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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달리 카페 사보이가 정면으로 등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사진은 카페 사보이 앞에서 찍었으니까. 사보이 문 앞에 놓여 있던 재떨이였던 것 같다. 

 

 

2016년 9월. 프라하. 

 

 

16년의 프라하와 페테르부르크는 별도 폴더로 정리해두었는데 그 해 여름과 가을에 이 두 도시에 3주씩 머물렀었다. 내게는 무척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당시 사진들을 보면 그때의 기분, 어떤 식으로 길과 길을 걷고 어떤 마음과 고민에 휩싸여 있었는지, 당시의 햇살과 구름, 바람, 공기, 기온, 습도, 맛과 냄새 그 모든 것들이 기존과 그 후 여행들과는 많이 다른 방식으로 각인되어 재생된다. 

 

 

이때는 말라 스트라나 우예즈드에 있는 로마 호텔의 옥탑 싱글룸에 머물 때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걸어서 다리를 건너고 구시가지에 가거나, 때로는 트램을 탔다. 하지만 주로 걸었다. 9월 초중순이었고 날씨는 찬란했다. 첫 절반은 로마 호텔에 묵었고 이후 구시가지 하벨 시장 근처의 어느 아파트로 숙소를 옮겼다. 숙소를 옮긴 후에는 날씨가 싸늘해졌었다. 

 

 

이날은 카페 사보이에 조식을 먹으러 갔었다. 프렌치 토스트를 먹고 나와서 잠깐 매무새를 다듬다가 카페 앞에 놓인 재떨이를 찍었다. 그리고 카페가 있는 말라 스트라나와 신시가지를 잇는 레기 교를 건너갔다. 

 

 

 

 

 

 

카를 교보다는 항상 이 레기 교를 따라 걷는 것을 더 좋아했다. 말라 스트라나와 캄파 쪽에서는 마네수프 다리를 따라 걷는다. 웬만하면 카를 교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는 편이었다. 처음 놀러 갔을 때는 마냥 웅장하고 아름답다 생각했지만 수차례 이 도시를 방문하고 또 몇달 살기까지 하고 나면 관광객들로 번잡한 곳에는 가급적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게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레기 교에서 바라보는 카를 교와 프라하 성, 구시가지 풍경이 더 아름답다. 

 

 

 

 

 

 

이렇게. 

 

 

 

 

 

 

레기 교를 건너 신시가지로 들어오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큰 도로를 따라 걸으면 북적거리고 번쩍거리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오면 그림자도 공기도 달라진다. 이쪽 골목들은 응달이 많았다. 이따금 이쪽 골목들로 들어가 좀 돌아서 걷다가 길을 건너 카페 에벨이 있는 구시가지로 들어가곤 했다. 이제 레테조바 골목의 카페 에벨은 사라졌으니 그쪽 산책 코스는 아마도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남은 것은 카프로바 거리의 가장 작은 본점 뿐. 

 

 

 언제 다시 이곳의 골목들을 따라 걷고 다리를 건널지 잘 모르겠다. 다른 해에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들을 볼땐 안 그런데 16년의 사진들을 보면 마음이 여전히 고동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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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8. 16:22

라넌큘러스 오후 tasty and happy2021. 2. 28. 16:22

 

 

 

일요일 오후.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우중충하다. 기온은 높은데 흐려서 그런지 몸이 으스스해서 스카프를 두르고 심지어 좀전엔 난방도 올렸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 일요일 오후 티타임은 이렇게. 라넌큘러스들은 여기저기 소분해 꽂아두었다. 꽃들과 함께 하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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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7. 16:52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2. 27. 16:52

 

 

 

 

토요일 오후 티타임. 

 

 

과로와 무리 때문인지 콧물/재채기 증세가 있음. 열은 없어서 다행이다만 하여튼 쉬고 있다. 아침에 도착한 라넌큘러스들과 함께. 겨울 꽃이니 이제 마지막이겠거니 하고 한번 더 주문해 보았다. 오늘은 노란색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도 끼어 있어 좋다. 사진은 꽂은지 얼마 안돼서 물올림이 아직 덜 되었을 때라 꽃들이 좀 구겨져 있는데 지금은 좀더 반듯하게 활짝 피어오르고 있다. 

 

 

 

 

 

 

오랜만에 꺼낸 밤 찻잔. 찻잔 이름이 밤(nochi)이다. 예전에 네프스키 거리의 로모노소프 가게에서 이거 사면서 '이름마저 너무나 낭만적이다' 하고 생각했었다. 

 

 

 

 

 

 

꽃은 화병 세 개에 나눠서 꽂아두었다. 다 피고 나면 아마 유리잔과 작은 꽃병을 두어개 더 꺼내야 할 것이다. 

 

 

 

 

 

 

아직은 꽃잎이 쫌 꾸깃꾸깃. 

 

 

 

 

 

 

 

 

 

 

 

 

 

 

 

오랜만에, 타마라 카르사비나의 회상록 읽음 :) 이 책을 꺼내면 이미 오래 전이 되어버린 2006년 즈음, 뻬쩨르의 기숙사 방에 앉아 조금 추위에 떨며 이 책을 열심히 읽던 기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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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3. 23:04

구름 아래 판탄카 2017-19 petersburg2021. 2. 23. 23:04




자기 전에, 폰에 있는 사진 뒤적이다 하나 올려봄. 19년 7월, 페테르부르크. 판탄카 운하. 늦은 저녁 산책.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지만 그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수면이 반짝였다. 여름이었으니까. 백야 시즌. 다시 가고 싶다. 쓰기 시작한 글의 공간적 배경이 이 판탄카 운하 어딘가에 있는 집이라 이쪽 동네들을 떠올려보는 중. (결국 주말에 겨우 한 문단 시작한 후 너무 바빠서 멈춰 있긴 하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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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1. 16:47

모퉁이로 접어들면서 2016 petersburg2021. 2. 21. 16:47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서 이삭 광장으로 접어드는 모퉁이. 왼쪽 건물은 앙글레테르 호텔. 1층에는 샤스찌예 카페가 있다. 모퉁이를 돌면 아스토리야 호텔이 앙글레테르 옆에 붙어 있다. 

 

 

2016년 12월 오후. 막 해가 진 후라 푸르스름하다. 저때 겨울은 추웠다. 사진은 당시 쓰던 아이폰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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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1. 15:59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2. 21. 15:59

 

 

 

일요일 오후 티타임. 날씨가 너무 따뜻해져서 적응이 잘 안된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곤하다. 

 

 

 

 

 

 

 

 

 

 

 

 

꽃이 서서히 시들어서 스토크는 꽃잎들이 이미 마르고 있다. 유칼립투스는 더 먼저 말랐음. 라넌큘러스는 기특하게 아직 살아 있는데 가장 커다랗게 핀 꽃은 물 갈아주러 꺼낼 때마다 겉꽃잎이 한두 장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카페 에벨 찻잔 꺼냄. 엄청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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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함께 등장한 미샤랑 지나, 그리고 센터를 차지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인 게냐. 셋이 같이 찰칵 사진 찍음. 이 셋을 같이 그려본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음 :) 게냐는 잠이 덜 깼는지, 아니면 사진 찍을 생각이 없었는데 막판에 가운데로 끌려나와서 멍때리다 얼떨결에 찍힌 표정. 

 

 

 

미샤 : 너 영광인 줄 알아~ 내가 센터를 이렇게 선뜻 내주다니. 뒤로 이렇게 물러나주고! 이런 일 거의 없어~

 

 

게냐 : 내주려면 나도 제대로 준비됐을 때 내줘야지 이게 모야 ㅠㅠ 나 혼자 어리버리 멍때리고... 

 

 

지나 : 괜찮아 괜찮아 귀여워~ 

 

 

게냐 : 사진 보니까 둘다 윙크하고 있자나요... 그런 컨셉인 거였으면 나한테도 얘기해줬어야지 엉엉... 나두 윙크하면서 찍었어야 되는데 힝... 

 

 

미샤 : 야, 내가 너를 배려해서 윙크한 거야! 내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눈웃음을 치며 찍었으면 나의 미모가 너무 눈부셔져서 센터고 뭐고 너는 보이지도 않아~ 

 

 

게냐 : 그게 뭐야 ㅠㅠ 그런 배려 너무 슬프잖아! 정말이야? 혹시 지나도 그런 거야? 그런 거에요? 

 

 

지나 : 나는 하도 오래 저 말썽쟁이랑 같이 다니다 보니 사진 찍을 때도 자기도 모르게 같은 표정이 나오더라고~ 

 

 

게냐 : 힝... 사진 다시 찍어줘. 나도 윙크하면서 셋이 같이.... 

 

 

토끼 : 힘들어. 세명 같이 그리는 거 피곤해. 누구는 눈 뜨고 있는 그림이 없다고 투덜거리는데 너는 이 정도면 엄청 대접이 좋은거야! 

 

 

게냐 : 그게 누군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그리구 왜! 어째서! 저 둘은 나보다 훨씬 엄청나게 나이 더 많은데 왜때문에 저렇게 쌩쌩해보여? 나의 유일한 무기인 젊음은 왜 부각을 안 시켜주는거야? 

 

 

미샤 : .... 이봐, 내가 미모에 동안이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 건 아니야. 그냥 타고난 거야. 너무 상심하지 마. 

 

 

지나 : 울지 마 게냐야. 나는 화장빨이야~ 그렇다 쳐~ 

 

 

게냐 : 다 똑같아 엉엉... 

 

 

트로이 : 너무해... 다들 복에 겨웠어... 나는 이번에 그림에 등장시켜주지도 않았으면서 어째서 눈을 떠본 적이 없느니 뭐니 하며 또 끌고 들어와서 의문의 1패 시키는 거야 ㅠㅠ 난 윙크라도 해봤으면 좋겠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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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0. 18:15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2. 20. 18:15

 

 

 

새벽에 깼다가 '아, 토요일이구나. 늦잠 잘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굉장히 안도하며 도로 잤다. 그래서 늦잠 자고 토요일 오후 티타임은 이렇게. 오늘은 스토크와 라넌큘러스에 맞춰 찻잔도 분홍색 계열로. 

 

 

 

 

 

 

기분 전환을 위해 가벼운 읽을거리 계속. 삼총사를 다시 읽었으니 당연한 순서로 이 책으로 넘어옴. 그런데 나는 항상 이 소설보단 삼총사를 더 좋아했다. 이 소설은 보물 찾고 은혜갚는 파트까지만 좋아하고 정작 복수를 다루는 기나긴 이야기들은 딱히 내 취향이 아님. 그래도 한번 잡으면 머리 아프지 않게, 기분 좋게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1~2년에 한번쯤은 다시 읽게 됨. 

 

 

 

 

 

 

 

 

 

 

 

 

맨 위 사진과 다른 점 : 만개한 라넌큘러스가 꽂힌 화병을 하나 더 올려둠. 꽃들은 아직 이렇게 살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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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5. 16:16

휴일 마지막 날 오후 tasty and happy2021. 2. 15. 16:16

 

 

 

 

연휴는 끝났지만 오늘 하루 휴가를 낸 덕분에 집에서 쉬며 오후의 차를 우려 마셨다. 이 한가로움도 이제 오늘로 끝. 간밤에 너무 늦게 잠이 들어버렸고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서 내일부터의 노동 리듬이 걱정되어 홍차는 디카페인 70%, 다즐링 30%로 배합했다. 그랬더니 두통이 제대로 가시지 않음 ㅜㅜ

 

 

 

 

 

 

 

 

 

 

어슐러 K. 르 귄의 강연과 서문, 서평 모음집이 나와서 얼마 전 주문했는데 틈나는 대로 읽고 있음. 나는 이 작가를 매우 좋아하지만, 사실 에세이에서는 좀 선생님 같은 느낌이라(너무너무 진지하셔서) 이분은 소설을 읽는 쪽이 더 마음에 드는 타입이다. 그건 그렇고 이 책 표지는 별로 내 취향이 아님... 너무 알록달록... 

 

 

 

 

 

 

 

 

 

 

소분해 놓은 꽃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이제 꽃들이 활짝 펴서 화병 네 개에 나눠 꽂아야 한다. 튤립들 중에서도 오렌지 튤립은 완전히, 꽃잎이 바깥으로 뒤집어질 정도로 피어버려서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 오렌지 튤립은 활짝 피니까 쫌 호박꽃을 연상시키는 구석마저 있다 ㅋㅋ

 

 

 

 

 

 

사진을 제일 잘 받는 건 바로 이 노랑 빨강 두겹 튤립 :) 실물보다 사진에서 더 이뻐보임. 색채 대비 때문에 흰 벽을 배경으로 하면 그림처럼 보여서 그런 것 같다. 

 

 

 

 

 

 

연분홍 튤립이 제일 여리여리하고 대도 쉽게 꼬부라지고 처져서 한 송이는 라넌큘러스와 스토크 사이에 꽂아두었다. 나름대로 색깔을 맞춰줌. 

 

 

 

 

 

 

프리지아들도 많이 피어서 따로 꽂아두었다. 그리고 호박꽃 쫌 닮은 오렌지 튤립 한 송이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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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5. 00:15

아침잠 많은 꼬맹이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21. 2. 15. 00:15

 

 

 

튤립 지나 옆에 그려주려다 애플 펜슬이 삐꾸가 되어 결국 출연 불발되었던 미샤. 비록 꽃과 함께 등장하는 대신 잠 덜 깨서 멍하고 부스스한 몰골로 나타났지만 ㅋㅋ 어쩐지 월요일을 앞두고 더 어울리는 표정인 것 같음. 세수하러 와서 거울 앞에 얼굴 들이민 채 멍때리는 중. 

 

 

어릴 때부터 아침잠이 많아서 첫 수업 땡땡이의 유혹에 사로잡히고... 그 와중에도 아이스크림 생각 :) 

 

 

아으 나도 아침에 알람 울리면 항상 저렇게 생각하지... 졸려... 휴가내고파. 회사 가기 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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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4. 15:56

일요일 오후, 오디세이아, 튤립 tasty and happy2021. 2. 14. 15:56

 

 

 

 

일요일 오후 티타임. 어제 일리아스를 다 읽은 후(역시나 헥토르의 죽음과 프리아모스 왕이 아킬레우스 찾아가 흐느끼는 장면에서 눈물이 ㅠㅠ), 오늘은 오디세이아를 마저 읽고 있다. 이 책도 역시 옛날옛날에 산 거라 엄청 바랬음. 당시엔 인터넷 책 주문 그런 게 없었고 그저 동네 서점들이나 시내의 큰 서점에 가서 발견하는대로 샀던 터라 출판사나 번역을 따질 여유가 별로 없었는데, 사실 이 판본은 번역이나 인쇄 상태가 별로 안 좋아서 새로 살까 생각도 든다.

 

 

 

일리아스에서 심금을 울리는 장면이 헥토르와 프리아모스 왕인 것과 마찬가지로 오디세이아에서도 내 가슴을 울리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장면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천신만고 끝에 귀향한 오디세우스가 거지꼴로 몰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가 사랑했던 사냥개 아르고스가 주인을 알아보는 장면이다. 너무 늙고 기력이 없어 주인에게 달려가지도 못하고 그저 반가워하다 곧 세상을 떠나는 아르고스에 대한 짧은 묘사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옴. 

 

 

 

오늘도 미세먼지 때문에 날씨가 너무 흐리고 어두컴컴하다. 이른 오후부터 차를 마셨는데 빛이 잘 들지 않아 속상했다. 티타임 사진 몇 장 + 그리고 활짝 핀 튤립 사진들도 몇 장. 

 

 

 

 

 

 

 

 

 

 

 

 

 

 

 

 

 

 

 

 

 

 

 

 

 

 

 

 

 

 

 

 

 

 

 

 

 

 

 

 

 

 

튤립은 정말 화려하고 그림처럼 예쁘다. 그리고 장미처럼 가시나 잎사귀 손질이 까다롭지 않아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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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3. 20:17

토요일 오후 티타임 + 일리아스 tasty and happy2021. 2. 13. 20:17

 

 

 

 

토요일 오후 티타임은 이렇게 보냈다. 저 책은 무려 중학생 때인가 고등학생 때 샀던 것인데 부모님댁에 있던 것을 들고 왔다. 책이 너무 오래되어 누렇게 바랬고 글씨도 흐려짐. 되게 오랜만에 다시 읽고 있는데 역시 한번 잡으면 놓을 수가 없다. 이거 다 읽으면 당연히 오디세이아를 이어 읽어야 함. 학창 시절부터 닳도록 읽었던 책들인데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읽었던 건 10년도 훨씬 전이었던 것 같다. 

 

 

 

일리아스에는 무수한 누구의 아들인 a와 또 누구의 아들 b가 맞붙는 순간들이 이어지고 상대방 중 하나는 창이든 칼이든 화살이든 돌멩이든 하여튼 맞아서 죽는 장면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특출난 영웅들은 물론 예외지만, 수많은 인물들이 파도치듯 밀려오고 스러지며 나아간다. 누구의 아들, 어느 가문, 어느 왕국, 또 누구의 아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이기고 죽는다. 재미로 따지자면 오디세우스 1인에 집중되고 각종 아기자기한 모험들이 이어지는 오디세이아가 더 재미있겠지만 일리아스 안에는 정말이지 모든 것이 다 있다. 

 

 

그건 그렇고 이 책은 읽을 때마다 '우와... 엄청 간결한 문구들이지만 진짜 정곡을 찌르게 잔인한 묘사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듬. 창을 던졌더니 눈으로 들어가 혀를 꿰뚫고 턱으로 나왔다느니, 화살이 엉덩이뼈를 부수고 방광을 꿰뚫었다느니, 무릎이 꺾어지기 전에 머리와 코와 입이 먼저 아래로 떨어졌다느니 등등... 한 문장 안에서 공격과 파괴, 죽음이 동시에 다 일어나고 완결된다.

 

 

그리고 이 완역본을 읽기 앞서 초등학생 때 어린이문고로 읽었던 '트로이의 목마'나 역시 어린이 판본의 그리스 신화까지 거슬러올라가봐도 나는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트로이를 응원했었다. 트로이 쪽이 너무 불쌍했다. 그리고 파리스가 뭐 그리 잘못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운명의 장난! 그저 여신들 싸움에 등터진 거 아닌지... 권력과 재물, 지혜, 아름다움 이 세가지 중 고르라고 했을 때 아름다움을 고른 것이 뭐 그리 잘못인가! 뭐 별로 용감한 인물이 아니어서 파리스는 딱히 좋아하진 않았지만 고결한 헥토르를 좋아했었음. 헥토르 죽을 때랑 목마 들어와서 트로이 망할 때 눈물 흘렸었다 흐흑...

 

 

 

오후에 차 마시면서 열심히 읽어서 이제 파트로클루스의 출전 장면을 앞두고 있다. 이 사람이 또 불쌍하다. 아킬레우스라는 인간은 딱히 정이 안 가는데 파트로클루스는 훨씬 인간적인데다 비극적으로 죽게 되니 불쌍함. (생각해보니 비극적으로 죽는 등장인물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인가... 하다가, 일리아스에서 안 죽는 사람이 별로 없고 이 책엔 안나와도 트로이 전쟁 막바지부터 귀국 후까지도 왕창 죽어나가니 꼭 그래서도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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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그린 지나 :) 집에 가득한 튤립을 기념해서 그려봄. 

 

 

 

원래 쓰던 글에서도 지나는 튤립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팬들이 지나에게 값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튤립 꽃다발을 바치곤 했음. 

 

 

이 그림은 원래 왼쪽에 장미 물고 있는 미샤를 같이 그려주려 했던 건데... 애플 펜슬이 이제 완전히 맛이 가서 선이 그어지지 않는터라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결국 튤립과 지나만 그리고 끝내버림. 본시 휙휙 엄청 대충 빨리빨리 휘갈기는 재미로 그리는 건데... 2월 가기 전에 복지포인트로 새 아이패드와 펜슬을 장만해야겠다... 

 

 

 

하여튼 미샤는 장미를 제일 좋아하고 지나는 튤립인데... 미샤는 비록 못 그렸지만 왼쪽 한구석에서 '지나야, 그래도 꽃 중의 꽃은 장미 아니겠니?' 하며 쫑알거리고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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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2. 21:59

설날 오후 티타임 tasty and happy2021. 2. 12. 21:59

 

 

 

아침 일찍 화정 집으로 돌아왔고 눈을 붙인 후 오후에 이렇게 차를 마셨다. 설날 오후 티타임. 어제 아침에 도착한 꽃들과 함께. 

 

 

 

 

 

 

 

 

 

튤립들은 다른 화병에 꽂아둠. 튤립은 키가 크고 구부러지며 축축 처지는 스타일이라 티테이블의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스토크와 라넌큘러스, 프리지아를 따로 꽂은 화병을 올려둠. 

 

 

 

 

 

 

 

그래도 아쉬우니 튤립도 삥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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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9. 17:55

생일 축하해요, 블라지미르! dance2021. 2. 9. 17:55






오늘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생일이다 :) 생일 축하해요, 발로쟈! 너무나 멋진 무용수, 너무나 다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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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프라하는 낭만적이라기보다는 음습한 날씨와 고딕 첨탑들 탓에 어둑어둑하고 좀 을씨년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돌이켜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다 가보았다. 돌아다니기에는 가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겨울에 가장 오래 있었다. 겨울에는 세번이나 갔다. 그 중 한번은 두어달 살기도 했다. 

 

 

사진은 2018년 12월. 프라하 성에 갔다가 옆길을 따라 내려와 말로스트란스케 지하철역 쪽으로 걸어가다가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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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7. 15:58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2. 7. 15:58

 

 

 

일요일 오후 티타임. 차를 다 마셨더니 오후가 훌쩍 지나갔다. 저것이 마지막 남은 프리지아, 그리고 2주 넘게 버텨준 라넌큘러스 두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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