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목요일 밤 : 조삼모사 행복, 새치집중구역과 또다시 짧은 이별, 머리숱, 빡센 금요일이 기다린다만 fragments2022. 8. 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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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안셔스는 역시 추울 때 주문해야 하는 꽃인 것 같다. 날이 덥고 습하니 맥을 못 춘다. 겨울엔 수명이 오래 가는데... 다 시들어서 그나마 남은 꽃들은 대를 이렇게 짧게 잘라서 시원한 물에 꽂아두었다.
오늘도 바쁜 하루였다. 오전엔 일을 몰아서 하느라 정신없었고 점심 먹은 후에는 바깥 출장을 나갔다. 날씨가 더워서 좀 힘들었다. 그러나 모든 나쁜 일에는 극소의 좋은 일이 있기 마련이라는 나의 좌우명(...이거나 희망 ㅋ)이 작동하여, 두번째 일정이 상대측의 이유로 취소되었다. 오늘 취소되면 분명 다음에 다시 해야 하는 일이건만 조삼모사로 오후 일정 하나가 취소되어 생각지 않게 조금 일찍 들어갈 수 있다는 작은 행복과 함께 귀가했다.
그리하여 돌아오는 길에 미용실에 들러 요즘 나를 매우 심란하게 만들었던 새치집중구역을 처리할 수 있었다. 지난번 빌니우스 가기 직전에 뿌리염색만 하고 갔던 터라 그 사이 새치집중구역이 다시 출몰하였고 머리도 너무 길어서 가뜩이나 더운데 이넘의 머리 묶고 틀어올리느라 더 정신이 없었다. 새치집중구역을 퇴치하고 나니 한결 낫다. 그런데 머리는 숱을 좀 과감하게 쳐준 탓에 묶거나 틀어올리니 자꾸 잔머리가 빠져나온다 흑흑... 내 머리 해주는 분은 친절하고 잘해주고 다 괜찮은데 딱 하나, 숱 치는 걸 너무 좋아함 ㅋㅋ 나도 예전엔 숱을 치거나 층을 내는 걸 좋아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머리숱이 조금씩 줄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머리 감을 때마다 막 한 움큼씩 빠지는 것 같다 ㅠㅠ 전에 이분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고객님 머리카락이 굵지 않은 편이라 그렇지 숱은 지금도 많아요!' 라고 한다. 아니, 그렇다고 내 머리숱을 막 쳐도 된다는 뜻은 아니지 않소 ㅋㅋ
내내 졸리고 피곤하다. 그래도 내일 하루만 버티면 주말이다. 그런데 내일 엄청 빡빡한 일정이 기다린다. 오전에는 부서 사업 관련해 실무자의 보고를 받아야 하는데 이 실무자가 너무 쳇바퀴를 돌고 있고 성실한 반면 일머리는 좀 없어서 교정하고 또 교정해줘야만 하니 피곤한 시간이다. 오후에는 어제 갑작스럽게 잡힌 최고임원 보고(도대체 무슨 얘기를 나누려고 그러시는 것인가 여전히 의구심에 사로잡혀 있음), 가을에 우리와 뭔가 협업을 타진하고 있는 외부 인사들과의 미팅이 줄줄이 잡혀 있고 그것이 끝나자마자 진료도 받으러 가야 한다. 즉 멀리멀리 온 시내를 다 횡단해야 한다. 아마 돌아오면 뻗을 것 같다. 금요일에는 회의들이 좀 안 잡히면 좋겠는데 항상 뭐가 많아서 힘이 든다. 그래도 헉헉 힘을 내보자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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