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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9 petersburg'에 해당되는 글 303

  1. 2019.11.21 레냐의 팩폭
  2. 2019.11.19 기하학적 도시의 정연한 카페 창 너머 2
  3. 2019.11.17 잘 다녀옴, 11월, 운하와 술병
  4. 2019.11.17 곧 탑승 2
  5. 2019.11.17 으아 이래서 모스크바는 맘에 안 들어!
  6. 2019.11.16 곧 체크아웃
  7. 2019.11.15 11.15 토요일 01 : 늦잠, 고스찌 다시 가서 아점, 네바 강변 산책
  8. 2019.11.15 11.14 목요일 밤 : 날씨 때문에 박물관, 짐 싸기 시작, 아쉬워라 2
  9. 2019.11.14 누가 누구일까요~ 2
  10. 2019.11.14 에르미타주, 돌아온 탕자 앞에서 10
  11. 2019.11.14 아틀라스들아 여전히 고생이 많다
  12. 2019.11.14 11.13 수요일 밤 : 새로운 곳 발굴은 좋았는데 비 때문에 고생, 생각지 않은 즐거움, 준엄한 레냐 등
  13. 2019.11.13 비둘기도 추워 보인다
  14. 2019.11.13 뽀드삐스니예 이즈다니야 서점 2
  15. 2019.11.13 11.12 화요일 밤 : 셉카벨 항구 갔다가 망함, 힙스터 되기 글렀음, 나보고 더블 바보라 한다ㅠㅠ
  16. 2019.11.12 11.11 월요일 밤 : 핀란드 우하, 스몰니, 세월, 용서의 징표 4
  17. 2019.11.12 날씨는 계속 이렇다 2
  18. 2019.11.11 스몰니 사원 6
  19. 2019.11.11 반코프스키 다리의 황금날개 사자 2
  20. 2019.11.11 돌아오는 길에, 비가 주룩주룩
  21. 2019.11.11 11.10 일요일 밤 : 비, 박물관 가려다 카페로, 료샤의 꿍얼꿍얼, 젊은이와 죽음 아주 약간
  22. 2019.11.10 마린스키 극장 야경 2
  23. 2019.11.10 자는 거 포기하고 아침 먹고 옴
  24. 2019.11.10 자다 깨서, 본치 카페 두 장
  25. 2019.11.08 오후에 나옴, 여긴 역시나 겨울 5
2019. 11. 21. 22:50

레냐의 팩폭 2017-19 petersburg2019. 11. 21. 22:50





이번에 갔을 때 레냐가 농담기 없이 진지하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ㅠㅠ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흐아앙.... 



사정없이 진실만을 말하는 레냐... (료샤랑 똑 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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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내가 좋아하는 카페 부셰의 복층 창가. 나는 천정이 낮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은 복층을 기피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2층 창가는 좋아한다. 운좋게 창가 자리에 앉게 되면 카잔 성당과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내려다볼 수 있다. 그리고 건물의 아치형 구조와 창문 너머로 카잔 성당의 열주들과 운하 난간, 포석들이 기하학적으로 늘어서고 중첩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기 빵과 오믈렛과 샐러드 등 먹거리들이 전부 맛있다. 



내가 자주 가는 부셰는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와 여기 그리보예도프 운하 지점 두 군데인데 후자가 더 바글거리고 관광객들도 몰려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 2층 때문에 요즘은 이쪽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도 부셰가 있으면 참 좋겠다. 스타벅스보다 백배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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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11. 17. 21:19

잘 다녀옴, 11월, 운하와 술병 2017-19 petersburg2019. 11. 17. 21:19

 

 

11월에 뻬쩨르에 오다니 대체 왜!!! 료샤도 레냐도 입을 모아 그렇게 말했다. 너무 좋고 반갑다가 아니라 저 반응이 먼저였음. 당연한 것이 날씨고 뭐고 가장 나쁜 시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번 11월 뻬쩨르는 기록적으로 기온이 높은 편이어서 첫날 빼곤 눈도 안 오고 내내 비가 주룩주룩 왔다. (기온이 높다고 해서 따뜻하다는 것은 아닌 게 이 동네는 원체 강바람 바닷바람이 강하고 축축하고 습한 냉기가 심해서 오히려 아예 추운 게 낫지 비 오면 돌아다니기 무지 피곤하다)

 

뭐 11월에 다녀온 이유가 몇개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정말 보고 싶었던 무대도 다시 봐서 좋았다. 발로쟈와 마샤를 잠깐이나마 봐서 그것도 좋았다. 그리고 료샤랑 레냐를 보는 건 언제나 좋으니까. 둘이 각각 키우는 개들도 다시 보고... 네바는 나이가 많아서 이제 활동량이 현저히 줄었지만 나를 보면 여전히 무척 반가워하고.. 레냐의 뜨보록은 아직도 날 보면 첨엔 막 짖다가 30초쯤 지나서야 '아 맞아 나 쟤 알아~' 하고는 꼬리치고 달려든다(료샤는 '역시 저넘은 똥개야 똥개~' 라고 투덜대고 레냐가 '아빠 뜨보록 욕하지 마!' 하고 버럭버럭 한다 ㅋㅋ)

 

 

 이번엔 사진도 거의 안 찍었다. 날씨도 안 좋았고 해도 안 났고. 카메라는 극장 갈때만 가져갔고 커튼콜 때 몇장 찍은 것 외엔 안 썼다. 바깥 풍경은 폰으로 조금 찍은 게 전부.

 

 

폰 사진 두 장 올려본다. 이번 여행은 내내 이런 날씨 이런 분위기였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줌 :) 둘다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거닐다 찍은 사진이다.

 

 

맨 위 사진은 내가 뻬쩨르와 운하를 생각하면 거의 항상 자동으로 연상하는 이미지 중 하나라 찍어둠. 운하의 돌과 금속 난간에 기대어 사원 쿠폴이 비치는 검은 수면을 내려다보며 술을 마시고 있는 남자(때로는 여자). 두셋이 있을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혼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자신과 하느님만이 아는 모습으로 뭔가 생각에 잠겨 술을 홀짝홀짝 마신다. 어깨는 좀 구부정하고, 스카프를 매고 있을 때가 많다(왜냐하면 이 동네는 스카프랑 모자 없이는 뼈에 바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글을 쓸때 트로이라는 사람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실 운하 난간이나 계단에 놓여 있는 술병을 보면 거의 항상 트로이를 아주 잠깐이라도 생각하게 된다. 근데 저 술은 그러기엔너무 달콤한 종류인 듯 ㅎㅎ

 

 

 

 

이건 저녁 풍경. 사진으로 보면 분위기가 괜찮은데... 그치만 산책하기엔 나쁜 날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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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11. 17. 01:54

곧 탑승 2017-19 petersburg2019. 11. 17. 01:54








모스크바 쉐레메찌예보 공항에 앉아 있다. 곧 탑승이 시작될 것 같다. 사진은 뻬쩨르에서 탔던 비행기에서.



졸려온다. 비행기에서도 좀 잘 수 있으면 좋겠다.



뱅기 안 흔들리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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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뻬쩨르에서 국내선 타고 모스크바 도착. 출국수속과 검색대 다 통과하고 자판기에서 생수 뽑으려다...


우씨, 역시 모스크바야 ㅠㅠ 뻬쩨르 공항 자판기는 생수 100루블, 여긴 150루블 -.-


쉐레메찌예보 공항 국제선 터미널은 항상 너무 복작거리고 통로도 좁고 앉아 있을데도 마땅치 않다. 탑승까지 두시간 좀 안되게 남아서 식당에 와서 우하 시켜놓고 앉아 있음. 아이고 복잡해.. 심지어 콘센트 있는 테이블도 없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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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11. 16. 17:28

곧 체크아웃 2017-19 petersburg2019. 11. 16. 17:28





이제 십여분 후 체크아웃한다. 아이 아쉬워라....


잘 쉬다 가요, 아스토리야.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온다. 이번엔 와서 해를 한번도 못봤다. 쫌 아쉽지만 여름도 아니고 가장 날씨 안좋을때니까 어쩔수 없지.



공연은 세개만 봤다. 바리쉬니코프 트리뷰트 공연(Push comes to shove, 젊은이와 죽음), 잠자는 미녀, 백조의 호수. 이번엔 다른 레퍼토리들은 거의가 본 것이었고 아주 좋아하는게 아니어서 이 정도만 봤다. 꽃돌이님의 무대는 너무나 좋았다. 마샤도 이뻤고.



국내선 타고 모스크바로 가서 몇시간 기다린 후 환승해야 한다. 비수기에도 뻬쩨르 직항 있으면 참 좋겠다.



이제 나가야겠다. 또 올게요, 뻬쩨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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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늦게 일어났다. 깨어서는 업무 연락 때문에 한동안 톡과 문자로 일 처리...



밤 공연 보러 가니 오늘의 메모는 나눠서 적는다.



고스찌에 가서 아점 먹었다. 알고보니 런치 메뉴가 계속 있긴 한데 가격이 오름. 선드라이드 토마토와 호박무스 얹은 브루스케타, 보르쉬, 계란과 완두콩퓌레 곁들인 소고기 커틀릿(실제론 함박스테이크 비슷) 세트 시켜서 먹었는데 맛있긴 했으나 메인은 내겐 맛이 무거워서 좀 남김.











비가 안 오고, 해는 안 나지만 하늘이 그래도 약간 파란색이 좀 났다. 그래서 해군성 공원과 청동기사상(안녕하시오 황제), 네바 강 쪽을 좀 산책한 후 꽃집에 들러 오늘의 지그프리드 왕자님 발로쟈를 위한 꽃다발을 사서 방에 돌아옴. 방에서 좀 쉬다가 저녁 공연 맞춰 나가려고 한다. 가방도 마저 싸고... (흐헝 ㅠㅠ)



아 근데 왜 이렇게 졸린가 헉헉.. 늦잠까지 잤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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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계속 비가 왔다. 오늘은 에르미타주에 다녀왔다. 평소보다 동선을 대폭 축소해서 렘브란트와 루벤스 등만 보고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신 후 나왔다. 원체 광대한 곳이라 아무리 여러번 가도 어차피 다 못 봄... 마티스가 맞은편 글라브느이 슈땀프 건물로 옮겨갔기 때문에 거기 전시실도 들를까 하다가 너무 다리 아프고 피곤해서 그냥 나왔다.



원래 러시아 박물관에 더 가고팠는데 오늘은 오후 한시부터 여는 날이라 시간이 잘 안 맞아서 도보 이동 가능 거리의 에르미타주에 갔다. 렘브란트 다시 봐서 반가웠다.



사진은 어느 전시실 천정 램프.




비가 주룩주룩 왔다. 가까운 수퍼에 들러 부서원들 줄 초콜릿 상자를 하나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피곤하기도 했고 또 모레 돌아가야 하니 짐을 좀 싸놔야 했다. 낼은 공연 보러 갔다 늦게 돌아오니 시간이 별로 없어서.



가방을 절반쯤 싸놓고(아아 피곤해..) 좀 늘어져 있었다. 확실히 11월 날씨는 극악이야... 생각해보니 옛날에 여기서 공부할때도 11월이 젤 힘들었음.



료샤가 갑자기 급한 출장이 생겨서 오늘 밤 기차로 모스크바에 갔다. 가기 전에 레냐랑 들러서 같이 저녁 먹었다. 레냐가 울먹거리려다 꾹 참았다. 흑흑 아쉽다 ㅠㅠ 휴가가 너무 빨리 가버린다... (나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톡으로 업무 처리함)



친구야, 레냐야, 다시 만나!!!!



눈이 감겨온다.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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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11. 14. 23:14

누가 누구일까요~ 2017-19 petersburg2019. 11. 14. 23:14





어제 새로 발굴한 기념품샵에서 득템한 러시아 작가 초상 그려진 컵들 :) 다른 작가들도 많아서 다 사고픈 걸 꾹 참았다. 비싸진 않았지만 컵은 뽁뽁이로 싸야 하고 부피도 차지하니...(이미 로모노소프도 여럿 샀다ㅠㅠ)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 고름. 그나마도 불가코프 컵이 없어서 다행. 근데 불가코프는 너무 멀쩡하고 또 일반인처럼 생겨서 캐리커처 특징 잡을만한 재미가 없어서 그런것 같기도... 아흐마토바는 살짝 구부러진 코가 있고 푸쉬킨은 곱슬머리 구레나룻이 있고 등등...



세개만 골라옴. 누가 누구일까요~~~



왼편부터 도스토예프스키, 고골, 그리고 하름스. 고골은 저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고름(그래서 푸쉬킨을 배신했음) 글구 하름스는 본모습보다 넘 귀엽게 그려져서 쫌 안 닮았지만 그래도 하름스니까 샀다 :)



근데 도스토예프스키 저 불쌍하고 힘든 모습 어쩔거야... ㅎㅎ 너무 잘 어울린다 흐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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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11. 14. 19:54

에르미타주, 돌아온 탕자 앞에서 2017-19 petersburg2019. 11. 14. 19:54





에르미타주에 왔다(즉 오늘도 날씨가 안 좋다)


힘드니까 좋아하는 전시실만 골라서 돌았다. 에르미타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이 그림은 볼때마다 눈물이 난다. 그림 앞에 앉아 한동안 쉬었다.






오늘은 렘브란트 전시실을 비롯해 2층 일부만 돈 후 내려와 카페에 앉아 잠시 차 마시며 쉬는 중이다. 곧 코트 찾아 입고 나가려고 한다.



료샤가 '오늘은 어디 가?' 해서 '에르미타주' 라고 하자 '윽!!!!' 하는 답이 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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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11. 14. 04:49

아틀라스들아 여전히 고생이 많다 2017-19 petersburg2019. 11. 14. 04:49




궁전광장에서 나와 아틀라스들에게 잠깐 인사하러 감. 흑 얘네 넘 고생해 ㅠㅠ







언제나처럼 발꾸락 만지며 인사하고 소원 빌었음 :)



아틀라스 : 야, 고생 많다고 말만 하면 뭐해, 발꾸락 만지고 소원 빌고 할건 다 하고 가고 ㅠㅠ 고생하는거 알면 가만 냅둬야지...


토끼 :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ㅋㅋ


:
Posted by liontamer





늦지 않게 깼지만 피곤해서 조식 포기하고 침대에서 뒹굴었다. 그러다 부서 톡방에 업무 관련 골치아픈 이슈가 올라와서 결국 몇가지 체크와 지시를 해야 했다. 흑, 휴가 기간엔 다 위임할 거고 난 부서 톡방 안 볼 거라고 큰소리쳤었는데 ㅠㅠ


정오가 넘어서 기어나갔다. 배가 고파서 일단 부셰에 갔다. 생선 라자냐와 크루아상, 홍차를 주문해 먹었다. 우리나라에도 부셰가 있음 참 좋겠다. 어언 십여년 전부터 드나든 곳인데 메뉴도 점점 더 다양해져서 좋고 무엇보다도 맛있다.


팔로우하는 뻬쩨르 잡지를 통해 맘에 드는 로컬 디자인 기념품샵을 하나 알게 되었다. 홈페이지를 보니 여기는 공방들과 연계되어 있는데 러시아 작가들에 대한 유머러스하고 귀여운 디자인이 꽤 있었다. 페트로그라드 지역의 안 가본 동네에 있었다. (지하철 스뽀르찌브나야 역 근방) 여기 가서 좋아하는 작가들의 캐리커처 굿즈 등을 산 후 며칠 전 가려다 힘들어서 안 간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박물관)나 에르미타주에 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


근데 기념품 샵은 지하철 한정거장이긴 했지만 내려서 좀 걸어야 했다. 그리고 샵에서 나왔을때 비가 갑자기 넘 많이 와서 무거운 가방(이것저것 샀다!) 들고 진창과 웅덩이를 피해 지하철역까지 걸어오는 동안 엄청 힘들었다.



짐이 무겁고 또 비도 쏟아져서 급 피곤해진 나머지 박물관은 다시 포기. '여기서 박물관 수없이 다녔고 담에 와서도 갈 수 있는데 일케 힘들때는 그냥 말자' 하고 자기 혼자 끄덕끄덕하고 호텔로 일단 돌아왔다.



사온 기념품 컵들과 에코백, 티셔츠 등을 정리한 후 온몸이 무겁고 졸려와서 소파에 좀 늘어져 있었다. 그냥 방에서 쭉 쉴까 하다가 또 서서히 배도 고프고 목금만 지나면 돌아가야 하니 너무 아쉬워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갔다. 비가 약간씩 내리고 있었다. 이번에 와서 파란 하늘 1도 못봄. 돌아갈 때까지 못볼 것 같다.



피곤하니 에르미타주는 못가도 선물 사러 샵에는 가자 하고 궁전광장에 갔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지 않은 즐거움이 있었다.







5시 직전이었고 황혼녘이라 주변이 온통 푸른빛으로 물드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는데 궁전광장 한가운데 알렉산드르 원주 곁에서 거리의 가수 한명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노래가 빅토르 최의 Перемен(뻬레멘, 변화)이었음. 꺅, 내가 좋아하는 노래~! 선물받은 기분! 그래서 노래랑 기타 연주 듣고 행복해졌다. 가수가 빅토르 최 보컬과 비슷하게 하려고(특히 발음) 노력하며 불렀는데 듣기 괜찮았다. 폰으로 영상도 좀 찍었는데 모바일로는 티스토리엔 안 올라가네.



맨 위 사진은 궁전광장의 알렉산드르 원주. 높은 분 별장 초대를 땡땡이친 미샤가 길바닥에서 춤춘 곳이 바로 저 거대한 기둥과 천사상 아래이다 :) 글의 배경은 여름의 백야 시즌이지만 오늘 황혼녘의 푸른 빛과도 좀 어울려서 찍어봄.



글라브느이 슈땀프에 있는 에르미타주 샵에 가서 선물과 엽서를 산 후 황혼녘 푸른빛이 아까워서 아틀라스와 겨울 운하, 네바 강변 약간, 모이카 운하 약간을 따라 걸었다. 카메라는 무거워서 안 들고 나왔으므로 폰으로 사진 몇장만 찍음.









그리고는 부크보예드 서점에 가서 부서원들 줄 조그만 기념품 등을 사고 지친 채 바로 근처 본치 카페에 갔다. 료샤랑 레냐가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배고파서 바질 페스토와 파르마산 치즈로 버무린 닭고기 버섯 파스타 시켜서 막 먹었다. 조식 건너뛰고 종일 엄청 작은 생선라자냐랑 크루아상밖에 안먹었다고 하자 료샤는 가만히 있는데 레냐가 좀 꾸짖었다. '쥬쥬! 게으른 건 알지만 밥은 잘 먹고 다녀야 할 거 아니야!! 정말 문제야! 어째 나아지지를 않아?!' 하고 또랑또랑하고 준엄하게 야단쳐서 옆테이블 선남선녀가 내쪽을 보며 쿡쿡 웃기까지 했다 ㅠㅠ 흐엉 이제 레냐 너무 많이 컸어... 약혼자에게 맨날 혼나 엉엉 ㅋㅋ



본치에 앉아 저녁 먹고 차 마신 후 나는 방으로 돌아왔다. 료샤는 레냐를 집에 데려다 준 후 방에 들렀다. 이번엔 일반적인 휴가 기간이 아니라서 료샤도 낮엔 계속 일하느라 저녁에만 시간을 낼 수 있다. 레냐도 학교 갔다가 저녁에만 봄. 레냐 엄마인 이라가 나를 안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도 이번주에 저녁마다 아들이 나 보러 올 수 있게 해줘서 좀 고마웠다. 통화도 한번 했다. 료샤 말로는 자기와 이라가 올해 좀 사이가 나아지고 묵은 앙금도 많이 풀었다고 한다. 너네 둘다 나이 먹어서 그래 ㅋㅋ



료샤가 기특하게도 오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다샤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그리고 내가 사다줬던 맥심 모카골드 믹스도 한봉지 들고 왔다. '그건 왜 가져왔니 난 커피 안 마시는데' 하고 물어보니 '나 타줘. 이상하게 내가 타는 것보다 네가 타주는게 더 맛있어' 라고 한다. 이넘이... ㅋㅋㅋ



그래서 료샤에겐 맥심 타주고 나는 다샤 아이스크림 까먹으며 한동안 얘기 나누었다. 내가 오늘 득템한 컵과 티셔츠 등을 보여주며 자랑했는데 문학과 담쌓은 이 녀석은 작가들 얼굴도 이름도 거의 구분 못함.. 푸쉬킨하고 도스토예프스키만 알아봄. 흑, 그래도 도스토예프스키 알아본게 어딘가...



내일도 비가 오겠지 흐흑... 모레는 슈클랴로프님의 백조의 호수 보러 가니 내일부터 짐을 좀 싸놔야겠다.


:
Posted by liontamer
2019. 11. 13. 04:24

비둘기도 추워 보인다 2017-19 petersburg2019. 11. 13. 04:24




어제 스몰니 사원 잔디밭에서 마주친 비둘기. 추워서 파랗게 질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ㅠㅠ






이런 날씨이기 때문이지!!!!

:
Posted by liontamer
2019. 11. 13. 02:36

뽀드삐스니예 이즈다니야 서점 2017-19 petersburg2019. 11. 13. 02:36





전에도 두어번 소개한 적 있는 서점. 리쩨이느이 대로에 있는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서점이다. 재밌는 책도 많고 깨알같은 인테리어도 귀엽고 창가의 아주 작은 카페에서 내주는 미니 에클레어도 맛있다. 복층 난간 앞 좁은 바 테이블이나 창가의 서너개 뿐인 테이블에 앉아 차 마시며 책장들과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여기는 몇년 전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화보집을 냈을때 그거 사러 첨 와봤었다. 한정판이라 여기서만 팔았다(거금 주고 구입함! 그치만 화보도 멋지고 그 무거운 화보집 들고 이듬해 블라디보스톡 가서 이분 기자간담회 갔다가 첨으로 얼굴보고 책에 사인받고 얘기도 나눴음!!)



하여튼 그 화보집 사러 왔던 때는 16년 백야 시즌이었다. 나는 너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다. 심신이 다 아팠다. 병가를 냈고 도망치듯 페테르부르크로 날아와서 죽은 듯 엎드려 있었다. 서점은 당시 묵었던 호텔에서 가까웠다. 긴가민가 하며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화보집을 구한 것도 기뻤지만 서점 자체도 맘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는 너무 괴롭던 시기라 이렇게 좋았던 기억이 별로 없는데. 고맙다.



매년 뻬쩨르 올때마다 이 서점에 들른다. 지난 여름엔 회원 카드도 만들어서 5% 할인도 받는다. 여름에 여기서 브로드스키의 시가 적힌 멋진 검정 에코백을 사서 지금도 잘 쓰고 있다. 오늘 들렀을때도 이쁜 에코백 있음 사려 했는데.. 있긴 있었지만 도블라토프 에코백은 너무 얇아서 비실용적이었고 형광스카이블루의 멋진 해골 그림 에코백은 사이즈가 너무 커서 나에겐 버거워 포기함... 힝...







그러니까... 셉카벨이나 노바야 골란지야 같은 현대미술 야외 복합공간보단 이런 아늑한 서점이 더 좋다. (나 심지어 몇년간 현대미술 관련 업무도 했는데 다 소용없다 ㅋ 하긴 현대미술 자체를 싫어하진 않지만 나는 이른바 공공미술 스타일과는 코드가 안 맞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함)







엽서나 배지 등 이쁜 기념품들도 있으니 뻬쩨르 가는 분들, 러시아어 모르더라도 아늑한 서점 좋아하시면 한번 들러보세요! 난 커피 안 마셔서 차를 마셨지만 커피가 또 괜찮은 모양인지 다들 커피를 주문한다. 창가에 십여분만 앉아 있어도 온몸에 커피향이 배는데 매일 신선한 원두를 갈아서 쓴다고 적혀 있고 그래선지 냄새가 싫지 않다. 그러니 여러분, 여기 잠깐 들러 커피 한잔쯤 마셔봐도 좋을듯!!! 그리고 여기 에클레어가 엄청 소박한데 맛있음!!!







이 문을 열고 용기를 내어 들어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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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벽에 깬 후에도 도로 자는 걸 반복해서 간신히 8시간 넘게 수면을 취했지만 내내 졸리고 멍했다. 피로도 누적되고 춥고 햇볕도 안 나서 그런 것 같다. 조식 먹고 방에 돌아와 침대에 들어갔다가 다시 너무 졸려서 오늘은 그냥 종일 호텔에 처박혀 쉴까 했다.


근데 일기예보엔 돌아가는 날까지 계속 비오고 오늘만 잠시 해가 난다고 했다. 그래봤자 춥겠지 하며 낑낑대고 있는데 갑님에게서 업무문자가 오는 바람에 결국 일어났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거 체크하고 갑님과 메시지 나누느라 잠이 좀 달아나서 밖으로 기어나왔다.



여름에 왔을때 가려다 못간 셉카벨 항구에 가보기로 하고 트롤리버스를 탔다. 바실리예프스키 섬 한쪽 바닷가 항구인데 최근 공원+현대예술+레스토랑/카페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해 올해 뻬쩨르에서 아주 힙한 곳이 된 곳이다. (여기가 사실 예전에 내가 지냈던 기숙사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인데 힙한 구석은 하나도 없는 곳이었다)






하여튼 궁금해서 한번 가봤는데 역시나 지금은 바닷가 가기에 최악인 날씨였다. 가뜩이나 황량한 스타일인데 칼바람.... 잿빛 바다... 흑... 얼어죽는 줄 알았다. 현대미술과 콘크리트 등 노바야 골란지야랑 많이 비슷했지만 여기가 더 춥고 아직 덜 꾸며져서 날것이라 더 휑하다 ㅠㅠ 하긴 난 노바야 골란지야도 딱히 취향은 아니었다. 나는 힙스터가 되기엔 너무 게으르고 또 아늑한 걸 좋아한다 ㅠㅠ



사진만 세장 올려봄. 맨위랑 이 아래는 건물 벽화. 올 봄쯤 아티스트들이 벽화 프로젝트를 했었다. 두번째는 황량하고 추운 바다 풍경.







셉카벨이 너무 추운데다 별로 맘에 드는 스타일이 아니어서(식당과 카페는 괜찮아보이는 곳이 이것저것 있었지만 끌리진 않았다) 결국 나는 여기서 나와 도로 전차를 타고 네바 강과 궁전 교각을 건너 네프스키 중간에 내려 리쩨이니 대로에 있는 서점에 갔다. 흐흑 마음의 안식처.. 거기서 미니 에클레어 두개와 홍차를 해치우고 좀 회생.



서점에서 책 구경하다 나와서 고로호바야 거리에 있는 한국식당에 갔다. 넘 피곤하고 지쳐서 밥이랑 국물이 먹고파서. 뻬쩨르에서 한국식당 간 거 십년도 넘었는데. 여기는 요즘 인기가 좋은 곳이라 해서 갔다. 해물탕 중간 맵기로 시키고 밥 추가했는데 의외로 정말 먹을만했다.



뜨거운 국물 먹고 조금 땀도 남. 그래서 숙소 돌아오는 길에 다샤 아이스크림 사 먹음(뭐야 이게 ㅋ)



방에 돌아와 늘어져 있는데 료샤가 일을 마치고 들렀다. 셉카벨 갔다가 망한 얘길 해주니까 나보고 겨울에 왜 거길 가냐고 바보라고 비웃었다 ㅠㅠ 흑흑 나도 알아 엉엉 옛날에도 그 동네는 추웠어. 그치만 궁금했단 말이야 엉엉..



웃긴 일 하나. 료샤가 왔을 때 나는 씻으려고 욕조에 입욕제를 풀고 뜨거운 물을 받고 있었다. 근데 바깥에서 쿵쿵거리는 소음이 들렸다. 계속 들렸다. 소음에 민감한지라 좀 짜증이 났다.



나 : 어휴 여기는 좋은 호텔인데 왜 방음이 잘 안되는 거지... 창문도 닫고 커튼도 쳐놨는데.. 역시 이삭 광장 쪽이라 그런가....


료샤 : (욕실에 들어가봄) 야, 욕조에 물 받는 소리자나!!!



그랬다... 욕조 바닥에 물이 콸콸 쏟아지는 소리였다 ㅠㅠ



료샤는 나에게 '바보 바보' 라고 하였다. 추운데 셉카벨 갔다오고, 욕조에 물 받는 소리를 바깥 소음으로 착각해 애꿎은 호텔을 탓하고. 나는 더블로 바보임 ㅠㅠ




... 이제 수목금 사흘만 지나면 토욜에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흑 벌써부터 아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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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좀 넘어 잠들었지만 여섯시간 반 정도 자고 깼다. 날씨 때문에 내내 졸리고 피곤한데 시차 적응이 이번따라 더 안되네.


일곱시 안돼 깬 후 자보려고 뒹굴다 결국 조식 먹고 왔다. 도로 침대에 들어가 어제 산 뻬쩨르 여행서 좀 읽으며 오늘 어디 갈까 생각하다 스몰니 사원에 오랜만에 가보기로 함. 숙소 근처에서 트롤리버스 5번을 타면 갈 수 있다.


스몰니에선 아주 옛날 첨 갔을때 쥬인과 거북이랑 같이 수업을 들었고 십여년 전 다시 갔을때도 그랬다. 그 이후엔 갈 일이 거의 없었다. 료샤가 스몰니 근처 동네에 살기는 하지만 걔네 집 갈때도 그 방향으로는 안 가서 굳이 갈 일이 없다. 게다가 좀 멀고 또 네바 강변을 등지고 있어서 강바람도 추운 곳이다. 이쪽에 정부 기관들이 있어서 분위기도 좀 삭막.



그래도 한번 오랜만에 가보았다. 넘 오랜만이었다. 옆의 공원을 산책하며 젖은 검은 흙을 밟고 마르크스 동상도 다시 보고. 스몰니 사원에 들어가서 초도 켜고 기도도 했다. 옛날엔 부속건물에 있는 교실에서 수업만 들어서 막상 이 사원 안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사원 안은 넓고 휑했다.



수업 받았던 건물 앞에 서자 옛날 생각이 많이 났고 세월이 이토록 빠르게 흘렀다는 사실에 좀 아득했다. 쥬인 손 잡고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세월이 무상하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저런 기분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네프스키에서 내려 로모노소프 가게 갔다. 새로 나온 이쁜 빨강 금빛 찻잔이랑 네바 강 그려진 뻬쩨르 찻잔 샀다. 행사 기간이라 두개 사면 하나 공짜로 준다 해서 파란 드레스 입은 귀족여인 찻잔을 골랐다.



숙소에 돌아오니 너무 배고프고 으슬으슬하고 습했다. 료샤랑 레냐 볼때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배고파서(아침 먹은 후 빈속...) 근처 식당에 갔다. 팔로우하는 뻬쩨르 출신 일러스트레이터가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곳인데 괜찮아 보여서.



맨위 사진의 핀란드 우하 먹었다. 크림이 든 생선 수프이다. 춥고 습한 날씨라 어쩐지 먹고 싶어서.



핀란드 우하를 먹으면 언제나 두셰브나야 꾸흐냐와 친절했던 데니스가 생각난다. 안타깝게도 그 식당은 언제인지 문을 닫았다. 데니스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자묘르즐리?' (추워서 얼었어요?) 하고 묻던 부드러운 목소리도 기억에 생생하고. 나는 몇달 전에 쓴 미니 단편에서 알리사가 미샤에게 이 수프를 데워주게 만들었었다. 데니스에 대한 기억과 또 다른 여러가지를 되살리며.



이 식당의 핀란드 우하는 크림이 진하지 않고 가벼워서 먹기는 더 편했다. 맛있었고 몸이 따스해졌다.







연어와 이름모르는 흰살 생선, 감자와 홍합 한개가 들어 있었다.



수프와 함께 치킨 커틀릿을 먹었다. 그것도 맛있었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남겼다.



먹고 나니 허기가 가셨다. 근처 조그만 식료품점에서 에스키모 아이스크림을 한개 사서 디저트로 입가심을 했다.



료샤랑 레냐가 방에 와서 좀전까지 같이 놀고 얘기 나눴다. 어젯밤에도 친척집 갔다 돌아오면서 얘들이 깜짝 방문을 했다. 시간이 늦어서 어젠 십분만 있다 갔는데 레냐가 그때 분홍 장미 세송이를 주었다. 즉, 내가 슈클랴로프님에게 눈이 멀어 공연 보러 갔던 것을 용서해준 것이다 ㅋㅋ 도량이 넓은 우리 레냐 :)







갱지로 둘둘 말아서 갖다준 분홍장미 세송이 :) 레냐는 그래도 약간의 뒤끝을 드러냈다.



레냐 : 쥬쥬는 나 아니고 슈클랴로프한테 꽃 줬지만 나는 쥬쥬한테 꽃 준다아!!! 나는 진정한 남자야!!!



으앙 레냐야 내가 양갱이랑 붕어빵 과자랑 새우깡이랑 양파깡, 오징어땅콩 챙겨왔자나 ㅠㅠ (레냐 좀 할머니나 아재 입맛이라 이런 과자들 좋아함 ㅋ 그리고 얘는 지금도 어릴때와 변함없이 양갱을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진정한 남자인 레냐에게서 용서의 징표인 꽃을 받아 고맙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오늘 내 방에 온 레냐는 내가 세개의 물병에 꽃을 나눠서 꽂아 여기저기 놓아둔 것을 보며 뿌듯해 했다 :))




료샤랑 레냐는 좀전에 돌아갔고 나는 오늘의 메모를 적고 있다. 졸려서 결국 오늘도 발레 후기를 못 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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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12. 02:14

날씨는 계속 이렇다 2017-19 petersburg2019. 11. 12. 02:14






예상은 했지만 흑흑 파란 하늘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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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11. 21:03

스몰니 사원 2017-19 petersburg2019. 11. 11. 21:03





오랜 추억의 장소. 다시 다녀옴.



 






여기서 수업 듣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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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11. 17:43

반코프스키 다리의 황금날개 사자 2017-19 petersburg2019. 11. 11. 17:43







카잔 성당 뒤의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걷다 보면 나타나는 유명한 반코프스키 다리. 네마리의 황금날개 달린 사자들이 다리 양쪽을 지키고 있다. 보통 그리핀이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뜯어보면 그리핀은 아니고 날개 달린 사자임. 얘들 안쪽에 동전 던져 들어가면(다리인지 어디에 구멍이 있음. 나도 전에 해봤는데 어딘지 긴가민가)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다.



어제 빗방울 맞으며 걸어들어가다 폰으로 찍어봄.







근데 사진은 왜 또 있어보이지... 날씨 우중충해서 괴로웠음 ㅠㅠ 오늘도 우중충. 조식 먹고 들어와 침대에 좀 누워 있었다. 이제 샤워하고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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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11. 03:57

돌아오는 길에, 비가 주룩주룩 2017-19 petersburg2019. 11. 11. 03:57





비가 이렇게 주룩주룩 왔다. 운하 따라 걸어서 호텔 돌아오는 길에 그래도 폰으로 한장 찍음. 이삭 성당이랑 아스토리야 호텔.






흑흑 사흘이 넘었는데 비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저 빨간 차양 내내 걷혀 있음 ㅠㅠ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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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알고 보니 태풍 영향권에 들어서 기온이 오르고 비가 내리는 거라고 함. 어쩐지 오늘 패딩 입고 나갔다가 덥고 습해서 힘들었다.



목욜 한밤중에 도착해 금토 연속 밤 공연 보느라 피곤했다. 어제는 잠자는 미녀가 4막짜리라 11시 넘어 끝난데다 돌아와서는 마샤랑 잠시 얘기 나누느라 두시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시차 적응이 안되어 일곱시 좀 넘어 깬 후 결국 도로 자는데 실패했다. 포기하고 조식 먹은 후 오전에 기어나갔는데 비가 주룩주룩 왔다. 이런 날은 원래 박물관이다. 아니면 백화점에 갈까 하다 일단 러시아 박물관 근처에 내렸다.



그러나... 이미 습하고 덥고 다리 아프고 졸리고 피곤하고... 도저히 드넓고 기다란 그 박물관을 돌아다닐 상태가 아니었음. 그래서 사랑해마지 않는 금발의 가브리엘 이콘과 브루벨의 악마들을 좀 미뤄놓고(매년 보러 가긴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안 갔었다. 돌아가기 전에 가야지) 근처 예카테리나 카톨릭 성당에 들어가 기도를 좀 했다.








나와서는 길을 건너서 카잔 성당 맞은편의 부셰에 갔다. 2층 가장 좋아하는 창가 자리는 못 잡았지만 그래도 그 옆 테이블을 잡아 차 마시며 잠시 책 읽고 늘어져 있었다.



나오니 비가 거의 안와서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따라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근데 운하 옆 좁은 보도는 여기저기 패여 있어 웅덩이들이 많았고 결국 신발과 발이 좀 젖음. 흑...




그래도 방에 돌아오니 이럭저럭 네시가 다 되어 있었다. 거품목욕을 좀 한 후 멍때리다가 들어오는 길에 사온 도시락 컵라면에 누룽지 말아서 간단히 저녁 먹었다. 나가서 먹기도 귀찮다.



료샤랑 레냐는 오늘 친척집에 가서 못 봤다. 내일 볼 듯하다.



료샤랑은 금욜 저녁에 만나 젊은이와 죽음을 같이 봤었다. 끝나고 내 방에 들렀는데 물론 흑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그의 영원한 사랑 노란 맥심 커피믹스 ㅋㅋ


맥심 백개들이 안겨주니 료샤넘은 좋아하면서도 '야, 넌 그 슈클랴로프넘한텐 꽃도 주고 또 뭔가 훨 좋은 거 주라고 안내원한테 맡기더라, 근데 소중한 친구한텐 기껏 믹스커피...' 하고 꿍얼꿍얼.



'야 임마 질투나면 그분처럼 엄청나게 춤을 잘 추란 말이야!' 라고 했더니 '쳇. 엄청나게 잘생기란 말이겠지. 얼굴밝힘...' 하고 또 꿍얼꿍얼. 그런데 뭔가 곰곰 생각해보니 발로쟈님은 절대미모이기 때문에 또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어려워서 걍 가만히 있었다 ㅋㅋㅋ



원래 오늘은 방에 일찍 돌아왔으니 발로쟈가 춘 젊은이와 죽음 다시 본 후기랑 어제 잠자는 미녀 1890년 버전 후기 를 써보려 했는데 수면부족으로 너무너무 졸려온다.



오늘 후기를 남길지 내일이든 모레일지 모르겠어서 짧게 요약하면 젊은이와 죽음은 몇년만에 다시 슈클랴로프님 무대를 본 거였는데, 훨씬 성숙했고 또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게 되었고 좀더 물흐르듯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후반부로 가서는 불처럼 로켓처럼 폭발하고 또 폭발했다. 관객들이 숨도 못 쉬고 봤다. 아아아 발로쟈, 당신 너무 근사하오... 흐흑...



아 피곤하다. 저녁 먹은 거 소화만 되면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헉헉... 근데 벌써 사흘이나 휙 갔어 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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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10. 17:15

마린스키 극장 야경 2017-19 petersburg2019. 11. 10. 17:15





그저께 젊은이와 죽음 보고 나오면서 찍은 마린스키 사진. 왼편 민트 블루 고풍스런 건물이 구관.







좁은 운하를 사이에 둔 신관. 운하 수면에 조명이 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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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10. 17:05

자는 거 포기하고 아침 먹고 옴 2017-19 petersburg2019. 11. 10. 17:05




시차 때문에 결국 더 못 자고 조식 먹으러 내려갔다 옴. 어제 공연 때문에 점심 저녁 대신 케익이랑 미니 복숭아로 때웠더니 배가 고파서 더 잠이 안 오는 거 같아서.



사진만 보면 엄청 간소한 과일과 요거트, 주스와 홍차 아침 같지만....







두둥. 배고프고 에너지 방전돼서 치즈 오믈렛에 프렌치토스트 해달라 요청. 전부 해치우심. 탄수화물과 당분 폭발! 그치만 치즈 오믈렛은 단백질이니까 괜찮아!!!



먹고 나니 좀 살 거 같고... 방에 들어오니 쫌 졸린데 자기는 애매하고. 비 오니까 박물관이나 백화점 중 한군데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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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10. 14:02

자다 깨서, 본치 카페 두 장 2017-19 petersburg2019. 11. 10. 14:02




도착하자마자 연이틀 계속 공연 보고 오느라 다른 데는 가지 못했고 게다가 날씨도 안 좋아서 사진도 거의 안찍음.


어제 잠시 들러 차 마셨던 본치 카페 사진만 두장 올려봄. 숙소에서 가까움(도보 십분) 여기랑 역시 근처의 고스찌, 마린스키가 지난 이틀 동선의 전부.







새벽 늦게 잠들어서 수면부족인데 도로 자고 또 많이 자야 한다. 근데 시차 때문에 4-5시간 자면 깨어남. 힝... 그래도 다시 자봐야지. 오늘도 조식 건너뛰어야지. 어제만 먹었음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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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8. 20:41

오후에 나옴, 여긴 역시나 겨울 2017-19 petersburg2019. 11. 8. 20:41





자고 일어났더니 눈 펄펄 와 있고 길은 다 젖음. 패딩 입고 나왔다.



늦게 일어나 조식 놓침. 워낙 늦게 도착한터라 오늘 조식은 못먹을거라 예상했다.







두시쯤 나와 근처 고스찌에 와서 점심 먹는 중. 근데 이제 런치 메뉴 없어졌다 함. 슬프다 흑 ㅠㅠ 하여튼 토마토소스 창꼬치 구이 시켜서 먹는 중인데 런치메뉴가 아니라서 비싸지만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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