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 티타임, 살아남은 꽃들, 아끼는 찻잔 tasty and happy2021. 1. 9. 17:42
토요일 오후. 난방을 계속 돌려놓고는 있는데 거실 공기는 그리 따뜻해지지 않는다. 어제보단 날씨가 풀렸다지만 내내 계속 추운 것 같다. 이른 오후까진 그래도 하늘이 파랬고 햇살도 좀 드는 것 같았으나 차 마실 때쯤 되자 흐려졌고 더 추워졌다.
2주 넘게 살아남은 리시안셔스들. 매일 대를 조금씩 잘라주기 때문에 살아남은 애들은 점점 키가 작아진다. 그래서 꽃병도 계속 바꿔야 한다. 진짜 꽃병은 하얀 리시안셔스들을 꽂아둔 금빛 새들 무늬가 그려진 도자기 꽃병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레모네이드 유리 저그, 별다방에서 사먹었던 그릭 요거트 도자기 용기, 보드카 따라마시려고 샀던 조그만 유리잔 등속이다. 이것들 외에도 주로 유리컵이나 텀블러 등을 이용해서 소분해 꽂아두고 있음.
어제 대신 받아서 가져온 꽃은 애쓴 보람도 없이 몽땅 얼어서 죽었다. 일단 한번 얼었던 꽃들은 녹으면서 축 처져버리기 때문에 되살리기가 아주 어렵다. 아침에 보니 장미도 얼었다 녹은 후 말라서 죽었고 다른 꽃들도 완전히 축 늘어졌다. 그나마 오른편 조그만 유리잔에 띄워둔 진분홍 카네이션은 내일까진 저런 모양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동네의 단골 디저트 가게에서 간만에 사본 딸기 생크림 조각케익. 근데 너무 추워선지 심지어 딸기도 좀 얼어서 서걱거렸다.
페테르부르크 찻잔 꺼냈음. 찻잔 전체가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의 아름다운 풍경들로 에워싸여 있어 무척 아름답다. 요리조리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찍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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