틈이 없었다. 계속된 교육과 회의, 갑님의 방문... 그리고 내년 사업과 인력 구조에 대한 어려움이 많아 선배이자 헤드쿼터본부를 맡고 계신 분께 논의를 하러 갔는데 온갖 우울함과 혼란만 더 가중됨. 조직개편과 인사변동이 아주 클 거란 얘기도 들었다. 안좋은 가능성들이 당연히 매우 많다.



우울감과 무력감에 사로잡혀 귀가. 아 몰라 안좋은 쪽으로 가면 이제 정말 그만두라는 신호가 왔구나 하고 오히려 결정할 수도 있겠지. 이렇게까지 심신을 깎아가며 일했는데 더 힘들어지면 그만하는게 맞을 것 같음. 피곤하니 늦지 않게 자야겠다. 오늘은 두통이 너무 심해서 오후에 타이레놀도 두알 먹았는데 약효가 다 떨어졌나 다시 머리가 지끈거리네.



... 추가



너무 심란하고 우울해서 제일 친한 동료 언니와 한참 통화하고 기분은 약간 나아짐. 말이라도 좀 해서 그런가보다.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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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발견한 음료 캔과 병. 색채가 너무 선명해서 찍어두었다.



바쁘고 피곤한 하루였다. 그날이 다가오면서 두통과 몸살기로 종일 힘들었다. 일도 많았다. 생각지 않은 일들도 있고, 개인사로 힘든 직원과 면담도 하고...



내일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스케줄이 한치의 틈도 없이 꽉 차 있다. 갑님도 오신다. 아주 피곤할 전망이다. 회사는 아는 일과 모르는 일들로 뒤숭숭하다.



머리가 너무 아프니 약을 먹어야겠다. 내일을 잘 버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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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11. 18:49

12.11 월요일 밤 : 바쁘고 피곤한 월요일 fragments2023. 12. 11. 18:49





눈 내린 페테르부르크 풍경. 사진은 andrei mikhailov



월요일이라 역시 피곤하고 바빴다. 새벽 4시반쯤 깨버려서 계속 뒤척이느라 역시 수면 부족 상태로 매우 일찍 출근. 비가 주룩주룩 와서 굉장히 어두웠다. 캄캄한 길을 지나 역시 캄캄한 사무실로 들어가 불을 켜고 월요일을 시작했다. 오전엔 간부회의도 있고 아주 바빴다. 오후는 상대적으로는 나았으나 그래도 해야 할 일이 많았다.



피곤한 몸으로 퇴근. 그런데 정말 앞날은 어떻게 되는 걸까ㅠㅠ 새벽 출근길 지하철에 앉아서도 이 생각 저 생각을 했다만 별 소용은 없었다. 뭐든 좋은 일이 생겨 기분 전환이라도 되면 좋겠다. 비도 빨리 그쳤으면. 이런 날씨는 정말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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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몸이 좋지 않았다. 저녁까진 오한이 들어서 난방을 했었는데 밤에 잠자리에 들자 숨이 답답해서 한참동안 창을 열어둬야 했다. 소화도 잘 되지 않고 머리가 아프고 너무 숨이 답답했다. 약간 체기가 있었던 건가 싶다. 그날이 다가오고 있기도 해서 잠이 잘 안 오고 머리 아프고 피곤한 딱 그 시기와도 겹쳐 있었다. 어쨌든 그래서 새벽 세시까지 못 자고 괴로워하다 간신히 살풋 잠이 들었지만 매우 얕은 수면이었고 내내 몸이 쑤셔서 뒤척이고 괴로웠다. 어제 차를 좀 진하게 우려 마신 탓도 있는 것 같다. 

 

 

종일 수면부족과 피로에 휩싸인 채 휴일을 보냈다. 홍차 대신 민들레차를 마시고 책을 읽었다. 어쩌면 간밤에 너무 집중해서 글을 세 페이지 가량 내리 썼기 때문에 힘이 들었던 건지도 모른다(이제 그 정도 집중해서 쓰면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체력이 부족해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좀더 쓸 수도 있었지만 오후엔 썼던 부분을 고치고 이어서는 딱 한 페이지만 쓰고 파일을 저장해두었다. 오늘 밤에는 쓰지 않고 그냥 쉬어야 할 것 같다. 기력이 너무 부족하다. 

 

 

주말 동안 쉬었는데 전혀 피로가 풀리지 않았고 마음은 계속 답답하고 우울하다. 이번주도 역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이래저래 산란하다. 오늘 밤에는 컨디션 난조 없이 어제보단 잘 자야 할텐데. 책을 좀더 읽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부디 이번 주를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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