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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31. 16:02

일요일 오후, 편안하게 읽는 책 tasty and happy2021. 1. 31. 16:02

 

 

 

 

일요일 오후 티타임. 

 

 

 

머리가 아프거나, 집중할 여력이 없고 그저 기분 전환 겸 가볍게 '글자들'과 '문장들'을 읽으며 소일하고 싶을 때 하루키 에세이를 읽는다. 나에게 이 작가는 '여행갈 때 읽는, 비행기나 호텔 방에서 읽기 가장 편안한', '에세이' 작가이다. 소설은 별로 취향이 아니지만 에세이는 좋아한다. 거의 같은 얘기이긴 한데, 하루키가 쓰는 소설의 화법은 좋아하지 않지만 에세이의 화법은 좋아한다. 그리고 그가 글쓰기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에도 이따금 공명한다.

 

 

 

이 책은 벌써 세권째 주문했던 것이다. 두번은 여행갔을 때 가져가서 짐을 줄이려고(아마도 그런 이유였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현지에 놓고 오거나 누군가에게 주고 왔다. 이렇게 보면 은근히 이 사람의 에세이들을 좋아하는 거였구나 싶다. 여행을 가지 못한지 일년이 되었으니 아마도 그 보상심리로 하루키의 외국 시절 에세이들을 들춰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함. 

 

 

 

 

 

 

편안한 수면을 이루지 못했고 몇시간만에 깨어나 한참 뒤척이다 다시 좀 잤다. 머리가 아픈 채 깨어났다. 일요일 오후는 지나가는 것이 항상 아까운 시간이다. 

 

 

 

 

 

 

프리지아가 많이 피었다. 피어나는 노란 꽃송이들도 이쁘고 향기도 점차 짙어져서 좋으면서도 '생각보다 너무 빨리 피어나는데... 조금만 더 천천히 피어주면 좋겠다... 설 연휴까진 보고 싶은데...' 하고 벌써부터 안타까워하고 있다. 

 

 

 

 

 

 

 

 

 

 

 

 

 

 

 

 

 

 

 

 

 

 

 

 

거실의 라넌큘러스. 어제의 유리 볼에서 작은 유리컵으로 바꿔 꽂았다. 많이 시들었다. 그래도 거실 수납장 위의 기다란 화병과 서재의 이콘 테이블 꽃병에 꽂혀 있는 흰색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는 이것보다 훨씬 쌩쌩하게 살아 있다. 

 

 

 

 

 

 

 

 

 

 

 

 

 

 

일요일 오후가 이미 많이 지나갔다. 일요일이 이틀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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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토요일 오후 티타임. 그냥 한가하게 보냈다. 다행히 업무 연락이 오지 않았다. 

 

 

 

 

 

 

 

 

라넌큘러스는 화려한 만큼 시들때도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지며 좀 유난스러운 느낌이라 소박하고 향이 좋은 프리지아를 주문했다. 프리지아는 좀 오래가는 편이니 다음 주말에도 이걸로 버티고 설 연휴 전까진 새 꽃을 사지 않으려고 한다. 

 

 

 

 

 

 

아침에 포장을 뜯었을 때는 거의가 푸르스름한 봉오리였지만 역시 따뜻한 거실에 두니 아래에 달린 꽃송이들부터 조금씩 피어나고 있다. 지금은 좀 더 피었다. 프리지아 향기 맡고 있으면 기분 전환이 된다. 

 

 

 

 

 

 

라넌큘러스들도 아직 남아 있다. 저 동그란 유리 볼에 담아둔 라넌큘러스들은 아마 내일쯤이면 다 시들 것 같다. 

 

 

 

 

 

 

그래도 클로즈업하면 여전히 화려하고 이쁘다. 

 

 

 

 

 

 

기분 전환을 위해 지난번 주문했던 곳에서 다시 카르토슈카를 주문했다. 러시아에 못 가니 기분이라도...

 

 

 

 

 

 

 

 

 

 

 

 

 

 

 

 

 

 

 

 

 

 

 

 

 

 

 

 

 

 

프리지아 한 대가 중간이 똑 꺾인 채 와서 짧게 잘라 미니 유리병에 이렇게 꽂아두었다. 나름대로 귀엽다. 

 

 

 

 

 

 

 

 

 

이건 아침에 막 다듬자마자 꽂았을 때. 프리지아는 다듬을 게 거의 없고 대만 잘라주면 되니 참으로 편하다. 물올림을 막 시작한데다 집안의 온기를 빨아들이기 전이어서 봉오리가 대부분 초록색으로 푸릇푸릇하다. 아침이라 거실의 빛도 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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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9. 21:54

일요일 이른 아침의 드레스덴 몇 장 2017-18 praha2021. 1. 29. 21:54

 

 

 

 

드레스덴 폴더는 따로 만들어 놓지 않았고 당일치기로 다녀왔던데다 영원한 휴가님과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찍어놓은 사진이 별로 없어서 그냥 프라하 폴더에 올려본다. 프라하 갔을 때 하루 짬을 내어 다녀왔던 거라서. 2017년 5월말. 

 

 

 

아주 이른 아침에 프라하의 플로렌스 버스터미널에서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를 타고 갔었다. 일찍 도착한 드레스덴은, 그것도 일요일 아침이었기 때문인지 그야말로 텅 비어 있었다. 가게들마저도 10시 전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영원한 휴가님과 만나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 구시가지를 산책했다. 나중에 dm 가게 앞에서 영원한 휴가님을 기다리는데 자꾸만 집시들이 다가와서 좀 무서워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이제 영원한 휴가님과 뻬쩨르에서, 뽀드삐스니예 이즈다니야 서점에서 다시 재회해 커피랑 차랑 에클레어 먹고 내 회원카드로 할인받아 책을 사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하나는 프라하, 하나는 베를린에 여행을 와서는 '중간지대가 드레스덴이니 거기서 만나요~' 하고 만났던 이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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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4. 16:19

일요일 오후, 라넌큘러스들 tasty and happy2021. 1. 24. 16:19

 

 

 

 

 

 

일요일 오후 티타임. 어제보다는 한시간 빨리 차를 마셨다. 이웃님 블로그에 갔다가 문학퀴즈를 하고는 문득 다시 읽고 싶어져서 제5도살장 꺼내 간만에 다시 읽음. 드레스덴에서 시작되는 짧은 단편을 그야말로 앞부분 몇장밖에 쓰지 않고 3년 넘게 내버려두고 있다는 게 생각났다. 그때도 여름에 드레스덴에 갔을 때 이 소설을 생각했었는데. 거인이 쿵쿵거리며 땅 위를 짓밟고 다니는 소리들. 

 

 

 

 

 

 

 

 

 

 

 

 

자고 일어났더니 라넌큘러스들이 더욱 활짝 피어나 있었다. 봉오리들도 조금씩 피고 있음. 이건 키 큰 화병에 유칼립투스랑 같이 꽂아둔 애들. 

 

 

 

 

 

 

 

 

 

 

 

 

 

 

 

 

 

 

흰색, 복숭아색, 푸시아 핑크색 세 종류의 라넌큘러스가 왔다. 복숭아색과 흰색은 꽃잎에 광택이 돌고 매끈매끈하다. 꽃분홍색은 광택 대신 여름 쉬폰 같은 질감으로 겹겹이 휘장을 드리운 것 같은 느낌이다. 서재 이콘과 천사 앞에도 봉오리들만 모아놓은 작은 화병을 하나 가져다 두었는데 걔들도 조금씩 피고 있다. 짧은 줄기에 달린 봉오리들은 거의 모두 흰색이다. 걔들은 스프레이형이라서 그렇다. 

 

 

 

 

 

 

 

 

 

 

 

 

 

 

 

 

 

 

 

 

 

 

 

 

티테이블에 앉아 거실 창문 쪽을 바라보며 찍으면 살짝 역광이 들면서 색채가 이렇게 좀 어둑하고 푸르스름하게 나오는데 이것도 나름대로 예쁘고 분위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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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3. 22:58

밤의 작은 조각 about writing2021. 1. 23. 22:58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알리사는 열두 시 종이 치기 전에 홀에서 나왔다. 정원은 텅 비어 있었지만 램프 불빛들 때문에 캄캄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창문과 창문 사이의 좁은 벽에 기댄 채 담배를 피웠다. 안에서 숫자를 세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박수와 환성이 터져 나왔다. 돌림노래처럼. 울타리 너머에서도 여기저기서 환호가 들려왔고 폭죽이 터지면서 빨강과 파랑, 보라색과 노란색의 불꽃들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사라지고 또 치솟았다. 그녀는 불꽃들 사이로 담배 연기를 내뿜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붉고 푸른 폭죽 불빛들은 자신만의 방법이 있었다. 계속해서 달아나며 치솟고 꺼져버렸다. 연기는 가느다란 회색 얼룩을 남기며 어둠 속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그녀는 중간에 꺼버린 담배를 휴지통에 버렸고 심호흡을 하며 차갑고 음습한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리고 화약과 담배는 바람과 어둠을 타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그 냄새도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으로. 하지만 무감동하게, 그저 교과서에 적힌 공식을 읽듯이.

 

 

 

 

 

 

... 작년 가을에 마친 단편 말미에서 발췌했다. 새해 전야의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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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3. 21:21

토요일 오후 티타임 tasty and happy2021. 1. 23. 21:21

 

 

 

 

늦잠 자고 게으름 피우다가 느지막하게 오후의 차를 우려 마셨다. 색색의 라넌큘러스와 유칼립투스가 도착해서 거실 여기저기 꽃이 가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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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9. 20:52

오래 전, 탈린 사진 몇 장 closed gates/tallinn2021. 1. 19. 20:52

 

 

 

탈린에 갔던 것이 이미 10년 전의 일이다. 사진 폴더들에는, 특히 여행 사진들에는 해당 연도와 장소 이름을 붙여서 갈무리하는데 이 폴더의 이름은 무려 '2011 헬싱키 탈린' 이었다. 쥬인과 함께 여름에 헬싱키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던 것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새 10년이 흘렀다니 너무 놀랍다. 

 

 

헬싱키에 머물던 며칠 중 하루를 할애해 배를 타고 탈린에 다녀왔었다. 당일치기라 구시가지에만 반나절 정도 있다 왔는데 워낙 사람도 없고 음식도 맛없었던 헬싱키에 비해 탈린은 훨씬 아기자기했고 음식과 커피와 차, 케익 등 뭐든 더 맛있고 물가도 더 저렴해서 우리가 '어휴 핀란드 사람들 다 배타고 탈린 놀러오는 이유가 있구만' 했던 기억이 난다. 돌아오는 크루즈 배를 타는데 면세점에서 술을 사려고 인산인해를 이루던 핀란드 사람들을 보고 또 한번 놀라고... 

 

 

무척 햇살이 뜨겁던 날이었다. 그날 탈린에서 찍은 사진 그냥 몇 장. 

 

 

 

 

 

 

 

 

 

 

 

 

 

 

 

쥬인과 나는 이 카페에서 무지 행복했었다. 커피도 차도 케익도 맛있었기 때문에. '헬싱키보다 훨 좋다!' 하고 좋아했고 딸기무스케익을 해치운 후에 심지어 감자소가 들어있었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나는 작은 파이까지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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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7. 21:36

마린스키들 2017-19 petersburg2021. 1. 17. 21:36

 

 

 

몇년 전 사진들 뒤적이다 2017년 페테르부르크 폴더에서 발견한 폰 사진 두 장. 이때는 아직 아이폰6s를 쓰던 때였다. 10월이었는데 이 시기는 원체 날씨 안 좋을 때라 휴가로 머무르는 동안 단 하루도 볕이 나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 사진도 온통 흐리고 색깔이 어둡지만. 뭐 사진으로는 이쁘다. 실제로는 밝고 맑아야 더 좋은데 ㅠㅠ 

 

 

이날은 마린스키 신관에 공연을 보러 갔었다. 블라지미르 바르나바가 안무하고 유리 스메칼로프가 이고리 대공을 췄던 '야로슬라브나'였다. 공연은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료샤도 같이 봤는데 걔는 공연 내내 졸았었다. (탓할 수 없음 ㅠㅠ) 

 

 

구관이고 신관이고 공연 한시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해서 좀 더 일찍 도착하면 이렇게 기다리게 된다. 구관은 로비에 들어가 있을 수라도 있는데 신관은 그것도 안돼서 입구 밖에 있어야 함. 사진의 오른편이 신관 처마와 입구. 왼편의 아름다운 민트블루 건물이 역사적인 마린스키 구관. 나는 당연히 구관을 더 좋아하지만, 공연 자체를 즐기기엔 사실 신관이 더 좋긴 하다. 아무래도 지어진지 십년도 안됐으니까. 

 

 

 

 

 

 

신관 내부. 일찍 도착해 2층 홀에 차 마시러 가면서 찍음. 이 나선 계단을 돌아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엘리베이터도 있다. (구관은 무조건 걸어서 올라가야 함) 푸른색 구관, 호박색 신관. 

 

 

코로나 전에는 일년에 한번은 꼭 갔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는지 이미 아득하다. 다시 이런 시간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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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7. 16:51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1. 17. 16:51

 

 

 

 

일요일 오후 티타임. 주말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피로가 여전히 풀리지 않았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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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6. 18:10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1. 16. 18:10

 

 

 

토요일. 좀 늦게 오후의 차를 마셨다.

 

 

이번주에 너무 녹초가 되도록 일해서 오늘은 완전히 뻗어 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업무와 관련해 여러 이슈가 있어서 종일 이것저것 체크하고 연락하느라. 차를 마시면서도 제대로 쉬지 못함. 

 

 

 

 

 

 

어제 사온 미니 장미. 클로즈업해서 꽃송이가 커보이지만 사실은 엄청 앙증맞다. 완전히 봉오리 상태인 꽃으로 골랐는데 난방을 돌렸더니 집이 따뜻해서 반쯤 피어났다. 주말에 추워진다고 해서 꽃주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대신 동네 꽃집에서 샀다. 아무래도 동네에서 사면 가성비가 안 좋으므로 조그만 걸로 한 대만 샀음. 대신 꽃집에선 가시와 잎을 다 정리해주니 장미는 좀더 편하긴 하다. 장미는 가시 다듬는 게 너무 손이 많이 가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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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1. 21:43

슈클랴로프님 화보 두 장 dance2021. 1. 11. 21:43




너무 지쳐서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기 위해 오랜만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두 장. 먼저 돈키호테 바질. 이건 사진사를 모르겠다.








라 바야데르, 솔로르. 사진사는 Sila Avvakum.



둘다 이 사람에게 잘 어울리고 또 좋아하는 배역이다. 마린스키에서도 여러번 봤다. 발로쟈의 바질은 너무나 귀엽고 생기넘쳤고 솔로르는 그의 최고 배역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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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티타임. 오늘은 어제보다 이른 시간에 차를 마셨다. 그래서 첫물을 우려 마실 때엔 거실에 빛이 들어와서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두시 반 정도가 되자 날씨가 급속히 흐려졌고 빛의 방향도 서서히 이동해 가서 두번째 찻물을 우릴 때는 불을 켰다. 

 

 

 

 

 

 

 

 

 

 

 

몇년 전 가을에 프라하의 틴 광장에 있던 작은 앤티크 가게에서 샀던 중세 유리잔. 가게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할인가로 판매하고 있던 주인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꽃병은 얼마에요?' 라고 묻자 주인은 '이건 물잔이에요. 컵이죠' 라고 대답했었다. 하지만 나는 '물잔으로 쓰기엔 어려울 것 같으니 꽃병으로 써야지' 라고 맘먹고 이것을 샀었다. 이 중세 유리잔과 체코 큐비즘 컵을 샀었는데 후자는 수하물 가방 안에서 이리저리 구르다 가장 매력포인트였던 물방울모양 손잡이가 떨어져나가버려서 결국은 써먹지 못했다.

 

 

이 유리잔은 이따금 대가 짧고 자그마한 꽃들을 꽂는데 쓰고 있다. 이 잔을 사던 시기는 무척 힘들고 괴롭던 시절이라 꺼낼 때마다 마음 어딘가가 희미하게 욱신거리는 느낌이 든다. 

 

 

 

 

 

 

 

 

 

 

 

아직 살아있는 리시안셔스들, 흰색, 노란색, 분홍색 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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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라고 할 것도 없음. 최대한 껴입을 수 있는 아이템들로만 구성함. 이렇게 완전무장을 하고 출근... 

 

 

 

 

 

옷을 너무 껴입어서 움직임도 둔하고 마스크까지 써야 하니 멀미도 남.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은 재택근무 필수라고 하면 참 좋겠다. 완전 뒤뚱뒤뚱~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 옷차림 때문에 이미 모든 기운 다 소진! 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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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난방을 계속 돌려놓고는 있는데 거실 공기는 그리 따뜻해지지 않는다. 어제보단 날씨가 풀렸다지만 내내 계속 추운 것 같다. 이른 오후까진 그래도 하늘이 파랬고 햇살도 좀 드는 것 같았으나 차 마실 때쯤 되자 흐려졌고 더 추워졌다. 

 

 

 

 

 

 

 

2주 넘게 살아남은 리시안셔스들. 매일 대를 조금씩 잘라주기 때문에 살아남은 애들은 점점 키가 작아진다. 그래서 꽃병도 계속 바꿔야 한다. 진짜 꽃병은 하얀 리시안셔스들을 꽂아둔 금빛 새들 무늬가 그려진 도자기 꽃병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레모네이드 유리 저그, 별다방에서 사먹었던 그릭 요거트 도자기 용기, 보드카 따라마시려고 샀던 조그만 유리잔 등속이다. 이것들 외에도 주로 유리컵이나 텀블러 등을 이용해서 소분해 꽂아두고 있음.

 

 

 

어제 대신 받아서 가져온 꽃은 애쓴 보람도 없이 몽땅 얼어서 죽었다. 일단 한번 얼었던 꽃들은 녹으면서 축 처져버리기 때문에 되살리기가 아주 어렵다. 아침에 보니 장미도 얼었다 녹은 후 말라서 죽었고 다른 꽃들도 완전히 축 늘어졌다. 그나마 오른편 조그만 유리잔에 띄워둔 진분홍 카네이션은 내일까진 저런 모양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동네의 단골 디저트 가게에서 간만에 사본 딸기 생크림 조각케익. 근데 너무 추워선지 심지어 딸기도 좀 얼어서 서걱거렸다. 

 

 

 

 

 

 

 

페테르부르크 찻잔 꺼냈음. 찻잔 전체가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의 아름다운 풍경들로 에워싸여 있어 무척 아름답다. 요리조리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찍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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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9. 00:01

네바 강 2017-19 petersburg2021. 1. 9. 00:01




피곤한 하루를 마무리하며 기분 전환을 위해 폰에 있는 예전 뻬쩨르 사진들 뒤적여봄. 여름으로. 오늘 너무 추웠으니까.


19년 7월. 백야 시즌. 낮. 네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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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3. 16:06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1. 3. 16:06

 

 

 

연휴 마지막 날 오후 티타임.

 

 

 

 

 

 

 

 

 

 

 

 

 

 

 

 

 

 

 

하얀색 작은 소국은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토끼풀 같다. 어릴 때 조그맣고 하얀 꽃이 달린 토끼풀을 꺾어 풀꽃반지를 엮으며 놀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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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요즘 제과제빵을 시작한 쥬인의 솜씨가 일취월장 중이다. 오늘은 직접 구운 시나몬롤을 가지고 왔다. 오븐에 따끈하게 데워서 티타임에 곁들여 먹었는데 무척 맛있었다. 이제껏 먹어본 시판용 시나몬롤들보다 쥬인이 만든 것이 더 맛있었다. 쥬인은 커피. 나는 차를 마셨다.

 

 

 

 

 

 

동글동글 앙증맞고 귀여운 쥬인표 시나몬롤. 쥬인이 시나몬과 흑설탕을 듬뿍 넣어서 호떡처럼 맛있었다 ㅎㅎ

 

 

 

 

 

쥬인이 시나몬롤을 담아온 이 프라하 메도브닉 나무 상자를 보니 옛 생각이 물씬 남. 몇년 전 프라하 공항 델리샵에서 이것을 두개 사서 하나를 쥬인에게 가져다 줬던 기억이 있다 :)

 

 

 

 

 

나도 이 상자 하나 가지고 있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좀전에 화장대를 확인해보니 액세서리 보관함으로 여전히 남아 있었음. 쥬인도 빵 굽기 전엔 그런 용도로 썼다고 함. 근데 쥬인이 노란 보자기에 싸서 빵 담아오니 이쁘다. 역시 케익 담았던 상자라 그런가 ㅎㅎ

 

 

 

 

 

 

쥬인의 커피랑 같이. 쥬인이 우리 집에 커피메이커를 하나 놔뒀기 때문에 이제 카페 자이칙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집엔 원두가 없으므로 자기가 마실 커피 원두는 직접 들고 와야 함 ㅋㅋ 올때마다 원두를 싸오는 쥬인...

 

 

 

 

 

 

 

 

 

 

 

 

 

 

 

이건 오전에 정신차리려고 우려 마신 홍차 한 잔. 쥬인이 오후 느지막하게 올 거라 생각해서 그 전에 두통도 없애고 정신도 차리려고 티백 홍차 한 잔 우려 마셨다. 근데 쥬인이 생각보다 빨리 와서 초콜릿 두 알 중 한 알만 먹음.

 

 

 

 

 

카페 에벨 머그.

 

 

 

 

 

 

 

파제르 초콜릿 캔디. 이건 블루베리가 들어 있다. 파제르 초콜릿을 볼때마다 옛 러시아의 추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파제르는 포장지 색깔이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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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1. 1. 1. 15:52

새해 첫날 티타임 tasty and happy2021. 1. 1. 15:52

 

 

 

2021년 새해. 첫날 오후 티타임.

 

 

 

 

 

 

새해니까 행운의 붉은 수탉 찻잔. 새해에 이 찻잔 꺼내는 건 내겐 일종의 전통처럼 느껴진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나를 위한 선물로 주문했던 꽃들은 아직도 이렇게 많이 남아 있다 :) 연휴가 끝나는 주말까지 버텨주는 꽃들도 좀 있을 것 같다. 기특하고 예쁜 꽃들이다. 물론 하루 두 번씩 물도 갈아주고 대도 잘라 주고 잎사귀도 제거해주는 등 나도 정성을 쏟아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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