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 일요일 밤 : 아직 피로 덜 풀렸는데 월요병, 가방 꾸리는 거 싫음, 카메라의 수수께끼, 단편의 어려움, 어려운 나날 + 그러다 구상 fragments2023. 9. 10. 19:04
늦게 잠들었고 일찍 깨어났다. 8시가 안되어 깼으니까. 더 자고 싶었지만 몇시간 동안 뒤척이기만 하고 실패했다. 붉은 군대의 여파로 몸이 아파서 진통제가 절실했기 때문에 억지로 정오 무렵 일어나 아점을 챙겨먹고 약을 먹었다. 잠도 모자라고 피곤하다. 쉬었는데도 쉰 것 같지가 않다.
차를 마시며 책을 좀 읽었고 그 이후에는 가방을 조금 꾸렸다. 여행은 23일 토요일에 떠날 예정이다(사실 아직 휴가원도 안 올렸고 윗분과 부서원들네게 얘기도 안했다. 내일 해야지. 아 몰라! 그만큼 과로했으면 휴가 좀 가게 내버려두란 말이다) 세면도구와 화장품 파우치를 거의 다 챙겼고 비상약 파우치도 거의 다 꾸렸다. 내일 이부프로펜만 더 사면 된다. 6월에 엄마와 프라하에 다녀온 후 파우치를 거의 그대로 놔뒀으므로 거기 필요한 것만 더 채워넣으면 됐다. 옷은 다음 주말에 꾸려야 할 것 같다. 날씨가 어떨지 아직 가늠이 좀 안된다. 가을옷을 챙겨가야 할 것 같은데 그동안 또 둥실둥실해져서 옷이 맞을지 모르겠음 흑흑. 노트북도 가져가고 싶지는 않은데 현지에서 급한 업무를 처리해야 할수도 있으니 또 챙겨가야 하나 싶고... 자기 전에 배터리와 케이블, 카메라 따위라도 더 챙겨둬야겠다.
그런데 예전에는 어떻게 여행 가서 항상 dslr을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가장 작은 번들 렌즈를 끼워도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가 힘들다. 손목이 아프고 어깨가 아프다. 나는 원체 무거운 것을 들고 다니지 못하는 터라 비싼 렌즈도 산 적이 없고 그나마 제일 쉽고 저렴한 번들 두어 개만 써왔다. 몇년 전 원래 쓰던 니콘의 바디를 새로 나온 좀더 경량형으로 바꾸었는데, 이것이 가볍고 또 와이파이 연결도 되어 좋긴 하다만 뭐가 문제인지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온다. 조리개 문제인가 뭐가 문제인가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이것저것 맞춰봐도 안된다. (그냥 구도 맞춰서 셔터만 누를줄 알지 사진에 대해 잘 모르는 인간) 예전 바디에 연결하면 괜찮은데... 그래서 새 바디와 렌즈를 챙겨가도 잘 쓰지 않게 되고... 공연히 무겁기만 하고. 사무실에 사진을 전공한 직원이 하나 있는데 내일 가서 한번 물어봐야겠다. 작년 빌니우스 여행 때부터는 거의 모든 사진은 폰으로만 찍게 되었는데 돌아와서 사진들을 다시 보면 확실히 카메라로 찍은 것과는 비교가 되다 보니 좀 아깝다.
무척이나 새 글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이번 주말에도 결국 시작하지 못했다. 노트를 조금 더 적고 나서는 그냥 시작해버리는 게 나으려나 싶기도 하다. 아마도 새로운 인물을 전면에 등장시키려다 보니 좀더 생각이 필요해서 늦어지는 것 같다. 코스챠 같은 경우는 주인공이 아니었을 뿐 그래도 예전에 여기저기 조금씩 등장했던 사람이라 어렵지 않았는데. 아주 짧은 스케치 소품으로 구상을 시작했지만 이런 경우엔 꼭 새끼를 쳐서 다른 이야기들로 확장시키고 싶어진다는 말이지. 처음엔 딱 핀란드 우하 정도의 소품으로 떠올렸던 건데. 하기는 프티치예 말라코도 처음엔 그런 정도였다. 단편보다는 항상 장편이 더 쉬운 인간이라 그런가보다. 단편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상당한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래서 탁월한 단편작가들을 높이 평가하게 된다.
이번주도 바쁜 일정들로 꽉 차 있다. 최악으로 어려웠던 과제 하나를 간신히 마쳤지만 더 어려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일과 사람들에게 지친 나머지 머리가 멍하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회사와 관계되어서 대외적으로도 매우 우울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앞날이 더 피곤해질 것 같다. 너무 어려운 시기이다. 하여튼 이번주는 지난주보다는 덜 힘들 거라고 스스로를 다잡아보며...
꽃 사진 몇 장과 함께 월요병이 용솟음치는 일요일 밤의 메모 마무리.
.. 자기 전에 추가
이 메모를 마친 후 갑자기 집중력이 발휘되어 열심히 구상 노트를 써서 대부분의 골자를 잡았다. 결말 부분만 빼고는 대충 다 짰다. 아아 내일이 일요일이면 좋을텐데ㅠㅠ 다음 주말엔 토요일 출장도 있고 가방 꾸리느라 바빠서 과연 이 글을 시작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행 가기 전에 한두 페이지라도 시작해두고픈데... 평일엔 업무에 지치니 도저히 안되고. 아까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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