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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2024.02.26 2.26 월요일 밤 : 나쁘지만 그래도 최악은 아니라 생각하며 2
  17. 2024.02.26 모이카에서 그리보예도프 운하까지 2
  18. 2024.02.25 2.25 일요일 밤 : 주문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불안하고 산란한 주말 2
  19. 2024.02.25 11월의 프라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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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2024.02.24 2.24 토요일 밤 : 쉬었음 2
  22. 2024.02.24 오후 스케치 2
  23. 2024.02.24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꺼낸 찻잔
  24. 2024.02.23 2.23 금요일 밤 : 부럽다, 피곤하고 또 피곤, 그래도 미션 클리어 2
  25. 2024.02.23 네바 강





 

오늘은 줌회의가 여럿 있어서 재택근무를 했다. 그래서 밀린 잠을 아침에 좀더 잘 수 있었다. 그것까진 좋았지만 정말 온갖 피곤한 꿈에 시달렸다. 아침까진 너무 생생한 꿈이었는데 일하다 보니 지금은 많이 가물가물하다. 또 해외에 나갔는데 이번엔 최고임원을 모시고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뜬금없지만 동생과 친구가 함께였다. 그런데 동생이 숙소를 너무 이상한 곳에 잡아버려서 교외로 아주 많이 나가야 하는 곳이라 찾기조차 어려웠고 나는 너무 걱정을 하고 경악했다.

 

 

이후에 꾼 또다른 꿈에서도 회사 후배들이 나왔는데 이들과 어딘가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지만 약속지점이 너무나 이상한 장소여서 도저히 도보로 시간 내에 도착할 수가 없어 이리저리 헤매고 고생을 해야 했다. 낯선 곳으로 나가야 하고, 또 장소는 꼬여 있고 고생을 하고 목적지는 찾을 수 없는 패턴들이 왕창 집중되어 너무 피곤한 꿈들이었다. 요즘 부쩍 이런 비슷한 꿈들을 많이 꾸는 걸 보니 여전히 일이고 인생이고 답을 못 찾고 힘들어하는 상태인가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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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임원이 또 피곤한 지시를 해왔다. 자꾸만 어려운 과제들이 쌓인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빠릿하고 적극적인 직원들이 필요하건만 실상은 결원이 계속 발생한데다 남아 있는 직원들도 수동적이고 다중수행능력이 전혀 없다. 그러니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믿고 일을 맡길 직원이 없고 계속해서 일일이 챙기지 않으면 다 빵꾸가 난다. 결국 내가 문제인가 싶어 우울할 때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정말 물리적 활용이 가능한 직원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 자책해봤자 별 소용이 없다. 그리고 사실 이건 내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그게 더 나쁘다. 내 문제면 자신을 돌아보며 개선해보면 되는데 이건 물리적으로 일을 해나갈 직원들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서.

 

 

그리고 전통의 강호, 오리지널 금쪽이 히스테리 장착 직원이 여전히 말썽이다. 제2의 강력한 후속 금쪽이로 작년에 너무 내 속을 썩였던 독버섯(...이라고 내 마음속으로 별명을 ㅠㅠ) 직원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지만 원조는 그대로 남아 있고 이 사람은 너무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많아서 여러 모로 힘들다. 다들 열심히 해도 역량이 모자라서 어려운 판인데 소위 베테랑 직원이 금쪽이 짓을 하며 뻗대니 너무 답답하다. 내 마음대로만 할 수 있다면 이런 직원은 벌써 예전에 빼버렸겠지만 물론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피곤하고 의욕이 없다. 일도 답보 상태고 직원들도 엉망이고. 


 
 
목요일에 아버지가 수술을 받는다. 부디 파업의 여파가 미치지 않기를, 목요일에 예정대로 무사히 수술을 받고 잘 회복되실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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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3. 4. 19:22

3.4 월요일 밤 : 월요일 메모는 짧게 fragments2024. 3. 4. 19:22





월요일답게 바쁘고 정돈되지 않은 하루였다. 꿈에서 엄마와 동생이랑 부다페스트에 갔는데 막상 밖으로 나가지는 않고 방 안에만 있었다. 이것저것 뒤얽힌 꿈이었다. 이제 생각이 잘 안 난다.



오늘 식단. 아몬드유 1팩과 단감 1개. 점심 땐 간짜장(여기서 좀 꼬임 ㅠㅠ) 저녁엔 실내자전거 20분 후 달걀순두부 끓여놓은 것 1그릇.



피곤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잠이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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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연휴가 다 지나갔다. 이제 다시 노동의 일주일이 기다리고 있다.



새벽 세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주말에 신체 리듬이 깨지면 내내 피곤해지는데 자꾸 악순환이다. 오늘은 디카페인 티를 마셨다. 저녁에 실내자전거 25분.



바쁜 일주일이 될 것이다. 이번주엔 몇가지 주요계획을 최고임원께 보고해야 한다. 신경쓸 일이 많다. 그리고 목요일엔 아버지가 수술을 받으신다. 복강경이라 좀 마음이 놓인다만 그래도 당연히 염려가 된다. 밤마다 기도하고 잠자리에 든다. 목요일에 휴가를 내고 병원에 가야겠다.



이 블로그로 인연이 되어 우정을 이어온 소중한 친구가 무척 위중한 상태라는 가족분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 친구가 재입원한 후 몇달 동안 계속 기도해왔는데... 너무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부디 내 기도와 마음이 가 닿기를... 부디 나아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간밤에 단편에서 발췌한 에피소드에 소련 올림픽 곰돌이 미슈카가 그려진 컵이 나오는데, 나도 이 녀석을 갖고 있다. 몇년 전 페테르부르크의 어느 골동품가게에서 산 것이다. 미소 냉전으로 당시 올림픽엔 미국쪽 진영이(우리도 포함)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 올림픽 마스코트들을 모아놓은 포스터를 보며 ‘소련 나쁜 놈들인데 왜 마스코트는 귀엽지?’ 라고 생각했었다. ‘저 곰돌이가 우리 호돌이보다 더 귀여워보이는데 이런 생각은 나쁜 거겠지?’ 하고 자책했다. 이후 냉전이 끝나서 그런 기억은 일종의 재미있는 추억이 된 줄 알았는데 요즘의 상황을 보면 역사는 되풀이되고 더 악화되는걸까 싶어 기분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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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3. 3. 16:39

일요일 오후, 드레스덴 책갈피 tasty and happy2024. 3. 3. 16:39

 

 

 

오랜만에 하름스 선집을 꺼내 읽고 있는데 책갈피로 끼워놓았던 쿠키 포장지가 나왔다. 이것은 몇년 전 드레스덴의 어느 카페에서 티푸드로 내줬던 조그만 쿠키의 포장지이다. 초여름이었고(5월말인가 6월초였다) 볕이 매우 뜨거운 날이었다. 나는 프라하에서 새벽 버스를 타고 드레스덴에 갔고 당시 베를린에 와 계셨던 영원한 휴가님과 만나 반나절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쿠키가 두 개 나왔는데 나는 내 것을 챙겨와서 아마도 한국에 돌아와서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포장지는 책갈피로 끼워두었다. 

 

 

드레스덴은 작년에 엄마랑 다시 한번 갔다. 그런데 두번째 갔을 때도 도시 자체는 별다른 매력이 없었다. 엄마랑 같이 식당과 카페가 많은 골목을 지나갔는데 아마 저 쿠키를 내줬던 카페도 그곳 어딘가에 있었겠지만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시 드레스덴에 가게 될 일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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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ontamer
2024. 3. 2. 22:22

올림픽 곰돌이와 장미 컵, 허브차 about writing2024. 3. 2. 22:22

 
 


 

1월에 마친 마냐와 미샤의 단편에는 <4월의 로켓>이란 제목을 붙였다. 후반부에서 마냐는 미샤를 자기 방으로 데려가서 따뜻한 차를 끓여준다. 마냐의 허브 차는 그 전에 썼던 중편 <구름 속의 뼈>에서도 등장했다. 마냐는 그 글에서 아주 잠깐 등장하지만 소설의 이미지와 골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던 인물이었다. 나는 염색한 머리와 담배. 배지가 주렁주렁 달린 가죽재킷과 (게냐와 리다의 표현대로라면) 할머니 같은 허브 차와 툴라 비스킷의 마냐를 데리고 와서 이 단편을 썼다. 
 

 
올림픽 곰돌이는 1980년 소련 올림픽 마스코트였던 곰돌이 미슈카이다. 맨 위 사진에도 있음. 장미 컵 사진도 구글링해서 아래 하나. 마냐가 가지고 있는 곰돌이 컵과 장미 컵은 사진 속의 컵들보다 더 낡았을 것이다. 이 글은 1997년 4월을 배경으로 하므로 곰돌이 컵은 그 당시로 봐도 좀 오래된 컵임. 미슈카는 러시아에서 곰을 귀엽게 이르는 별명인데 사람 이름인 미하일의 애칭에서 변형된 거라서 사실 이 이야기의 주요 인물인 미샤랑 이름도 같음. 미슈카 컵으로 차 마시는 미샤 :)
 

 
제냐는 이전에 썼던 90년대 이야기들의 주인공으로 미샤의 발레단에서 춤추는 주역 무용수이다. 본명은 예브게니. 친한 사이에서는 게냐라고 부른다. 바냐는 게냐의 동생. 탄카는 마냐랑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여인. 사르바르는 포주 깡패이자 마냐의 애인. 마지막에 잠깐 언급되는 크랍은 마냐의 옛 남자로 역시 포주 깡패. 쿠쟈 영감은 마냐의 어린 시절 옆집에 살았던 영감이다. 마냐는 아빠를 위해 보드카를 꾸러 그 집에 자주 갔다. 
 

 


발췌문은 아래 접어둔다.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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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는 내가 입술을 닦아내는 동안 베란다 쪽으로 가서 창문을 조금 열었어요. 그럴 만도 했어요. 방에 습기가 가득 차 있었거든요. 아침까지 비가 오는 바람에 빨래를 방 안에 잔뜩 널어두었으니까요. 그러자 건조대에 속옷들을 주렁주렁 널어둔 게 부끄러웠어요. 아 빌어먹을, 언제부터 사내들 앞에서 그런 거 신경 썼다고. 보여줄 거 안 보여줄 거 다 내놓고 별의별 더러운 짓을 다 하는데. 난 침대에 내던졌던 숄을 집어 들어 건조대 위에 급하게 덮어씌우고는 행주로 식탁에 엎질러진 콜라 자국을 박박 닦았어요. 그리고는 전기 포트에 물을 올리고 찬장에서 찻잎이 든 깡통을 꺼냈어요.

 

 

혹시 커피가 더 좋아요? 커피도 있는데. ”

 

차가 더 좋아요. 지난번 그 차도 맛있었어요. ”

 

 

물이 끓는 동안 나는 법랑 주전자에 찻잎을 가득 넣었어요. 예쁜 찻잔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냐가 찻잔도 좀 갖다줬다면 좋았을걸. 받침 접시가 딸려 있던 찻잔이 두 개 있긴 했는데 사르바르가 저번에 깨부쉈어요. 그나마 깨끗한 거라곤 노랑 빨강 장미가 그려진 컵하고 그 옛날 올림픽 곰돌이가 그려진 컵밖에 없었어요. 탄카가 전에 일하던 공장에서 여러 개 받았던 거라고 하나 주고 갔었죠. 그래도 장미가 좀 더 예쁘긴 한데 남자한테 꽃무늬 컵을 주는 것도 낯간지러워서 그냥 곰돌이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미 컵은 이도 좀 빠졌거든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컵인데.

 

 

미샤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대신 내 곁으로 와서 찻잎 우리는 걸 구경했어요. 차 종류도 물어보고 잎을 얼마나 넣어야 잘 우러나는지도 궁금해했어요. 차를 좋아하긴 하지만 맛있게 우리는 방법을 잘 모른다면서. 나는 이반 차이와 민트, 캐모마일과 들장미 열매, 계피와 생강, 말린 레몬이랑 오렌지껍질을 섞는다고 말해줬어요. 미샤는 감탄했어요, 직접 그걸 다 말려서 만든 거냐고 물었어요. 눈을 반짝거리는 모습이 꼭 어린 시절의 내 동생 페쟈 같았어요.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 것도요. 그렇게나 우아하고 신사적인 남자가 순식간에 어린애로 바뀐 것 같았어요. 나는 아니라고, 이런 건 다 시장에 가면 판다고, 키오스크에서도 팔 거라고 해줬어요. 난 사도바야랑 블라지미르스키 시장의 좌판에서 몇 봉지씩 골라서 산다고.

 

 

그냥 입맛에 맞게 찻잎을 섞으면 되는 거예요. 이런 걸 직접 다 따서 말려서 만들려면 타이가 숲속에 살아야 할걸요. ”

 

그건 그렇겠네요. ”

 

 

진하게 우려진 차를 가득 따르고 꿀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녹여주자 미샤는 소파로 가는 대신 컵을 쥐고 그 자리에서 한 모금 마셨어요. 그 사람이 뜨거운 차를 살짝 입김으로 식혀가며 마시는 걸 보니 다시 페쟈 생각이 났어요. 꿀과 민트와 계피, 이반 차이 냄새가 부드럽게 퍼졌어요. 내 컵에도 차를 따르고 꿀을 녹이고 있는데 미샤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어요.

 

 

옛날에 수도원에서 신부님이 약초랑 꽃을 따서 말리는 걸 봤는데. 들를 때마다 그걸로 차를 끓여주셨어요. 이 차랑 맛이 비슷했어요. ”

 

이건 아플 때 마시는 건데. 몸이 따뜻해지거든요. 기침에 좋아요. 두 잔 마시고 푹 자고 나면 기침이 가라앉을 거예요. ”

 

그래서 그 신부님도 꼭 두 잔씩 줬나. ”

 

고향이 어디예요? 그런 수도원은 시골에나 가야 있는데. 아무리 봐도 시골 사람 같진 않은걸요. ”

 

, 맞아요. 레닌그라드 토박이예요. 그래도 옛날에 한 2년 가까이 다른 데 살았어요. 조그만 도시였는데 시골이랑 비슷했어요. 거기 수도원에 자주 갔지요. ”

 

 

 

교회에서는 사내들끼리 놀아나면 유황불 어쩌고 천벌 어쩌고 할 텐데. 내가 몸 팔아 돈 버는 것보다 더 나쁘다고 할 텐데. 어쨌든 나는 여자고 이건 남자한테 서비스를 하는 거니까요, 성경에도 창녀가 나와요. 구약에도 나오고 신약에도 나오죠. 그래도 그런 여자들이 심한 벌을 받거나 하는 얘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치만 소돔인가 고모라에서는 욕정에 불타는 남자들이 네 딸년 따윈 필요 없어, 방금 들어간 그 잘생긴 사내놈을 내놓으란 말이야. 우리가 그놈을 따먹을 거야뭐 비슷한 요구를 하는 얘기가 나와요. 그놈들에게 천사들이 불을 놨는지 소금을 뿌렸는지 하여튼 싸그리 멸망을 시켜버렸던 것 같아요. 교회도 안 다니면서 어떻게 이런 걸 다 아느냐고요? 바냐가 얘기해줬거든요. 제냐를 욕하면서. 근데 우스운 건 그 망나니 녀석도 교회 같은 건 안 다닌다는 거예요. 그냥 제냐를 욕하고 싶었을 뿐이죠. 그리고 제냐와 그런 사이라는 이 남자를. 아마도 그 수도원 신부는 이 사람이 그런 취향이란 걸 전혀 몰랐겠지요. 그러니까 이런 차를 두 잔씩 우려줬겠죠. 아니, 알았을지도 몰라요. 나도 다 알면서 차를 끓여주는 거니까요. 이 사람이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차를 한 모금씩 마시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어요. 그 길고 예쁜 손가락들로 우스꽝스러운 저 곰돌이 컵을 아까 말보로를 쥐었던 것처럼 소중하게 감싸고 있는 것도, 그리고 이제 기침을 하지 않는 것도 다 좋았어요.

 

 

 

미슈카, 교회 다녀요? ”

 

아뇨. ”

 

근데 어떻게 그땐 수도원에 드나들었어요? ”

 

그때는 수도원이 아니었어요, 종교박물관이었죠. 아직 브레즈네프 때였거든요. 그래도 신부님이 관리인으로 있었어요. 거긴 정말 좋았어요. 그 차도. 그걸 마시면 정말 몸이 따뜻해지고 잠이 잘 왔어요. ”

 

그럼 오늘 밤에도 그렇겠네요. 맛이 비슷하다면서요. ”

 

그럴 것 같아요. 이 차는 정말 맛있네요. ”

 

 

 

어쩐지 나는 조금 울고 싶어졌어요. 그 사람이 정말로 내 차를 맛있게 마셔줘서. 몸이 따뜻해지고 잠이 잘 올 것 같다고 해서. 그러면 아까처럼 한밤중에 이렇게도 얇은 셔츠 차림으로 옥상에 나가 혼자 춤을 추지는 않겠지요. 그 난간에도 올라가지 않을 거예요. 정말 그럴 거예요. 그럴 땐 차라리 제냐를 깨우면 더 좋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생각할수록 너무 바보 같은 소리인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어요. 내가 뭐라고. , 그러고 보니 류샤에게도 차를 두 잔 끓여줬다면 좋았을걸.

 

 

나도 차를 한 모금 마셨어요. 맛이 아주 좋았어. 꿀도 딱 알맞게 들어갔고요. 그래요, 난 요리 따윈 엉망이지만 차만큼은 잘 우려요. 카잔에 살 때부터 그랬죠. 쿠쟈 영감이 차를 좋아했거든요. 그 영감은 직접 약초랑 꽃을 말리고 그루지야인가 어디에서 가져온 찻잎이랑 섞어서 가득 채운 주머니들을 집안 여기저기에 잔뜩 매달아뒀어요. 내가 보드카를 꾸러 가면 보통은 온몸을 더듬으며 수작을 걸었지만 신경통이 도져서 그런 짓거리를 하기 힘들 때면 차를 우리라고 시켰거든요. 얼마나 잔소리를 많이 늘어놨는지. 하여튼 그 영감 때문에 차 우리는 법은 지금도 잘 알아요. 그러고 보니 세상에 백 프로 나쁜 놈은 없나 보네요. 어쩌면 그 크랍 놈도 좋은 점이 하나쯤은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사르바르가 이따금 품에 나를 꼭 부둥켜안고는 키스를 해주면서 삼 년만 더 굴러서 한밑천 모으면 그때는 우리 같이 애새끼도 하나쯤 낳아보자고 하는 것처럼. 바냐가 미니어처 향수를 가져다주고 내 가슴에 콧잔등을 비벼대며 아무리 봐도 절벽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다고, 자기가 사업에 성공하면 실리콘을 잔뜩 넣어서 수술을 시켜주겠다고 허세를 부리는 것처럼.

 

 

 

 
 
 
 
 
 

 
 
 

사실 이것보다 더 촌스러운 빨강노랑 장미 컵 사진을 찾고 싶었는데 저 당시 러시아에서 그렇게 흔하던 그 촌스러운 컵 사진이 은근히 찾기 어려워서 그냥 이 정도로 올려봄. (너무 멀끔한데...)
 
 
미샤가 말하는 '수도원과 신부님'은 80년대 초 유배되었던 가브릴로프의 수도원과 그곳의 관리인이었던 예고르 신부이다. 가브릴로프 본편의 패러디 외전인 서무의 슬픔 시리즈에 이 수도원과 신부님이 두어번 등장했었다. (이 수도원은 원래 본편에서 중요한 장소였는데 막상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서무 시리즈에 먼저 나옴 ㅜㅜ) 서무 시리즈에서도 신부님이 미샤와 단추 베르닌에게 따뜻한 차를 우려준다. 
 
 
.. 마냐가 맨 처음 등장했던 <구름 속의 뼈>의 짧은 씬은 전에 발췌한 적이 있다. 여기. 
 
moonage daydream :: 마냐와 허브 차, 로켓, 아리나 프로호로브나를 위한 숄 (tistory.com)

 

마냐와 허브 차, 로켓, 아리나 프로호로브나를 위한 숄

역시 작년 말에 끝낸 중편의 일부 발췌. 마지막 파트의 초입부이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게냐는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계단으로 자기 방까지 걸어올라가고 이웃 여자 마냐와 마주친다. 제냐

tveye.tistory.com

 
 

:
Posted by liontamer

 
 
 
어제 너무 많이 자고 또 차를 진하게 마셔서인지 오늘은 중간에 여러번 깼고 얕은 잠을 충분하지 못하게 잤다. 그래서 종일 몸이 쑤시고 찌뿌둥했다. 
 
 

쉬면서 보낸 하루였다. 그런데 편안하게 쉰 게 아니라 책도 영상도 그로테스크한 쪽을 봤다. 다닐 하름스 번역본을 읽은 후 원서를 꺼내 뒤적이고 있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이 작가의 작품들을 읽기 위해서는 마음 상태가 좀 중요하다. 너무 산란할 때는 정신 건강에 별로 좋지 않다. 
 
 
그리고 최근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다시 보는 중이다. TV판의 후기 에피소드들을 몇 개 다시 본 후(카오루가 나오는 24편을 가장 좋아함) 오늘은 엔드 오브 에바를 다시 보았다. 이 작품도 다시 보려면 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이 작품은 다시 봐도 여러 모로 대단한 뭔가가 있다. 플롯이나 허세나 패러디 뭐 그런 건 그렇다치면 되고 전체적으로 정서적인 면과 연출력에서 격렬한 파워가 있는데 이것은 신극장판에서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 그 시기 그 순간만의 고유한 매력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신극장판 마지막편인 다카포를 아직도 못 봤다. OTT를 이용하지 않는데다 뒤늦은 개봉도 놓쳤다. 그리고 몇년 전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스토리를 알아버리고는 기분이 팍 나빠져서 좀처럼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DVD라도 사볼까 하고 뒤져보니 최신판 블루레이만 나왔고 그나마도 품절이라 그냥 포기. 엔드 오브 에바도 얼마전 재개봉했는데 그때 너무 심란한 상태라 영화관에 갈 생각은 못했다.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다. 결국 신극장판만(Q까지) 영화관에서 봤네. 큐는 내가 좋아하는 카오루가 많이 나와서 기대하며 갔었으나(포스터에 엄청 낚여서 갔음!) 엄청 기분 나빠진 채 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함. 전반적으로 나는 TV판과 엔드 오브 에바 쪽이 더 마음에 드는 보수적인 관객인가보다. 그러나 신극장판이 그렇게 맘에 안 들게 된 주요 이유는 아무래도 신규 등장인물이 너무너무 싫었기 때문인 것 같음.(그런데 그 인물이 완결편에서 더욱더 마음에 안 드는 결말을... ㅜㅜ 아무래도 걔 때문에 이 마지막편을 미루고 또 미루다 결국 못 본 것 같다!) 하여튼 오늘 엔드 오브 에바를 다시 돌려보면서도 생각했다. 아니, 이건 내가 젊을 때도 이제 나이먹어서 봐도 내내 변함이 없네, 아무리 봐도 신지 너무 불쌍해 엉엉... 그리고 다시 볼 때마다 미사토 죽을 때 울어 엉엉... 하여튼 이제 신극장판 첫번째 편인 '서'를 다시 보기 시작함. 이건 실내자전거 타면서 아이패드로 돌려보고 있다. 근데 역시 신극장판은 서, 파, 큐 모두 근사하긴 해도 정이 가지는 않는 편이다. 
 
 
어제부터 다시 실내자전거 타기를 재개했는데 겨우 20분 쉬운 모드로 탔으나 오늘 너무 엉덩이와 허벅지가 아팠다. 얼마나 운동부족이었으면 ㅠㅠ 오늘은 30분 가까이 탔는데 다리가 좀 후들거렸다. 
 
 
가브릴로프 장편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이것저것 생각 중이다. 중단된 부분을 이어서 쓰기가 쉽지 않은데 그게 2부 1장이었으니 아예 2부부터 다시 쓰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정 어려우면 그 시기 혹은 최근 몇년 동안 썼던 90년대를 다루는 단편을 하나 더 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오늘은 그로테스크한 하름스와 엔드 오브 에바 보며 쉬다가 하루가 다 갔네. 

 
 
 
 

 
 
 
꽃 사진 몇 장 더 접어둔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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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3. 2. 20:55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3. 2. 20:55

 

 

 

토요일 오후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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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3월 달력을 넘겼다. 3월 달력 사진은 레트니 사드 풍경이다. 물론 여름이 되려면 한참 멀었지만, 꽃들이 만발해 있어 어쩐지 봄 느낌이 나서. 

 

 

 

 

 

 

이번주 내내 너무 잠이 모자랐던 모양인지 자고 또 잤다. 새벽 알람을 끄는 걸 잊은 탓에 5시 반쯤 알람에 놀라 깼다가 '아아 오늘 쉬는구나' 하며 마음을 놓고 도로 잤다. 두세번 자다깨다 반복하고 꿈도 이것저것 꿨지만 하여튼 계속 잤다. 거의 10시 즈음에야 잠에서 완전히 깨어난 것 같다. 깨고 나서도 정오가 다 되도록 침대에 늘어붙어 게으름을 피웠다. 원래 오늘 출근해서 일할까 했었는데. 피로가 너무 쌓여 있었던 모양이니 쉰 게 잘한 것 같다. 

 

 

아점을 먹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으며 쉬었다. 그리고 오늘부터 몇달만에 다시 실내자전거 타기를 재개했다. 이십여분 밖에 못탔지만 조금씩 늘려가야겠다. 저녁에는 방울토마토, 오이, 삶은 달걀과 생선 조그만 거 한 토막을 먹었다. 이 패턴을 계속 유지해야 할텐데. 

 

 

새 글을 쓰고 싶은데 아직도 무엇을 쓸지 떠올리지 못했다. 마음은 계속해서 오래 전에 중단한 가브릴로프 본편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지금 상태로 그 다성악적이고 복합적인 장편을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자신이 없다. 그 글은 층위도 다양하고 독자에게도 불친절하고 인물들도 많이 나오는데다 뭐랄까, 처음에 구상했던 플롯 중 한 가지가 지금으로서는 좀 삐걱거리는 느낌이 든다. 조금만 더 고민해 봐야겠다. 뭔가 유혈이 낭자하고 격렬한 단편 같은 걸 하나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아 잘 모르겠다. 하여튼 뭔가 좀 쓰고 있어야 마음에 안정이 되는데. 항상 글을 마친 후 새 글을 시작하기까지의 휴지기는 힘들고 불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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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3. 1. 20:08

금요일 오후, 꽃 tasty and happy2024. 3. 1. 20:08

 

 

 

많이 자고 쉬었다. 오후에는 좋아하는 차를 좀 진하게 우려 마셨다. 티타임과 꽃들 사진 여러 장. 

 

 

 




 

 




 

 




 

 






 

 

 

 

 

랜덤 박스를 주문했는데 이번에는 잘 모르는 꽃과 식물도 여럿 섞여 있었다. 지난주의 수레국화 실패를 만회함. 

 

 

 

 

 

 

노란 솔리다고를 보니 봄 느낌이 들었다. 

 

 

 

 

 

 

이 하얀 꽃은 이름을 잘 모르겠음. 이게 스와니인가? 

 

 

 

 

 

 

마트리카리아, 장미, 카네이션 등 낯익은 꽃들도 여럿 들어 있었다. 

 

 

 

 

 

 

나머지 꽃들 사진 많이 접어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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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9. 19:37

2.29 목요일 밤 : 피곤피곤 fragments2024. 2. 29. 19:37





 
너무 피곤한 하루. 수면 부족 상태로 일찍 출근했다. 일 때문에 많이 바빴다. 아파서 계속 출근을 못하고 있던 직원이 잠깐 들러서 별도 면담을 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심란했다. 왜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은 걸까... 가능한한 최선의 방법을 이야기해주고 위로를 해주었다. 



 

식사 후엔 면접 심사에 들어갔다. 역시나 또 내가 진행을 해야 했다 ㅠㅠ 그런데 확실히 면접이 중요하긴 한 것이, 서류와 실제 모습 사이에 많은 간극이 있기는 하다. 여러 명을 연이어 집중 면접하느라 기력이 다 소진되었다.  


 
내일 출근해 일을 할까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냥 쉬기로 했다. 많이 자고 쉬면 기력이 좀 회복될까 싶다. 어제부터 저녁에 탄수화물 섭취를 하지 않기로 하여 두부와 계란을 먹었는데 그러면 뭐해, 오늘 점심 때 티카 마살라 커리와 난을 잔뜩 먹어버림 흑흑. 그리고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지 저녁에 막 밥이랑 과자 먹고픈데 꾹 참고 퇴근 중이다. 두통이 너무 심하다. 수면 부족 + 너무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듯.



... (퇴근 후) 흑흑 견디지 못하고 밥을 먹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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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9. 16:48

할바 샀던 곳 2023 warsaw2024. 2. 29. 16:48

 

 

 

바르샤바 구시가지를 따라 걷다 보면 조그만 기념품 시장이 나온다. 그런데 이것이 딱히 폴란드 쪽 기념품으로 특화된 건 아니어서 헌책, 터키나 중동 쪽 간식거리와 세공품, 숄, 인형 따위를 판다. 마트료슈카도 있고 헌책에는 러시아어로 된 책도 많았다. 바르샤바 도심에서 왜 자기네들의 기념품이나 특산품만 파는 게 아니라 할바와 중동 세공품을 그것도 입구에서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서 파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하여튼 할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가웠다. 우리 나라에선 할바 구하기가 쉽지 않고 또 할바도 여기저기 맛은 천차만별이라. 여기서는 시식을 해보니 입맛에 맞아서 피스타치오와 향신료가 든 할바 한 통을 샀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냉동실에 잔뜩 남아 있다. 위 사진 가운데 약간 상단에 쌓여 있는 둥근 통이 바로 할바가 든 통들. 

 

 

 

 

 

 

입구는 이렇다. 바르샤바에 놀러가신 분들이라면 거의 대부분은 이 길을 지나치게 됨. 노비 쉬비아트에서 <왕의 길>을 따라 왕궁 광장으로 가시는 길이라면 대로 오른편에 있는 이 조그만 시장에 들러보세요. 대신 너무 기대하지는 말고... (아마 나는 할바를 건졌기 때문에 좋은 기억으로 남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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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확실히 낮이 길어지고 있다. 7시가 좀 안되어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이미 하늘이 이렇게 밝아지고 있었다. 
 
 
잠이 매우 모자란 채 출근했다. 어제 늦게 잠든 탓이다. 해야 할 일이 많았으나 손에 잘 잡히지가 않았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의 수술 날짜가 다행히 다음주로 잡혔다. 파업 때문에 많이 늦어질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당초 용종제거 수술을 해주신 의사가 외과 쪽으로 전원시키면서 부탁을 해주셔서 빨리 잡혔다.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개복수술을 해야 할 것 같아 걱정이 많았으나 복강경수술로 가능할 것 같다고도 한다. 여러가지로 다행이다.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결원도 많고 여러가지로 어렵다. 사람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니... 내일은 면접에도 들어가야 한다. 아, 뭘 입어야 하나. 안에는 대충 입고 그냥 코트를 걸치고 있어야겠다. 어차피 앉아 있으니 신발은 안 보이겠지. 면접 심사에 많이 들어가는데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던지는 질문들에 나조차도 제대로 대답 못 할 것 같다, 나는 면접 보면 떨어지겠다 등등. 
 
 
생각해보니 나는 이직을 한 적이 없고 지금 직장에서 아주 오래 일한 터라 그런 면접을 받으러 들어간 적이 별로 없다. 취업할 때 두세번 정도. 대학과 대학원 시험 때. 물론 직장에서도 프리젠테이션과 인터뷰가 지속적으로 있고 그것도 스트레스받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취업이 왔다갔다하는 면접과는 다르니... 하여튼 돈 벌면서 일해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결론이다. 면접장에 들어오는 분들은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는 나를 보며 쫄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뭔가 닿을 수 없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은 사무실에 돌아오면 나도 일에 짓눌리고 괴로워하고 쫄고 힘들어하는 그냥 노동자임 ㅠㅠ 어쩌면 이렇게 면접 심사에 많이 참여하다보니 더욱 쫄아서 회사를 집어치우고 다른 일을 구하러 가지 못하는 건지도 몰라 ㅠㅠ (엉엉 나는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기 어려울 거야, 엉엉 나는 이 업계에선 어차피 고연령 고스펙이라 애초부터 범주 외가 되어버릴거야, 엉엉 아예 다른 업무라면 생초짜니 안될거야 기타등등 끝없이 이어지는 현타들...)

 
 
피곤하다. 이번주는 금요일이 휴일이라 다행이다. 원래는 금요일에도 사무실 출근을 할 생각이었는데 심신이 지쳐서 아무래도 쉬어버릴 것만 같다. 
 
 
 

 
 
 
아침 하늘 사진 한 장 더. 
 
 
 

 
 
 

인턴으로 근무했던 직원이 기간이 만료되어 작별하면서 귀여운 초콜릿을 주고 갔다. 스티커 메모는 더 귀엽다. 점심 때 들어오다가 무화과 향이 나는 핸드크림 중 가격 대비 용량이 좀 많은 놈을 골라서 새로 샀다. 나는 원래 필로시코스를 좋아해서 향수와 고체향수를 썼는데, 다 쓰고는 여행 갈때 인터넷 면세에서 사려고 했더니 좀처럼 이놈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향수는 사지 않았는데 핸드크림은 그냥 편하게 막 쓰니까 비슷한 향이 나는 놈으로 아무 거나 쓴다. 집에도 핸드크림이 이것저것 있는데 그래도 자기 전에 바르는 건 25% 고보습 록시땅 시어버터로 마무리하긴 한다. 뜬금없이 핸드크림 브랜드로 오늘 메모를 이상하게 끝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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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8. 08:12

밤과 낮, 이삭 성당 근방 russia2024. 2. 28. 08:12

 

 

 

백야 시즌의 페테르부르크, 이삭 성당 근방의 밤과 낮 사진 몇 장. 이때는 7월이었고 밤중의 가장 어두워질 무렵 숙소 앞에 잠깐 나와서 찍었다. 2014년. 이삭 성당과 천사들. 

 

 

 

 

 

 

 

 

 

여기는 아마도 네프스키 대로였을 것이다. 이미 10년 전 풍경이라 지금은 저 가게들도 바뀌었을 것 같다. 네프스키 대로를 수직 축으로 해서 양옆으로 여러 거리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낮. 여기는 해군성 공원에서 청동기사상과 네바 강변으로 나오는 길. 볕이 좋아서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낮에 보는 천사는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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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7. 19:46

2.27 화요일 밤 : 무리수 아침, 재택근무 fragments2024. 2. 27. 19:46





오늘은 재택근무를 해서 아침을 이렇게 잘 챙겨 먹었지만 배가 아파 고생을 했다. 일어나서 얼마 안되어 별로 몸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서 그런가보다. 보통은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니 사무실에서 아침 요기를 해도 속이 괜찮은데. 알람에서  깬 후 30분만에 일을 시작하며 아침을 먹어서 위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듯함.



새벽에 두어번 깼지만 그래도 8시간 이상 자긴 한 것 같다. 수면 부족으로 너무 피곤했었다. 간밤에 부모님과 돌아가며 통화를 했다. 아버지는 암수술보다도 수술로 한두달 이상 쉬어야 하면 일을 그만 두셔야 할까봐 너무 심란해 하셨다. 그렇게 심란해 하시니 나도 기분이 안 좋았다. 한번에 하나씩, 지금은 빨리 수술을 받고 나아지는 게 우선이라고 말씀드렸다.
 
 

오늘 일은 상대적으로 덜 바빴다. 실무자들에게서 막혀 있어 미루고 있는 일들 때문이니 별로 기쁠 일은 아니다. 그래도 재택근무라 편한 옷을 입고 출퇴근길에 시달리지 않고 아침에 한시간 반쯤 더 잘 수 있었다.



좋은 일들이 좀 생기기를 바라며 오늘 메모는 여기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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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7. 09:37

여름의 바실리 섬과 네바 2017-19 petersburg2024. 2. 27. 09:37

 

 

 

햇살이 환하고 밝은 여름날 바실리예프스키 섬과 네바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기분은 너무나도 좋다. 이것은 도심의 그리보예도프 운하나 판탄카를 따라 산책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인데, 바실리 섬 자체에 배어 있는 특유의 뭔가가 있다. 이 섬에는 한편 끝에는 바닷가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과 네바 강변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바글바글한 주택가가 모여 있는 동네들. 나는 맨처음 러시아에 갔을 때 이 섬 바닷가에 있는 기숙사에 살았었다. 

 

 

사진은 2019년 여름. 아마 7월이었을 것이다. 볼쇼이 대로에서 가까운 동네에서부터 국립대학이 있는 강변까지 쭉 걸어가며 찍은 사진들. 아이폰 xs. 빛이 무척 예뻤다. 마음에 평화와 위안을 주는 사진들. 저때의 따뜻하고 조금은 뜨겁기까지 했던 쨍한 햇살이 아직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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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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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잠이 모자란 채 새벽 출근했다. 아침에는 일을 하면서도 너무나 걱정이 되고 불안해서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홉시 반쯤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의 조직검사 결과는 걱정했던 대로 암이라고 했다. 그래도 다행히 1기라 수술을 받으면 괜찮을 거라고 한다.



엄마에게 몇기냐고 물어보는데 너무 가슴이 떨렸다. 엄마도 의사 보러 들어가는데 심장 떨려 죽는 줄 알았다고 하신다. 내가 그냥 휴가를 내고 같이 갔어야 했다. 지난번에 첨 그 큰 용종 발견했을 때 부모님이 너무 경황없어 하셔서 내가 의사에게 이것저것 얘기했었는데... 나라도 같이 갔으면 엄마도 덜 떠셨을텐데 싶다. 엄마는 지난번 의사의 말에 80% 정도는 나쁜 경우를 예상하고 가셨다고 했지만 그래도 역시 몸에 힘이 빠지고 가슴이 떨렸다고 한다. 당사자인 아버지도 내색은 안 하셨어도 걱정이 많았고 또 놀라셨을 것이다.



전화를 마친 후엔 잠시 그간의 불안과 걱정에 눈물을 좀 흘렸다가 그래도 최악의 경우는 아니다 싶어서 오히려 좀 안정이 되었다. 뭐든 결과를 모를 때 걱정이 불어나고 더욱 불안한 법이니... 제발 내시경 검사받으라고 종용해도 고집부리며 안 받으셨던 아버지가 담석 때문에 아프게 되었을 때 내가 혹시 위나 장의 문제일 수도 있으니 내시경도 받으라고 다시금 말해서 아픈 와중에 검사를 했다가 이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만일 그 일이 없었다면 검사도 안 받고 계속 그냥 계시며 암을 키웠을 거고ㅠㅠ 좋게 생각하자...



일을 하다가 수술과 예후에 대해 검색을 하다 정신이 없었다. 아버지는 수요일에 새로운 담당의사와 면담을 하고 수술 날짜를 잡게 된다. 그런데 의료 파업 때문에 수술이 늦어질까봐 걱정이다. 제발 빨리 수술을 받고 나아지셨으면 좋겠다. 1기이긴 하지만 개복 수술을 해야 하고 회복에도 시간이 걸리고 아프게 되니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선 별도 항암치료는 안 해도 될 거라 하니 그거나마 다행이다. 나도 올해 회사 건강검진이 시작되면 빨리 받아야겠다. 재작년 12월에 받았고 작년엔 너무 바빠서 놓쳤다ㅠㅠ 내 몸도 그닥 좋은 컨디션은 아니니...




너무 지치고 피곤해서 귀가 지하철에선 뒤늦게야 잡은 자리에 앉아 몇 정거장 동안 정신없이 졸았다. 오늘은 푹 잘 수 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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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6. 08:52

모이카에서 그리보예도프 운하까지 russia2024. 2. 26. 08:52

 
 
 
모이카에서 고로호바야 거리, 그리보예도프 운하까지.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2014년 7월.

 
 
맨 처음의 모이카 강변 건물 창문에는 이삭 성당의 황금 돔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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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이번 주말의 꽃은 완전히 폭망이었다. 수레국화가 한정판으로 나와서 주문을 했는데 배송이 늦어져서 그런지 원래 상태가 안 좋았던 건지 모르겠지만 팍삭 시들어서 대부분은 회생불가였다. 수레국화는 줄기가 너무 가느다랗고 여리여리해서 잘 시드는 편인데 그걸 알면서도 그저 예쁘다는 이유로 주문한 내 잘못인지도 ㅜㅜ 하여튼 어제 저녁 늦게 도착한 꽃은 완전히 엉망이었다. 대를 아주 짧게 잘라서 몇 송이 건졌을 뿐이고 봉오리 상태인 놈들은 아마 개화가 안될것 같다. 다시는 주문하지 말아야겠다 ㅠㅠ 들꽃은 이쁘긴 해도 관상용으로 다루기엔 오히려 더 까다롭다. 

 

 

 

 

 

 

개화한 꽃송이들도 툭 꺾여버려서 아까운 마음에 찻잔에 띄워두었다. 분홍색은 지난주의 카네이션.  도자기 곰돌이와 토끼들과 코기들과 빌니우스 밤톨들이 '어휴 저 토끼가 또 바보처럼 수레국화를 샀구나' 하는 표정으로 혀를 차며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 흑흑. 

 

 

새벽까지 잠이 잘 안 왔고 아침엔 너무 일찍 깨버렸다. 더 자보려고 애썼지만 실패해서 대여섯시간 안되게 그것도 얕은 수면만 취한 터라 머리가 아팠다. 종일 불안한 마음으로 보냈다. 내일 오전에 아버지의 병원 진료가 잡혀 있고 열흘 전 수술의 조직검사 결과가 나온다. 악성일 가능성에 대해 의사에게 얘기를 들은 터라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보호자로는 엄마가 따라가시기로 해서 나는 내일 출근을 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봐 불안하고 마음이 어지럽다. 

 

 

해야 할 일들도 많고 온갖 어려움들이 산적해 있어 출근하면 바쁠테지만 일이 손에 잡힐지 모르겠다. 부디 괜찮은 결과이기를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이번 주말엔 산란한 마음으로 쉰 것 외엔 아무 것도 못했다. 

 

 

꽃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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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5. 17:06

11월의 프라하 2022-23 praha2024. 2. 25. 17:06

 

 

 

11월 프라하 구시가지 풍경 세 장. 22년 11월 하순. 구시가지 광장. 블타바 강변의 마네수프 교각. 그리고 광장과 마네수프 교를 잇는 카를로바 거리. 마지막의 카를로바 거리 사진 왼편에는 카페 에벨이 보인다. 사진은 아이폰 xs. 앞 두 장은 가루눈이 내릴 때 찍어서 흐릿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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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5. 16:52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2. 25. 16:52

 

 

 

일요일 오후 티타임. 간밤에 잠을 좀 설쳐서 디카페인 홍차를 마실까 말까 고민하다 네팔 일람을 조금 연하게 우려 마셨다. 여러 가지로 산란한지라 어차피 잠이 잘 안 올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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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4. 20:55

2.24 토요일 밤 : 쉬었음 fragments2024. 2. 24. 20:55

 

 

 

일주일 동안의 과로와 수면부족이 겹쳐서 무척 피곤했는지 자다깨다 하며 계속 잤다. 각종 꿈을 꾸면서. 등과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면 더 잤을지도 모른다. 어제 두통과 피로에 시달려서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도 많이 잤기 때문인지 컨디션은 좀 나아졌다. 

 

쉬면서 보낸 하루였다. 청소. 간단한 반찬 두어 개 만들기. 오후의 티타임. 책 조금 읽기. 멍때리기. 스케치. 그냥 그런 정도. 새 글을 쓰고 싶었지만 아직은 아무 것도 구상하지 못했다. 아마 아버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뭔가 집중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듯하다. 월요일에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가시는데 부디 다 괜찮기만 바란다. 

 

대보름이지만 날씨가 우중충한데다 비까지 와서 달이 보이지 않는다. 마음 속에라도 환한 보름달이 떴으면 좋겠다. 오늘은 여기서 짧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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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4. 16:55

오후 스케치 sketch fragments 2024. 2. 24. 16:55

 

 

 

어제 미용실에 다녀와서 머리색깔과 길이에 미묘한 변화가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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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4. 16:54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꺼낸 찻잔 tasty and happy2024. 2. 24. 16:54

 
 
 

토요일 오후 티타임. 예전에 노르딕 도자기 사이트에서 할인행사할 때 '이런 스타일은 없으니까 저렴한 맛에 한번...' 이라고 생각하며 샀던 KPM 빈티지 찻잔. 그런데 역시나 내 스타일은 아니라서 한두번 쓴 후 처박아두었고 심지어 찻잔과 받침접시도 서로 다른 찬장에 들어가버려서(몇년 전 이사올 때 포장이사 아주머니가 그렇게 맘대로...) 이따금 저 찻잔이 눈에 띌 때도 '접시는 깨져서 버렸나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오늘 그릇 꺼내다가 접시를 발견해서 오랜만에 차를 따라 마셨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긴 한데 찻잔 모양이 별로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라서(사실 커피잔에 더 가까움) 한동안은 또 안 꺼낼 것만 같음. 그래도 간만에 등장하니 고풍스럽고 귀엽다. 

 
 
 

 
 
 
 

 
 
 
딱 유럽 어느 동네에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벼룩시장 나가서 건질 법한 (할머니) 스타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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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땃땃한 잔디밭에 드러누워 마냥 행복하게 뒹굴거리고 싶다. 넘 행복해보인다 흑흑 부럽다.



무척 바쁘고 힘들고 피곤했다. 새벽 출근해서 힘든 나머지 좀 졸았다. 두통이 너무 심해서 진통제로 버텼다. 회의, 업무 등등 시간에 쫓기며 일했다.



토요일 미용실 예약이 꽉 차서 오후 반반차를 냈다. 새치집중구역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상태였다. 지하철에서 정신없이 졸았다. 미용실에 앉아 있는 것도 너무 피곤했다. 하여튼 염색과 커트 미션 클리어. 아 피곤해. 주말엔 뻗어서 쉬어야겠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저 피곤할 뿐이다. 아빠 걱정. 피곤함. 두 가지 뿐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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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3. 08:13

네바 강 russia2024. 2. 23. 08:13

 

 

 

2014년 7월.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 따라 산책하다 찍은 사진 두 장. 강 건너편은 바실리예프스키 섬이고 정면에 보이는 민트그린 건물은 쿤스트카메라 건물. 페테르부르크의 랜드마크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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