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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에 해당되는 글 884

  1. 2015.02.22 2월 21일, 페테르부르크 마지막 날, 그냥 이것저것 2
  2. 2015.02.20 내내 안 좋은 날씨, 방에서 사과파이 먹으며.. 2월 20일 4
  3. 2015.02.19 당신의 벨리니..까진 좋았지만, 2월 19일 잠시 2
  4. 2015.02.19 2월 18일, 어쩐지 눈 안 온다 했지.. 예술광장과 러시아 박물관, 그리보예도프 운하 사진 몇 장 7
  5. 2015.02.18 2월 17일, 얼어붙은 네바 강 사진 몇 장 + 곶감과 양갱과 미역국은 어떻게 되었나 8
  6. 2015.02.15 맑고 파란 겨울 낮의 페테르부르크, 2월 15일 사진 몇 장 4
  7. 2015.02.15 오랜만에 겨울의 페테르부르크, 2월 14일 낮 8
  8. 2015.02.10 고스찌의 꿀케익 메도빅 8
  9. 2015.02.06 발레의 여름, 그리보예도프 운하 지나가다가 4
  10. 2015.02.03 초록 머리, 검정 머리 2
  11. 2015.02.02 황금 독수리들
  12. 2015.01.28 모든 메뉴 40% 할인이래요 2
  13. 2015.01.25 빛바랜 페테르부르크 사진들 몇 장 2
  14. 2015.01.22 휙 지나가는 마차 2
  15. 2015.01.21 잘 보면 보인다 2
  16. 2015.01.20 주방에서 커피 만들어요~ 7
  17. 2015.01.19 센세이션 2
  18. 2015.01.13 가반스카야 거리 4
  19. 2015.01.09 페테르부르크, 빛나는 운하와 사원 쿠폴, 창문들
  20. 2015.01.08 찬란한 여름 궁전, 페테르고프 사진들 몇 장 2
  21. 2015.01.04 부활절 단편) Jewels 01, 한밤중 반으로 갈라지는 페테르부르크 교각 사진 두어 장 2
  22. 2014.12.30 백야의 석양에 잠긴 네바 강, 청동기마상, 궁전교각 8
  23. 2014.12.29 장미, 백야 6
  24. 2014.12.18 햇살 찬란한 여름 정원(레트니 사드) 8
  25. 2014.12.12 그냥 자두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한국은 이미 22일, 여기도 자정 넘겼으니 22일. 자고 일어나면 공항으로 떠나고.. 모스크바에서 경유해야 하니 월요일 오전에 도착할 예정이다.

 

페테르부르크에서의 마지막 날은 바쁘게 지나갔다. 필요한 물건들과 필요하진 않지만 기분좋은 물건들을 좀 사고.. 며칠 전 추위에 떨다 발견했던 그 카페에 다시 가서 점심을 먹고 그 해사한 직원 사진도 찍고(나중에 카페 소개할 때 올려보겠다), 항상 들르던 네프스키 대로의 카톨릭 사원에 가서 초도 켜고, 마린스키에서 로파트키나의 안나 카레니나를 보고 돌아왔더니 밤 10시였다. 한참 짐을 싸고 났더니 어느덧 자정이 넘었네..

 

오늘 사진 몇 장만 올려본다. 많이 피곤하다. 자야겠다. 떠날 생각을 하니 너무 섭섭하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ㅠㅠ

 

 

고양이.

 

서무 시리즈에 등장하는 검정 고양이 미셴카랑 닮음 :)

 

 

 

고양이만 나오면 심심하니 이번엔 개 :)

 

 

 

저녁의 마린스키 신관.

극장 가려고 나오니 비 오기 시작 ㅠㅠ

비 조금씩 맞으면서 근처 돌아다니며 사진 몇 장 찍었다. 해 진 직후라 푸르스름한 빛이 예쁘다. 이 즈음의 빛을 좋아하는데 사실 때를 맞추기 쉽지는 않다. 오늘은 입장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근처 건물. 불 켜진 창문이 예뻐서.

 

 

운하에 비친 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 모습. 얼어붙은 운하 위로 비가 내려서 물이 잔뜩 고였다.

 

 

마린스키 신관 램프들.

 

 

마지막은, 오늘 라트만스키 안무의 안나 카레니나 커튼 콜.

 

왼쪽부터 카레닌 역의 빅토르 바라노프, 가운데는 안나 역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검정옷이 브론스키 역의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다시 봐서 반가웠어요, 울리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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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맨처음 이틀 정도만 날씨 좋았고 그 후부터는 계속 진눈깨비, 그냥 눈, 이제는 비가 내리고 있음 ㅠㅠ 으앙...

 

하긴 한겨울도 아니고 2월에 왔으니 그러려니 해야지 ㅠㅠ 그나마 맨처음에 해가 쨍 난 게 어디야..

 

날씨가 너무 우중충하고 바람도 불고 습하고 계속 눈과 비가 내려서 못 돌아다니고 있다. 오늘도 친구가 부탁한 기념품 사러 가게에 갔다가 네프스키 중심가에 있는 로모노소프 가게(어제 간 곳과 다른 곳)에 가고, 이후 돔 끄니기에 갔다가 징게르 카페(singer cafe)에서 조금 늦은 점심 먹고 들어온 게 전부다.

 

오늘 저녁에는 마린스키 구관에서 단막발레인 '봄의 예감'과 '페트루슈카'를 보러 간다. 날씨 개면 좀 일찍 나가서 산책하다 가려고 했으나.. 여전히 하늘은 우중충... 그냥 시간 맞춰서 나가야겠다.

 

역시 백야 시즌이 좋긴 좋다. 날씨도 좋고 환하고 해도 안 지고 ㅠㅠ

 

짧은 기간동안 머무르며 공연을 6개나 보고 있으니 뭐 내가 무리하고 있는 거긴 한데, 돌아가면 또 언제 이 공연들을 보겠나 하는 생각에 이것저것 예매해놓고 보니... 날씨도 그렇고 체력도 별로라 매일 피곤하다. 낮에 잠깐 쉬었다가 밤에 공연 보고. 돌아와서 좀 정리하고 자고.. 벌써 일주일이 흘렀네 ㅠ 모레 아침에 공항으로 떠나니 휴가도 이제 다 갔구나. 너무너무 섭섭하고 슬프다.

 

위의 사진은 내 방 창 너머로 찍은 것. 하도 눈이 와서 ㅠㅠ

 

점심 먹고 들어와서는 사온 찻잔들을 하나하나 뽁뽁이로 싸고(안 깨져야 할텐데), 좀 쉬다가 징게르 카페에서 테이크아웃해 온 사과파이를 곁들여 차 한 잔 우려 마셨다. 로모노소프 찻잔들은 이미 뽁뽁이로 꼭꼭 싸놔서... 찻잔은 그냥 호텔 방에 비치된 찻잔 :)

 

 

전에 writing 폴더에 발췌해 올렸던 코즐로프와 미샤의 사과파이 에피소드(http://tveye.tistory.com/3165)에 등장할법한 사과파이 :) 차 우려준 잔도 딱 저렇게 생겼을 것이다. 물론 코즐로프가 미샤에게 준 찻잔이야 소련 시골 동네에서 쓰는 공장제 찻잔이니 이 찻잔보다야 더 후졌겠지만..

 

서무 시리즈에서 단추남 베르닌이 쓰는 찻잔은 수완좋은 코즐로프가 쓰는 것보다 좀 더 낡은 버전. 잘 보면 어딘가 이도 나갔을지 모름. 그러니까 왕재수가 칭얼대지... (세상에서 제일 얇은 로모노소프 찻잔으로 우아하게 차 마시며 남들이 해다 바치는 것에 익숙했던 그 ㅠㅠ)

 

 

 

 

 

그런데 이 사과파이는 아이싱만 달고 사과필링은 전혀 설탕이 들어 있지 않아 엄청 시큼했다. 연유라도 끼얹어 먹어야 하나 ㅎㅎ 난 너무 달지 않은 사과파이를 좋아하긴 하는데 이건 사과가 많이 시었다.

 

 

새로 산 찻잔 중 하나만~ 뽁뽁이 싸기 전에 찍어봄. 눈과 자작나무를 형상화한 것 같다. 평소 로모노소프에서 나오는 섬세한 무늬와는 좀 다른 타입인데 볼수록 이것도 귀엽다. 근데 방이 어두워서 색감도 어둡게 나왔네 :)

 

그럼 이제 슬슬 이른 저녁을 챙겨먹고... 극장 갈 준비를 해야겠다.

 

아아, 한 달만 더 눌러 있었으면 좋겠구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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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오늘 내내 흐렸고 가느다랗고 기분나쁜 눈발이 계속 흩날렸다.

 

오늘은 오전에 환전을 좀 하고 어제 실패했던 로모노소프 가게에 가서(어제 왜 못 찾았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다. 계속 그 앞을 지나치고 있었던 것이다) 찻잔을 두 개 사고, 서점에 가서 근사한 러시아 요리책과 동생 줄 예쁜 수첩을 샀다. 눈발이 계속 날리고 길도 진창이라 일단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에는 미하일로프스키에서 돈키호테를 보기로 했다. 레베제프 라 바야데르 때문에 데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반 바실리예프가 바질을 추고 키트리도 볼쇼이 솔리스트가 와서 추니까 괜찮을 거라고 기대 중.

 

신나고 즐거운 곱사등이 망아지로 드디어 발레의 장벽이 깨진 료샤(ㅋㅋ), 이 참에 돈키호테에 입문시키기로 했다. 저녁 되기 전에 낮에 잠깐 시간 된다고 해서 호텔 로비 바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 호텔은 제국주의 러시아의 아르누보 시절에 지어진 곳이라 인테리어가 꽤나 화려하고 아름다운데 로비 바도 근사하다.

 

나는 벨리니 주문. 이곳 바의 벨리니는 'your' 벨리니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복숭아/망고/배 등 몇가지 과일 퓨레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그래서 '당신의 벨리니' 인가 보다.

 

료샤 : 어휴, 역시 달달하고 부들부들한 칵테일. 딱 여자들 마시는 거.

나 : 미안하다, 여자가 돼갖고 딱 여자들 마시는 거 골라서 ㅠ

료샤 : 무슨 맛 할 건데?

나 : 벨리니는 당연히 복숭아지!

료샤 : 망고 안 해볼래?

나 : 싫어, 망고는. 원래 망고 싫어해. 그리고 벨리니는 복숭아란 말이야!!!

료샤 : 베니스에서 실컷 마셨을 거 아냐, 복숭아맛 벨리니는. 새로운 거 해봐. 아니면 배맛...

나 : 으잉, 싫어. 너네 나라 배 맛 없어.

 

그때 바텐더가 주문받으러 옴. 료샤가 초치기 전에('망고'나 '배'라고 말할 기세) 잽싸게 '유어 벨리니, 복숭아요!' 하고 선수쳤다. 료샤는 뭔가 내가 모르는 칵테일을 주문했다.

 

'당신의' 벨리니가 나왔다. 복숭아 슬라이스가 꽂혀 있고 복숭아 퓨레가 들어 있다. 그런데 내 생각보다 도수가 강했다. 베니스에서 마시던 벨리니는 식전에 가볍게 마셨기 때문에 알콜 함량도 낮고 가벼운 음료수 같았는데 여기 벨리니는 좀 셌다.

 

 한 입 마셔보라고 주었다. 료샤는 한 모금 마시더니 생각보다 달지 않다고 했다. 뺏아 마시고 싶은 눈치였지만 안 주고 내가 다 마셨다.

 

그 결과 나는 벌을 받았다 ㅠㅠ 벨리니가 생각보다 양도 많고 독해서 점점 취기가 올라왔다 ㅠ 하긴 내내 피로도 누적되어 있었고 오늘 날씨도 안 좋고 잠도 계속 모자랐다. 졸기 시작하자 료샤가 혀를 찼다.

 

료샤 : 이게 뭐야. 복숭아 칵테일 마시고 취하는 인간아...

나 : 나 너무 졸려. 방에 가서 좀 자다가 가야겠어.

료샤 : 야! 나랑 놀아줘야지!

나 : 너는 도로 사무실 들어간다며. 저녁에 극장에서 보면 되잖아.

료샤 : 아직 30분쯤 시간 있단 말이야!

나 : 미안해, 친구야. 나 너무 졸려. zzz..

 

료샤는 툴툴댔지만 할 수 없이 나를 방으로 데려다 주었다. 데려다 줬으니까 내가 방에 와 있고 침대에 누워 있고 구두도 벗고 있겠지 ㅠㅠ 뭔가 머리에 베개 베어주고 애가 나간 것까진 기억나는데 그 다음부턴 비몽사몽.

 

1시간쯤 꿈나라에 갔다가 깨어났다. 머리가 무거웠다. 료샤에게 전화를 했다.

 

나 : 너 사무실 잘 들어갔어?

료샤 : 복숭아 칵테일 한 잔으로 맛이 가다니 -_-

나 : 그게 생각보다 독했어. 역시 낮술은 안되나봐. 예전에도 낮에 와인이나 샴페인 같은 거 마시면 금방 취했거든.

료샤 : 이제 나가서 낮술 마시고 돌아다니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겠지!

나 : 나가서 마신 거 아니잖아! 호텔 로비 바였어! 그리고 너도 있었어!

료샤 : 이제 다 깼어?

나 : 응. 있다가 극장에서 봐. 친구야, 고마워.

료샤 : 그치! 내가 너 데려다 주고 침대에도 뉘어주고!

나 : 그래그래, 베개 베어줘서 고마워~

료샤 : 망고맛 벨리니였으면 안 취했을 거야.

나 : 그런 게 어디있어!

료샤 : 망고가 더 달잖아! 그러니까 안 취했을 거라고!

나 : 베이스는 똑같은데 어떻게 안 취하니!

료샤 : 너는 망고 싫어한댔으니까 찔끔찔끔 조금 마시고 남겼을 거고 그럼 안 취했겠지~

나 : 아... 나 왜 설득되려 하지.

 

.. 하여튼 그래서 이제 '당신의 벨리니'는 안 마시는 것으로 결론 :)

 

이제 슬슬 준비하고 한 시간 쯤 있다가 극장에 가야겠다. 극장이 가까워서 다행이다.

 

아아... 이제 휴가도 거의 다 가버렸어 흐흑... 일요일 아침에 떠나는데 진짜 코앞이야 엉엉...

 

 

 

로비 바 사진 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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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그저께와 어제는 기온이 많이 낮았지만 하늘이 쨍한 날씨였으나..

오늘은 기온은 영하 3도에서 1도 정도로 따스했지만... 눈이 펄펄 내리고.. 아침엔 쌓였고 낮엔 기온 올라가서 그 눈이 다 녹으면서 길바닥은 진창으로... (이 진창 너무 싫다 ㅠㅠ)

 

이렇게 눈 오고 날씨 안 좋은 날은 무조건 박물관 가는 날이라서. 아껴뒀던 러시아 박물관 다녀옴. 숙소에서 10분도 안 걸리기 때문에 좋긴 한데...

 

오늘 가는 날이 장날인지. 전시실 몇개는 수리 중이고 원래 있던 그림들 중 다수가 투어를 갔거나 아니면 전시품 교체 기간에 딱 걸렸나보다(소장품이 많아서 가끔 그림들을 바꿔놓는다) 그래서 슬프게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프 박스트 그림은 두 점 밖에 없고.. 제일 좋아하는 supper도 없고.. 크람스코이와 니콜라이 게도 오늘은 없고... 어흑... 대신 소모프를 비롯한 화가 그림들이 추가되긴 했지만... 나에게 박스트를 돌려달라고요 흐흑,..

 

20세기 소련 미술의 경우에는 오히려 추가되고 변경된 그림들이 전에 본 것들보다 맘에 들었다.

 

브루벨은 그래도 그대로 있어서 다행이었다 ㅠㅠ 내가 여기 올 때마다 러시아 박물관에 자꾸자꾸 가는 이유가 뭔데요 ㅠ 박스트와 브루벨, 게, 그리고 금발의 가브리엘 이콘 때문인데 ㅠㅠ 그래도 브루벨과 가브리엘이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나와서는... 오늘 정말 운이 없었다. 코뉴셴나야 거리 쪽에 로모노소프 가게가 하나 더 있는데(보통은 네프스키 중심가에 있는 쪽으로 간다만) 거기로 가려고 했다가 오늘따라 이상하게 정신도 없고 눈 때문에 그랬는지 아무리 걸어도 가게가 안 보이고.. 평소엔 잘만 들렀던 곳인데. 멍때리고 걷다가 골목을 잘못 들었더니 빠져나가는 골목이 없어서 어느새 모이카 운하 지나 궁전광장에 와 있고 ㅠ 완전히 뺑뺑이 돌고 고생했다. 나 초짜 관광객도 아니고 심지어 여기 살았던 사람인데 왜 이러지 ㅠㅠ

 

눈오고 길 진창이고 바람 불고.. 하여튼 많이 고생. 너무 녹초. 배도 고프고..

그래서 오늘 찻잔 사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감.

 

그러나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이다. 뺑뺑이 돌고 녹초가 된 가운데 너무 배가 고파서 헤매다 우연히 발견해 들어간 카페가 정말 최고였다. 간판과 유머러스한 메모에 끌려 들어간 곳인데 여기서 최고의 우하(생선 수프)를 만났다. 그리고 미소가 해사하고 매우 친절한 젊은 남자 직원도 만났고, 카페는 너무나 내 마음에 들었다. 맛있는 거 먹고 몸 녹이고 친절한 대화를 나누고 나오자 길 잃고 뺑뺑이 돌았던 고통이 눈녹듯 스러졌다. 그 카페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올려보겠다.

 

그럼 오늘의 사진 몇 장. 오늘은 날씨 안 좋아서 dslr 대신 후지x 디카 들고 나가서 화질은 그냥저냥. 여기는 눈 올때랑 안 올때랑 동네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니까 ㅠㅠ 전에 올렸던 이 동네 사진들과 비교해보세요~

 

맨 위는 진눈깨비에 가까운 눈이 쏟아지고 있는 오전의 예술 광장.

 

 

우리 푸쉬킨도 눈 맞고 있다 ㅠㅠ

 

눈 오는 가운데에도 꿋꿋하게 푸쉬킨 머리랑 어깨엔 비둘기가 앉아 있다. 네놈들 저 사람이 얼마나 위대한 분인지 알기나 하냐!!

 

 

푸쉬킨.. 춥겠다 ㅠㅠ

 

근데 클릭을 잘못했나, 서명이 왜 이렇게 안쪽으로 밀렸지.. 고치려니 귀찮다. 그냥 놔두자 ㅠ

 

 

 

 

 

전시 보고 러시아 박물관에서 나오는 길. 열린 정문 너머로 푸쉬킨이 보인다.

 

 

 

그리보예도프 운하 쪽으로 나왔다. 도자기 가게 가려고... 이때만 해도 몰랐지, 뺑뺑이 돌 줄은..

 

지금도 뭔가에 홀린 것 같네. 왜 길을 못 찾았지 ㅠㅠ 왜 모이카 운하를 삥삥이 돌아 궁전광장 쪽으로 갔나 어흑.. 조금 덜 걸어보려고 엘리세예프 가게 근처에 있는 로모노소프 대신 코뉴셴나야 근방 로모노소프로 가려고 했던 건데 서너배는 더 걸었네.. 뺑뺑이 도느라.. 어헝 ㅠ

 

 

 

 

 

하여튼 그렇게 오늘의 메모는 끝.

내일은 제발 날씨가 좋기를... 내일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발레 돈키호테를 본다. 레베제프의 충격적인(나쁜 의미 ㅠ) 라 바야데르 때문에 빈정 상했지만..(http://tveye.tistory.com/3504) 내일은 이반 바실리예프가 바질을 추니까 설마 괜찮겠지..!!

 

그러고 보니 한국은 이미 자정이 넘어서 설날이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추가 : 그 카페에 대한 소개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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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도 추웠지만 하늘이 파랬다. 한낮에 료샤와 레냐와 함께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쪽으로 산책 갔었다. 갔다가 얘네 집에 가서 카레와 미역국과 쌀밥, 부드러운 계란찜, 간장을 쓴 포근포근한 감자양파조림과 불고기를 만들어 주었다. 대성공 :)

 

레냐는 밥이 너무 맛있었던 나머지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 남편이 아내 따라 와서 살아야지 ㅋㅋ 이렇게 나의 요리솜씨로 7세의 약혼자를 옭아매는 데 성공! 료샤가 부러워하더니... 한국에서는 원래 시부모 모시고 사는 거 아니냐면서 자기도 따라오겠다고 한다 ㅋㅋ

 

일요일에 만났을 때 곶감과 초콜릿과 양갱을 풀었다. 레냐가 제일 좋아한 것은.. 의외로 양갱이었다!! 깜놀! 양갱이 곶감보다 초콜릿보다 더 맛있다면서 더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근데 양갱은 내가 장난기가 동해 가져간 거라.. 두개 밖에 안 가져갔었는데 ㅠㅠ 미안해 레냐야 양갱 더 없어...

 

곶감은 료샤가 엄청나게 좋아했다. 레냐는 첨에 시꺼멓다고 안 먹으려 했다. 호랑이와 꼬깜의 그 꼬깜이라 해주자 레냐는 어려서 그런지 꼬깜이 맛있다는 건 까먹고 호랑이가 도망갔다는 것만 기억나는지 '무서워! 무서운 거잖아!'라고 찡찡댔다. 료샤가 곶감을 홀랑 먹더니 너무 맛있다 해서 레냐도 먹어보았다. 좋아했다. 맛있다고 했다. 그러나 양갱이 더 좋다나... 곶감은 모두 료샤가 가져갔다 ㅋㅋ 얘 웃기다.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산책하다가..

 

꽝꽝 얼어붙은 네바 강. 어디까지가 강이고 어디까지가 강변인지 모호하다. 강변에 이렇게..

'얼음 위로 나가는 거 금지!'라고 표지판이 서 있지만... 다들 나몰라라 하고 얼어붙은 강으로 나가 산책하고 있다..

 

 

 

 

이 사람은 얼음 낚시 중..

 

 

발자국도 잔뜩~

 

나도 옛날에 여기서 지낼 땐 친구랑 겨울에 얼어붙은 네바 강 건너갔었는데.. 난 무서워했지만 친구는 좋아했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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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젠 하루종일 진눈깨비가 흩날리고 흐렸지만 오늘은 추운 대신 하늘이 쨍하고 파랬고 햇살이 눈부셨다.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찬란한 겨울 날씨였다. 나도 좋아하는 날씨긴 한데... 어제 눈 맞으며 다닌데다 여독이 겹쳐서 감기 기운이 심해서 내가 배숙 만들어먹어야 할 신세가 되었음 ㅠㅠ

 

어쨌든 날씨가 너무 아까워서(아는 사람은 다 안다, 페테르부르크에서 이런 날씨 만나면 무조건 산책하러 가야 한다... 언제 또 흐려질지 모름) 마린스키 극장 쪽부터 모이카 운하 따라 쭉 걸어서 이삭 성당, 해군성 앞, 청동기마상, 네바 강변 쪽 산책. 료샤가 차를 가져와서 중간중간 좀 타긴 했다만... 고마워 친구야 ㅠㅠ

 

료샤랑 레냐랑 놀다가 난 잠깐 숙소에 들어왔다. 7시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 봐야 해서 옷도 갈아입고 겸사겸사. 감기 기운도 심하고 새벽에 몸이 안 좋아서 오늘은 계속계속 많이 먹고 꿀도 엄청 먹고 있음. 레냐가 나에게 빨간 머리에서 갈색 머리가 되었다고 좋아함(왜 좋아하지? ㅋㅋ) 료샤는 검은 머리로 돌아오라고 아우성..

 

여튼, 오늘의 사진 몇 장.

 

맨 위 사진은 마린스키 극장 근처의 레스토랑 '사드코'의 창문.

 

 

 

꽝꽝 얼어붙은 모이카 운하

 

 

네바 강변 따라 산책하다가...

페테르부르크의 상징물들이 다 모였다. 쿤스트카메라, 등대, 궁전교각,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 첨탑. 그리고 얼어붙은 네바 강. 그나마 가운데는 많이 녹았다.

 

 

그리고 역시 이 도시의 상징 중 하나. 청동사자상 :) 금방이라도 네바 강 너머로 돌진할 것 같네~

 

.. 그럼 난 이제 옷 갈아입고.. 뜨거운 국물 좀 먹고... 극장으로... 미하일로프스키 라 바야데르는 그저 그랬는데.. 꽃미남인 빅토르 레베제프의 솔로르를 건지기를 기원하며...

 

.. 예약 포스팅은 계속 아침 8시에 올라간다. 내일은 서무의 슬픔 시리즈 번외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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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여기 시각으로 어젯밤 11시 좀 넘어 페테르부르크의 숙소 도착. 한국 시각으론 오늘 새벽.

피로가 너무 쌓여서 하루종일 몽롱했다. 기온은 영하 1도, 체감온도는 영하 6~7도 쯤. 내내 진눈깨비 흩날림.

 

오늘은 숙소 근처인 예술광장부터 시작해 그리보예도프 운하,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앞,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마르스 광장, 그리보예도프와 모이카 운하변, 궁전광장 쪽을 산책한 후 네프스키 대로를 따라 돌아옴.

 

너무 피곤해서 한시간 가량 자고 일어났다.

 

곧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 토스카 보러 나간다. 직전에 오늘 산책 때 찍은 사진 몇 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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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5. 2. 10. 16:11

고스찌의 꿀케익 메도빅 russia2015. 2. 10. 16:11

 

 

러시아나 프라하에 가면 내가 꼭 먹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꿀케익 메도빅. 체코에서는 메도브닉이라 부른다. 견과와 꿀이 가미되어 여러 겹 겹쳐 만드는 맛있는 케익이다. 이것은 정말 맛있다 :)

 

맨처음 이걸 먹은 건 오래 전 러시아에서 공부할 때였다. 그때 이걸 사먹었던 가게에서는 '묘도보예 삐로즈노예', 즉 꿀 조각케익이라고 해서 난 내내 '묘도보예'란 이름으로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러시아에선 '메도빅', 체코에서는 '메도브닉'이라고 불렀다. 재작년 프라하에 머물 때 그 동네 메도브닉 진짜 여러 종류 먹어봄 :) 근데 솔직히 말하자면.. 체코 메도브닉이 좀 더 맛있었다 ㅎㅎ '메드', '묘드'는 꿀이란 뜻이다.

 

여기는 페테르부르크의 유명한 레스토랑/디저트 카페인 고스찌. 전에 몇번 포스팅한 적 있다. 음식도 괜찮지만 디저트 케익이 일품이다. 특히 이 메도브닉은 크림도 풍부하고 정말 맛있다!~

 

계속 잠도 모자라고 입맛도 없고 몸도 피곤해서 훌륭한 메도빅 사진 올려본다 :0

 

 

 

 

 

가게 안은 이렇게 생겼다.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여긴 반지하 1층이고, 레스토랑은 2층에 있다.

 

 

진열장 안에 근사한 케익들이 가득가득!!

 

 

흔들리고 번졌지만..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 다이어트 따위에 낭비하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

훌륭하다!!!

 

* 태그의 고스찌 를 클릭하면 이곳에 대한 이전 포스팅들을 볼 수 있다

* 태그의 메도브닉을 클릭하면 아마 전에 체코에서 시도했던 여러 메도브닉이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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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페테르부르크.

그리보예도프 운하 지나가다가 찍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공연 안내 현수막. 7월 발레 공연에 대한 것이다.

'발레의 여름'

레퍼토리는 순서대로, 해적, 백조의 호수, 지젤, 돈키호테, 잠자는 미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내가 갔을 때가 백조와 지젤 공연과 맞기는 했는데 이때 난 마린스키 공연들을 잔뜩 끊어놔서 저 공연들을 보지는 않았다. 그전에 로미오와 줄리엣, 라 바야데르만 봤었는데 미하일로프스키는 수퍼스타 주역들 외에는 사실 군무나 무대 규모, 전체적 퀄리티는 마린스키보다는 좀 떨어지는 편이다.

어쨌든 현수막이 예뻐서 찍어놨다.

 

그건 그렇고 다다음주 미하일로프스키 라 바야데르 캐스팅이 이제야 나왔다. 캐스팅 보고 끊을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빅토르 레베제프가 솔로르를 춘다고 한다. 무대가 궁금하던 무용수라 아침에 그거 한장 더 끊고 유리지갑 폭발의 길로 ㅠㅠ 미하일로프스키의 라 바야데르는 전에 사라파노프와 세미오노바 버전으로 봤는데 사라파노프 하나 건졌을 뿐이었지만... 이번엔 레베제프를 건지기를 빌며.. (예쁘장한 무용수니까 어쨌든 눈은 호강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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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3. 21:23

초록 머리, 검정 머리 russia2015. 2. 3. 21:23

 

 

작년 4월 초.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 따라 걷다가.. 궁전 교각 근처에서 발견한 청둥오리 두 마리.

청둥오리 좋아해서 마주치면 사진 찍는다.

수컷 암컷 같이 둥둥 떠가는 건 자주 봤지만 사내애들 둘이 저렇게 딱 붙어서 가는 건 첨 봐서 찍었다. 근데 멀리 떨어져 있어서 줌 당겨도 이 모양. 눈을 크게 뜨고 가운데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이번엔 깜장 머리 갈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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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2. 21:20

황금 독수리들 russia2015. 2. 2. 21:20

 

 

작년 4월 초. 상트 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린스키 공원 울타리의 황금 독수리들.

잘 보면 쌍두독수리들도 보인다. 러시아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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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28. 20:28

모든 메뉴 40% 할인이래요 russia2015. 1. 28. 20:28

 

 

12시부터 17시까지..

 

상트 페테르부르크, 작년 4월. 해군성 공원 쪽으로 걸어가다가 어느 레스토랑 앞에서 발견 :)

 

근데 40% 할인이면 얼마인가요~~ 옆에 원래 메뉴판도 같이 세워놔야 알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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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25. 15:14

빛바랜 페테르부르크 사진들 몇 장 russia2015. 1. 25. 15:14

 

 

작년 봄, 페테르부르크.

 

이 날은 4월 5일이었다. 날이 흐렸고 이날따라 피곤해서 dslr 대신 조그만 디카 후지를 들고 나가서 그리보예도프 운하부터 예술광장까지 천천히 거닐었다. 쓰고 있는 글 배경이 1970~80년대 소련의 레닌그라드였기 때문에 그때 느낌을 조금이라도 재현해보려고 로모 필터를 넣어 사진 몇 장 찍었다. 

 

이때 찍은 거 당시 몇 장 올린 적 있다 : http://tveye.tistory.com/2720

 

위의 풍경은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관광보트.

 

 

미하일로프스키 공원의 울타리. 이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러시아 박물관(루스끼 무제이)이 나온다.

 

 

 

 

 

러시아 박물관 정문 쪽 울타리. 안쪽으로 박물관이 보인다.

 

 

 

예술 광장 앞 공원.

 

 

 

마지막은 예술광장을 지키고 계시는 우리 푸쉬킨 동상.. 흐린 실루엣만 나왔지만 역시나 머리 위에 새가 앉아 있다.

 

.. 이것이 일요일 예약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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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22. 09:55

휙 지나가는 마차 russia2015. 1. 22. 09:55

 

 

역시 작년 7월, 페테르부르크.

해군성 공원 근처.

마차가 휙 지나가서 사진은 흔들렸다만 느낌이 맘에 들어서 지우지 않고 놔뒀다.

 

보기엔 좋은데.. 타는 사람들도 좋겠다만.. 말은 힘들 거 같고.. (항상 짐승에게 이입함. 토끼라서 그런가 ㅠ)

이때 내가 머물던 호텔이 이삭 성당 맞은편에 있었는데 백야 시즌이라 밤 늦게까지 저렇게 관광 마차가 다녔다. 그래서 내내 따가닥따가닥 말발굽 소리도 들리고.. 가뜩이나 백야라 두터운 커튼 사이로 빛도 들어오는데.. 그래서 잠을 자주 설쳤다. 그래도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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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21. 21:31

잘 보면 보인다 russia2015. 1. 21. 21:31

 

 

강아지 :)

 

작년 7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카잔 성당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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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20. 16:46

주방에서 커피 만들어요~ russia2015. 1. 20. 16:46

 

 

상트 페테르부르크, 작년 7월.

판탄카 운하 따라 레트니 사드로 걸어가다가 발견한 건물.

벽에는 '여기 주방에서 커피 만들어요~' 라고 씌어 있다. 창문에도 '주방에서 만드는 커피' 라고 씌어 있음.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가보지는 않았는데 좀 궁금하다. 러시아 친구에게 한번 들어가보고 내부 사진 좀 보내달라 해볼까. 근데 커피를 주방에서 안 내리면 어디서 내리지?? 카운터 안쪽에 주방이 별도로 있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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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9. 22:02

센세이션 russia2015. 1. 19. 22:02

 

 

제목이 너무 거창한 건가 싶지만.. 진짜로 저 차에 그렇게 씌어 있다고요 :)

 

2014년 4월. 페테르부르크. 고로호바야 거리와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교차로.

 

예전에 완성한 장편의 심리적 화자였던 트로이가 이 고로호바야 거리 어딘가의 아파트에 사는 걸로 설정해서 페테르부르크 오면 항상 이쪽 거리 쏘다녀봄. 그의 아파트가 소설에서 중요한 장소 중 하나여서.

* 트로이와 그 아파트가 나오는 부분도 전에 발췌한 적이 있다. 여기 : http://tveye.tistory.com/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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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3. 21:19

가반스카야 거리 russia2015. 1. 13. 21:19

 

 

몇년 전 다시 페테르부르크에 가서 잠깐 기숙사에 머무르며 몇 달 공부했던 때는 쉡첸코 거리에 살았다. 가반스카야 거리는 그곳과 연결된 이웃 거리이다. 자주 지나다녔었다,.

 

작년 여름에 갔을 때 떠나기 전날 쉡첸코와 가반스카야 거리, 말르이 대로 쪽을 산책했다. 뭐 딱히 향수가 짙어서라기보다는... 전에 쓴 글의 배경 중 하나가 이쪽이라서. 내 기억이 정확한지 확인하러 갔었다. 트롤리버스 타고 와서 이 가반스카야 거리에서 내린 후 쭈욱 걸었다. (http://tveye.tistory.com/3108)

 

내가 보통 올렸던 페테르부르크 사진들은 거의가 네프스키 대로나 네바 강, 마린스키 등등 관광지나 랜드마크, 문화예술 관련 동네들이었다. 뭐 가끔은 보통 골목이나 거리 사진도 올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런쪽 사진들은 적은 편이다.

 

그래서 가반스카야 울리짜(거리) 사진 그냥 몇 장. 주거지 쪽 거리는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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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페테르부르크.

그리보예도프 운하.

햇살이 너무나 찬란해서 운하와 거리와 건물 모두 탈색된 것처럼 보였다. 이 도시는 언제 어느 순간이든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이 아름다운 도시는 그저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뭐 죽어라고 미워했던 사람들도 많이 있긴 하지만..)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피의 구세주 사원)의 황금 쿠폴.

하늘이 정말 저렇게 새파랬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내가 좋아하는 창문들 :)

 

 

 

마지막은 머물렀던 호텔 창 너머로 보이는 맞은편 건물 창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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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우니 따뜻하고 찬란한 가을날 페테르고프 사진 여러 장.

 

페테르고프는 전에도 여러 번 올린 적 있다. 제정 러시아 시절 황제들의 여름 휴양지로 '여름 궁전'이라고도 불린다. 아름다운 분수와 궁전, 교회, 공원이 어우러져 정말 근사하다. 여기 사진들은 2013년 9월에 갔을 때 찍은 것들.

 

어제까지 올렸던 단편 Jewels의 1장(http://tveye.tistory.com/3390)에서 화자인 라라는 주인공 미샤가 자기를 데리고 여름 궁전에 가서 분수를 보여주고 아이스크림을 사줘서 하마터면 레닌그라드로 이사갈 뻔 했다고 말하는데 그 배경이 되는 여름 궁전이 바로 이곳이다. 아무리 봐도 모스크바보다 훨씬 근사하다!!

 

전에 올렸던 사진도 두세 장 섞일 수도 있다만. 기억 안 나니 그냥 올려본다. 태그의 페테르고프 나 뻬쩨르고프를 클릭하면 전에 올렸던 이 동네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이때는 며칠 후에 무슨 공연이 있다고 무대 설치하느라 궁전의 메인 분수들을 작동 안 시켜서 무척 속상했다. 그래서 사진을 봐도 좀 아쉽긴 하다. 분수 다 작동되면 진짜 멋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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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은 작년 4월에서 5월 초에 쓴 것으로 일종의 부활절 기념 픽션이었다. 구조적으로는 내가 몇 년 동안 손대고 있는 레닌그라드 우주의 주인공인 미샤의 연대기에 속해 있다. 원래 쓰려던 글을 시작하기 전에 머리도 정리하고 싶었고 마침 부활절 시즌이었기 때문에 좀 가벼운 느낌으로 쓴 소품이다. 화자도 열 살짜리 소녀이고 1인칭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배경은 1977년 4월, 소련 모스크바이다. 내 주인공 미샤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전개되고 지금 쓰는 글은 가상의 지방 소도시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쓴 글은 이 단편이 유일하다. 이 시리즈에서 미샤는 레닌그라드 발레학교를 졸업하고 키로프 극장에 들어가 스타가 되고 또 안무가로도 활동하게 되는데, 화려한 커리어를 이어가던 도중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게 1977년이다. 그가 볼쇼이로 옮겨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재작년 초에 완성한 장편에서 다룬 적이 있다(미샤의 친구인 트로이가 심리적 화자로 등장하는 그 장편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상의 인물들이다. 미샤를 제외한 주요 인물로는 화자인 라라, 그리고 라라의 아빠이자 볼쇼이 극장 안무가이며 미샤의 절친한 친구인 스타니슬라프 일린이 있다. 라라는 가끔 라루샤, 라루츠카 등의 애칭으로 불린다. 미샤는 일린을 스탄카라고 부른다. 미셴카 역시 미샤의 애칭이다. (러시아 이름은 이게 복잡.. ㅠㅠ)

 

그 외에 라라의 여동생인 일곱살짜리 아냐, 라라의 엄마이자 일린의 전처인 나스챠, 그리고 일린의 극장 동료들이 등장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에벨리나 크리셴스카야 역시 볼쇼이 무용수이다.

 

일린과 라라에 대한 이야기는 전에 한번 발췌한 적이 있다. 수용소에 수감된 미샤를 면회하러 간 일린의 이야기였는데 그 링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221

 

단편 제목은 발란신의 모던 발레인 Jewels 에서 따왔다. 그냥 '보석'이라고 할까 했는데 복수형의 s를 번역하기도 그렇고 리듬감도 참 껄끄럽다. 그래서 그냥 영어로 붙여놨다. 사실은 노어인 'Драгоценности'라고 붙이고 싶었지만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제목..^^;

 

단편은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여기에도 5토막으로 끊어서 올려본다. 오늘은 이야기가 좀 이어지는 1~2를 먼저 올려본다. 1~2에는 발레 작품 얘기도 좀 나온다.

 

어쨌든 열 살짜리 여자애의 시점으로 글을 전개하는 건 오랜만이라 재미있었다. 특히 짝사랑에 빠진 어린 여자애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 이 글을 무단으로 전재, 배포, 복제, 인용하거나 퍼가지 말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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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wels

пасхальный рассказ

 

 

 

 

 

- 1 -

  

 

 

 

모스크바 강을 따라 걸으며 보석을 찾아내는 게 얼마나 쉬운지 아는가? 그런 일을 하기에는 밤이 좋지만 미샤는 낮도 상관없다고 했다. 아니, 낮이 더 좋다고 했다. 물론 그건 레닌그라드 얘기다. 그 동네는 이곳보다 훨씬 춥고 음습하지만 대신 소위 백야라는 게 있고 여름날 한낮의 빛살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밝고 투명하니까 미샤의 말이 맞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엄마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엄마는 미샤를 싫어했고 레닌그라드 출신이라 쓸데없이 자존심이 센데다 콤소몰에도 안 나가는 문제 있는 성격이라고 헐뜯곤 했지만 사실 우리 엄마는 아빠와 친한 사람들이라면 모두 미워했으므로 그리 신빙성은 없었다.

 

엄마의 의견이란 내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아빠도 좋아했고 아빠가 일하는 근사하고 화려한 극장도, 그리고 아빠의 친구들도 모두 좋아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미샤를 제일 좋아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샤에게는 완전히 반해 있었지만 물론 엄마 아빠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내게 바보 같다고 했다. 엄마야 미샤를 워낙 싫어하니 그렇다 치지만 아빠는 매일같이 극장에서 미샤와 함께 일하는데다 집에서 같이 지내는 경우도 많았고 무엇보다도 아빠는 항상 내 편이니까 솔직하게 얘길 해야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걔들은 뭘 모른다. 아빠에게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법이다. 우리 아빠가 날 얼마나 사랑하고 예뻐하는데, 정작 귀여운 딸이 벌써부터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푹 빠져 있다는 걸 알면 상처받을 게 뻔하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당연한 거 아닌가? 겨우 열 살짜리 소녀라 해도 첫사랑은 첫사랑이다. 친구들에게는 얘기할 수 있지만 가족에게는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인 것이다.

 

그건 1977년 봄이었다. 내게는 최고의 해였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건 변함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든다. 1월에 미샤가 볼쇼이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맨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난 너무 좋아서 기절할 뻔 했고 잠시 후에는 걱정이 되어 아빠를 붙잡고 늘어졌다.

 

“ 근데 거기서 어떻게 와? 공연 있을 때마다 비행기 타야 하는 거야? 기차로는 열 시간이나 걸리잖아. 작년에도 비행기 타러 간다고 빨리 가버려서 인사도 못 했는데. ”

“ 작년처럼 게스트로 공연 오는 게 아니라 아예 볼쇼이로 옮겨오는 거야. 적어도 일 년은 여기서 살 거야. ”

 

아빠는 미샤가 모스크바로 이사 올 거라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내가 미샤를 만날 때마다 귀가 닳도록 모스크바 자랑을 한 게 드디어 효과를 본 것 같았다. 미샤는 내게 트레치야코프 미술관과 아르바트 거리는 좋지만 그래도 레닌그라드를 떠날 생각은 없다고 했었다. 오히려 나한테 아빠랑 같이 레닌그라드로 이사 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날 데리고 다니며 레닌그라드 구석구석을 구경시켜 주었다. 운하를 누비는 작은 보트도 태워 주었고 분수가 나오는 궁전에도 데려갔다. 분수 궁전은 정말 끝내줬다. 게다가 사자 분수 앞에서 미샤가 사준 아이스크림은 더 끝내줬다. 하마터면 넘어갈 뻔 했지만 마침 소나기가 쏟아진 덕에 꿋꿋하게 계속 우길 수 있었다.

 

“ 그래도 모스크바가 더 좋아. 훨씬 크고 날씨도 더 좋아. 여기는 비가 너무 자주 와. 어제도 보트 타다 비 맞고. ”

“ 6월 되면 여기 날씨가 더 좋을 거야. 백야도 있는데. ”

“ 그러면 미셴카가 모스크바에 살면서 백야에만 여기 와 있으면 되잖아. ”

“ 그럼 공연 있을 때마다 열 시간씩 기차 타고 와야 하잖아. 연습은 어떻게 하고. ”

“ 키로프가 모스크바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럼 다 해결될 텐데. ”

“ 라루츠카, 레닌그라드는 싫어? ”

“ 별로야. ”

“ 날씨가 안 좋아서? ”

“ 모스크바는 빌딩도 더 크고 가게도 더 많고 나무도 훨씬 많아. ”

“ 여긴 천사도 많고 분수도 많은데, 운하도 있고 에르미타주도 있고. ”

“ 우리도 있어, 트레치야코프랑 푸시킨 미술관. ”

“ 여긴 새벽이면 다리도 반으로 갈라지는걸. 불빛이 반짝반짝하고 그 아래로 큰 배도 지나가. 곧장 바다로 나가고. ”

 

지금 같았으면 지형적 차이로 생겨난 조건을 내세우는 건 불공평하다고 항의했겠지만 그땐 어렸고 다리가 갈라지는 건 정말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난 곧 납득해버렸다. 그래서 집에 돌아온 후 다리가 갈라지고 배가 바다로 나가는 레닌그라드로 이사 가자고 졸라대서 엄마에게 눈물 쏙 빠지게 혼났다. 엄마는 어린애한테 공연히 바람을 넣었다고 미샤와 아빠를 싸잡아서 욕했다. 그때는 정말 짐을 싸서 아빠에게 가버릴까 했는데 전화를 했더니 아빠가 6월이면 모스크바로 돌아올 거라고 달래서 그만두었다.

 

아빠가 모스크바로 돌아와서 행복했다. 물론 엄마도 사랑하고 새아빠도 나름대로 자상하게 잘 대해주긴 하지만 그래도 난 어릴 때부터 항상 아빠가 제일 좋았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했을 때 난 다섯 살이었지만 그래도 뭔가 잘못됐다는 건 이해했다. 그리고 여덟 살쯤 됐을 때는 그때 아무도 내게 누구와 살고 싶으냐고 묻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가 났다. 아냐는 나보다 세 살이나 어렸으므로 그렇다 치고, 적어도 내게 물었다면 난 아빠를 골랐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항상 엄격했고 규칙을 강조했으며 거의 매일같이 야단을 쳤지만 아빠는 웬만하면 화를 내지 않았다.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눈을 보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엄마와는 달리 날 극장에 데리고 갔다. 엄마도 한때는 발레리나였고 지금은 공연 잡지사에서 비서로 일했지만 웬만해서는 나나 아냐를 극장에 가지 못하게 했다. 그것 때문에 아빠와도 가끔 다퉜다. 우리가 너무 어려서 교육에 좋지 않다는 거였다.

 

심지어 엄마는 발레 공연을 보는 것도 탐탁찮게 생각했다. 아빠는 아냐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나는 이미 충분히 컸으니 괜찮다고 했다. 결국 아빠는 엄마와 타협을 했다. 발레 공연의 경우 반드시 아빠나 마르가리타 아줌마가 데리고 갈 것. 연습실에는 절대 데려가지 말 것. 엄마는 그것도 모자라 내가 갈 수 있는 공연 리스트를 만들어서 아빠에게 건네주었다. 맨 처음엔 호두까기 인형, 코펠리아, 잠자는 미녀 세 개 뿐이었다. 난 울면서 어떻게 백조의 호수도 없고 지젤도 없느냐고 난리를 쳤고 아빠는 며칠 동안 엄마를 설득한 끝에 백조의 호수와 곱사등이 망아지를 추가하는데 성공했다. 난 백조의 호수가 되면 해적과 지젤도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엄마는 그걸 보기엔 내가 너무 어리다고 딱 잘라 말했다.

 

내가 해적과 지젤을 본 건 아빠를 보러 처음 레닌그라드에 갔던 아홉 살 때였다. 그때 아빠는 키로프 극장의 초청을 받아 레닌그라드에서 신작을 안무하고 있었다. 사실 그 공연들을 보여준 건 아빠가 아니라 미샤였다. 내가 겨우 다섯 개 뿐인 리스트를 들먹이며 억울함을 호소하자 미샤는 진지하게 들어주었고 엄마가 그걸 못 보게 한 이유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 지젤은 남자 주인공이 여자를 배신해서 그래. 착한 사람이 아니라서. ”

“ 주인공이 악당이란 말이야? ”

“ 음, 꼭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이었던 거지. ”

“ 그럼 왕자님이 아닌 거네. ”

“ 왕자는 아니지만 백작이야. 비슷한 거야. ”

“ 어떻게 왕자님이 그렇게 나쁜 짓을 할 수가 있어? ”

“ 왕자라고 다 착하고 멋있는 건 아니니까. ”

“ 안 그래. 왕자님은 착하고 멋있어야 해. ”

 

미샤는 웃더니 공연을 보면 이해가 될 거라고 했다. 지젤을 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뛸 듯이 기뻐진 나는 해적에 대해서도 물었다.

 

“ 그럼 해적은 주인공들이 다 도둑놈들이라 엄마가 못 보게 하는 거야? ”

“ 아니. 그건 아닐 걸. ”

“ 그럼 엄마는 왜 그러는 거야? ”

“ 남자 주인공 중 하나가 옷을 벗고 나와서 그럴 거야. ”

“ 발가벗고? ”

“ 아니, 바지만 입고 나와서. ”

“ 그럼 수영장이랑 똑같은 거잖아. 근데 왜 수영장은 가도 되는데 극장은 안 되는 거야? ”

“ 글쎄. 그 두 개가 다르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어. ”

“ 오빠도 그런 사람이야? ”

“ 모르겠네. 난 믿는 사람이 아니고 춤을 추는 사람이니까. ”

 

나는 미샤의 옆에 앉아서 지젤을 봤다. 1막 마지막 장면에서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휴식 시간 내내 울었다. 미샤는 날 달래주는 대신 눈물을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었다.

 

“ 2막 보기 싫어? ”

“ 그 나쁜 남자 벌 받아? ”

“ 벌 받았으면 좋겠어? ”

“ 응. ”

“ 그래도 지젤이 구해주고 싶어 하면? ”

“ 왜 구해주고 싶어야 돼? 그 악당 때문에 죽었는데. ”

“ 지젤은 아직도 그 남자를 사랑하니까. 알브레히트는 악당이 아니고 주인공이야. 왕자 같은 거라니까. ”

“ 아니야, 왕자님은 그렇게 못되게 굴지 않아. 악당이야. ”

 

나는 두 번째 벨이 울릴 때까지도 버티다가 너무 궁금해서 결국 2막을 보러 들어갔다. 2막은 예쁘긴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그 못된 남자 주인공이 결국 벌도 안 받고 지젤 덕에 목숨을 구하는 게 이해가 안됐다. 나오면서 솔직하게 감상을 얘기하자 미샤는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대답했다.

 

“ 다음에 한 번 더 보면 느낌이 달라질지도 몰라. 그러니까 또 봐. ”

“ 달라질 리가 없어. 나쁜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 ”

“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야. 누가 어떻게 추느냐에 따라서도 항상 달라. 같은 사람이 춰도 달라질 수 있어. ”

 

이틀 후 미샤는 내게 해적 공연 표를 주었다. 날 데려간 건 미샤가 아니라 지나였다. 미샤는 그 무대에서 춤을 추기로 되어 있었다. 지나가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내가 궁금한 건 단 두 가지 뿐이었다. 누가 옷을 벗고 나오는가. 수영장과 무대는 다른가 같은가. 하지만 어쩐지 쑥스러워서 묻지는 못했다. 지나는 친절했지만 미샤처럼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실 질투도 좀 났다. 사람들이 다들 지나와 미샤가 사귄다고 했기 때문이다. 지나는 엄청나게 예뻤다. 그리고 미샤와 같은 집에서 살았다. 우리 아빠도 작품 준비 때문에 바빠지자 그 집에 들어가 살고 있긴 했지만 그것과는 다른 게 분명했다. 그 해 겨울에 지나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솔직히 기뻤지만 미샤가 많이 슬퍼할 것 같아서 티는 내지 않았다. 속으로는 지나가 나쁜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 거의 지젤의 남자 주인공만큼. 내가 지나였다면 절대 미샤와 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남자를 두고 나이도 많고 얼굴도 못생긴데다 지루하게도 무슨 교수 노릇을 하는 아저씨와 결혼할 수 있단 말인가.

 

해적은 그 이후로도 여러 번 봤지만 지금도 난 그 발레의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 내 기억 속에 있는 거라곤 오로지 미샤가 눈이 시릴 정도로 새파랗고 예쁜 아라비아 스타일 바지를 펄럭이며 날아오르고 또 날아오르는 모습뿐이기 때문이다. 그 역을 출 때 미샤는 정말로 상의를 입지 않았다. 그리고 난 수영장과 무대가 왜 다른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미샤에게는 얘기하지 않았다. 어쩐지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볼쇼이에서 미샤가 처음으로 해적 무대에 올라왔을 때 난 아빠를 졸라서 엄마 몰래 2층 발코니에서 그 공연을 보았다. 2막에서 미샤가 그 파란 옷을 입고 춤추기 시작했을 때 객석 군데군데가 시끌시끌해졌고 귀가 멀 정도로 큰 갈채와 브라보가 이어지는 동안 여자 몇 명이 홀 밖으로 실려 나갔다. 그런 광경은 난생 처음이었다. 아빠는 고개를 저으며 내게 말했다.

 

“ 엄마 말이 맞았어, 이건 안 되겠는데. 열 살짜리에겐 별로 안 좋아. ”

 

아빠는 내가 레닌그라드에서 이미 그 공연을 봤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모른 척 하며 정말 궁금한 걸 물었다.

 

“ 저 여자들은 왜 기절하는 거야? ”

“ 공연에 몰입하면 가끔 그럴 수도 있단다. ”

“ 난 알아. 미샤가 옷을 벗고 춤을 춰서 그래. ”

 

웬만하면 내 말을 모두 받아주는 아빠조차 그 때는 너무 충격을 받았는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날 한참 바라보았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후 내게 코트를 입혀주면서 아주 심각하게 물었다.

 

“ 라라, 너 남자친구 생겼니? ”

“ 비챠랑 료바가 자꾸 쫓아다녀. 그치만 꼴도 보기 싫어. ”

“ 왜? 둘 다 착하던데. ”

“ 걔들은 유치해. 남자친구 같은 거 안 만들 거야. ”

“ 그럼 좋아하는 선생님이나 오빠라도 생겼어? ”

“ 없어, 그런 거! 난 아빠랑 결혼할 거라고 했잖아! ”

 

아빠는 웃었지만 뭔가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돌이켜보면 아빠는 그때부터 내 뜨거운 짝사랑을 눈치 챈 것 같았지만 날 놀리거나 아는 척 티를 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빠는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우리 아빠라서가 아니라 정말 그랬다. 극장 동료들도 무용수들도 전부 다 그렇게 말했다. 마르가리타 아줌마는 아빠가 정말 상냥한 분이라면서 우리 엄마가 복에 겨워서 이혼한 거라고 투덜거렸다. 미샤는 남에 대한 말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어느 날인가 샴페인을 두어 잔 마시고 취했을 때 아빠가 침대로 데려다 주자 불쑥 이런 말을 했다.

 

“ 난 스탄카가 아니었으면 여기 안 왔을 텐데. ”

“ 그 스탄카는 날 얘기하는 거야? ”

“ 그럼 다른 스탄카가 있나? ”

“ 내일도 술을 먹여봐야겠어. 그럼 또 감동적인 말을 해줄지 모르니까. ”

“ 그게 감동적인 말이야? 난 지금 비난하는 거라고. 모스크바 따위로 날 데려오다니. ”

 

그때 난 아빠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미샤를 설득해 모스크바로 데려온 아빠가 자랑스러웠다. 극장 감독님과 다른 높은 분들이 옛날부터 미샤를 볼쇼이로 데리고 오려고 무진 노력을 했지만 전부 허사였다고 했기 때문이다. 마르가리타 아줌마는 미샤가 다른 사람들 말은 안 들어도 우리 아빠 말은 듣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아줌마가 좀 잘못 알고 있는 거였다. 미샤는 내 말도 아주 잘 들었다. 그리고 날 어린애로 취급하는 대신 친구처럼 대해줬다. 어리다고 무시한 적도 없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여워한 적도 없었다. 어른들은 그게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인지 잘 모른다.

 

맨 처음 미샤를 만났을 때 그는 내 손등에 키스를 해 주었다. 그 날 그는 백조의 호수에서 지그프리드 왕자를 췄고 극장이 떠나갈 듯한 박수와 환호, 끝없이 반복되는 커튼 콜을 받았다. 공연 내내 난 넋을 놓고 무대를 보고 있었다. 아니, 지그프리드만 봤다. 아빠가 날 백스테이지로 데려가서 미샤를 소개시켜 주었을 때는 너무 멍해진데다 긴장해서 아무 말도 못했다. 인사도 못했다. 미샤는 말 그대로 꽃에 파묻혀 있었다. 두 팔로 안고 있는 것도 모자라 바닥에도 꽃다발이 잔뜩 놓여 있었다. 나를 보자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내 손등에 입을 맞춰 주었다. 그리고는 제일 예쁘고 화려한 꽃다발을 건네주었다. 난 공주님이 나오는 그림책을 좋아해본 적도 없고 이제껏 발레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지만 그때 미샤는 정말로 왕자님 같았다. 반짝거리는 장식이 달린 하얀 의상도 그랬고 그림 속에서 나온 것처럼 근사한 외모도 그랬다. 무엇보다도 그 품위 있고 다정한 태도가 그랬다. 나중에 아빠는 내가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이름도 얘기하지 못한 채 ‘진짜 왕자님이에요?’ 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재미있어 했다.

 

이후 난 미샤와 아주 친해졌지만 항상 마음속으로는 그 생각을 품고 있었다. 화려한 무대 의상과 분장과 배역 없이도 미샤는 언제나 왕자님 같았다. 잉크처럼 검은 머리와 눈처럼 하얗고 깨끗한 피부가 놀랄 만큼 잘 어울렸다. 그리고 눈이 밤하늘처럼 새까맸다. 내 주위에는 그렇게 까맣고 예쁜 눈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볼쇼이에 몰려든 관객들은 미샤를 검은 눈의 야스민이라고 불렀다. 어떤 사람들은 천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주변이나 잡지 등에서 그런 찬사를 들을 때마다 난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미샤가 너무 인기가 많아지는 게 싫기도 했다. 또 지나 같은 여자친구가 생길까봐 걱정이었다. 어쨌든 난 미샤보다 열한 살이나 어렸기 때문이다.

 

언니가 있는 친구들은 내게 굳이 어른이 안 되더라도 열대여섯 살만 먹으면 남자들이 숙녀로 봐주는 것 같으니 몇 년만 잘 버티면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럼 최소한 5년은 더 기다려야 했는데 그동안 그 많은 발레리나들과 예쁜 여자들이 미샤를 내버려둘 것 같지가 않았다. 우리 아빠도 스물두 살 때 엄마와 결혼했는데 그 땐 두 분 다 볼쇼이에서 춤추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게다가 내 외모도 별로 예쁘지 않았다. 잿빛에 가까운 갈색 곱슬머리에 아빠처럼 아주 밝은 회색 눈이었는데 아무리 잘 봐줘도 예쁘다기보다는 약간 귀여운 정도였고 키도 동급생들보다 훨씬 작았다. 아빠나 엄마 둘 다 별로 키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몰랐다. 미샤는 우리 아빠보다 키도 컸고 몸매도 늘씬해서 같이 걸으면 내 머리가 그의 가슴 아래에 닿을까 말까했다. 어느 날은 너무 불안해서 미샤에게 솔직하게 고민을 토로한 적도 있었다.

 

“ 엄마랑 아빠 둘 다 작으면 나도 키가 작겠지? ”

“ 그럴 가능성이 있지. ”

“ 키 크는 수술이 있었으면 좋겠어. ”

“ 사춘기가 되면 지금보다 커질 거야. 아직 모르는 일이잖아. ”

“ 그래도 다른 애들보다 작으면 무시당할 거야. ”

“ 나도 친구들보다 작았어. ”

“ 지금은 크잖아. ”

“ 아니야. 지금도 나보다 큰 동료들이 많아. 키로프는 더 그랬어. 난 180이 안 되거든. ”

 

그 말은 의외였다. 내게 미샤는 언제나 고개를 쳐들어야 눈을 마주칠 수 있을 정도로 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정말? 우리 엄마는 남자가 발레 무용수로 성공하려면 180센티가 넘어야 한댔어. 안 그러면 왕자나 기사 역을 안 준다고. 우리 아빠도 그래서 춤 그만 두고 안무하는 거랬어. ”

“ 스탄카가 안무를 하는 건 춤보다 그쪽에 더 재능이 뛰어나기 때문이야. ”

“ 엄마는 그렇게 말 안했는데. ”

“ 나스챠 말이 꼭 틀린 건 아냐. 위에서는 키 큰 애들한테 좋은 역을 주는 경우가 많거든. ”

“ 그럼 어떻게 그 역들을 다 얻었어? ”

“ 키 큰 애들보다 더 잘 춰서. ”

“ 노력하면 되는 거야? ”

“ 아주 많이. ”

 

지금은 그때 미샤가 진실을 전부 얘기해준 건 아니란 걸 알고 있다. 세상에는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있으니까. 미샤가 아주 많이 노력했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는 정말 열심히 했다. 공연이 없어도 극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집에서도 연습했고 아빠의 아파트에 와 있을 때도 연습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아빠는 미샤가 타고난 무용수라고 했다. 그런 재능은 진짜 드물다고 했다. 무대 위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100미터 너머에 있던 사람들까지 몰려올 거라고 했다. 난 그 말을 믿었다. 세상에는 타고난 무용수란 게 있을 것이다. 타고난 왕자님이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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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파트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391

 

** 미샤가 라라에게 다리 갈라지는 것을 내세워 레닌그라드로 오라고 꼬드기는 것과 관련해..

 

새벽이면 다리가 이렇게 갈라진다 :) 근사한 퀄리티를 보시면 알겠지만 내가 찍은 사진 아님. 웹에서 전에 얻었다.

 

 

.. 미샤가 라라를 데려간 분수 궁전은 여름 궁전인 페테르고프이다. russia 폴더에서 페테르고프나 뻬쩨르고프로 검색하면 그곳 풍경들을 볼 수 있다.

 

 ** 발레 지젤과 해적에 대한 애기들은 dance 폴더에서 지젤, 해적으로 검색하면 전에 올린 동영상이나 사진들, 공연 리뷰들이 꽤 있다.

그리고 지젤의 알브레히트에 대한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127

 

** 지젤과 해적은 미샤가 데뷔해서 췄던 주요 작품이기도 하다. 그 얘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128

 

** 추가) 미샤가 라라를 데려갔던 분수 궁전 페테르고프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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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이날 마린스키에서 발레 돈키호테를 보았고, 공연이 끝난 후 마린스키에서부터 운하를 따라 이삭 성당까지, 그리고 다시 네바 강변까지 쭉 산책했다. 이후 에르미타주와 궁전광장을 가로질러 숙소가 있는 이삭 성당 앞까지 다시 돌아왔다.

 

밤 11시에서 12시 즈음. 백야. 석양에 잠긴 네바 강 풍경 몇 장.

 

위는 청동기마상.

 

 

 

 

네바 강 너머로 페테르부르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쿤스트카메라 건물이 보인다.

 

 

 

궁전 다리. 드보르쪼브이 모스뜨.

 

 

 

역시 페테르부르크의 상징적 풍경. 두개의 빨간 등대.

 

 

 

궁전 다리 사진 한 장 더. 저 다리를 건너가면 바실리예프스키 섬이 나온다.

 

추워진데다 너무 바빠서 그런지 언제 저 곳을 거닐었나 싶다.. 다시 가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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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29. 20:37

장미, 백야 russia2014. 12. 29. 20:37

 

 

지난 7월. 밤.

백야. 페테르부르크, 이삭 성당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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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2. 18. 21:25

햇살 찬란한 여름 정원(레트니 사드) russia2014. 12. 18. 21:25

 

 

너무 추우니까 여름 정원 사진 몇 장.

 

레트니 사드는 말 그대로 여름 정원이란 뜻이다.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다. 녹음이 우거져 있고 대리석 조각상들이 여기저기 서 있다. 분수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지난 7월에 갔을 때 찍은 사진들.

 

 

이건 레트니 사드 안에 있는 카페 간판.

뜨거운 차와 커피, 아주 맛있는 조각케익.. 이라고 씌어 있다.

간판에 홀려 나도 들어가서 뜨거운 차와 조각케익을 먹었다. 그 얘긴 나중에 따로~

 

 

 

 

 

레트니 사드 그립다..

지금은 겨울이라 폐쇄 중.. 봄이 되어야 열고 10월이 되면 닫는다.

 

여름 정원도 있고 겨울 궁전도 있는 아름다운 페테르부르크... 올해는 두 번이나 갔었지만 다시 가고 싶다.. 하긴 겨울엔 날씨 때문에 괴롭긴 하지만..

 

태그의 레트니 사드를 클릭하면 전에 올렸던 이곳 사진들을 몇 장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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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2. 12. 21:37

그냥 자두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russia2014. 12. 12. 21:37

 

 

난 특유의 그 시큼한 맛 때문에 자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천도복숭아도 안 좋아하므로 이런 스타일의 단단하고 새콤한 과일을 안 좋아하는 취향인가 보다.

 

그러나 서양 자두는 좋아한다. 우리 자두만큼 새콤하지 않고 달콤한 맛이 더 강하고 과육도 부드러워서. 러시아에서도 가끔 사먹었고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까맣게 익은 서양 자두를 종종 사먹는다. 노어로는 '슬리바'라고 하는데 달콤하고 과즙이 많아서 좋다.

 

작년 가을, 페테르부르크에 갔을 때 머물렀던 호텔은 꽤 좋은 곳이었다. 환영 선물로 과일 쟁반과 초콜릿이 놓여 있었다. 과일은 너무 많아서 결국 머무는 내내 먹어도 잔뜩 남아서 아까웠다. 어쨌든.. 도착한 날, 쟁반에서 제일 먼저 끄집어냈던 슬리바 :)

 

피곤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서 그런지 저 자두 다시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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