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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11. 21:10

일요일 오후, 돌아온 귀한 책 tasty and happy2020. 10. 11. 21:10

 

 

 

일요일 오후 티타임은 이렇게.

 

 

하얀 벽지에 얼룩이 생길까봐 임시방편으로 액자 두개를 세워놓음. 아직 가구 배치가 완료된 게 아니어서 벽에 고정시키지는 않고 그냥 세워두었다.

 

 

 

 

 

 

 

 

 

 

이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에 챈들러의 에세이집이 두권 번역되어 들어갔고 물론 나는 그 두권을 다 가지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아무리 찾아도 이 책이 보이지 않았다. 워낙 작고 얇은 책이라 가지고 다니다 잃어버린 걸까 하며 틈날때마다 책장을 뒤지고 또 뒤졌었는데... 결국 잃어버린 줄 알고 새로 사려니 절판. 이사할때 나타나지 않을까 했지만 못찾았는데 오늘 문간방에 쌓아둔 책들을 한쪽으로 옮기다가 발견!!! 아아아 돌아온 탕자, 아니 돌아온 책아 흑흑 너무너무 반갑도다!!!

 

 

 

 

 

이 에세이에는 챈들러의 명문 중 명문이 나온다. 비열한 거리를 걸어가는 한 남자에 대한 문장! 이 책에는 에세이 한편과 블랙 마스크 시절의 단편인 '스페인 혈통'이 수록되어 있는데 후자는 나중에 번역되어 나온 챈들러 단편집에도 들어 있긴 하다만 나는 이 책자에 수록된 번역 버전이 조금 더 마음에 든다.

 

 

 

 

 

원래는 빨간 찻잔을 꺼냈었는데 이 책을 찾아 감격에 겨워... 책의 색깔에 맞춰 노란 찻잔을 고르고 받침접시를 뒤져서 찾아냈음(그렇다 아직 찻잔 정리는 시작하지 못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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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22. 15:35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19. 12. 22. 15:35

 

 

 

오늘도 공기가 좋지 않다 ㅠㅠ 창 너머 하늘이 흐리고 뿌옇다. 그래도 창가에 앉아 좀 늦은 차 마시고 있음.

 

 



 

장아이링 단편집은 간밤에 다 읽어서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챈들러를 다시 읽으며 기분 전환 중. 이 소설은 너무 많이 읽어서 대화와 문장들이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이지만 그래도 역시 좋다.

 

 

 

 

 

 

 

역시나 안 어울리는 두 작가 같이 :) 하름스 컵이랑 챈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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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6. 01:54

김릿 마시는 중, 기나긴 이별 2017-19 petersburg2018. 9. 16. 01:54





많이 걸어다닌 하루였다. 료샤랑 레냐와 함께 노바야 골란지야(New Holland) 공원에 산책하러 갔었고 돔 끄니기에도 갔었다. 둘은 료샤 아부지와 저녁 먹고 온대서 나 혼자 숙소 로비 카페에서 우하(러샤 생선수프) 먹고 김릿 한잔 마시는중. 오기 전에 다 마셔야 쿠사리 안 듣는데 ㅋㅋ






김릿이 메뉴에서 없어져서 물어봤더니 만들어줄 수 있다 함. 일년에 한번 여기 와서만 마시는데 없으면 서운했을 뻔.. 무척 힘들던 재작년 겨울에 여기서 김릿을 마셨는데 그때 기억 때문인지 작년도 올해도 이 카페 창가에 앉아 저녁에 김릿 한잔 마시게 된다.






물론 레이먼드 챈들러. 기나긴 이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번에 올렸지만 김릿과 바에 대한 문단 두개를 다시 발췌해본다. 너무나 명문이라. 김릿과 수많은 바들은 모두 챈들러에게 감사해야 함!! 나같이 술 잘 안마시는 자조차도 마시게 되자나!!



..




We sat in the corner bar at Victor’s and drank gimlets. “They don’t know how to make them here,” he said. “What they call a gimlet is just some lime or lemon juice and gin with a dash of sugar and bitters. A real gimlet is half gin and half Rose’s Lime Juice and nothing else. It beats martinis hollow.”



..




“I like bars just after they open for the evening.  When the air inside is still cool and clean and everything is shiny and the barkeep is giving himself that last look in the mirror to see if his tie is straight and his hair is smooth.  I like the neat bottles on the bar back and the lovely shining glasses and the anticipation.  I like to watch the man mix the first one of the evening and put it down on a crisp mat and put the little folded napkin beside it.  I like to taste it slowly.  The first quiet drink of the evening in a quiet bar – that’s wonderful.”


“I sat down two stools away and the barkeep nodded to me, but didn’t smile.
            “A gimlet,” I said.  “No bitters.”
He put the little napkin in front of me and kept looking at me.  “You know something,” he said in a pleased voice, “I heard you and your friend talking one night and I got me a bottle of that Rose’s Lime Juice.  Then you didn’t come back any more and I only opened it tonight.”
“My friend left town,” I said.  “A double if it’s all right with you.  And thanks for taking the trouble.”

He went away.  The woman in black gave me a quick glance, then looked down into her glass.  “So few people drink them around here,” she said so quietly that I didn’t realize at first that she was speaking to me.  Then she looked my way again.  She had very large dark eyes.  She had the reddest fingernails I have ever seen.  But she didn’t look like a pickup and there was no trace of come-on in her voice.  “Gimlets I mean.”
            “A fellow taught me to like them,” I said.
            “He must be English.”
            “Why?”
“The lime juice.  It’s as English as boiled fish with that awful anchovy sauce that looks as if the cook had bled into it.  That’s how they got called limeys.  The English – not the fish.”
“I thought it was more a tropical drink, hot weather stuff.  Malaya or some place like that.”
“You may be right.”  She turned away again.
The bartender set the drink in front of me.  With the lime juice it has sort of a pale greenish yellowish misty look.  I tasted it.  It was both sweet and sharp at the same time.  The woman in black watched me.  Then she lifted her own glass towards me.  We both drank.  Then I knew hers was the same drink.”



.. 레이먼드 챈들러, 기나긴 이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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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일요일 오후는 이렇게 보냈다. 차를 마시고 책을 조금 읽었다.





푸쉬킨 찻잔 꺼냄.





간만에 창가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 펼쳐놓고 약간의 글쓰기 작업. 엄밀히 말하면 글쓰기는 아니고 오래된 글을 조금 손질함. 다샤님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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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4. 16:25

알록달록 오후, 기나긴 이별 sketch fragments 2018. 8. 4. 16:25




차 마시며 그린 오늘의 스케치.


기나긴 이별 다 읽고 깊은 슬픔에 잠김. 확실히 이 소설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느낌이 다르고 진가가 느껴진다. 옛날엔 너무 축 늘어지고 구구절절하고 좀 지지부진하다고 생각했는데 해를 거듭해 읽을때마다 점점 더 빠져들게 되고 이번에 다시 읽자 종국에는 가장 훌륭한 필립 말로/챈들러 소설이라는 평에 공감하게 된다. 아마 이렇게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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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4. 14:49

찻잔에 담긴 우주 tasty and happy2018. 8. 4. 14:49





창가에 앉아 빈티지 찻잔에 차를 따랐더니 하늘과 구름이 반사되면서 오롯이 우주가 담긴 듯 아름다워졌다.



토요일 오후. 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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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31. 15:54

2집 컴백, 늦은 오후 tasty and happy2018. 7. 31. 15:54






이른 아침 기차 타고 2집 귀가. 아침 먹고 청소 후 쓰러져 잤다. 그저께랑 어제보다 오늘이 더 피곤하고 온몸이 아팠다. 특히 다리가 너무 아팠다. 끙끙대며 잤다. 쌓인 피로가 점점 악화되나ㅠ 머리를 가누기도 힘들고 온몸이 뽀샤지는 것 같음. 낼은 출근해야 하는데 무쌉다ㅠㅠ
















출근하기 시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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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14. 17:10

여름날 오후 tasty and happy2018. 7. 14. 17:10

 

 

덥고 나른한 7월 오후. 

 

 

완전히 늦잠 자고 뒹굴거리며 게으름피우다 좀 늦게 오후 차 우려 마셨음.

 

 

너무 덥고 축 처지는 날씨라 조금이라도 시원한 기분 내보려고 차가운 파란색 계열 찻잔이랑 접시 꺼냄. 로모노소프 '밤' 찻잔, 그리고 마리메꼬 접시 :)

 

 

 

 

 

 

 

 

 




 

근데 정말 너무 덥다. 여름은 참 싫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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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8. 12:58

일요일 이른 오후 차 마시는 중 tasty and happy2018. 7. 8. 12:58





이른 아침 기차로 2집 내려왔다. 청소하고 아침먹고 평소보다 좀 이른 애프터눈 티 마시고 있음. 수면부족 상태라 차 마신 후 낮잠 자려고 한다.



오늘은 아기자기한 폴란드 수탉 찻잔으로 기분전환. 찻잔에 맞춰 폴란드 접시. 이거 수탉접시도 있는데 화정에 두고 와서 세트가 맞춰지지 않네. 하긴 난 별로 세트에 연연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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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7. 23:37

토요일 오후 티타임 tasty and happy2018. 7. 7. 23:37

 

 

완벽하게 게으른 하루를 보냈음. 오늘 오후 티타임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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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1. 14:08

일요일 오후, 창가에 앉아 tasty and happy2018. 7. 1. 14:08





비오는 일요일 오후.



창가에 앉아 비오는 거 보며 차 마시고 책 읽을 땐 대체로 좋다. 부들부들하고 헐렁한 티셔츠에 파자마, 화장 안하고 토너 세럼만 바른 채 피부도 쉬게 하고. 사무실이 아니면 되는 것이다. 오늘이 토요일이면 더 좋겠지만.. 2집이 아니라 화정이면 더 좋겠지만 다 가질 수야 없으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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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30. 23:09

비오는 날은 빨간색 tasty and happy2018. 6. 30. 23:09




비 오는 토요일 오후. 기분 전환하려고 선명한 빨간색으로 티타임 세팅. 작년에 프라하 도브라 차요브나에서 사온 빨간 찻잔 :)






빨간 찻잔이랑 빨간 장미. 그리고 새파란 접시랑 빨간 타르트.








​토요일 너무 빨리 지나갔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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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24. 21:39

일요일의 티타임 tasty and happy2018. 6. 24. 21:39





일요일, 정오 즈음 이른 티타임.







아침 일찍 기차 타고 2집 내려와 청소를 한 후 기분 전환 겸 테이블 유리 아래 깔아두었던 나가사키 테이블 러너를 빼내고 예전에 페테르부르크 서점에서 사온 바스네초프의 러시아 정찬 메뉴 엽서들을 몇장 끼워넣었다. 실제로 보면 무척 예쁘다.







오늘 화정에서 내려오면서 뽁뽁이로 싸서 가져온 엄청 조그만 로모노소프 찻잔. 5월 블라디보스톡 갔을 때 매장에서 산 건데 이게 사실 에스프레소 잔이다. 진짜 작다. 제대로 차 마시려면 한모금이면 꿀꺽 다 마실 지경. 근데 귀엽고 깔끔해서 샀다. 보통 요렇게 작은 잔은 진짜 뭔가를 부어 마시기보다는 장식용으로 쓰는데 나는 그런 거 없다. 사용하지 않는 찻잔은 찻잔이 아니닷!







일찍 내려왔더니 꽃집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주에 나가면서 문고리에 매달아두고 말려놨던 장미 두 송이로 대체. 나름대로 이쁘긴 하지만 그래도 생화가 훨씬 좋아 ㅠㅠ






너무 더워서 다른 케익 가게나 파이 가게 들를 생각 못하고 그냥 집 근처에서 내렸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별다방에서 사온 치즈케익. 역시 맛은 그냥저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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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13. 16:38

하이 윈도 읽고 있는 토끼 sketch fragments 2018. 6. 13. 16:38







오후 내내 하이 윈도를 끝까지 읽었다. 이 소설은 다 읽고 나면 항상 마음 한구석이 찡하면서 ‘필립 말로 너 이자식 정말 멋있어ㅠㅠ’ 란 생각이 절로 든다. 여섯권 중 딱 한권의 필립 말로를 골라 하루를 보내라고 하면 하이 윈도를 택하겠다고 생각하곤 했다.



근데 그림은 그려놓고 나니 뭔가 쫌 미화된거 같다.. 본모습은 왼쪽 토끼에 더 가까운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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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기차 환승해서 한시 좀 안되어 2집 도착. 새벽까지 잠 안와서 엄청 늦게 잤다. 네시간쯤 자고 기차 탔음. 기차에서 꽤 많이 졸았지만 역시 오후가 되자 무지 졸리다







샐러드 만들어서 별다방 신메뉴인 오믈렛 포켓 샌드위치 곁들여 먹어봄. 샌드위치는 그냥저냥.. 뭐 별로 기대도 안했다.






하지만 내가 만든 샐러드는 맛있음.






역시 별다방 신메뉴인 망고케익 도전. 근데 사실 난 망고 별로 안 좋아함.. 제대로 된 망고는 그래도 좀 나은데.. 이 케익도 역시 실패. 너무 달다ㅠㅠ 전형적인 엄청 달고 쫌 느끼한 망고가공케익 맛 ㅠㅠ



들어오면서 사온 노랑빨강 섞인 복숭아색 장미랑 색이 어울리니 그냥 그걸로 만족 ㅠㅠ















어제 화정 집에서 안녕 내 사랑 다 읽고 하이 윈도 가지고 내려옴. 안녕 내 사랑은 너무 감상적이라 내 취향에 딱 맞진 않지만 그래도 페이지 터너라 읽을 때마다 제일 빨리 읽는다. 하이 윈도는 여기 나오는 필립 말로가 딱 내 취향이긴 하다만 등장인물들이 쫌 혐오스러운 편이다. 그래도 좋아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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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9. 13:57

서양배 타르트, 챈들러, 장미 tasty and happy2018. 6. 9. 13:57




토요일 오후.


무지 피곤해서 더 많이 자고팠지만 오전에 세스코 정기점검이 있어서 억지로 열시에 일어났음.







어제 시내 타르트 카페에서 사온 서양배 타르트. 나 사실 서양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게 타르트나 음료로 가공한 건 또 괜찮다. 나에게 서양배는 항상 페테르부르크와 료샤를 떠올리게 하는 과일이다. 노어로는 그루샤.



빅 슬립 다 읽은 후 자연스럽게 그 다음 순서인 안녕 내 사랑으로 넘어가 간밤에 반쯤 읽고 잠. 이것도 닳도록 읽었었다. 사실 챈들러는 한권 다시 읽기 시작하면 결국 기나긴 이별까지 전부 다시 읽지 않을 수 없다. 6권 중 리틀 시스터가 제일 손 안가는 작품인데 못써서 그런건 아니지만 전체적 짜임새도 그렇고 꽤 찝찝한 느낌이라 그렇다.







오늘은 기분전환용 알록달록 수탉 그려진 폴란드 찻잔. 섬세하고 화려한 로모노소프 수탉 찻잔에 비해 엄청 대충대충 그려놓은 폴란드 수탉인데 이건 또 그게 매력이라 귀엽다 :) 그래서 타르트 접시도 다른 폴란드 찻잔 받침 접시 꺼내 썼음 :)







장미는 아직 시들지 않고 예쁜데 난 낼 2집으로 내려가야 한다 ㅠㅠ 아까워 장미.. 말린 꽃 안 좋아하지만 매달아서 말려야 하나 싶다. 2집에도 그때 샀던 오렌지 장미랑 보라 장미 안 시든 거 아까워서 말리려고 내놓고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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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3. 15:15

레이먼드 챈들러 오후 sketch fragments 2018. 6. 3. 15:15




일요일 오후. 최근 한달 가까이 챈들러의 빅 슬립 시간 날때마다 다시 읽고 있음. 원체 여러번 읽은 책이라 그냥 틈날때마다 2-30페이지 정도씩 읽고 있음. 다시 읽어도 역시 훌륭.


.. 그건 그렇고 그려놓고 나니 내 모가지 넘 길어짐 ㅋ 저렇게 목 길어봤음 좋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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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토요일 오후 티 타임 사진 몇 장. 



늦잠 많이 안 자고 열시 반쯤 별다방 가서 간단하게 샐러드랑 크루아상으로 아침 먹은 후 산책 좀 하고 들어와 이른 오후에 2집 창가에 앉아 차 우려 마셨다. 2집의 유일한 장점은 창가에 테이블을 놓아두었다는 것임.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 때 면세 등에서 차를 여러가지 사왔는데 쿠스미 티 미니캔 시리즈가 있어 그것도 샀었다. 쿠스미 티는 가향 티가 많아서 내 취향엔 좀 복불복이다. 예전에 페테르부르크 공항 면세에서 쿠스미 티를 취급해서 이따금 다즐링을 샀었는데(다즐링은 괜찮게 나온다), 크림 반도 문제 이후 여기저기 무역단절이 되면서 어느새 면세에서도 홀라당 사라져버린 쿠스미... 우리 나라에서 파는 쿠스미 티는 거의가 가향티 위주로만 되어 있어 좀 아쉽다. 하여튼 면세에도 다즐링은 안 팔았지만 러시안 모닝, 카시미르 티, 얼그레이, 디카페인 얼그레이, 자스민 등 무난하게 마실만한 차들로 이루어진 미니 틴캔 세트가 있어 그거 고름. 





왼편이 러시안 모닝, 오른편이 자스민. 나머지는 화정 집에 두고 옴. 







러시안 모닝이 은근히 괜찮아서 오늘 이거 우려 마셨다. 실론 등 스트레이트 블랙 티들을 조합했고 끝에서 팍 치고 들어오는 스파이시한 향이 내 취향이다. (달콤한 꽃향보단 차라리 스파이시한 향이 더 좋음) 나중에 125그램짜리 사볼 의향 생김.






나 오늘 1인 2타르트 했음. 죽어라 일했으니 타르트 두개 정도 먹어도 뭐 어때!!!!!






아침에 동네 별다방 가서 그릭 샐러드랑 크루아상, 스트로베리 요거트 블렌디드 음료로 아침 먹었다. 저 음료수는 무료음료 쿠폰으로 고른 건데 한입 마시고 급후회. 달고 맛없음. 잘 생각해보니 별다방에서 딸기 든 음료든 케익이든 성공한 역사가 없는데 나는 왜.... ㅠㅠ 저 그릭 샐러드는 내가 집에서 가져온 하루견과 한봉지 덕에 회생함. 






토요일 오전의 텅 빈 카페에 있으면 기분이 좋다. 이 동네야 후져서 별다방이 핫스팟이니까 여길 오지만 사실은 카페 에벨 같은 곳이 제일 좋지 ㅠㅠ 






간만에 아침 독서도 하려고 책도 가져갔다...









하지만 이렇게 사진 찍고 아침 먹기 시작할 무렵 역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 그래서 결국은 책도 못 읽고 그냥 아침만 먹고 나왔음 흑... 좀 더 일찍 왔어야 했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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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6. 15:14

일요일 오후 티타임 + 오믈렛 tasty and happy2018. 5. 6. 15:14






밤 늦게까지 책 읽고 역시나 엄청 늦잠 잤음. 오후의 차 우려 마시는 중. 오랜만에 등장한 쿠냐 ㅇㅅㅇ










빅 슬립은 진짜 여러번 읽었지만 읽을때마다 새롭고 재미있다. 챈들러의 문체는 정말 최고다.














지난주 썩은 계란 충격으로 그저께 새로 산 계란. 진짜 간만에 오믈렛 만들어 먹음. 치즈 넣어서.



 





사과랑 편의점 스트링 치즈 잘라서 샐러드 급조.







치즈랑 허브 넣은 오믈렛. 프라이팬이 다 되어 막 눌어붙은 거 빼곤 괜찮았다. 프라이팬 새로 사야 하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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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꺼낸 빈티지 보헤미안 유리컵. 재작년 프라하 골동품점에서 샀는데 꽃병으로 쓰고 있음. 그 가게 주인 아저씨 블론드 장발에 멋있었는데.. 얘기도 많이 하고.. 가게 문 닫는다고 할인판매 중이었는데 작년에 가니 정말 가게가 없었다. 잘 지내실라나..








아주 늦게 일어나 청소하고 목욕하고 늦은 오후 차 마시며 늘어져 있음.







내가 헬싱키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곳은 아라비아 핀란드 아울렛과 알토 카페였다. 그때 샀던 이딸라 찻잔. 쥬인이랑 재밌었는데 그때가 어언 7년 전이라니 정말 시간이 빠르다




 

 







너무 늦게 일어났더니 차 한잔 마시자 토욜 오후가 다 지나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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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22. 22:11

김릿, 겨울 2016 petersburg2018. 3. 22. 22:11





2016년 12월. 겨울. 저녁. 아스토리아 호텔 카페 로툰다.



나는 김릿을 마셨다. 필립 말로와 테리 레녹스의 칵테일. 눈이 찔끔거리도록 시큼하면서도 톡 쏘는 맛. 차갑고 인정사정 없는 맛. 



작년 가을에 갔을 때도 여기서 다시 김릿을 주문해 마셨는데 이때 마셨던 맛은 나지 않았다. 아마도 겨울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이때 너무나 황폐하고 힘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 순간의 김릿과 같은 맛은 아마 결코 다시 느끼지 못할 것이다.




..




김릿과 레이먼드 챈들러, 그리고 저때의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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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결정하고 여기 날아온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수요일 아침에 떠난다. 모스크바에서 갈아타야 하니 한국에는 목요일 아침에 도착할 것이다. 생각하니 좀 심란하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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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박물관이랑 마린스키 다녀오느라 녹초가 되어 정오 다 될때까지 정신없이 잤다. 허리와 등이 아프지 않았다면 더 잤을 것이다. 조식은 놓쳤고... 꼼짝도 하기 싫었지만 창 밖을 보니 하늘이 푸르스름해서 또 저 날씨가 아까워서 기어나갔다.





아침 못먹고 나와서 근처의 단골 카페/레스토랑인 고스찌에 가서 런치를 먹었다. 평일 런치 시간에 가면 380루블(7~8천원)에 샐러드, 수프, 메인과 음료를 먹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요리를 서빙할떄보다 양은 절반에서 3분의 2 가량이지만 사실 나야 많이 안 먹으니 이 런치 양이 딱 좋다. 파프리카와 오이, 토마토와 양상추가 들어간 야채 샐러드와 진한 토마토 수프, 연어와 대구살 으깬 완자 커틀릿을 먹었다. 먹고 나니 정신이 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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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 때만 해도 날씨가 좋았다. 어디 갈까 하다가 어제 로모노소프 박물관 가느라 지하철 타고 로모노소프스카야 역에서 내렸을떄 그 동네 풍경이 옛날에 맨첨 페테르부르크 와서 살았던 기숙사 동네랑 참 비슷해서 좀 향수가 치솟아 지하철 타고 거기로 갔다. 프리모르스카야 역이다. 여기는 종점 역이었지.





3~4년 전에 가고 한동안 안 갔었는데 역 주변은 그 사이에 또 많이 바뀌었다. 옛날에 이 역 주변은 황량했고 재래시장이 있었고 길거리에는 목도리 한장, 살충제 한개 등 자질구레한 물건 한두개를 들고 파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상가 건물들이 잔뜩 들어서 있다. 쥬인과 내가 추위로 얼굴 발그레해져서 장갑 낀 손을 꼭 잡고 그래도 그 동네에서 제일 큰 수퍼마켓(가반스끼 우니베르막...)까지 걸어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쪽 길도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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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숙사 쪽으로 걸어가는 길은 그대로였다. 쥬인이랑 발 동동 구르며 버스 기다리던 정류장. 얼어붙은 운하. 검은 나무들, 흐루쇼프 시절 지어진 닭다리 아파트들(옛날 우리가 지나다닐때보다야 훨씬 더 낡아버렸다), 운하 건너편 살풍경한 건물들(당시에는 리틀 우즈란 브랜드가 붙어 있었다)...


그래도 이 길에 있는 그 흐루쇼프 시절 지어진 서민용 닭다리 아파트 보러 몇년 전 다시 갔었다. 왜냐하면 그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미샤가 발레학교 들어가기 전에 엄마랑 둘이 살던 동네를 이쪽으로 설정했고 그 아파트에서 사는 것으로 했기 때문이었음... 프리모르스카야의 살풍경한 동네에서 뛰놀던 꼬마 아이. (프리모르스카야는 바닷가라는 뜻이다. 기숙사 뒤로 나가면 바다가 있다. 엄청 추웠다)



(이게 바로 미샤랑 엄마가 살았던 그 아파트 동네... 가느다란 축으로 떠받쳐져 있어 속칭 닭다리 아파트라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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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어붙은 그 길을 걸어서 옛날옛날 기숙사에 가보았다. 지하철역에서 한 3~4 정거장 걸어가면 기숙사가 나온다. 여기도 3~4년 전에 가보고는 안갔다. 10년 전에 다시 갔을땐 딴 동네 기숙사에서 지냈었고.







기숙사 건물은 3동으로 되어 있는데 몇년 전보다 더 황량했다. 사람이 사는 방이 거의 없었고 쥬인이랑 맨날 장보러 가던 기숙사 앞 상가 건물인 '자랴'는 공사 중이었다. 아마 워낙 낡은 건물들이라 기숙사 건물이랑 그 상가 건물을 부수거나 리노베이션하거나 뭐 그러는 모양이었다.


많이 걸었다. 옛날 생각 많이 났다.


바닷가에 가볼까 하고 쭉 걸어갔는데, 몇년 전 갔을땐 공사를 하느라 바닷가 진입로가 막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힘들게 갔더니만 여전히 공사벽이 쳐져 있었다. 그래서 툴툴거리며 다시 길을 건너 버스를 탔다. 엄청 다리 아프고 추웠다. 날은 흐려져 있었고 곧 해가 질 것 같았다(이때가 오후 세시 좀 넘은 시각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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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살때 맨날 타던 7번 버스 타고 가다가 바실레오스트로프스카야 지하철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탔다. 오후부터는 버스가 밀리는데다 특히 궁전다리를 건너 네프스키로 들어가는 그 길이 지옥처럼 밀리기 때문이다. 실은 피곤해서 그냥 호텔로 들어갈까 했는데(많이 걸어서) 곧 돌아가니 수퍼마켓에 가야 해서...


마야코프스카야 역에서 내려서 이 동네에서 제일 크고 삐까한 수퍼마켓 중 하나인 랜드에 갔다. 여기는 블라지미르스카야 역에 붙어 있다. 여름에 왔을땐 이 쇼핑몰 옆에 호텔이 있어서 편했다(그 후진 호텔의 유일한 장점 ㅋ)


그런데 내려서 블라지미르스카야 역으로 걸어가는 동안 눈이 내리기 시작... 으아... 4시였고 이미 어둠이 내리고 눈이 내린다.


수퍼로 가서 자질구레한 것들을 산 후 나왔더니 거의 폭설 수준!!!!




(잉잉 ㅠㅠ 갑자기 눈 많이 오고 그래 힘들어 흑, 짐도 있구만)



정류장까진 꽤 걸어야 한다. 패딩과 어그, 짐 떄문에 뒤뚱거리며 걸어서 네프스키 대로까지 나가 간신히 버스를 탔다.

(저녁에 만난 료샤가 나보고 바보같다고, 그냥 근처 카페에 앉아 죽치고 기다렸으면 자기가 끝나고 그리로 갔을 거 아니냐고 한다. 근데 난 짐도 있었고 너무 피곤해서 빨리 그 패딩을 벗고 싶었단 말이야... 방에 가고 싶었단 말이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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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헤치고 돌아오다 너무 배가 고프고 어지러워서 호텔 한두정거장 거리에 있는 블린 가게인 쩨레목에 가서 제일 좋아하는 블린인 알료샤 뽀뽀비치를 먹었다. 닭가슴살과 채썬 양배추를 스메타나 소스에 재워서 블린으로 돌돌 말아주는 것이다. 그것을 정신없이 흡입하고 회생... 또 눈을 맞으며 간신히 호텔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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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샤는 오늘 일이 좀 늦게 끝나서 생각보다 늦는다고 했다. 나는 지쳐서 두터운 패딩과 짚업과 내복 대신 껴입었던 기모스타킹을 벗었고 이마에 마구 달라붙은 앞머리를 좀 정리했고 립스틱을 바른 후 좀 얇아진 옷차림으로 호텔 카페에 내려갔다. (그래서 김릿을 마셨다. 그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5653)


앉아서 김릿을 한잔 마시고 있자니 료샤가 왔다. 나보고 먼저 밥먹었다고 되게 툴툴댔다. 그럼 어쩌란 말이야 난 배고파 미치겠는데. 지가 늦게 와놓고. 그래서 료샤도 그냥 호텔 카페에 앉아 간단한 저녁을 먹었고 그동안 나는 김릿을 마셨다. 료샤가 내 김릿을 한모금 뺏아먹더니 '기집애 맛이다!' 라고 했다. (이게 알콜 탄 아주 시큼한 라임주스 맛이라 약간 레모네이드 같기도 함)


나는 '웃기시네! 이건 필립 말로와 테리 레녹스의 칵테일이야! 남자 중의 남자 필립 말로! 하드보일드 원조 탐정! 너 '기나긴 이별' 안 읽었냐!' 라고 응수했다.


료샤는 흠칫하더니 '필립 말로 실망이야, 멋진 남자였는데 이런 걸 마시다니' 라고 대꾸했다. 그래서 나는 '뭐 이건 말로가 원래 마시던 게 아니라 테리 레녹스라고 걔 친구가 마시던 거니까' 라고 말해주었다. 료샤는 '기나긴 이별'은 안 읽었고 '빅 슬립'과 '안녕 내 사랑'만 읽었음. 그래도 얘가 읽은 (얼마 안되는 ㅠㅠ) 책이라 필립 말로에 대한 대화는 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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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와서 료샤랑 디카페인 차 마시고 아까 내가 오래된 카페 세베르에서 사온 소련시절 디저트인 룬노예 케익을 같이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료샤는 내일 아침에 무슨 조찬 미팅이 있어서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괴로워하며 좀전에 돌아갔다.


조찬 미팅이라니, 뭔가 있어보인다고 내가 놀리자 료샤는 엄청 괴로워하며 '아빠가 잡은 거야!!!! 나였음 절대 안 잡아.. 넘 싫어 아침부터 일하는거' 라고 징징댔다. 그래그래 나도 이해해... 나도 싫어 ㅠㅠ 나도 회사에서 무슨 조찬 미팅이나 이른 아침 회의 있으면 정말정말 싫었어...


('그래도 나는 그 회의들 직접 다 준비했지만 너는 준비해주는 비서가 있잖아! 복에 겨운 줄 알아라 부르주아야!' 해주고 싶었지만 우정을 생각해 그 말은 안했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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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일 하루만 보내면 돌아가야 한다 ㅠㅠ

내일은 눈이 안 오게 해주세요, 내일은 날씨가 좋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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