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 2024/12 »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2021. 3. 5. 21:53

에브로빠의 방 2017-19 petersburg2021. 3. 5. 21:53

 

 

 

 

 

페테르부르크. 그랜드 호텔 유럽. 보통은 줄여서 유럽 호텔이라 부른다. 지난 2018년 9월에 휴가 내고 갔을 때. 이때 첫 며칠은 유럽 호텔, 이후 며칠은 아스토리야에 머물렀다. 두 호텔은 오랜 예전 처음 러시아 갔을 때부터 소녀의 로망이 된 곳이었는데 돈을 벌게 되어 뻬쩨르에 여행객으로 다시 돌아가곤 하게 되면서,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서 다른 건 아껴도 잠자리는 투자를 하는 게 좋다는 결심 아래 언젠가부터는 뻬쩨르에 갈 때 냉큼 머무르게 되었다. 첨엔 유럽 호텔에 주로 묵었는데 해가 갈수록 유럽 호텔보다는 아스토리야를 선호하게 되었다. 내가 돌아다니는 경로를 따져보면 지리적으로도 아스토리야가 더 편하고, 또 방 인테리어도 후자가 좀더 모던해서 내 취향에 맞다. 그리고 둘다 비슷한 수준의 호텔이지만 어째선지 예약할 때마다 전자는 저렴한 가격이 잘 안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몇년만에야 여기 다시 갔었는데 그 사이 이것저것 바뀌어 있어 좀 아쉽기도 하고 동시에 '그래도 에브로빠(노어로는 유럽 호텔을 이렇게 부른다)만의 품격은 좀 다르긴 해'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다음번에 다시 올때 여기 방이 좀 괜찮은 가격에 나오면 다시 묵어야지 했는데... 그러고 나서 19년에는 두번 갔을 때 백야 땐 너무 성수기라 양쪽 모두 비싸서 다른 곳에 묵었고 11월엔 다시 아스토리야에 묵었다. 이후 코로나 때문에 뻬쩨르에 다시 못 가고 있다. 흑, 대체 언제 다시 가게 되는 걸까. 그 사이에 유럽 호텔은 내가 자주 가던 로비 라운지 카페 메조닌을 재정비해서 소파도 테이블도 식기도 다 바꾸었다. 사진과 영상을 보니 훨씬 현대적이고 예쁘게 바뀌어서 꼭 다시 가보고 싶긴 한데 한편으로는 그 예전 메조닌 카페에 대한 어떤 특별한 기억과 느낌이 사라졌겠구나 싶어 아쉽기도 했다. 

 

 

과로와 스트레스로 너무 지친 일주일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저 방에 가서 뒹굴고 싶고, 남이 해주는 밥 먹고, 나가 놀다 들어오면 방도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는 행복을 누리고 싶은 마음에 사진 올려봄. 흑흑, 저 꽃무늬 커튼은 여전히 내 취향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립다, 에브로빠의 저 방...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풍경, 모이카 운하  (0) 2022.08.14
아스토리야 창 너머의 천사들  (2) 2021.03.08
구름 아래 판탄카  (0) 2021.02.23
마린스키들  (0) 2021.01.17
네바 강  (0) 2021.01.09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