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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송구영신 카드 한 장 그려봄. 주인공은 알리사. 올해 여름과 가을에 썼던 새해 전야 단편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알리사의 이야기였으니 카드도 알리사로 그려보고 싶어서. 그래도 트레이드 마크인 뿌루퉁 표정 대신 간만에 빵끗 웃는 얼굴로. 하트 캔디랑 같이.  

 

 

2020년 안녕. 새해 복 많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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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0. 12. 31. 15:29

올해 마지막 날 오후 티타임 tasty and happy2020. 12. 31. 15:29

 

 

 

올해를 마무리하는 날, 오후 티타임은 송구영신 느낌이 가득한 조그만 촛불 찻잔. 몇년 전 가을에 프라하의 어느 작은 가게 창 너머로 발견하고 마음을 빼앗겨서 샀던 찻잔이다. 아주 작아서 장식용에 가깝지만 물론 나는 여기에도 차를 따라 마신다.

 

 

 

 

 

 

지난주에 쥬인이 구워다준 영국식 허니케익과 함께. 이번주는 사흘밖에 출근하지 않았지만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일했던 터라 피로가 많이 쌓여 있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은 이렇게 쉬면서 보낼 수 있어 다행이다. 밀려 있는 일은... 내년으로 미뤄버린다!

 

 

 

 

 

 

 

 

 

꽃이 너무 활짝 피어서 화병 여기저기 나누어 꽂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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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간만에 등장한 미샤네 엄마 아빠. 오늘따라 펜슬 촉이 진짜 안 먹었음. 내년에 바꿔야겠다.

 

 

똥손의 결과 옆모습으로 그릴 때면 원래 생각보다 더 잘생겨지는 미샤네 아부지 세르게이. 게냐 아님(ㅋㅋ) 가운데 가르마를 좀 타주고 머리를 얌전하게 그려주면 쫌더 미샤 아빠다워지긴 하는데 오늘은 애플 펜슬 촉이 완전히 맛이 간 관계로 제일 대충 그릴 수 있는 헤어스타일로 낙착.

 

 

미샤 : 근데 울 아빠 저 머리는 그냥 내 헤어스타일 아니야? 머리색만 바꿔놓은 거 같아. 게으른 토끼. 똥손.

 

 

토끼 : 시끄러. 어차피 너네 아빠잖아. 아빠 헤어스타일을 네가 물려받은 거야.

 

 

미샤 : 나 엄마 닮았다며. 아빠는 안 닮았다며.

 

 

토끼 : .... 'ㅅ'

 

 

세르게이 : 나 역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야. 여태 내가 눈을 뜨고 있는 그림이 거의 없었어. 그리고 자꾸 그림이 나보다 더 멋있고 젊게 그려진다고 하는데, 토끼 너 그림 잘 못 그려. 네 그림보다 내 실물이 훨씬 나을 거라는데 레닌 전집을 한 질 걸겠어. 그리고 자꾸 미샤가 엄마 닮아서 예쁘고 나 닮은 구석은 없다고 하는데 애를 마누라 혼자 만들었겠냐?

 

 

토끼 : 당연히 애는 당신이랑 율리야랑 둘이 만들었지. 누가 당신 안 닮았대? 구구절절 말하지만 미샤는 당신한테서 온갖 안 좋은 건 다 물려받았음. 술 못 마셔, 이상한 농담만 해서 윗분들한테 찍혀, 일말의 가책도 없이 공산주의 수업 땡땡이 까, 심지어 감옥에도 가고!

 

 

세르게이 : 잠깐잠깐! 일말의 가책도 없이 공산주의 수업 땡땡이 까는 건 나 아니야! 나는 그래도 전쟁에도 참전했어! 훈장도 받았는데!!!

 

 

율리야 : 어, 맞아. 땡땡이 까던 건 나야 ㅋㅋ

 

 

 

 

 

하여튼... 그리하여 엄마 아빠는 요렇게 귀여운 말썽쟁이 미샤를 낳았습니다 ㅋㅋ

 

 

이 그림은 예전에 그려서 올린 적 있는데 재활용. 저번 그림에서 눈땡글 게냐가 왜 자기는 분홍 보라 아니고 감귤룩이냐며 찡찡대서... 미샤도 감귤룩 눈땡글 그림 있었다고 보여줄 겸 ㅋㅋ

 

 

 

미샤 : 나는 감귤룩도 괜찮아~ 이뿌니까~

 

 

게냐 : 야! 토끼! 왜 날 다시 소환해서 확인사살하는 거야! 흑... 등장도 안 시켜주고... 이런 식으로 회자되는 거 시러... 나는, 나는 주인공 자리를 뺏겼는데, 그런데....

 

 

토끼 : 너 이렇게 찡찡대는 캐릭터 아니라니까!

 

 

게냐 : 어차피 주인공 자리도 강탈당한 거... 삐뚤어질 거야 흑...

 

 

미샤 : 이상해. 이건 울 엄마 아빠랑 나랑 나오는 가족 사진 이야기인데 왜 쟤가 삐뚤어져? 쟤 이때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게냐 : 힝... 왜 저 사람은 항상 맞는 말만 하는 걸까 ㅠㅠ 근데 난 왜 억울할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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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0. 12. 27. 19:48

일요일 오후 티타임 tasty and happy2020. 12. 27. 19:48

 

 

 

일요일 오후 티타임.

 

 

이렇게 성탄절 연휴가 지나갔다.

 

 

 

 

 

 

 

 

쥬인이 어제 가져다준 수제 쿠키랑 영국식 허니케익 곁들여 차 마심. 마성의 티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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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6. 23:00

금손 쥬인의 쿠키와 케익 tasty and happy2020. 12. 26. 23:00

 

 

 

쥬인이 직접 구운 쿠키와 케익을 싸들고 와주었다. 그래서 행복한 오후 티타임을 가졌다. 사진에는 쥬인의 커피가 빠졌음. 쥬인이 자기 커피잔 대신 크리스마스 장식볼을 찍어달라고 했음 ㅋㅋ(커피잔까지 놓고 찍기에는 테이블 자리가 모자랐다)

 

 

 

 

 

 

 

쥬인이 구운 이 커다란 쿠키는 정말 엄청나게 맛있었다! 계속 먹게 되는 마성의 맛!

 

 

 

 

 

왼편은 쥬인 주려고 남겨두었던 카르토슈카. 오른편은 쥬인이 직접 구워온 영국식 허니케익. 내가 아는 허니케익은 러시아의 메도빅/체코 메도브닉이었는데 영국식은 이렇다고 한다. 파운드케익을 훨씬 촉촉하게 만들어서 꿀을 잔뜩 넣은 맛인데 이것 또한 너무나도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되었다!

 

 

 

 

 

 

소박해 보이는 모양새이지만 진짜 맛있음. 금손 쥬인!!!! 이것도 자꾸자꾸 먹게 되는 무서운 케익! 티푸드로 정말 잘 어울렸다. 내가 좋아하는 마카다미아도 쏙쏙 박혀 있다!

 

 

이 티푸드의 마력 덕에 쥬인은 커피를 내려 마신 후 내가 우린 홍차도 마셨다 :)

 

 

 

나 먹으라고 쥬인이 쿠키랑 케익을 많이 가져와서 내일도 먹을 수 있다. 으앙 행복해~ 쥬인 고마워~ 정말정말 최근 먹었던 티푸드들 중 쥬인이 만들어온 얘들이 제일 맛있었다. 금손 쥬인~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쥬인 왔으니까 알전구에 불 넣어서 반짝반짝 하는 거 보여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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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크리스마스였다. 최소한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보려고 오랜만에 호두까기 인형 찻잔을 꺼내서 차를 마셨다.

 

 

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로모노소프 찻잔들은 거의 모두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로모노소프 가게들(일부는 블라디보스톡)에서 꾸준히 사모은 것이지만 이 호두까기 찻잔은 마린스키 극장의 기념품샵에서 샀다. 로모노소프에서 이 발레 시리즈 찻잔들을 출시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페테르부르크에 매년 갈때마다 맘에 드는 것을 한두개씩 사 모았지만 호두까기는 딱히 발레도 이 디자인도 취향에 안 맞아서 사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어느 때인가, '그래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니까 호두까기 사야지' 하고 갔더니 가게에 다른 시리즈는 있지만 이것은 없었고 점원에게 물어보니 지금은 절판인데 다시 나올지 잘 모르겠다는 답을 들었다. 마침 그날 마린스키에 공연을 보러 갔는데 샵에 이것이 있어서 '다시 안 나온다면 여기서라도 사야지~' 하고 냉큼 샀었다. 마린스키 샵이 좀더 비쌌다(ㅜㅜ)

 

 

 하여튼 그래서 이 찻잔을 꺼내면 마린스키 구관의 좁은 기념품 가게가 떠오른다. 나에겐 오랜 추억이 담긴 장소이기도 하고.

 

 

사족으로... 호두까기는 절판되지 않았고 그 다음해 페테르부르크에 갔을 때 로모노소프 샵에서 다시 팔고 있었다 ㅋㅋ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주문했던 꽃이 아침 일찍 도착했다. 굉장히 예쁘다. 빨간색 계열을 사고 싶었지만 상술이 너무 드러나서 빨간 장미 몇송이에 녹색 이파리로 장식한 것만 비싸게 팔고 있어 같은 값이면(심지어 몇천원 더 저렴한) 다른 꽃다발을 주문하기로 했다. 파스텔톤의 꽃들이지만 무척 아름다워서 마음에 들었다. 꽃 사진들은 오늘의 메모에 따로 올려보겠다.

 

 

 

 

 

 

 

 

 

 

 

 

 

 

 

호두까기 찻잔은 이 디저트 접시까지 총 세개짜리 세트이다. 꺼내놓으면 화사하고 아기자기하고 이쁜데 이게 아무래도 시즌을 타서 크리스마스 아닐 때는 잘 안 꺼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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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4. 16:51

메리 크리스마스 - 카드 스케치 sketch fragments 2020. 12. 24. 16:51

 

 

 

현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두 재택근무, 휴가로 나 혼자 사무실 지키며 빡세게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를 그냥 지나가기는 아쉬우니 며칠 전 그렸던 크리스마스/새해 카드 스케치 올려본다. 대충대충 쓱쓱 ㅋㅋ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아아 빨리 일 마치고 집에 가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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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0. 21:08

일요일 티타임, 피지 않는 꽃 tasty and happy2020. 12. 20. 21:08

 

 

 

일요일 오후 티타임. 오늘은 어제보다 한시간 가량 더 일찍 차를 마셨지만 역시나 볕은 잘 들지 않았음 ㅜㅜ

 

 

 

 

 

 

 

 

 

 

 

냉동실에 세 알 남겨둔 카르토슈카 중 초콜릿 웨하스 대롱 조각이 들어있던 놈 해동해서 먹음. 안에 뭐 안 넣고 그냥 오리지널로만 먹는 게 좀더 내 취향이다만, 그거 빼곤 맛은 똑같아서 좋았음.

 

 

 

 

 

 

 

 

 

 

 

아네모네 아직 한 송이도 안 핌. 흑흑 그래서 주말에 결국 꽃을 못 봄. 금욜 퇴근길에 직접 사거나 토욜 아침 배송으로 받아서 주말에 차 마실 때 꽃을 보는 게 낙인데 엉엉 이번엔 망함... 앞으로 아네모네는 안 살 거야 흑흑...

 

 

 

 

 

 

 

 

아쉬운 김에 말려 놓은 라이스플라워와 좀작살나뭇가지도 같이. 근데 좀작살나무는 저렇게도 보라색 열매들이 앙증맞고 이쁜데 왜 이름은 저렇게 무시무시할까 흐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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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파랬지만 티타임 즈음엔 집이 어둑어둑했다. 그 시간대에 빛이 이동해서 거실에 볕이 안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원하는만큼 자연광이 밝을 때 차를 마시려면 티타임을 거의 점심 즈음으로 당겨야 하는데 당연히! 게으름의 결정체인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임.

 

 

 

 

 

 

 

 

 

 

 

 

 

 

 

 

 

 

 

 

 

오히려 차 마실 때 즈음엔 서재 문간방이 이렇게 더 밝긴 한데 이 방엔 테이블이 없고 사실 아늑한 맛은 없어서 차를 마실만한 공간은 아님. 근데 티타임 시간대를 생각해보면 차라리 이 방에 작은 티테이블을 하나 놓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공간이 잘 안 나오긴 함. 저 창문 아래 놓을 수는 있다만 그러면 이미 삼면이 책장인 방이 너무 답답해 보일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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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째서 미샤만 눈땡글 귀염둥이 모드로 자꾸 등장하느냐고 찡찡대던 게냐의 소원을 참고하여 - 우는 아이 떡 하나 쥐어주는 격으로 - 오늘은 게냐의 눈땡글 꼬맹이 시절을 그려보았다. 자꾸 미샤랑 자기를 비교하며 꽁알대니까 미샤처럼 모자도 씌워주고 장갑도 끼워주고 펄펄 눈송이도 그려주었다. 이제 만족하겠지~

 

 

게냐 : 근데 나두 미샤처럼 연보라, 분홍, 빨강 이런 거 입혀주면 더 좋았을텐데! 아가들은 그런 색깔 입혀야 더 귀여운데 왜 미샤한테는 온갖 화사한 색 다 입혀주면서 나는 감귤룩에 풀색 스웨터야? 나 감귤밭이야?

 

 

토끼 : 눈땡글 귀엽게 그려줬으면 감지덕지할 것이지 왜 또 옷 색깔 타령이야! 첨에 구상했을 때 이런 애 아니었는데 왜케 찡찡대고 불평불만이 많은거야 ㅠㅠ

 

 

게냐 : 그건... 나는 주인공이었는데 미샤한테 자리 뺏기고 한번도 안 나오고...

 

 

토끼 : 아악 저 레퍼토리 또 시작됐어 ㅠㅠ

 

 

미샤 : 내가 정리해주마. 연보라 분홍 빨강 이런 걸 소화하려면 나 정도 절대미모는 돼야 어울리기 때문이얍~ 너는 감귤룩으로 만족해야 돼!

 

 

게냐 : 으아앙 당신은 왜 자꾸 끼어드는 거에요 ㅠㅠ (뭐라고 반박도 못해 ㅠㅠ)

 

 

토끼 : 그게... 미샤 말이 100프로 정답은 아닌데 쫌 맞긴 한게... 너는 머리색이 금갈색이라 연보라 분홍 빨강 이런 거 칠하면 색깔이 좀 안 맞아 ㅠㅠ 너 그릴 때마다 옷 색깔 고르기 너무 힘들어 ㅠㅠ

 

 

게냐 : 으아앙... 그게 뭐야... 결국 토끼가 똥손이라서 그런 거잖아... 그럼 내 머리색 바꿔줘 ㅠㅠ

 

 

토끼 : 게냐야 너는 실물이 훨씬 이쁠거야 토닥토닥...

 

 

미샤 : 실물이 훨씬 이쁜 걸로 말하자면 나 아닌가???

 

 

게냐 : 미샤가 젤 원망스러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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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13. 20:24

일요일 오후 티타임, 카르토슈카 tasty and happy2020. 12. 13. 20:24

 

 

 

 눈이 그친 후 이른 오후에 너무 어두컴컴해져서 차 마시기 시작했을 무렵엔 이랬다. 장식 볼 전구 켜느라 거실 조명을 껐는데 차를 마실 땐 결국 조명을 다 켰다. 한두시간 후 다시 조금씩 밝아졌다.

 

 

 

 

 

 

 

 

 

 

알전구에 불이 들어온 크리스마스 장식 볼. 작지만 그래도 은근히 이쁘다.

 

 

 

 

 

 

 

 

 

 

 

 

카르토슈카 한 개를 해동해 먹어보았다. 아아 친근한 이 맛. 이 카르토슈카는 어제의 메도빅보다 훨씬 나았다. 내가 좋아하던 그 카르토슈카 맛이었다. 물론 이것보다 더 진하고 조금 더 부드러운 카르토슈카도 좋아하지만, 이건 딱 세베르 카르토슈카를 연상시키는 맛이었다. 네 개가 들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오리지널 카르토슈카는 하나뿐이고 두 개는 아이싱 코팅이 되어 있고 하나는 초콜릿이 달려 있었다. 여기 메도빅은 내 입맛엔 너무 연해서 다시 주문하진 않을 것 같지만 이 카르토슈카는 애용하게 될 것 같음. 쥬인 생각이 절로 났다. 쥬인이 나중에 오는 날에 맞춰 주문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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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티타임. 기온 자체가 낮은 건 아닌데 좀 스산하다.

 

 

 

 

 

어제 집에 돌아오면서 연분홍 장미와 빨간 장미를 한 송이씩 샀다. 가급적 짝수로 사지 않는다만 송이가 큰 장미는 가격이 비쌌고 두 송이 넘게 사기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 주문 사이트를 이용하면 몇배로 풍성하고 많은 장미를 받을 수 있는데. 하지만 배송비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데다 3주 연속 주문을 하는 것도 지출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 그냥 들어오면서 동네 꽃집에서 장미를 샀다. 짝수라서 찝찝했기 때문에 이제 잘 마른 낙상홍 가지를 하나 추가해서 내 마음대로 홀수라고 설정하였다.

 

 

오랜만에 커다란 장미를 샀다. 역시 이 종류의 장미들이 향기가 강하고 좋다.

 

 

 

 

 

 

 

 

 

큰 장미인데 두 송이뿐이라 딱 맞을만한 화병이 없어서 여기 꽂아두었더니 어딘가 균형은 안 맞는다만. 하여튼 빨강과 녹색으로 조금 연말 분위기라고 최면 중. 한송이만 꽂아야 더 이쁠 것 같긴 하다만.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일인자 시리즈(재발간되면서 마스터스 오브 로마 라는 제목으로 연작이 나옴) 중 세번째인 Fortune's favorites를 오랜 망설임 끝에 주문해 읽고 있음. 이 소설들에 대해서는 오랜 추억이 있다. 아주 오래 전, 아직 어린 학생일 때 이 시리즈의 앞 두 권인 로마의 일인자와 풀잎관이 번역되어 나왔고 완전 푹 빠져 있었다. 특히 등장인물 중 가장 악역이고 소설적으로 매혹적인 인물로 그려진 술라를 좋아했는데 그때문에 플루타르크 영웅전도 술라 나오는 책만 골라서 사고, 마침 당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어째선지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히트를 치면서 그 책들도 다 구해 읽고, 특히 술라가 나오는 3권을 수차례 읽었다. 당시에 로마 관련 책을 도서관에서도 이것저것 많이 빌려 읽곤 했다.

 

 

그런데 출판사의 사정인지 책이 잘 안 팔렸는지 2권까지만 번역이 되고 그 다음부터는 번역이 되지 않아서 안타까워하다가 대학 시절 교보 외국어서적 코너에서 3권인 이 Fortune's favorites 를 발견해 잽싸게 샀었다. 당시엔 원서를 지금만큼 편하게 읽기 어려운 실력이라, 좀 괴로워하면서도 좋아하는 등장인물 술라의 영광이 최고조에 이르는 이야기라 생각하며 열심히 읽어보려 했는데, 슬프게도 술라는 중반에 죽어버려서(시간 순서대로 기술되니 뭐 당연하지만), 그리고 술라가 질병으로 너무 초췌해진 상태에 대한 묘사와 초상화가 나오니 나는 심하게 상심하게 되었고... 술라 죽는 장면에선 맘이 아파서 괴로워하고, 그 뒤부터는 카이사르가 전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지나치게 멋있게 그려지는 게 맘에 안 들어서(옛날부터 그랬다. 영웅전도 그렇고 로마인 이야기도 그렇고 이 소설들도 그렇고 나는 카이사르가 너무 멋있게 나오는 게 구미에 안 맞았다!) 읽다가 책을 치워버렸다. (오히려 나는 카이사르 본인이 쓴 갈리아 전기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었다. 생각하니 갈리아 전기 다시 읽고 싶어진다. 역시 엄청 옛날에 사뒀던 그 책은 아마 부모님이 처분하신 듯...)

 

 

그 후 엄청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이 시리즈가 7권까지 완역이 되어 나왔다.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아니야 흑흑 3권에서 술라가 죽는다 ㅠㅠ' 하면서 안 샀고... 그러던 와중 얼마전 이사를 오고 부모님 댁에 있던 책들을 옮겨오면서 추억 속의 로마의 일인자와 풀잎관도 같이 와서, 이 책들을 다시 읽고는 역시 재미있어서 3권 번역본을 주문해보았다. 사실 책 옮겨올때 원서도 살아남아 있었는데 '내가 이 원서를 다시 읽진 않겠지' 싶어 헌책으로 처리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냥 놔둘 걸 싶고 아깝다.

 

 

하여튼 그래서 지금 3권 번역본인 포르투나의 선택 읽는 중. 나는 원체 옛날에 나온 1, 2권 번역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세월이 흐른 후 새로운 번역자들의 손을 타고 나온 이 버전이 좀 낯설기도 하고. 또 아무래도 처음 읽은 게 더 익숙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표현이나 용어 등이 좀 툭툭 걸리는 느낌도 있다. 예전 번역이 좀더 매끄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의 제목을 굳이 '~선택'이라고 하지 않고 좀더 고전적으로 '포르투나의 총아' 뭐 이런 쪽으로 해석하는 쪽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게 그거겠지만 하여튼.

 

 

지금 읽는 부분은 술라가 독재관이 되어 마지막 불꽃을 피우는 시기를 다루는데, 실제 이런 인물이 옆에 있다고 생각하면 완전 독재자 악당이라 너무나도 끔찍하겠지만 문학적 캐릭터로는 역시 매력이 넘쳐서 벌써부터 '어휴 이제 조금 더 읽으면 이 사람 되게 허망하게 죽는 장면 나올텐데 참 슬프다' 하고 있음 ㅋㅋ 다 읽고 나면 그 다음 권들을 읽을지 말지 아직 모르겠다. 앞에서 말했듯 나는 카이사르라는 인물을 소설적으로는 별로 안 좋아해서. 역사적으로 원체 영웅이었던 이유도 크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어릴 때부터 너무 만능으로 그려지고 매력을 주입당하기만 하고 별다른 결함이 없는 인물로 나오니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 근데 4권부터 6권까지 내내 이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오니...

 

 

 

 

 

 

 

 

 

 

 

 

 

 

다샤님이 러시아 디저트 샵의 온라인 판매 루트를 알려주셔서 주문해본 메도빅. 이거랑 카르토슈카 주문해서 오늘 메도빅 먹어봤는데 오래전 뻬쩨르 시장이나 가게에서 사먹었던 맛이라 친숙하고 옛날 느낌이 든다. 근데 나는 이것보단 좀더 진한 맛을 선호하는 편이긴 해서 입맛에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내일 카르토슈카를 해동해 먹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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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2018년 9월에 찍은 사진이다. 페테르부르크. 모이카 운하 따라 산책하다 찍었는데 좀 역광이지만 수면 위로 쏟아져 부서지는 자잘한 햇살이 좋아서 올려본다.

 

 

모이카 운하는 판탄카나 그리보예도프와 마찬가지로 네프스키 대로를 가로지르고 있는데, 내가 보통 산책하는 방향은 이 반대 방향이다. 이쪽을 따라 사진의 위쪽으로 쭉 걸어가서 길을 좀 건너면 궁전광장 쪽이 나오는데 좀 번잡스러운 편이고, 아래쪽으로 걸어내려가 네프스키 대로를 횡단하면 고로호바야 거리와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의 교차점이 나온다. 발샤야 모르스카야 방향으로 가서 운하를 따라 계속 걸어가다 보면 마린스키 극장까지 갈 수 있다. 그러니 그쪽 방향으로 왕복하는 산책을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했다. 그 루트는 미샤가 트로이의 집에서 자고 다닐 때의 산책로/출퇴근 루트이기도 하다. 트로이가 고로호바야 거리의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그래서 극장 갈 때 운하 따라 걸으면서 종종 글이나 단어들, 문장들, 혹은 그저 이미지들을 떠올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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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9. 21:06

한겨울 수도원 + 2016 petersburg2020. 12. 9. 21:06

 

 

 

4년 전 딱 이맘때. 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폰 사진 폴더 뒤적이다 발견함.

 

 

이 도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마음의 위안과 정화를 위해 가는 곳이다.

 

 

원체 유명한 곳이고 규모도 꽤 크다. 가브릴로프 본편을 구상하면서 머릿속에서 간략한 지도를 그리고 장소들을 선정할 때 여러 가지로 중요한 장소로 가브릴로프 수도원을 상정했는데, 제정 러시아 시절 수도였던 페테르부르크의 이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과는 당연히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일정 부분은 이곳을 떠올리며 구상했었다. 그런데 본편은 많이 못써서 아직까지도 수도원이 전면에 등장하지 못했고 대신 본편 패러디로 쓴 서무의 슬픔 시리즈에 두어번 먼저 나왔다. (단추청년 베르닌이 독약 먹고 쓰러진 왕재수 미샤를 위해 약초 캐러 가는 곳으로 나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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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이번 주말엔 오랜만에 스케치를 해보았다. 어제는 뿌루퉁 알리사. 오늘은 남자 둘을 그려보았다. 겨울 옷 입혔으니 겨울 남자들~~ 근데 역시 나 같은 대충대충 인간은 남자보단 여자 그리는 게 훨씬 쉬움. (왜냐하면 여자는 휘갈겨 그릴 때 머리나 옷 뭐 그런 걸로 스스슥 대충 가려놓을 수가 있기 때문에....)

 

 

얘는 게냐. 오랜만에 등장. 본의아니게 예전 스케치들에선 어쩐지 항상 우중충한 색깔 옷을 입고 항상 시무룩하거나 뚜떼한 표정이었기 때문에 오늘은 좀더 밝은색 옷을 입혀 주었다. 그런데 결국은 입을 그릴 때 빵끗 미소 대신 어딘가 또 약간 심각하게 마무리해 버림. 90년대 인물이라 세기말의 기운이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나오는 것인가 ㅋㅋ

 

 

근데 그려놓고 보니 미샤 아빠랑 닮아보임 ㅠㅠ 머리색깔 때문이야 ㅠㅠ 원래 그림 못 그리는 자는 누굴 그려도 다 비슷해보이기 때문에 머리색, 눈 색깔, 눈땡글 유무로 대충 구분하건만 미샤 아빠랑 얘는 머리색도 좀 비슷해서 도망갈 구석이 없음... 미샤가 무의식적으로 아빠를 찾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사실 내 구상 속의 게냐는 미샤 아빠랑 하나도 안 닮았는데 ㅠㅠ 똥손의 결과 그림에서만 그렇게 됨. (그렇지만.. 게냐는 속눈썹이 풍성하고 미샤 아빠는 아니므로 그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우겨봄 ㅋㅋ)

 

 

게냐 : 근데 내가 미샤 아빠보단 더 잘생긴 거 아니야? 그렇다고 해줘... ㅠㅠ 가뭄에 콩나듯 그려주고는 심지어 미샤 아빠랑 비슷하게 그려놓으면 너무 슬프잖아. 그리고... 내가 미샤 아빠 닮으면 나랑 미샤 관계는 뭐가 되는 거야? 완전 콩가루...

 

 

토끼 : 어... 네가 더 잘생겼을 거야... 미샤는 아빠 안 닮고 엄마 닮았어... 그림만 비슷하게 됐어 ㅠㅠ

 

 

게냐 : 그게 뭐야... '미샤는 아빠 안 닮고 엄마 닮았어'란 말에는 '너보다 미샤가 훨씬 이쁨. 미샤가 엄마 닮았으니 망정이지 아빠 닮았으면 이렇게 쉽게 네가 더 잘생겼단 말 못했을 거야' 란 뜻이 숨어 있는 거 같아!!!

 

 

토끼 : 와... 똑똑한데! 독심술... 이상하다, 왜 얘가 트로이보다 더 삐딱하게 찌질거리는 것 같지... 얘 은근 잘난 앤데...

 

 

게냐 : 내가 주인공이었는데 내 자리 뺏아서 미샤 줬잖아! 그러고는 내 얘긴 한 줄도 안 썼잖아! 내가 안 찌질대게 됐냐!

 

 

미샤 : 야, 그건 내가 이쁘니까 그렇지. 어쩔 수 없어. 그냥 받아들여! 글구 너네 우리 아빠 함부로 들먹이지 마!

 

 

게냐 : 힝... 이 사람 앞에선 화도 못 내 ㅠㅠ (왜 못 내는 걸까 엉엉 기분 안 좋아)

 

 

 

 

 

어쩐지 짠해진 게냐를 뒤로 하고... 꼬맹이 시절 미샤로 기분 전환 :)

 

 

눈 펄펄 내리는데 좋다고 꽁꽁 싸입고 뛰쳐나와 실컷 놀다가 '밥 먹을 시간이야!' 하고 잡으러 나온 엄마 보고 눈땡글땡글 굴리는 중. 밥 안 먹고 더 놀고 싶은데 아빠였으면 그렇게 설득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엄마라서 안 먹힐 게 뻔할 뻔자... 급 우와앙 모드로 전환하기 일보 직전~~

 

 

게냐 : 나도 이렇게 어린 시절 그려주면 안돼? 나두 어릴 땐 이렇게 눈땡글 귀여웠을 거잖아... 왜 나는 맨날 진지심각 세기말 청년이야? 나보다 미샤가 백배 더 진지심각 캐릭터인데 왜 그림에선 안 그래? 왜 그림에선 미샤는 이렇게 백치미 철철 넘치는 귀염둥이 눈땡글이야?

 

 

미샤 : 내가 알려주마. 토끼가 나의 진지심각 미모를 백만분의 1도 제대로 담아낼 능력이 없기 때문에 눈땡글로 무마하는 거야.

 

 

게냐 : 당신한테 물어본 거 아니라고요...

 

 

나중에 게냐도 눈땡글 꼬맹이 시절 그려봐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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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0. 12. 6. 20:40

일요일 오후, 피어난 아이리스들 tasty and happy2020. 12. 6. 20:40

 

 

 

일요일 오후 티타임.

 

 

자고 일어나니 아이리스들이 피어 있었다. 차 마실 때는 조금 덜 핀 애들도 있었는데 밤이 되자 모두 만개했다. 내일 일하고 돌아오면 시들고 있을 것 같음 ㅠㅠ

 

 

 

 

 

 

 

 

저녁이 될수록 꽃이 더 활짝 피어났고 꽃병이 놓여 있는 이 테이블에서 스케치를 했더니 향기가 의외로 많이 났다. 그런데 아이리스 향은 딱히 내 마음에 드는 향기는 아니었다. 그래도 예쁘니까.

 

 

 

 

 

 

활짝 피어오른 걸 보니 보라색이랑 섞여 있으면 더 이쁘려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흰색이 더 내 취향이긴 하다.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노란 소국이랑 같이 :)

 

 

 

 

 

하얀 아이리스 꽃잎들은 나비 날개들 같다.

 

 

 

 

 

 

 

 

 

 

 

 

 

 

꽃돌이님 액자랑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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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엄청 오랜만에 그려본 알리사.

 

 

애플 펜슬 촉이 한쪽 방향만 먹고 다른 한쪽은 안 먹어서 요즘은 스케치를 거의 안 하게 된다. 성질도 급하고 항상 대충대충 휘리릭 막 휘갈기고 막 칠하는 성격인데 자꾸 중간에 끊기고 촉이 안 먹으니 답답해서.

 

 

그래도 오늘은 뭔가 좀 색칠도 하고 싶고 손이 근질근질해서 알리사 그려봄. 얘네 일파들 중 알리사가 제일 그리기 쉽고 편하다. 특히 어린 시절이나 사춘기 시절 알리사가 (대충대충 그리기) 더 쉽다. 앞머리도 있고 눈도 똥그랗고 보통 어딘가 뿌루퉁한 표정이라 그리기 쉬움.

 

 

학창시절 사춘기 알리사. 눈 오는데 목도리는 지성스럽게 둘렀지만 모자는 안 쓰고 트레이드 마크인 뿌루퉁한 표정 지은 채 눈 맞으며 걸어가고 있음. 뭔가 꿍얼꿍얼 쫑알대고 있는 듯. 뭐가 그렇게도 맘에 안 드는지 ㅠㅠ 트로이랑 같이 집에 가려고 했는데 걔가 수학에 낙제해서 나머지 공부를 하고 있어 그런지도... 아니면 좋아하는 선생님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상심했을지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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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5. 21:05

토요일 티타임 + 하얀 아이리스 tasty and happy2020. 12. 5. 21:05

 

 

 

토요일 오후 티타임 사진 몇 장. 오전엔 그래도 하늘도 파랗고 볕이 들었는데 막상 오후엔 흐려져서 아쉬웠다.

 

 

 

 

 

 

 

 

시즌 한정으로 아이리스가 나와 있는 걸 보고 주문해 보았다. 보라색과 흰색 중 고를 수 있었는데 기본 보라색을 고를까 하다가 지난주에 빨간 낙상홍과 자주색 소국, 코스모스, 연보라색 퐁퐁 국화 등이 왔었고 아직도 이 보라색 계열 꽃들이 잘 살아 있으므로 흰색을 골랐다. 수선화 느낌도 나고... 훨씬 청초하고 우아하다. 아이리스는 꽃다발 선물받아본 것 외엔 내가 직접 사본 적이 없는 꽃이기도 했고.

 

 

 

 

 

 

한 단에 열 대 들어 있는데 두 개의 화병에 나누어 꽂아두었다. 아직은 딱 한 송이만 피어났다.

 

 

 

 

 

 

 

 

이렇게 나누어 꽂아 두었다. 줄기는 절반 이상 길이를 잘라냈고 잎사귀는 웬만한 건 다 떼어냈다. 물에 잎이 들어가면 금세 시들고 물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꽃의 잎과 줄기를 다듬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나는 성질도 급하고 또 손재주도 별로 없어서 이것이 참 귀찮지만 그래도 꽃집에서 다듬어진 꽃 사는 것보다 이렇게 사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풍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하며 아침에 좀 마음 수양하듯이 다듬는다.

 

 

 

 

 

박스에서 막 꺼낸 꽃은 이런 상태이다. 아이리스를 비롯해 구근 식물들은 요렇게 모아두면 꽃이 피어나기 전까지는 파 한단 묶어놓은 기분이 든다. 잎을 다듬을 때도 더욱 그런 느낌. 큰 건 대파, 작은 건 쪽파 다듬는 기분 ㅋㅋ

 

 

따뜻하면 피어나는 꽃이기 때문에 아마 오늘 자고 내일 일어나면 꽃이 다 피어 있을 것 같다. 지금도 나머지 꽃들 봉오리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음. 일단 피어버리면 빨리 시드는 꽃이라 아쉽지만 그래도 내일 하루는 실컷 볼 수 있겠지.

 

 

 

 

 

 

 

 

 

 

 

 

 

이렇게 봉오리가 조금씩 통통해지면서 부풀어오른다. 새벽 쯤엔 개화할 것 같음.

 

 

 

 

 

생명력 강한 지난주의 자주색 소국으로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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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0. 12. 4. 21:26

겨울의 체르토프카 운하 2017-18 praha2020. 12. 4. 21:26

 

 

 

재작년 12월. 프라하. 첫 며칠은 말라 스트라나의 숙소에 묵었던 터라 매일 캄파에 산책을 하러 갔다. 체르토프카 운하 한 장. 이렇게 날씨가 꾸물꾸물하다가 곧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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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