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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 21:17

궁전 광장에서 만난 멋있는 청년 russia2012. 10. 2. 21:17

실제 이상형이나 사귀고 싶은 사람과는 별개로 내게는 시각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몇개 있다. 특히 검은 옷이 어울리는 키 크고 마른 사람이 지나가는 걸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그 검은 옷이 긴 코트일 경우 더 마음을 빼앗긴다. 그래서 종종 검은 옷 입고 지나가는 사람들 사진을 올렸었다. 검은 옷 입은 키 크고 마른 사람에 대한 이 시각적 선호는 남녀 불문이다. 뭐 꼭 마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긴 머리 남자를 보는 걸 좋아한다. 금발이거나 포니테일로 묶었을 때, 혹은 두건을 썼을 때는 더 오래 시선이 간다. 이건 아마 커트 코베인을 비롯한 옛날 락 가수들을 좋아했기 때문인 것 같다. 긴 머리는 이미 유행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여전히 길에서 긴 머리 남자를 보면 시선을 뺏긴다.

사진은 며칠 전 페테르부르크 궁전광장에서 마주친 어떤 청년. 도촬한 건 아니고, 잠깐 얘기 나누던 끝에 한컷 찍었다. 그 얘기라는 것은 별거 아니고 '운동화 끈 풀렸어요', '아 고마워요', '에르미타주 가요?', '아뇨 산책하는 중이에요', '러시아어 하시네요, 관광객 아닌가보네요' 뭐 그런 정도였음. 영화를 보면 이러다가 로맨스가 싹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

여튼 이 착한 청년은 짙은 금발의 긴 머리를 두건으로 잡아매고 검은 가죽 재킷을 차려입은 키 큰 사람이었으므로 참 즐거웠다 :) 게다가 이 사람, 내가 옛날부터 좋아했던 발레 무용수 예브게니 이반첸코를 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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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