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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어젯밤 자기 전에 넘겼다. 벌써 9월이다. 나는 가을을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생각, 그리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에 좀 허전하기도 하다. 한 해가 벌써 훌쩍 지나가고 있다. 

 

 

너무 피곤하게 잤다. 새벽에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고, 이후 아침에도 새잠을 반복하며 잤다. 아침에는 좀 힘든 꿈을 꿨다. 예전에 자주 반복되다 최근엔 한동안 꾸지 않았던 패턴의 꿈으로, 도망쳐야 하는 상황인데 출구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음식점 같은 곳으로 들어갔지만 그곳은 어딘가 위험한 장소였다. 사람들이 둘러앉아 있었는데 가로로 길게 뻗어 있는 홀의 반대편으로 쭉 걸어가면서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분명 동행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앞장서서 나가다가 사라졌다. 문을 열고 나갔나보다 싶었지만 반대편 끝에 이르자 벽으로 막혀 있었다. 문이 없었다. 그곳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처음에 들어왔던 쪽으로 되돌아나가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헤매다가 계단을 발견했다. 계단에는 수직으로 된 축이 아주 높게 솟아 있었다. 검은 그림자에 가까운 사람들, 마치 군인들처럼 보이는 검은 형체들이 우르르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수직 기둥을 붙잡고 뛰어내리고 또 뛰어내렸다. 그런 식으로 층과 층 사이를 뛰어내려 도망치려 했는데 사실 다 내려가도 문이 없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그러다 잠에서 퍼뜩 깼다.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는 꿈, 헤매는 꿈과 패턴이나 긴장감은 다르지만 어쨌든 파고 들어가면 본질은 비슷한 패턴의 꿈인 것 같다. 하여튼 꿈속에서 무슨 서커스 단원처럼 계단 기둥을 붙들고 계속 점프해 뛰어내리느라 액션을 많이 해서 그런지 많이 자고 났는데도 피곤하고 왼쪽 어깨가 뻐근하다. 꿈에서 기둥 붙잡느라 왼쪽 어깨에 힘을 많이 주면서 뛰어내렸나보다 ㅜㅜ 

 

 

늦게 일어났고 따뜻한 물을 받은 욕조에 두번이나 들어갔다. 욕조에 들어가 있을 때 글에 대한 구상이 제일 잘 되는 편이다. 가장 편안하고 긴장이 풀리는 순간이라 그런가보다. 글을 조금 더 구상했는데 아직 노트를 제대로 적어두지는 못했다. 밤에 좀 쓰려 했는데 티타임 포스팅에서 적었던 '크렘린의 마법사'를 끝까지 마저 읽느라 이제 오늘 밤에 뭔가를 쓸 시간은 없을 것 같음. 책은 후반부가 약간 더 낫긴 했지만 내 취향으로는 그냥 그랬다. 작가가 쓴 소설이 아니라 소설을 그럴싸하게 흉내낸 멋진 텍스트 같았다. 

 

 

밤이 되자 왼쪽 어깨가 상당히 뻐근하다. 정말 꿈속 액션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문제인가... 원래 왼쪽 손목부터 시작해 어깨와 목 쪽이 별로 좋은 상태는 아니니 그게 악화된 건가 싶기도 함. 자고 나면 나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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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