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편안하게 읽는 책 tasty and happy2021. 1. 31. 16:02
일요일 오후 티타임.
머리가 아프거나, 집중할 여력이 없고 그저 기분 전환 겸 가볍게 '글자들'과 '문장들'을 읽으며 소일하고 싶을 때 하루키 에세이를 읽는다. 나에게 이 작가는 '여행갈 때 읽는, 비행기나 호텔 방에서 읽기 가장 편안한', '에세이' 작가이다. 소설은 별로 취향이 아니지만 에세이는 좋아한다. 거의 같은 얘기이긴 한데, 하루키가 쓰는 소설의 화법은 좋아하지 않지만 에세이의 화법은 좋아한다. 그리고 그가 글쓰기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에도 이따금 공명한다.
이 책은 벌써 세권째 주문했던 것이다. 두번은 여행갔을 때 가져가서 짐을 줄이려고(아마도 그런 이유였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현지에 놓고 오거나 누군가에게 주고 왔다. 이렇게 보면 은근히 이 사람의 에세이들을 좋아하는 거였구나 싶다. 여행을 가지 못한지 일년이 되었으니 아마도 그 보상심리로 하루키의 외국 시절 에세이들을 들춰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함.
편안한 수면을 이루지 못했고 몇시간만에 깨어나 한참 뒤척이다 다시 좀 잤다. 머리가 아픈 채 깨어났다. 일요일 오후는 지나가는 것이 항상 아까운 시간이다.
프리지아가 많이 피었다. 피어나는 노란 꽃송이들도 이쁘고 향기도 점차 짙어져서 좋으면서도 '생각보다 너무 빨리 피어나는데... 조금만 더 천천히 피어주면 좋겠다... 설 연휴까진 보고 싶은데...' 하고 벌써부터 안타까워하고 있다.
거실의 라넌큘러스. 어제의 유리 볼에서 작은 유리컵으로 바꿔 꽂았다. 많이 시들었다. 그래도 거실 수납장 위의 기다란 화병과 서재의 이콘 테이블 꽃병에 꽂혀 있는 흰색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는 이것보다 훨씬 쌩쌩하게 살아 있다.
일요일 오후가 이미 많이 지나갔다. 일요일이 이틀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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