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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어둑어둑하고 스산한 날씨였고 몸도 무겁게 가라앉는 하루였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별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 너무 피곤해서 계속 잤다. 새벽과 아침에 몇가지 꿈을 그것도 아주 생생하게 꾸었다. 하나는 이미 퇴사한지 몇년 된 후배의 집에 방문하는 거였다. 꿈 속에서 그 친구의 집은 아주 큰 아파트였고 집의 일부를 하우스 갤러리로 꾸며놓았다(실제로 이 친구는 자기 집을 그런 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본 적은 없지만 갤러리로 꾸민 거실 사진은 몇장 봤다) 꿈속에서 작품들은 커다랗고 컴컴한 방에 걸려 있었다. 그 방의 삼면은 거대한 앵글로 짜인 옷걸이들로 빽빽하게 가득 차 있었고 그 위쪽 벽면에 액자에 든 그림들이 몇몇 걸려 있었는데 내 눈에 그 그림들은 그다지 예술적 가치가 있어 보이지 않았고 표피적이라 좀 실망스러웠고, 또 어둑어둑한 조명 상태가 프로페셔널하지 않게 느껴졌다. (아마 그간 업무 때문에 너무 시달려서 이래저래 무의식적 반영이 되었으려니 싶다) 

 

 

두번째 꿈은 깨어나기 직전에 꾼 거였는데 쥬인과 나는 프라하에 다시 가 있었다(우리는 십여년 전 여름에 함께 프라하를 여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또다시 방에 대한 꿈, 그리고 '오늘 오후엔 어디 갈까?' 하다 다시금 '에벨, 카피치코, 로레타'에 대해 이야기했다. 꿈에서 깨어난 후 문득 '맞아 쥬인과 나는 같이 프라하에 갔었지' 하며 그 십여년 전 사진과 메모 폴더를 뒤져 다시 훑어보기도 했다. 

 

 

깨어난 후 온몸이 너무 쑤시고 아파서 힘이 들었다. 몸 상태를 보아하니 이번에는 붉은 군대가 좀 일찍 오려는 것 같다.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고 나서 오믈렛과 감자수프로 아점을 먹고, 차를 마시며 내내 책을 읽고 쉬었다. 요 며칠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를 오랜만에 한권 한권 다시 읽고 있다. 

 

 

오늘 정도면 글을 쓰기 시작할 줄 알았지만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고 구상을 좀더 발전시키지도 않았다. 주요 소재에 대해 정보를 조금 더 찾아봐야 하는데 피로가 덜 풀려서인지 딱히 내키지가 않았다. 이러다 막상 쓰는 건 또 다른 글일지도 모르겠다만. 하여튼 오늘까진 그냥 책을 읽으며 쉬어야겠다. 여전히 온몸을 두들겨맞은 듯 피곤하고 힘들다. 책 읽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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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