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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추웠다. 분명 영하 10도 안팎이었는데도 체감온도는 이틀 전 영하 18도 아래로 내려갔을 때보다 더 추웠다. 올 겨울 들어 제일 춥게 느껴졌다. 정말 러시아에서 지냈던 첫 겨울 생각이 났다. 특히 점심 먹고 들어오는데 엄청난 칼바람이 불어서 온몸에 한기가 들었고 머리가 너무 아팠다. 패딩코트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썼는데도. 귀가하면서도 덜덜 떨었다. 

 

 

오늘 역시 매우 바쁘게 일했다. 새벽에 일어나 사무실에는 7시 15분에 도착했고 그때부터 정신없이 일하고, 아침부터 다른 부서와 업무회의를 하고,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어지는 줌 회의에 또 참석하고, 우리 부서로 떨어져내려올 과제들이 계속해서 증식되는 가운데 현기증을 느끼며 일을 하고, 또 오후엔 윗분과 대책회의를 하고, 중간중간 부서원들의 업무를 봐주고... 종일 정말 너무 바빴다. 나중엔 윗분과 회의하던 도중 너무 뒷머리도 아프고 힘이 들었는데 두꺼운 스카프를 풀고 나자 좀 나았다. 다음주는 정말 너무 빡센 일정들이 잡혀 있고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 것 같다. 쓰고 보니 도대체 안 힘든 날이 없다. 일 자체도 힘들고 제반 환경은 더 힘들다. 정치적이지 않은 성향의 인간이 너무나도 정치적이고 예민한 환경에서 일을 해나가야 하니 오랜 세월 그것들에 무뎌지는 게 아니라 힘든 것이 계속 차곡차곡 누적되어 거대한 산처럼 높아지기만 한다. 

 

 

귀가하는 길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다. 그간 너무 바빠서 한달만에 가는 거였다. 왼쪽 손목 통증이 갈수록 심해져서 오늘은 저녁 진료를 받으러 갔다. 환자들이 많아서 물리치료 받는데 한참 걸렸다. 오늘따라 저주파치료를 세게 올려놔서 손목이 마비되는 줄 알았다. 지금도 저릿저릿함. 이게 과연 치료인가 싶을 정도로 아팠음. 사실 팔 위까지 통증이 올라가서 걱정이 되어 병원에 갔었다. 무거운 것을 들지 않고 가능하면 왼손을 쓰지 않으려 하지만 계속 업무 때문에 무리하고 있고 당연히 타이핑도 많이 해야 하므로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다 ㅜㅜ 

 

 

아침 일찍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다 괜찮다고만 하시고 목소리가 좋지 않아서 아빠가 상태가 안 좋으신가 싶어 걱정을 하다가 점심때 전화를 다시 했다. 아빠가 다시 다리가 아프다고 하여 엄마가 너무 걱정되고 화가 나서 그랬던 거였는데 내가 걱정할까봐 괜찮다고 하셨다는 것이다. 마취가 풀리니 슬슬 아픈게 아니겠느냐고 했는데 그간의 전적이 있으니 엄마는 쉽사리 진정되지 못하셨고 나도 같이 기분이 나쁘고 우울했다. 아빠는 한달 동안 수술도 세번이나 받고 또 자꾸 아프게 되니 예민해지셔서 걱정되는 마음에 식사도 못 뜨셨다고 하고... 일단 mri든 뭐든 찍어보고 의사랑 얘기하라고 말씀드린 후 걱정과 함께 일하다가 오후 늦게 다시 전화를 해보았다. 엄마 목소리가 좀 나았다. 아빠가 너무 지치셔서 엑스레이만 찍었고, 의사로부터는 수술 자체는 잘 되었는데 수술할 때 보니 부어 있는 곳이 있었고 그 부기가 빠지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그것 때문에 좀 아플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물리치료 받고 귀가해 저녁 먹은 후 좀전에 엄마와 다시 통화해보았는데 아빠가 이제 좀 안정되셔서 점심, 저녁도 드셨다고 한다. 엄마가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고 힘드실 것 같아 걱정이다. 부디 아빠가 후유증이 없기를, 그리고 차차 나아지시기만을 바란다. 엄마도 괜찮으시기를. 

 

 

 

메모를 마치려던 때쯤 쥬인과 한참 통화를 했다. 쥬인아 고마워. 한결 기분이 나아진 채 잠자리에 들고 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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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