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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테조바 거리의 에벨에서는 홍차를 주문하면 이렇게 찻잔 위에 받침접시를 올리고 그 위에 티백을 얹어 주었다. 항상 이랬던 것은 아니다. 이따금 그랬다. 점원에 따라 달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차를 우리기 직전이면 거의 언제나, 조금 가슴이 설렌다. 미세한 흥분과 즐거움, 아주 희미한 기대감 같은 것이 있다. 에벨에서 이런 식으로 뜨거운 물이 든 포트와 빈 찻잔, 그 위를 덮어놓은 받침접시와 포장을 뜯지 않은 티백을 내주는 날이면 그 미세한 진동은 폭이 좀더 커지곤 했다.








도자기 티포트를 좋아하지만 에벨에서 내주는 이 포트는 항상 용서하곤 했다.



사진은 2018년 12월. 저때는 물론 몰랐다. 이것이 레테조바 거리의 에벨에서 보내는 마지막 순간들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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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