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9. 22:51
1년 전 오늘, 아스토리야 2017-19 petersburg2020. 11. 9. 22:51
구글 포토에서 상기된 1년 전 오늘 사진. 아스토리야의 스튜디오 룸. 공연 보러 나가기 직전이었던 것 같다. 전날은 발로쟈 슈클랴로프의 젊은이와 죽음을 봤고 이 날은 잠자는 미녀를 보러 갔었다. 세르게이 비하레프가 되살린 버전. 올레샤 노비코바와 잰더 패리쉬가 주역을 췄고 마리야 쉬린키나가 플로린 공주를 췄다. 쉬린키나에게 꽃을 주었는데 공연 끝난 후 마샤에게서 메시지가 와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공연 자체보다 그 기억이 더 좋게 남았다.
11월의 페테르부르크는 10월만큼이나 스산해서 여행 가기엔 최악의 시즌이었지만 좋아하는 무용수의 공연을 보고 그냥 돌아다니며 머리 식히고 쉬기엔 좋았다. 어쨌든 사랑하는 도시이고 또 좋아하는 호텔이었으니까. 저 방이 좀 그립다. 료샤는 나에게 '아스토리야가 좋긴 하지만 포시즌스가 더 새거고 이삭 성당에도 더 가깝고 더 럭셔리한데 호텔을 바꿔보지 그러냐' 하고 놀려댔었다. 나도 알아, 거기가 더 비싸! 하지만 아스토리야는 아스토리야라고! (게다가 너만큼 부르주아도 아니라서 더 비싼 데는 힘들어!)
사진 보니 다시 가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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