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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내내 너무 바빴고 이번주는 아버지 때문에 더욱 경황이 없어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장식 같은 것은 하지 못했고 거실의 사진 액자와 꽃만 빨간색과 녹색으로 바꾸었다. 오른편의 조그만 도자기 컵은 카를로비 바리에서 온천수를 담아 마시려고 샀던 것이다. 왼쪽에 달린 기다란 관으로 물을 빨아 마시면 되는데 사실 그 동네 온천수는 너무너무 쇳물 맛이 많이 나고 짭짤해서 약이라고 생각해야 마실 수 있다. 기억을 되살려보니 카를로비 바리에 마지막으로 갔던 것도 이미 10년 전이라 저 도자기 컵도 10년 전에 온 것이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 
 
 
어제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자정 좀 안 되어 잠들었다. 이런저런 꿈에 계속 시달렸다. 회사 사람들과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올라가기도 했다. 무의식의 반영이겠지. 그래도 중간에 꾼 꿈에서는 슈클랴로프님이 잠깐 등장해서 유일하게 좋은 순간이 있었음. 뭔가 전시장의 액자 같은 걸 보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러다 이 사람이 '내 공연 보러 와' 라고 해서 '전쟁 때문에 지금 러시아 못가ㅜㅜ'라고 말했던 기억이 좀 난다. 꿈에서도 노어를 해야 해서 좀 힘들었다. 이제 노어 능력이 너무 많이 퇴화했음 흑흑... 읽는 건 그래도 잘 되는데... 말하는 게 제일 어려움 엉엉. 
 
 
아버지는 오늘 시티촬영 검사를 하셨고 그 이후 쉬고 계신다. 그래도 오늘은 검사를 마친 후 식사도 하셨다고 한다. 병원에서 진통제를 줘서 그런가 아프지는 않다고 하신다. 담석수술은 아마 수요일 전후에 할 것 같다. 용종에 대한 걱정이 여전히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데 지금 내 힘으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사진으로 봤을 때 크기와 모양이 너무 걱정스러웠다. 부디 그냥 용종이기만을 바라고 있다. 
 
 
무척 피곤하고 잠이 모자랐지만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는 못했다. 어쨌든 깨어나 한참 뒤척거리다가 늦게 일어났다.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쉬다가 오후 늦게는 글도 조금 썼다. 집중해서 쓰면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는 다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마음이 산란해서. 가뜩이나 조직개편과 인사 등으로 앞날이 어지러운데 아버지도 아프시니. 쓰는 것 자체는 요 몇년 간 썼던 다른 글들에 비하면 한결 수월했던 글인데. 
 
 
오늘 쓴 문단들에서는 미샤가 내 생각보다 더 솔직하게 정곡을 찌르는 말을 꺼내놓았는데 그 부분을 살려둘지 아니면 수정하거나 삭제할지 고민 중이다. 이 사람이 이런 식으로 자기 마음을 터놓는 것이 과연 이 사람다운 것인가 하는 고민 때문에. 하지만 본문 속의 그런 상황과 그런 상대방이라면 말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예전의 글들이 70년대와 80년대를 다뤘다면 이 글은 최근 몇년간의 글들과 마찬가지로 90년대 후반을 다루고 있고, 그중에서도 미샤가 전면으로 나와 직접 말을 하는 유일한 글이니 세월과 삶의 변화 속에서 이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하여튼 이 메모를 마치면 글을 이어서 쓰려고 한다. 

 
 
 

 
 
 
 
 
 

 
 
 
어제 도착한 장미와 카네이션은 추운 복도에 상당 시간 방치되어 그만 많이 시들어버렸다. 오래 못 갈 것 같음. 특히 저 노란 장미.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왜 레드 장미 믹스에 커다란 노란 장미를 섞어줬는지는 잘 모르겠다, 흐흑. 
 
 
꽃들 사진 아래 몇 장 더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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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