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오후, 호두까기 찻잔의 추억 tasty and happy2020. 12. 25. 20:28
크리스마스였다. 최소한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보려고 오랜만에 호두까기 인형 찻잔을 꺼내서 차를 마셨다.
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로모노소프 찻잔들은 거의 모두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로모노소프 가게들(일부는 블라디보스톡)에서 꾸준히 사모은 것이지만 이 호두까기 찻잔은 마린스키 극장의 기념품샵에서 샀다. 로모노소프에서 이 발레 시리즈 찻잔들을 출시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페테르부르크에 매년 갈때마다 맘에 드는 것을 한두개씩 사 모았지만 호두까기는 딱히 발레도 이 디자인도 취향에 안 맞아서 사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어느 때인가, '그래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니까 호두까기 사야지' 하고 갔더니 가게에 다른 시리즈는 있지만 이것은 없었고 점원에게 물어보니 지금은 절판인데 다시 나올지 잘 모르겠다는 답을 들었다. 마침 그날 마린스키에 공연을 보러 갔는데 샵에 이것이 있어서 '다시 안 나온다면 여기서라도 사야지~' 하고 냉큼 샀었다. 마린스키 샵이 좀더 비쌌다(ㅜㅜ)
하여튼 그래서 이 찻잔을 꺼내면 마린스키 구관의 좁은 기념품 가게가 떠오른다. 나에겐 오랜 추억이 담긴 장소이기도 하고.
사족으로... 호두까기는 절판되지 않았고 그 다음해 페테르부르크에 갔을 때 로모노소프 샵에서 다시 팔고 있었다 ㅋㅋ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주문했던 꽃이 아침 일찍 도착했다. 굉장히 예쁘다. 빨간색 계열을 사고 싶었지만 상술이 너무 드러나서 빨간 장미 몇송이에 녹색 이파리로 장식한 것만 비싸게 팔고 있어 같은 값이면(심지어 몇천원 더 저렴한) 다른 꽃다발을 주문하기로 했다. 파스텔톤의 꽃들이지만 무척 아름다워서 마음에 들었다. 꽃 사진들은 오늘의 메모에 따로 올려보겠다.
호두까기 찻잔은 이 디저트 접시까지 총 세개짜리 세트이다. 꺼내놓으면 화사하고 아기자기하고 이쁜데 이게 아무래도 시즌을 타서 크리스마스 아닐 때는 잘 안 꺼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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