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일요일 밤 : 주말 다 갔음, 생각해보니 진짜 옛날, 게냐가 어렵긴 하지만, 토끼가 왜 이렇게... fragments2022. 8. 7. 20:34
별로 한 것도 없이 순식간에 가버린 주말. 어제보다 늦게 잠들었고(새벽 두시 즈음에야 잔 것 같음) 아침엔 원하는 만큼 늦잠을 못 자서 그런지, 아니면 그저 너무 오래 누워 있었기 때문인지 내내 두통에 시달렸다. 밤이 되자 머리가 더 아파서 혹시나 하여 자가키트를 좀전에 해봤는데 음성이다. 아마 에어컨을 계속 틀어놔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약하게 틀어놓은데다 중간중간 끄고 환기도 하고 선풍기로 대체하고도 있다만 어쨌든 날씨 때문인 것 같음.
오늘도 '신이 되기는 어렵다'를 다시 읽으며 오후를 보냈다. 여러번 다시 읽은 책인데 읽을 때마다 고통스럽다. 그리고 읽을수록 '저주받은 도시'와의 유사성을 발견 중임. 내가 맨처음 읽었던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은 오랜 옛날, 고등학교 1학년 때 즈음 어떤 sf 단편선집에 들어 있던 로봇에 대한 단편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마 형제의 가장 초기 단편이었을 것이다. 아끼는 선집이었는데 부모님 댁에 놔뒀다가 이사하시는 과정에서 처분하신 것 같음. 어쨌든 그 당시엔 러시아 문학이라면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등 19세기 고전이 거의 전부였던지라 sf 선집에 '소련' 시기 작가의 단편이 들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다른 선집에는 스타니스와프 렘 단편도 두엇 들어 있었는데 렘은 그래도 폴란드 작가인지라(당시엔 '스타니슬라프 렘'이라고 번역되었음) 그렇게까지 신기하지 않았고 스트루가츠키 형제가 신기했다. (근데 또 옛날옛날 아이디어회관을 떠올려보면 베리야예프, 예프레모프 등의 옛날 sf도 있긴 했다, 축약본이었지만)
글을 좀 쓰다 자야겠다. 이 글은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서 좀 지친다. 역시 게냐가 주인공이라서 그런가, 미샤를 주인공으로 썼다면 애저녁에 끝냈으려나 하는 상당히 타당한 의문이 든다만 그래도 이 글을 쓰는 동안 게냐를 더 깊이 알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라 유의미하기도 하고, 또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는 것들도 많아진다.
내일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아 내일 외부에 나가서 일해야 하는 게 있는데... 흐흑 신발은 또 어떻게 신어야 하나... 월요일은 왜 이렇게 빨리 오는가... 이번주는 아주 바쁘고 신경쓰이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내가 맡은 부서의 주기적 메인행사도 잡혀 있고, 주 후반부에는 또 면접심사에도 들어가야 한다. 올해는 왜 이렇게 면접심사에 들어갈 일이 많은 걸까 흑흑, 토끼가 인간을 면접하다니...
티타임과 하얀 천일홍 사진 몇 장 접어두고 월요병 타령하며 메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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