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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3. 22:14

수도원 풍경 2017-19 petersburg2018. 10. 13. 22:14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한달쯤 전.



좋아하는 곳. 평온해지는 곳. 페테르부르크 갈 때마다 들르는 곳.











종소리가 아름다운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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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1. 22:34

떡 버티고 있는 까마귀님 2017-19 petersburg2018. 10. 11. 22:34





앞선 스케치(http://tveye.tistory.com/8480)에서 지나가 무서워라 하며 울먹거려서 차마 그리지 않았던 까마귀, 대신 여기서 사진으로 :)



페테르부르크에는 까마귀가 참 많다. 비둘기도 많고 강가로 나가면 갈매기도 많지만 공원이나 숲으로 가면 까마귀를 쉽게 볼 수 있음. 스케치의 메모에서 지나가 '길 건너는데 까마귀가 막 날라와서 생쥐 낚아채가는 거 봤어 ㅜㅜ'라고 하는 건 사실 내 경험임. 진짜로 길 건너다 그런 광경 봤는데 무싸왔었다!



그래도 나한테 안 날라오면 까마귀는 쫌 멋지고 볼만함. 비둘기보다 멋있음.



사진 속 까마귀는 모이카 운하 산책하다가 돌난간에 앉아 있는 거 발견하고 찍음. 덩치도 크고 위풍당당하게 딱 버티고 있었음. 도망도 안 감. 







귀찮게 하면 콱 쪼고 도도하게 날아갈 것 같은 포스!!!






얘는 좀 더 하늘하늘하고 우아하게 생긴 녀석. 레트니 사드 연못가에서 비둘기, 청둥오리, 갈매기, 백조 사이에서 혼자 어정거리던 까마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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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 내가 소속된 곳은 아니지만 주저없이 ‘나의 도시’라 부르는 곳. 언제나 이방인일지라도 상관없이, ‘나의 도시’. 물론 나는 나의 인물들이 이곳, 페테르부르크, 당시 이름 레닌그라드를 주저없이 ‘나의 도시’, ‘나의 세계’라고 부르는 만큼의 자격과 소속감과 일체감을 가질 수 없다. 그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 역시 이 도시를 사랑한다.



도시를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몇장. 전부 아이폰 6s로 찍음. 많은 부분 변화했겠지만, 이 길들은 내가 되살려낸 미샤와 안드레이/트로이가 함께 걸었을 것이다. 레닌그라드이던 시절.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 세상이란 게 뭔데. 소비에트 연방?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




그는 키로프라고 하지 않고 마린스키라고 했다. 레닌그라드 대신 페테르부르크라고 얘기한 것처럼.





“ 우리 주위의 모든 것. 전부. ”




“ 레닌그라드. ”




미샤가 결론을 내리듯 단호하게 말했다. 트로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레닌그라드. ”




그는 미샤가 이 도시에 대해 품고 있는 애정의 깊이에 전율했다. 물 위에 돌로 지어진 도시, 학살과 절망의 도시, 피와 바람의 도시, 허위와 모방의 역사로 가득 찬 옛 수도, 이제는 모스크바의 광휘에 밀려나 퇴색하고 있는 도시를 향해 그런 절대적이고 강력한 사랑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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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색채와 이 날씨야말로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것이다. 툭하면 비오고 흐리고 춥고... 내가 날씨 좋을때 주로 사진들을 많이 찍어서 그렇지 원래 이런게 일상이고 이래서 여기 사람들이 그토록 여름과 백야 타령을 하는 것이다. 이해해 엉엉...



사진은 지난 9월, 아스토리야 호텔 방 창가에 앉아 찍음. 창 너머로 이삭 성당 쿠폴이 보여서 좋았다 :) 비오고 있었던 건 쫌 안 좋았지만.







창가에 앉아 호텔로부터 생일이라고 축하와 함께 받은 케익 곁들여 차 한 모금 마시고 나갔다. 진짜 생일이 아니라 여권에 기재된 생일 :) 차 마시는 동안 비가 그쳐서 좋아하며 놀러 나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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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페테르부르크. 그랜드 호텔 유럽의 로비 바. 이른 시간이라 나랑 료샤 뿐이었다.



순전히 이름 때문에 주문했던 칵테일. 이름은 안나 아흐마토바. 내 취향보다 꽤 독했다 ㅠㅠ 사실 마야코프스키 이름 붙은 거 마시고팠는데 거기 뭔가 핫페퍼인가 뭔지 매운게 들어가서 이거 골랐었음. 힝.. 그냥 푸쉬킨이나 레르몬토프 이름 붙은 칵테일이면 쫌 순하지 않았을까 싶다 ㅠㅠ 그분들 이름 붙은 것들부터 쫌 만들어주지 ㅠㅠ







이 로비 바는 무척 아름답다. 사람 없을때 가면 참 좋다(이 동네 물가에 비해 비싸서 그렇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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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페테르부르크를 떠나던 날. 밤 비행기라 오후까지 거리를 산책하고 차를 마셨었다.

 

 

청동기사상, 네바 강, 그리고 궁전광장과 아틀라스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찍은 사진 몇 장.

 

 

 

 

 

 

 

 

 

다녀온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가고프다. 하지만 료샤 말로는 지금 이미 5도까지 내려갔고 곧 눈이 올 거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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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30. 23:05

레트니 사드 연못가에서 2017-19 petersburg2018. 9. 30. 23:05





이건 적어도 나에게는 레트니 사드 연못가에서만 찍을 수 있는 색채와 느낌의 사진이다. 오래 된 니콘. 보정 없음. 레트니 사드에 가면 사진을 꽤 여러장 찍는 편인데 신기한 건 항상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이런 사진이다. 아마 일렁이는 수면과 푸른색과 새를 좋아해서 그런가보다. 형태보다는 쇄도하는 색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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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주와 겨울 운하 사이에서 발견한 고양이 한 마리. 아마 에르미타주에 사는 고양이 같다.

 

 

우리의 흰양말 냥이, 어정어정 걸어가는 비둘기 발견, 슬금슬금 따라가기 시작.

 

 

 

 

 

 

 

 

꽤 가까워짐...

 

 

 

 

 

그리고는 비둘기가 포르르 날아가서 냥이 혼자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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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7. 22:21

늦은 오후의 본치 카페 2017-19 petersburg2018. 9. 27. 22:21





작년에 발굴해 좋아하게 된 본치 카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다. 이 카페가 있는 건 그전부터 지나다니면서 알았는데 실제로 간 건 작년부터였다. 바깥에서 보는 것보단 안에 들어갔을 때 의외로 참 괜찮은 곳이다.



오후에 가면 이렇게 빛이 스며들고 한적해서 좋다. 



그런데 여기도 사실 좀 유명한 카페이고 번화가의 지하철역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에(게다가 바로 앞에 대학교도 하나 있음) 어떨 때 가면 사람들이 엄청 많다. 이렇게 한적할때 가면 뭔가 수지맞은 기분임. 



여기는 통창문이 있는 바깥 홀이 있고 어둑어둑하고 아늑한 안쪽 홀도 있다. 나는 빛이 들어오는 카페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깥 홀을 선호하는데, 료샤는 여기 오게 되면 안쪽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나랑 갔을 때도 나보고 '너는 아늑한게 뭔지 모르냐?' 하면서 투덜댔다. 



'야! 너네 동네 가뜩이나 날씨도 후진데 이렇게 쨍할 때라도 빛 들어오는 홀에 앉아야지!' 했더니 '너 작년에 비 주룩주룩 올땐 비오는 거 보고프다고 이쪽 자리 앉았잖아!' 하고 반론을 제기함. 



그러고 보니 그렇구먼... 난 뭔가 막혀 있는 걸 안 좋아해서.. 그치만 최근 몇년 동안 우리나라에 유행하고 있는 살짝 이거 비슷하면서도 뭔가 싸구려 티나는(쫌 이케아스러운 테이블과 의자들 놓여 있는), 소리가 많이 울리는 카페들은 싫어한다. 아마 우리나라쪽은 땅값이나 세가 비싸니 테이블 간격이 좁고 사람들도 큰소리로 얘기하는 버릇이 있어 더 그런지도 모르겠음. 



(쓰고 보니 뭔가 이케아 의문의 1패인 건가... 개인 취향이긴 한데 이케아 디자인 매우 안 좋아한다 ㅋㅋ)



하여튼 본치 카페는 뻬쩨르에서 아스토리야 로툰다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여기가 널찍하고 개방적이긴 하지만 의외로 글도 쓰기 좋고 스케치하기도 좋다. 작업용 카페로 맘에 드는 곳이다. 흑, 집 근처에 카페 에벨이랑 이 본치 카페가 있었음 좋겠다. 아스토리야의 로툰다는 너무 '좋은 호텔 카페' 느낌이라 동네 카페로는 차마 바라지 않음.



아, 여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비록 창가 쪽은 아니지만, 홀 중간의 이 장식 선반 옆에 윤나는 빨간색 원형 테이블이 있다~ 이 사진도 그 자리 앉아서 찍었음. 빨간 테이블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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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6. 02:40

한밤중의 황금빛 이삭 성당 2017-19 petersburg2018. 9. 26. 02:40





공연 보고 버스에서 내려 숙소로 걸어가면서 찍은 한밤중의 이삭 성당. 황금빛으로 휘황하다. 나는 빛 속의 이삭 성당 보는 게 더 좋지만, 공연 보고 나서 늦은 밤에 걸어가다 마주치는 온통 금빛으로 감싸인 사원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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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 성당 맞은편 샤스찌예 카페 차양에 매달린 알록달록 색전구들. 그리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가만 놔둬도 예쁜 건물에 왜 저런 알록달록 포장마차 같은 전구를 달았나 싶었음) 공연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사진 찍으면 이쁠 거 같다는 생각에 한컷 찍었었다.

 

 

그래도 역시나 저 전구 없었을 때가 더 이쁘긴 했음.

 

 

그리고... 이 카페.. 앙글레테르 호텔 모퉁이 1층에 있는데 원래 이쪽 벽에 '여기서 시인 예세닌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쳤다' 라는 석판이 걸려 있다. 이 카페 생기기 전엔 항상 그 석판 앞에서 잠깐 인사도 하고 묵념도 하고 그랬는데 이 카페 생기고 나서는 야외 테이블들 때문에 그 석판이 잘 안 보임... 그래도 이따금 보면 장미꽃이 한송이 끼워져 있긴 함.

 

 

이 카페는 나도 여러 차례 가긴 했고 나름대로 차도 디저트도 맛있는 곳이고 이삭 성당 전망도 좋지만, 그래도 지나칠때마다 '예세닌 죽은 곳인데 '샤스찌예'(행복이란 뜻임)란 카페라니 너무해' 라고 투덜거리게 된다. 색전구도 좀 그래 흑...

 

 

** 이 카페 생기기 전 건물 벽 사진은 여기. http://tveye.tistory.com/1366

예세닌에게 바쳐진 석판과 장미 사진이 같이 있다. 그때 한창 막 글을 다시 쓸 무렵이어서 더 특별한 장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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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4. 23:37

이곳이 페테르부르크입니다 2017-19 petersburg2018. 9. 24. 23:37

 

 

 

 

어젯밤 늦게서야 DSLR 메모리카드를 꺼내서 사진 정리함. 이번엔 카메라는 많이 안 썼기 때문에 600여 컷 정도밖에 안 찍었다. 다 핸드폰 때문이다. 전에는 폰카가 너무 후져서 항상 카메라로 찍느라 2천컷 정도씩은 찍었는데 그렇다고 그걸 다 제대로 건지는 것도 아니긴 해서.

 

 

하여튼 얼마 안되는 DSLR 사진들 넘겨보다가, 너무나 페테르부르크, 그러니까 뻬쩨르다운 사진 한 컷 :) 모이카 운하 돌난간에 무심한듯 시크하게(ㅋㅋ) 앉아 있는 비둘기. 석양 즈음의 햇살이 부서지는 운하. 꼭 껴안고 있는 연인들. 그 뒤로 아른거리는 빨간 교각(끄라스느이 모스뜨). 비둘기가 아니라 갈매기였으면 쫌더 뻬쩨르 느낌이었겠지만 이 동네엔 갈매기만큼 비둘기도 많고 까마귀도 많으니까 :)

 

 

이거 찍고 나서 잠시 후 저 비둘기는 날아가고 저 자리에 위풍당당한 까마귀가 날아와 앉았다. 그 사진은 나중에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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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4. 01:49

노동광장의 지하보도 2017-19 petersburg2018. 9. 24. 01:49






노동광장(쁠로샤지 뜨루다) 앞 지하보도. 상단 유리창에는 신발, 가죽, 안경 등 수선 광고 문구들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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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2. 23:07

공연이 끝나고 2017-19 petersburg2018. 9. 22. 23:07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발레 신데렐라 공연 관람 마치고 나오면서 찍은 극장 앞 풍경.








공연 다 보고 이런저런 감상을 나누며 돌아가는 사람들








극장의 마법이란 매혹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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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계속 비가 왔었다.



백화점 구경 갔다가 숙소 돌아가는 길에 찍은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 사진 세 장












자주 등장하는 빨간 차양 :) 숙소인데다 여기 안 묵더라도 좋아하는 풍경이라 이래저래 많이 찍음. 빨간 차양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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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1. 03:55

떠나는 날 뻬쩨르 산책 2017-19 petersburg2018. 9. 21. 03:55





간밤 9시 반쯤 너무 졸려서 쓰러져 잤다가 시차 때매 새벽에 깨서 한시간반째 뒤척이는 중. 다시 자 봐야지...



화요일. 떠나는 날 낮의 산책 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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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0. 18:07

모이카 운하 2017-19 petersburg2018. 9. 20. 18:07





떠나던 날 오후. 모이카 운하 따라 걸으며 찍음







이건 반대방향으로 찍어서 역광이긴 하지만 수면에 부서지는 빛이 이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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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9. 04:03

탑승 기다리는 중 2017-19 petersburg2018. 9. 19. 04:03




공항 카페에 앉아 탑승 기다리는 중. 삼사십분 후 탑승한다.


수욜 오후에 인천 도착, 화정 집 가서 짐 풀고 잠깐 쉬다가 밤 기차로 2집 내려가 자정 넘어 도착, 목욜 출근, 금욜 밤 기차로 다시 화정 올라오고 토욜엔 부천 부모님댁 가는 빡센 여정.



이번 휴가가 생각보다 좀 길어서 부서에 좀 눈치보이는게 있다. 하긴 내가 너무 노예처럼 일했는데 이 정도 휴가가 대수냐 ㅠㅠ 사실 눈치라기보단 파트너 후배에게 미안하다ㅠㅠ 면세에서 후배 주려고 보드카 샀음 ㅠㅠ




뱅기 안 흔들리게 해주세요.. 피곤하니까 뱅기에서 잠 잘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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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8. 23:12

청동기사상, 네바 강 2017-19 petersburg2018. 9. 18. 23:12






첫날은 시인에게, 마지막 날은 황제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차르. 또 만나요.







날이 흐려서 네바 강물도 어두운 코발트색으로 넘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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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8. 20:13

잘 쉬다 가요, 아스토리야 2017-19 petersburg2018. 9. 18. 20:13







새벽에 깨서 뒤척이다 다시 잠들었는데 회사 꿈을 복잡하게 꾸고 하늘도 좀 날고 등등 엄청 피곤하고 깊게 자다가 알람 때문에 깜놀해 일어남. 조식 먹지 말고 좀더 잘까 하다 그래도 오늘 떠나는데 밥은 먹어야지 하고 세수만 하고 내려가 밥먹음.



방에 돌아와 욕조에 몸을 좀 담가 정신을 차린 후 화장품과 세면도구 등 나머지 짐을 쌌다. 핵핵 너무 피곤해.... 가방 싸는거 너무 힘들어 엑엑헥헥...



여유 있을줄 알았으나 체크아웃 시간인 정오 딱 맞춰서야 가방 두개 끌고 나옴. 안녕, 엿새 동안 잘 쉬었어 좋은 방아.. 울집도 이랬음 좋겠다옹...



체크아웃하고 가방 맡겨놓고 청동기사상이랑 네바 강변, 궁전광장, 모이카 운하 등등 산책 후 너무 다리 아프고 어때 아파서 헉헉대며 고스찌에 런치 먹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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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8. 04:30

극장과 아이스크림 2017-19 petersburg2018. 9. 18. 04:30




바르나바 안무의 페트루슈카 보러 갔을때. 마린스키 신관 카페. 이날 차를 많이 마시고 와서 아이스크림 먹었다. 맛있었다. 오랜 옛날 마린스키 첨 갔을때, 그때도 아이스크림 먹었다. 인생 최고의 아이스크림이었다. 잘게 부스러진 초콜릿과 사탕가루를 뿌려준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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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메모가 날아가서 다시 씀 ㅠㅠ 모바일 티스토리 앱 넘 안 좋음. 특히 해외에선 진짜 잘 끊김 ㅠㅠ



계속 날씨 운이 좋았었다. 비가 오더라도 금방 그쳤다. 작년 10월에 비하면 엄청 괜찮은 날씨였다. 역시 3-4월과 10월이 최악이다.



하지만 오늘은 종일 비가 대차게 주룩주룩 쏟아지고 있고 바람도 씽씽.. 백화점 갔다가 정류장에서 버스 오래 기다렸는데 바람 때매 우산 썼는데도 바지 젖음. 돌아갈때가 되니 뻬쩨르도 슬퍼해주나보다 흑...



아직 그날이 시작 안되었다. 날짜를 좀 넘겼음. 이 망할넘 패턴 상 아무래도 뱅기 타야 하는 내일 떡하니 시작되어 ‘너 한번 아파죽어보렴~’ 할거 같다 흑흑... 붉은 군대 징크스... 졸리고 배아프고 머리아프고 온갖 징후는 다 있는데 시작은 안하고 엉엉...



하여튼 비오고 마지막 날이고 해서 남은 쇼핑 겸 버스 타고 리고프스키 거리에 있는 갈레레야 백화점 다녀옴.



뻬쩨르에서 젤 큰 백화점인데 사실 내가 리고프스키 대로와 모스크바 기차역, 봉기광장(쁠로샤지 보스따니야) 있는 이쪽 동네를 안 좋아해서 웬만하면 안가는 편이다. 너무 혼잡하고 사거리인지 오거리인지 하여튼 도시 교통의 정중앙이라 항상 엄청 밀린다. 어수선하기도 하고... 이 백화점도 크고 현대적이긴 한데 항상 숙소 돌아가는 버스를 많이 기다려야 하는 지점이고.,




그래도 리브 고쉬, 레에뚜왈 등(울나라 시코르 비슷한 곳)이 같이 있고 이것저것 매장들이 모여 있으므로 간만에(거의 3-4년만에 감) 가보기로 함.



4층 부끄보예드 서점(이 체인 여러군데 있는데 여기 매장은 작긴 하지만 진열을 보기 편하게 해놓았다)에서 소련 아이스크림들과 레시피 담긴 책 발견해 좋아하며 득템. 와아 이런 책을 발견하다니 스스로 기특!







그리고 레에뚜왈 매장에서 잘 모르는 브랜드이긴 한데 색감이 예쁘고 은은한 반짝이핑크 블러셔랑 또 다른 브랜드의 코랄핑크 립밤 크레용 득템했다 :) 난 코랄이 잘 안어울리는 편인데 의외로 이건 잘 받음. 나.. 유럽사람들이 쓰는 코랄을 찾아야 하는걸까??? (립밤 이름이 아예 ‘코랄’이었음!!)



백화점 수퍼는 페레크료스톡이란 체인으로 그리 고급브랜드도 아니고 크기도 좀 작다. 내가 선호하는곳은 도스토예프스키 지하철역에 붙어 있는 쇼핑몰의 랜드 수퍼마켓인데 거기는 꽤 걸어야 해서 료샤 차 얻어타지 않는 한 가기에 쫌 피곤하다. 식품들은 거기 질이 좋은데.. 하여튼 페레크료스톡에서 쥬인 줄 흑빵이랑 초코, 회사 사람들 줄 초코캔디 등속을 좀 샀다.


그 중간에 푸드코트 맥도날드에서 점심 먹었는데 폭망함. 웬만하면 러샤 맥도날드 맛있는데 오늘 신메뉴 골랐다 망함. 치킨 구르메 엑조틱 이란게 있었는데 이 엑조틱은.. 커리 소스가 가득 ㅠㅠ 그리고 뭔가 시큼한 소스도.. 자극적이고 맛없어서 슬펐다. 러샤 맥은 케첩도 유료인데ㅠㅠ (20루블) 절반도 넘게 남김 엉엉 그냥 실패없는 맥치킨 먹을걸.. 왜 도전을 해가지고 ㅠㅠ





(버거 사진 찍긴 했는데 맛없어 빈정상해서 안올림. 사진도 맛없게 나옴)



여기도 주문기계가 들어와 있어서 해봤는데 다 잘했으나 카드 넣는 구멍을 못찾아 버벅대는 중 주문 취소됨. 울상짓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친절한 청년이 무심한듯 시크하게 ‘브니주’ 라고 말하고 손으로 가리켜줌. 아래에 있단 얘기임. 나도 몇번 봤는데 진짜 안 보였었음 ㅠㅠ 고마워요 시크하지만 친절한 뻬쩨르 청년아.. ( 이런거에 감동하는 이유는 쥬인이 알리라.. 러샤와 친절은 좀 거리가 멀어서..)




백화점애서 나와 버스 기다리는데 너무 안왔다. 여기서 숙소 쪽으로 가는 버스는 딱 하나뿐이다. 비바람 불어서 진짜 딱 전형적인 비오는 뻬쩨르 가을 날씨였다... 쫌 추웠고 축축했다.



숙소 근처에서 내려 비오는걸 무릅쓰고 미니수퍼 가서 에스키모 아이스크림 한개 삼. 방에 돌아와 아이스크림 먹은 후 비가 계속 와서 다 포기하고 로비 카페 내려와 차 마시고 있음. 료샤랑 저녁 먹기로 했는데 걔 오기 전에 방에 가서 가방 좀 대충 싸놔야겠다



으앙앙 휴가가 끝났어 흐앙 낼 떠나야 해 앙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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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토리야 호텔 빨간 차양들. 브레이브버드님과 엽님 첨 뵐때도 저 빨간 차양 아래서 만났음.



좋은 호텔이다. 역사적이기도 하고 (러시아 기준으로 보면) 서비스도 좋고 예쁘고... 비싼거 빼면 이 동네에선 완벽... 로비 카페도 레스토랑도 방 인테리어도 딱 내 취향이다. 빨강과 터키블루. 나무 바닥 등등..







여기는 거장과 마르가리타에서 흡혈귀에 놀란 극장 간부 림스키가 혼비백산해 레닌그라드행 기차를 타고 내빼서 덜덜 떨며 숨어 있었던 곳이다.



오래전 그 장면 읽으며 ‘오와 아스토리야 호텔 되게 좋은가봐 꼭 가보고 싶다.. 근데 가난한 유학생이니 꿈도 못꾸겠지’ 하고 슬퍼했었다(그 책 첨 읽은 때가 바로 러샤 기숙사 시절이라 ㅋㅋ) 그러니 그랜드 호텔 유럽과 함께 여기도 소녀의 꿈이 이루어진 경우라고 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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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0. 22:05

레트니 사드 2017-19 petersburg2018. 9. 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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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니 사드 다녀옴.






날씨 좋을땐 무조건 공원 산책가야 함. 벤치에 드러누워 좀 졸았고 책도 읽었음. 광합성은 좋았는데 여기는 차 없음 걸어가야 하는 곳이라 다리도 아프고 판탄카 운하 따라 걸어나오는 길이 더웠다.



낮 두시에 숙소 돌아와 컵라면 끓여먹고 뻗음... 눈 좀 붙이고 저녁에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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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0. 16:46

레냐의 장미 2017-19 petersburg2018. 9. 10. 16:46





그저께 레냐가 선물해준 하얀 장미. 호텔 방은 커튼 쳐놓고 볕이 안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꽃송이가 너무 컸는지 줄기가 시들어 축 처져버림 ㅠㅠ



그래서 대를 자르고 꽃송이만 살려서 유리잔에 띄워두었다. 잔에 띄우려고 사이즈 맞추느라 꽃잎 여러장 떼어낸 게 못내 아쉬워 걔들도 컵 안에 넣어둠





방에 비치된 술잔인데 나름 유용.. 나는 보통 호텔 방에 있는 유리잔들은 술 마실 때 쓰는 게 아니라 꽃 띄워놓거나 각종 섀도 /블러셔 브러쉬들 따위 꽂아두는데 쓰는 편이라...


료샤는 자고로 호텔 방에 있는 잔은 술마시라고 있는건데 이것을 화장품 수납용으로 전락시키는 내가 웃기다고 한다. 야! 호텔 방에 있는 술들은 비싸단 말이얍. 글고 술 마시지 말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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