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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8. 25. 21:23

결국 가본 적 없는 영화관 2022-23 praha2024. 8. 25. 21:23

 

 

 

프라하 신시가지의 중심지는 바츨라프 광장이다. 이 광장을 따라 걷다 보면 여러 상가들이 나오는데 영화관이 있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이 건물을 통과하면 융만노바 쪽으로 나가기 쉬워서 이 동네에 머무르던 십여년 전 옛날부터 종종 애용했다. 올때마다 저 예쁜 테슬라 글라스를 구경하기도 하고, 무슨 영화를 하고 있나 광고판도 들여다보곤 했다. 그런데 결국 여기서 이 영화관엔 가보지 못했고 맨날 이렇게 통로로만 다녔다. 사진은 2022년 11월에 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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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7. 20:31

로레타 2017-18 praha2024. 7. 7. 20:31

 

 

 

프라하에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로레타 사원이다. 여기는 프라하 성보다도 더 위에 있다. 트램을 타고 프라하 성을 지나 두 정거장 더 가서 내린다. 종소리가 무척 아름다워서 찾는 곳이다. 작년에 엄마와도 함께 갔다. 여기서 찍어드린 엄마 사진들이 예쁘게 잘 나왔다. 

 

 

사진은 2017년 6월. 이날 날씨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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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7. 6. 20:38

바츨라프 광장의 하얀 강아지 2022-23 praha2024. 7. 6. 20:38

 

 

2022년 11월, 프라하. 

 

신시가지의 바츨라프 광장을 지나가다 발견한 하얀 강아지. 사모예드나 스피츠 중 하나일 것 같았다. 주인들은 건너편의 가게들을 구경하는 것 같고, 강아지는 산책이 좋은지 자기 혼자 신나서 빵끗빵끗 웃으며 까딱까딱 앞으로~ 

 

 

사진들 보다가 갑자기 다시 프라하 가고 싶어졌다. 작년 이맘때도 엄마랑 다녀왔는데. 

 

 

그런데 사진을 다 올리고 나서 보니 서명을 잘못 얹어서 뜬금없는 자리에 들어가버림 ㅠ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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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9. 21:21

프라하의 골목들과 이것저것 2017-18 praha2024. 6. 29. 21:21

 

 

 

프라하에는 꽤 여러번 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겪어보았다. 페테르부르크만큼은 아니지만 이 도시 역시 나에게는 깊은 의미가 있다. 예전의 프라하가 더 좋았다는 생각이지만, 아마 그건 그저 내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프라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예전처럼 편하게 다니는 도시는 아니게 되었다는 것뿐. 

 

 

2017년 6월. 아이폰 6s로 찍은 사진들 몇 장. 여행의 후반부였고 숙소를 앞서 올렸던 요세포프 쪽 클라리온 호텔에서 말라 스트라나의 작은 호텔로 옮겨온 후였다. 그래서 말라 스트라나에서 시작해 신시가지로, 그리고 구시가지, 다시 말라 스트라나로 돌아오며 찍은 사진들.  

 

 

 

 

 

 

트램을 많이 타고 돌아다녔다. 여기는 우예즈드의 삼거리. 자주 지나쳤던 곳이다. 

 

 

 

 

 

 

그리고 여기가 바로 내가 애용했던 '와이파이 천국' 코스타 커피와 테스코 건물. 신시가지 나로드니 트르지다 역과 연결되어 있다. 13년에 프라하에 두어달 살았을 때 항상 이 테스코 지하 수퍼에 장을 보러 왔고, 몇년 후 휴직을 했을 때 너무 힘든 마음으로 다시 프라하에 왔을 때는 와이파이가 되는 이 코스타 커피에 자주 들르곤 했다. 그래서 와이파이 천국 코스타 커피라 불렀고 그건 17년과 18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다음부터는 데이터 로밍을 해와서 와이파이 천국이 그다지 필요가 없게 되었고... 또 이 건물이 리노베이션에 들어가버렸다. 지금쯤이면 수리를 다 마쳤으려나. 나는 저 코스타 커피 창가에 앉아 병 주스를 시켜놓고 창 너머로 빨간 트램이 지나가는 걸 구경하는 게 좋았다. 글을 쓰기도 하고 스케치를 하기도 했다. 

 

 

 

 

 

 

 

 

 

 

 

 

 

 

여기는 릴리오바 골목에 있는 작은 초콜릿 카페. 13년에 살았던 아파트 바로 옆에 있어서 가끔 갔던 곳이다. 쇼콜라 쇼가 맛있었고 다양한 초콜릿을 팔았다. 초콜릿 케익을 살 때도 있었다. 재작년 겨울에 이 골목에 들렀는데 이 카페는 아직 남아 있었다. 

 

 

 

 

 

 

 

 

 

다시 말라 스트라나, 우예즈드. 트램이 지나가는 쪽으로 건너가면 페트르진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게으른 나는 그렇게도 자주 말라 스트라나에 드나들면서도 단 한번도 페트르진 꼭대기, 전망대까지 가본 적이 없다. 

 

 

 

 

 

 

역시 우예즈드 근방. 내가 좋아하는 카페 우 크노플리치쿠. 케익이 맛있는 곳이고 로컬들, 특히 나이 지긋한 분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여기는 작년에 엄마랑도 들렀다. 나는 자허 케익을 먹었고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드셨는데 딱 한 스쿱만 드시겠다고 하셔놓고는 정말로 '딱 한 스쿱'만 나온 아이스크림에 '애걔! 이게 뭐야!' 하고 대놓고 실망하셔서 점원이 깜짝 놀라 '무슨 일 있나요?' 라고 물어봤던 곳이다 :) 정말 그렇게 조금 나올줄은 몰랐다고, 서양놈들 나쁘다고 엄마가 투덜대셨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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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6. 8. 16:46

클라리온 호텔의 작은 기억들 2017-18 praha2024. 6. 8. 16:46

 

 

 

이런저런 호텔방 시리즈는 계속되고... 나중에 호텔 시리즈로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우아하고 근사하고 비싼 호텔은 별로 없고(가뭄에 콩나듯 두세개 있으려나) 그냥 여행지의 작은 호텔들 :)

 

 

이건 2017년 5월말~6월초의 프라하. 구시가지의 들로우하 거리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요세포프 끝자락과 체추프 다리 사이에 있는 클라리온 호텔이다. 여기는 위치가 올드타운 중심지는 아니어서(좀 걸어야 함) 비슷한 가격 대비 다른 호텔들에 비해 방이 좀더 넓었고 조그만 발코니도 딸려 있어 좋았다. (그런데 요새 다시 검색해보니 그 사이 가격이 많이 올라서 더이상 좋은 선택지가 아니게 되었다 ㅠㅠ 전반적으로 프라하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다) 이 방은 프라하에서 묵은 숙소들을 놓고 보면 널찍했고 시원해서 좋았다. 다만 위치가 딱히 좋지 않아서 내가 좋아하는 동네들에 가려면 많이 걸어나가야 하는 것이 단점이었고 근방에 큰 마트가 없었다. (이때는 교통카드 어플 같은 게 없었거나 내가 몰랐음) 그래서 여기 묵을 땐 주로 구시가지 위주로 걸어다녔다. 며칠 후엔 말라 스트라나의 다른 호텔로 옮겼다. 

 

 

이 방은 작은 발코니가 딸려 있었지만 나가서 놀지는 않았다. 창 너머로 좀 우중충한 체추프 교각과 약간은 황량한 블타바 강이 보였다(좀더 왼쪽으로 거슬러올라가 마네수프 다리나 카를교 쪽으로 가야 블타바 강 풍경이 화려해짐) 이 사진은 볼때마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져서 좋아한다. 저격수나 암살자, 탐정 뭐 그런 사람이 이렇게 창 너머로 바깥을 보며 뭔가 행동을 준비 중... 혹은 반대로 창 너머 빨간 차에서 미행하는 인간이 이 방을 지켜보고 뭐 그런 느낌이랄까.  

 

 

 

 

 

 

이 사진은 생각없이 찍었던 것 같은데 거울에 비쳐서 구도가 신기하게 나와서 좋다. 이 방에 묵었던 때는 날씨가 무척 습하고 더웠다. 32도까지 올라갔던 시기였다. 이때 나는 당일치기로 드레스덴에 가서 영원한 휴가님과 처음 만나기도 했고, 나중에는 료샤가 놀러와서 이 방 창가에 앉아 볶음너구리와 유부우동, 산딸기와 서양자두를 먹으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그래선지 이 방과 이 호텔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 있다. 엄청 덥고 습해서 헉헉거리며 방에 돌아와 시원한 시트 위에 늘어져 쉬다가 창 너머로 쏴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기도 했다. 

 

 

 

 

 

 

 

 

 

 

 

 

 

방의 실체는 이렇다 :) 그냥 평범한 (프라하의) 4성 호텔 방. 

 

 

 

 

 

 

 

 

 

 

여기는 요세포프와 가까워서 내가 예전부터 자주 갔던 베이크숍 프라하에 들러 티라미수를 사와서 이렇게 창가에서 먹었다. 

 

 

 

 

 

 

 

 

 

 

료샤가 왔던 날. 아직 오기 전. 비오기 직전의 엄청난 습기와 더위에 지쳐서 뻗었을 때. 오른쪽 조그만 땡땡이 주머니는 구시가지 광장에 갑자기 깔린 좌판에서 샀던 라벤더 포푸리. 불면증이 있는 나는 저 주머니를 한국으로 가져가 베개맡에 두고 잠을 청하곤 했다. 뼈가 앙상한 토끼발 ㅠㅠ (어째선지 다 둥실둥실한데 발은 앙상...)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 구경. 

 

 

 

 

이건 신시가지 테스코의 화장품 코너에서 건져온 아이라이너. 가져갔던 아이라이너가 다 돼서 새로 사야 했는데 당시 첨보는 브랜드였고 너무 가격이 저렴해서 수지맞았다는 기분으로 은색과 검정색 두개를 샀다. 그런데 싼게 비지떡이라 아주 질이 안 좋아서 뭉개지고 번지기 일쑤라 조금 쓰다가 말았다 ㅠㅠ 사진을 보고서야 아 맞아 나 저런 거 샀다가 망했었어 하는 기억이 되살아나서 올려본다. 

 

 

** 료샤가 왔던 날 이야기는 아래. 나는 료샤가 프라하에 오면 언제나 만다린 오리엔탈이니 힐튼이니 운운 비싼 호텔에만 묵었다고 생각했는데 예전 사진과 메모들을 보니 이녀석이 나때문에 툴툴대며 내가 묵었던 (저렴한) 호텔들에도 두어번 묵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고맙네. 이녀석 요즘 잘 지내고 있으려나 ㅠㅠ 연락 못한지 꽤 됐다. 

 

 

moonage daydream :: 5.30 화요일 밤 : 에벨이 좋긴 한데 더웠어, 광장 가판대 보고 쥬인 생각, 비, 방전, 료샤 옴, 좀 웃기는 저녁, 좋은 친구 (tistory.com)

 

5.30 화요일 밤 : 에벨이 좋긴 한데 더웠어, 광장 가판대 보고 쥬인 생각, 비, 방전, 료샤 옴, 좀 웃

오늘 드뎌 토끼 배터리 방전됨!!! 자다깨다 피곤하게 잤는데 아침에 부모님과 통화하느라 좀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잠이 좀 모자란 상태가 되었고 조식도 놓쳤다. 열한시 좀 넘어서 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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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따금 올리는 이런저런 호텔의 조그만 파편들 시리즈.
 
 

오늘 쥬인이랑 만나 이야기나누다 다시 나온 옛날 프라하 여행과 당시 숙소 추억. 이 카테고리에 예전에 올렸던 아스토리아 호텔 창가의 운동화 사진 보며 옛날 생각했다는 쥬인을 위해 그 조그맣고 아늑하고 소박한 방의 창가 사진 몇장. 이날 우리는 나메스티 미루의 둠 포르첼라누 도자기 가게에 가서 쯔비벨 무스터 찻잔을 사왔고 그 광장에서 파는 딸기도 샀다. 그래서 찻잔 받침접시를 딸기 먹는 용으로 첫 개봉. 그런데 저 딸기는 매우 맛이 없었다. 어쨌든 우리는 저 조그맣고도 조그만 창가가 무척 좋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호텔은 낡고 별거 없었는데, 그런데 우리는 저 방이 너무 좋았고 지금도 내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아마 혼자였다면 느낌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좋아했던 창밖의 역시 소박한 풍경. 그리고 교회 종소리. 
 
 
 

 
 
 

 
 
 
싱글베드 두개라 사실 엄청 조그만 침대와 조그만 방이었는데 우리는 즐거웠다. 저당시 들고왔던 론리플래닛도 보인다. 나는 이듬해 초 다시 프라하에 가서 두어달 보낼 때 저 책을 다시 들고 갔었다. 저 책은 아직도 내 책장에 있다. 십여년도 전이라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서 정보제공용으로는 이제 쓸모가 없는 책이지만 그래도 추억이 담겨 있어 버리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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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6. 1. 21:39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의 기억 2022-23 praha2024. 6. 1. 21:39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은 프라하 신시가지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있다. 그렇게 여러번 프라하에 갔지만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묵은 건 처음이었다. 프라하에서 마음에 드는 호텔을 찾기란 어렵다. 좋은 호텔은 너무 비싸고, 어찌어찌 타협한 호텔은 다른 나라의 비슷한 가격대를 생각하면 보잘것없다. 예전에 두어달 살았던 아파트를 제외하면 프라하에서 묵었던 숙소 중 좋았던 곳은 사실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곳들이 몰려 있는 구시가지까지는 좀 걸어야 했지만 그래도 위치가 상당히 좋았고 방이 아늑했다. 11월 비수기에 갔기 때문에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작년 6월에 다시 묵어볼까 했지만 역시 성수기라 비싸서 포기했다) 이 여행의 첫 며칠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근처의 아르데코 임페리얼 호텔에 묵었는데 그곳은 명성에 비해 방도 너무 작고 여러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숙소였기에 옮겨온 이 호텔이 후광효과로 훨씬 좋게 느껴지기도 했다. 멋진 고급호텔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껏 프라하에서 묵었던 호텔들 중에는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여기는 프라하에 다시 가게 된다면 또 묵어보고 싶다.

 

 

(그러고보니 수년 전 만다린 오리엔탈 프라하에 딱 한번 가본 적이 있다. 내가 프라하에서 가본 유일한 진짜 고급호텔인데, 그건 내가 예약한게 아니고 료샤가 출장와서 빌린 방에 놀러갔던 거니까 제외해야 함 ㅜㅜ 비싼 호텔은 역시나 좋았다. 하지만 방값이 어마어마하므로 내 주머니 사정으로는 영영 묵을 수 없는 곳)

 

 

11월의 유럽은 여행하기엔 최악의 시기이다. 더 나쁜 거라곤 난방도 시작안되고 비가 주룩주룩 오는 10월 정도일까... 나라별로 위도와 기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여튼 재작년 11월에 프라하에 갔었고 날씨는 나빴지만 그 여행은 즐겁고 편안했다. 전혀 새로운 곳이 아닌 도시에서 새로운 곳들을 찾아다닌 여행이었다. 

 

 

호텔방 사진들 몇 장. 

 

 

 

 

 

여기는 호텔 로비. 로비도 예쁘고 아기자기했다. 

 

 

 

 

 

그런데 역시 이 이름은 너무 거창하긴 하다. 

 

 

 

 

 

 

 

 

 

 

 

 

 

 

 

 

나무 상자에 커피와 티백, 설탕들이 정연하게 늘어서 있었다. 

 

 

 

 

 

 

 

 

 

 

신시가지라 창밖 풍경은 별로 예쁘지 않았지만... 위치로 모든 것을 상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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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블로그에 있는 폴더들 중 비공개로 돌려둔 것들도 여럿인데. 옛날 여행 폴더들이 대부분 그렇다. 사진이나 포스팅이 너무 많기도 하고 또 너무 오랫동안 기억과 메모를 전시해두는 것도 이따금 편치 않은 기분이 들어서 최근 몇년 외의 폴더들은 closed로 옮겨두었다. 하여튼 그래서, 2012년까지의 기억을 담은 이 프라하 폴더는 닫혀 있긴 하다만 때로 생각나면 옛날 사진들을 올리게 된다. 잘 보니 이미 프라하 아스토리아 호텔 창가의 운동화 사진이 이런 식으로 하나 열려 있다. 나머지 사진들은 비공개로 돌려뒀는데 그 사진들의 포스팅 날짜를 보니 마지막으로 올렸던 게 2016년이다.
 
 
사진은 2012년 여름. 이때 쥬인이랑 프라하에 같이 갔었다. 프라하에 여러번 갔었는데 동행이 있었던 건 이때 쥬인과의 여행, 그리고 작년 엄마와의 여행이 전부였다. (상사를 모시고 출장도 한번 갔지만 그건 여행이 아니니 뺀다) 통틀어 쥬인과 다녀온 이때의 여행이 가장 즐거웠다. 
 
 
이날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광장에서 노천시장이 반짝 섰고 쥬인이랑 시장 구경을 하다가 나는 딸기잼과 폴란드 머그를 샀다. 쥬인은 좌판에서 소시지와 맥주를 먹고는 낮술에 취해 숙소로 돌아와 잠깐 단잠에 빠졌다. 그후 오후가 되었을 때 우리는 손을 잡고 골목으로 나와 구시가지 광장 뒷길을 걸었다. 그때 찍은 사진 두 장. 이 풍경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곳곳의 가게들이나 작은 무언가들은 이제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런 <전형적인> 프라하의 풍경은 아마 웬만하면 바뀔 일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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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은 2017년 5월 29일, 프라하. 이 당시 숙소가 요세포프 근방이었다. 전날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를 타고 당일치기로 드레스덴에 다녀왔던 터라 이날은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들 위주로 산책하며 돌아다녔던 모양이다. 프라하 구시가지 중 요세포프 구역 사진들이 대부분. 이 사진은 옛날부터 자주 들르곤 했던 유명한 베이크숍 프라하. 티라미수나 조각케익 뭐 그런 걸 사러 들어갔었던 것 같다. 



사진은 모두 아이폰 6s

 
 
 

 
 
 
 

 
 
 
여기는 엄밀히 말하면 요세포프 쪽은 아니고, 레테조바 골목의 카페 에벨 야외테이블. 지금은 문을 닫고 없다만. 
 
 
 

 
 
 
 

 
 
 
올망졸망 귀여워서 찍어뒀던 것 같다. 
 
 
 

 
 
 
 

 
 
 
 

 
 
 
5월말이었지만 이 당시 너무너무 더웠다. 전날 드레스덴에 갔을 때도 엄청 더웠는데... 이때 묵었던 숙소 바로 옆에 여행사 건물이 있었는데 그 창가에 이렇게 날씨가 나오는 스크린이 있었다. 이때 나는 너무 더워서 헉헉거리며 숙소로 들어오다가 저것을 보고는 '으앙 이게 뭐야. 그러니까 이렇게 힘들지' 하며 더욱 헉헉거리며 숙소로 내달았다. 
 
 
 

 
 
 
그리하여 시원한 방 창가에 앉아 어딘가에서 산 체리를 씻어서 먹으며 쉬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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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5. 17:06

11월의 프라하 2022-23 praha2024. 2. 25. 17:06

 

 

 

11월 프라하 구시가지 풍경 세 장. 22년 11월 하순. 구시가지 광장. 블타바 강변의 마네수프 교각. 그리고 광장과 마네수프 교를 잇는 카를로바 거리. 마지막의 카를로바 거리 사진 왼편에는 카페 에벨이 보인다. 사진은 아이폰 xs. 앞 두 장은 가루눈이 내릴 때 찍어서 흐릿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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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1. 08:34

겨울 저녁의 프라하, 예전의 에벨 2017-18 praha2024. 2. 21. 08:34

 

 

2018년 12월의 어느날 저녁. 프라하 구시가지. 사진은 아이폰 6S.

 

 

 

 

 

여기는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좋아했던 카페이다. 레테조바 거리에 있던 카페 에벨. 13년에 이 근처 아파트에 두어달 머무르면서 자주 드나들었고 그 이후에도 프라하에 갈 때면 언제나 여러번 들렀다. 나에게는 특별한 카페였다. 안타깝게도 이 지점은 코로나 시기에 문을 닫았고 카프로바 거리의 조그만 본점만 남았다. 창가 자리는 저 두 여자분이 앉아 있는 딱 저 테이블 하나였기 때문에 어쩌다 저 자리가 비어 있으면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사진 하단에 나와 있는 벽 쪽 테이블도 참 좋았다. 등을 기대고 글을 쓰기도 좋았고 작고 아늑한 카페에 들어온 손님들 구경하기도 좋았다. 그리운 곳이다. 이제 마음과 사진 속에만 남아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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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 30. 11:32

말라 스트라나, 겨울 2017-18 praha2024. 1. 30. 11:32

 

 

 

2018년 12월, 프라하. 말라 스트라나 사진 세 장. 이 날 진눈깨비가 날렸던 것 같다. 

 

 

 

 

 

 

 

 

 

 

 

여기는 말라 스트라나의 우예즈드 동네에 있는 우 크노플리치쿠 카페. 내가 좋아했던 곳으로 자주 가곤 했다. 여기는 관광객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많이 오는 곳으로 케익이 저렴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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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2. 17:36

말라 스트라나, 2016년 가을 2016 praha2023. 9. 2. 17:36

 

 

 

얼마전에 마친 코스챠와 알리사의 단편 '프티치예 말라코'를 쓰면서 예전에 찍었던 프라하 사진들을 종종 뒤적여 보았다. 그러다 좀처럼 다시 들춰보지 않는 2016년 9월의 폰 사진들을 열어보았다. 이때는 휴직 중이었고 프라하에 3주 가량 머물렀는데 전반부에는 말라 스트라나, 후반부에는 구시가지의 하벨 시장 근처에 묵었다. 그래서 은근히 말라 스트라나 사진들이 많은데 dslr로 찍은 사진들은 그래도 쨍하고 밝은 편이지만 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상당히 색감이 어둡다. 

 

 

이때 폰은 아이폰 6s였는데 폰 때문이라기보다는 이 당시 내가 기분이 우울했고 여러가지로 어렵고 힘들었기 때문에 사진도 빛을 좀 어둡게 해놓고 찍었던 게 아닌가 싶다(사실 그때의 기분이나 느낌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실제로도 심적으로도 안개 속에 잠겨 있었던 상황이었을테니까) 그래서 이때 찍은 폰 사진들을 보면 다른 때 프라하에서 찍었던 사진들(프라하에는 상당히 여러번 갔었다)과는 확연히 느낌이 다르다.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들 중 따로 빼놓고 보더라도 아 이건 2016년 9월에 찍은 거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다. 아마도 프티치예 말라코 단편에서 알리사의 눈에 비친 프라하도 이런 색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동안은 이때 폰 사진들을 열어보면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무거워져서 의도적으로 피하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인지 지금은 한결 낫다. 그리고 '이런 느낌으로 많이 찍었구나' 하며 사진들을 좀 새롭게 보게 된다. 나는 빛이 많은 사진과 밝은 색감을 좋아하는 터라 그런 것 같다. 

 

 

2016년 9월 17일. 말라 스트라나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 그냥 이것저것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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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8. 17:05

프라하에서 처음으로 해봤던 것 2022-23 praha2023. 7. 8. 17:05

 

 

 

 

6월 초 엄마와의 프라하 여행을 다녀온지 한달도 되지 않아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여행을 찬찬히 복기할 시간이 없었다. 이번 여행에선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는데(내 dslr과 엄마의 폰으로 엄마 사진만 찍어드림), 핸드폰 액정이 망가져서 그것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사진이 다 날아가버려서 결국 엄마와 카톡으로 주고받은 사진 외엔 남은 것이 없게 되었다. 이 영상도 엄마에게 카톡으로 보내드렸던 것이라 간신히 건졌다. 

 

 

떠나기 이틀 전날 밤. 이날은 엄마도 여행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 힘들어하셨고 나에게도 틱틱거리셨다. 나도 지쳤었다. 하지만 저녁에 둘이 산책을 나갔고, 그러다 배를 탔다. 한시간짜리 코스라 딱 카를 교까지만 오가는 아주 짧은 거리였고 너무너무 느려서 나는 툴툴댔지만 엄마는 은근히 좋으셨던 것 같다. 배에서는 6개국어로 안내방송이 나왔는데 마지막은 노어로 나왔다. 나는 영어보다 노어 방송이 더 듣기 편했다. 중간중간 폴란드어 방송도 어느 정도 알아먹을만했다. 영상에도 안내방송이 들린다. 잽싸게 엄마 손 잡고 맨앞자리에 앉았었다. 

 

 

프라하에 아주 여러번 갔었고 두어달 살기도 했지만 배를 탄 건 처음이었다. 어떤 여행이든 처음 해보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엄마와의 해외여행도, 엄마와 단둘이 이렇게 시간을 많이 보낸 것도, 그리고 프라하에서 배를 탄 것도 처음이었다. 

 

 

사진 딱 두 장 더. 이때는 배 타러 갈 줄 모르고 그냥 산책나갔던 거라서 카메라도 안 가져갔고 폰으로 대충 찍어서 엄마에게 카톡으로 보내드린 건데 이 두 장과 저 엄청 짧은 영상만 남았다. 우리가 탔던 건 아마 8시 타임이었던 것 같다. 해는 9시 좀 넘어서 졌기 때문에 그 다음 배를 탔으면 석양을 구경했을텐데 조금 아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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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3. 21:30

꿀, 설탕, 레몬 2022-23 praha2023. 4. 13. 21:30

 
 


 
나는 보통 차에 아무 것도 넣지 않는다. 향이 너무 센 배합차나 가향 티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다즐링, 실론, 아삼 같은 차를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예외는 여행을 갔을 때로, 몸이 아주 좋지 않을 때는 조식 테이블의 홍차에 꿀과 레몬을 넣는다. 너무 추울 때는 설탕을 넣는다. 이것은 맨처음 차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 오랜 옛날 러시아에서였고 그 동네는 항상 차에 설탕을 넣기 때문이다. 확실히 추울 땐 차에 설탕을 넣는 것이 직빵이다. 추울 때는 꿀보다 설탕이다. 경험으로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 프라하 여행 때. 두번째 숙소였던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의 조식 테이블. 이미 기억은 가물가물하다만 홍차는 부탁하면 세팅해주었던 것 같고, 꿀과 레몬은 내가 음료 테이블에서 따로 챙겨온 것 같다. 조식이야 뭐 내가 가져다먹는 게 당연하니까 그렇다치고, 카페에 가서 홍차를 시켰을 때 별 말도 없이 우유와 레몬과 꿀을 내주면 매우 기분이 좋아진다. 설탕은 보통 테이블에 준비되어 있으니까.
 
 


 

 
 


 
어쨌든 테이블 위에 설탕이 차곡차곡 들어차 있는 도자기 그릇이나 컵이 놓여 있으면 그것에도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접시는 딱히 감흥이 없다. 차에 설탕을 넣는 건 거의 일이년에 한번 뿐이건만 그래도 테이블 위에 설탕이 놓여 있어야 기분이 좋고 뭔가 모자람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레몬까지 내주는 경우가 가장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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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하순.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 

 

 

프라하에는 자주 갔었고 몇달 살았던 적도 있었다. 대체로 관광지가 아름다운 도시에서는 첫 여행 때는 이런 유명한 곳에 가면 즐겁고 눈요기가 되지만 그게 반복되면 가능한 한 랜드마크를 피해다니게 되기 마련이다. 프라하에서는 그런 곳이 이 구시가지 광장과 카를 교였다. 그러나 프라하에 며칠 머무르며 도보로 이동하다 보면 결국은 이 광장을 지나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때가 많아서 결국은 몇 차례 이상은 다시 찾게 된다. 

 

 

사진은 도착 다음날 오전. 이날은 눈발이 계속 흩날렸고 상당히 음습하고 싸늘한 날이었다. 왼편으로 유명한 오를로이 천문 시계탑이 보인다. 이 시계탑이야말로 가장 피하고 싶은 곳이지만 그래도 맨 처음 갔을 때는 감탄하며 바라보고 즐거워했었다. 

 

 

광장 사진을 올려보는 이유는 지금 쓰고 있는 단편이 바로 이 광장의 저 시계탑 아래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가벼운 소품이라 금방 휙휙 쓸 것 같았지만 요즘 심신이 너무 힘들어서인지 잘 되지 않는다. 아마 너무 가벼운 소품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 인물을 내세워 제대로 된 플롯이 있는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나와는 많이 다른 인물, 한없이 단순하고 해맑은 인물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제 주인공이 광장에서 나와서 이십년 동안 짝사랑했던 여자랑 같이 강변으로 걸어가려는 중이다. 

 

 

이 여행 때는 dslr을 한번도 안 꺼내고 내내 폰으로만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사진들의 퀄리티는 딱히 좋지 않지만, 프라하에 너무 자주 왔기 때문에 '멋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망이 모두 탈색되었는지 별로 아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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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8. 08:03

프라하 2022-23 praha2023. 3. 8. 08:03

 

 

 

요즘은 7시 10분 즈음이면 사무실에 도착하고 이것저것 정비를 한 후 일을 하기 시작한다. 졸리고 피곤하니 조금만 숨을 고르고 시작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pc를 켜면 할 게 너무 많으니 숨돌릴 겨를이 생기지 않는다. 

 

 

반쯤은 고의적으로, 약간이라도 숨을 돌려야 하루를 버틸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잠깐 폰을 뒤져 프라하 사진 한 장 올리고 시작. 구시가지 광장. 마차. 그리고 버거 가게. '관광지' 프라하의 모습이 한꺼번에 응축되어 있는 느낌. 이런 풍경은 맨처음 놀러왔을 때는 마냥 아름답고 이국적으로 느껴지지만 여행이 거듭될수록 지루해져서 결국은 뒷골목들과 카페들을 쏘다니게 된다. 마차를 보면 나는 프라하보다는 백야의 페테르부르크가 더 생각난다. 백야, 암막커튼을 쳐놓고 잠자리에 들 때쯤 호텔 창문 너머로 이삭 광장을 뚜닥뚜닥 지나쳐가는 말발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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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4. 08:15

비오는 날 카피치코 2022-23 praha2023. 2. 24. 08:15

 

 

 

오늘도 매우 일찍 출근해 일하다가, 잠깐 마음의 위안 사진 몇 장. 내가 프라하에 가면 꼭 들르는 카페 중 한 곳인 카피치코. 여기는 신기하게 비오는 날 지친 몸을 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오후보다는 정오 전후의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때 가곤 했다. 십년 전 이맘때 프라하에서 지낼 무렵 처음으로 가게 되어 자주 들르던 곳인데, 지금 말테세 광장 쪽으로 옮겨온 이곳도 좋지만 사실 나는 미셴스카 거리에 있었던 처음 장소가 더 좋다. 인테리어는 대동소이하지만. 몇년 전에 들렀을 때 '없어진 줄 알고 슬펐는데 여기로 옮겨온 걸 알고 기뻤어요. 왜 이사하셨어요?' 라고 묻자 여러 문제로 이쪽으로 옮겨왔다고 주인인 로만이 얘기했었다. 이번에 갔을 때는 로만을 보지 못했다. 어쨌든 여기는 로만 외에도 모든 점원이 친절하다. 

 

 

2018년 겨울에 왔었으니 4년 만에 다시 들렀다. 그 사이 워머와 티포트 대신 차거름망이 든 거대한 컵으로 바뀐 것이 좀 아쉽긴 했다. 내 손목엔 너무 무거웠다. 

 

 

 

 

 

 

곰인형은 십년 전 미셴스카 골목에 있던 당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노란 색지에 손으로 쓴 메뉴판도 여전했다. 그러나 가격은 올랐다. 뭐 몇년 만에 온 프라하는 물가가 상당히 올라 있었으므로(더 이상 '저렴한 여행' 범주에 들어가지 않게 됨)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다른 카페들에 비해 상당히 양호하다. 

 

 

다시 저기 가서 앉아 있고 싶지만, 이제 또 노동의 소용돌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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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3. 08:06

헤드 샷 커피 1호점 2022-23 praha2023. 2. 23. 08:06

 

 

 

 

지난 프라하 여행의 새로운 발견 두 개만 꼽으라면 멀리 외곽까지 트램 갈아타고 갔던 맛있는 러시아 음식점(매점), 그리고 헤드 샷 커피였다. 융만노바 거리의 2호점, 그리고 융만노바 광장 쪽으로 가서 프란티슈스카 정원(이름이 좀 헷갈리는데 아마 이런 이름이었던 듯. 이 정원은 옛날에도 여러번 오갔는데 이름을 외우기 힘들었음)을 면하고 있는 작은 상가 건물 안에 있는 이 1호점이다. 1호점은 한번밖에 못갔는데, 상가들이 채 입점을 하지 않아 텅 빈 건물 안에 뜬금없이 이렇게 귀여운 카페가 하나 딱 자리잡고 있어 신기했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옆에는 무슨 택배회사나 물류 오피스 같은 게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2호점은 테이블이 세개 정도 뿐인데 이 1호점은 테이블도 몇 개 더 있고 매장도 조금 더 넓었다. 한번 더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에는 문을 닫아서 실패했다. 

 

 

 

 



 

 

 

여기서는 차를 마셨다. 얼그레이였던 것 같은데 긴가민가... 쟁반도 이뻤음. 

 

 

 

 

 

 

 

 

이때 배가 불러서 거한 케익을 먹기가 힘들었고 어쩐지 에클레어나 슈크림 느낌이라 주문했던 크림 롤. 이것은, 딱딱한 껍질이 마구 부스러지고 크림도 본래 생각했던 슈크림 맛이 아니어서 아주 소련 느낌의 맛이었다. 영원한 휴가님께 들으니 바르샤바에서도 이거랑 똑같은 롤을 드셨다고 한다! 

 

 

 

 

 

 

 

 

 

 

 

 

 

 

 

 

 

 

여기 앉아 편지도 한 통 쓰고 :) 잘 보면 접시 위에 그 딱딱한 크림 롤 부스러기들이 보인다. 깨끗하게 먹을 수 없는 종류의 과자였음. 

 

 

 

 

 

 

 

 

여기도 정원을 면하는 창가 자리가 이거 딱 하나라 많은 분들이 저 자리를 노릴 것 같다. 나는 상가 복도 쪽 창가에 면한 구석에 딱 하나 있던 자리에 앉았기에 저 자리를 부러워하며 힐끔힐끔... (내가 앉았던 자리는 그야말로 썰렁한 상가 통로만 보였음 ㅜㅜ)

 

 

 

 

 

 

 

 

돌아와서 이 카페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는데, 이 그림은 가끔 바뀌는 것 같다.

 

 

 

... 아아 이제 다시 노동의 소용돌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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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2. 08:38

에벨 카프로바 본점 2022-23 praha2023. 2. 22. 08:38






카프로바 거리의 카페 에벨. 여기가 본점이고 내가 좋아하던 곳은 레테조바 거리에 있었다. 후자가 더 크고 앉아 있기 좋은 곳이었고 이 본점은 테이블이 두개뿐이라 거의 테이크아웃 손님들이 많다.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선 줄도 서야 하고 타이밍도 잘 맞춰야 한다. 레테조바 에벨이 코로나 때 문을 닫아서 여기밖에 안 남았는데, 최근 프라하 외곽에 새 에벨 지점 하나를 오픈했다고 해서 가볼까 했지만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여기만 두어차례 들렀다. 이번에 갔을 땐 주인인 마르골라타를 만나지 못했다.




카페 라떼 한번, 카푸치노 한번 주문. 나에게 커피 마시게 하는 드문 곳.




오늘도 바쁜 노동의 와중 잠깐 머리 식히려고 올려보는 에벨 사진 세 장. 이제 다시 노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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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1. 08:13

도브라 차요브나 2022-23 praha2023. 2. 21. 08:13

 

 

 

이른 아침 출근해 이것저것 일하다가, 잠깐 머리 식히려고. 작년 11월 프라하 여행 사진을 뒤적이다 도브라 차요브나 사진 몇 장 올려본다. 

 

 

여기는 16년에 갔을 때 발견한 곳으로 그 이후 내가 무척 좋아하는 찻집이 되었다. 진입로 안뜰의 불상과 각종 향 등을 비롯해 항상 좀 오리엔탈리즘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꽉꽉 쌓아놓은 물건들과 수많은 종류의 차들, 제대로 우려 내오는 차를 보면 '뭐 오리엔탈리즘이라 쳐도 나보다 훨씬 많이 아는구만' 싶어서 별로 기분 나쁘지 않고 여기서 차 마시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프라하에 갈때마다 두번 이상 들른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몇년 전에 비해 점점 인기폭발 힙한 곳이 되고 있는지 이제 항상 사람이 엄청 많고(휴일엔 더욱 그렇고 평일 오후에 가도 바글바글) 시끄러워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전처럼 좀 여유있게 앉아 차 마시며 쉬기는 어려워짐. 그래도 여기는 차를 잘 우려줘서 좋다. 이번에 갔을 땐 처음 시켰던 차의 향과 맛이 좋아서 100그램 사오기까지 했다(그런데 내가 우린 것보다 여기서 우려준 게 더 맛있다! 내가 차를 그래도 잘 우리는 편인데... 아마 여기서는 찻잎을 더 많이 쓰는 것 같고, 또 당시 내가 너무 지치고 먹은 게 없었던 터라 온몸으로 차가 쫙 스며드는 느낌이라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함)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프라하에 기존에 못봤던 중국찻집이 상당히 여럿 생겨 있었다. 유행인가 싶기도 함. 버블티가 유행이었던 것처럼. 

 

 

 

사진 몇 장. 이제 다시 노동의 수레바퀴로!

 

 

 

 

 

 

 

여기 오면 항상 바클라바 아니면 할바를 먹는다. 여기는 차 종류가 무척 많아 좋은데 디저트는 거의 없음. 이것들 아니면 생강젤리, 아니면 그냥 샌드위치로 끝이다. 제대로 차만 마셔야 하는 곳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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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2022-23 praha2023. 1. 21. 23:21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정류장. 지난 11월.



도착 다음날, 밖에 나와서 거의 제일 처음 찍은 사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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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2022-23 praha2023. 1. 19. 08:48

 

 

 

지난 프라하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기억을 되살려보니 그건 여행 중반, 새롭게 발견한 카페에서 한적한 평일 오전에, 가랑비가 내리는 것을 창 너머로 바라보며 키 높은 민트블루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던 때였다. 평소 마시지 않는 커피를 이곳에서 두번이나 마셨다.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했던 세 곳의 카페가 있었는데 코로나를 지나며 그 중 레테조바의 카페 에벨이 문을 닫았다. 다시 돌아와서 카프로바의 에벨 본점에 들렀고 나머지 두 곳인 도브라 차요브나와 카피치코에도 갔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오래된 마음의 카페들보다는 새롭게 발견한 이곳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뭐랄까, 에벨과 도브라 차요브나, 카피치코는 마음 속에서 이제 빛이 바래는 느낌이었고 기억이 실제보다 더 아름답고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이번 여행에서는 계속해서 뭔가 새로운 경험들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저 너무 여러번 왔기 때문에 예전의 그곳들이 이제는 일종의 관성처럼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헤드 샷 커피. 여기는 조금 더 작은 2호점. 1호점은 프란티슈스카 정원 쪽에 있다. 그곳도 좋았지만 내게는 여기가 가장 마음 깊게 남았다. 

 

 

 

 

 

 

 

 

 

 

 

 

 

 

 

 

 

아마 생각지 않았던 작은 평화와 즐거움들이 가득한 순간이었기에 여행 중 가장 좋았던 때로 기억에 남은 것 같다. 생각지 않게, 구글맵에서 이것저것 보다 발견한 카페. 도심이지만 한적한 거리에 자리잡은, 아주 조그만 카페. 조용한 목소리의 남자 바리스타. 온통 민트블루 색상들. 아주 조용한 앰비언트 음악. 기분나쁘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내리는 비.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무라카미 류의 쇼핑 에세이(색깔마저도 똑같았다) 

 

 

돌아오고 나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바빴고, 지금은 몸과 마음 속 아주 깊은 곳까지 다 고갈되고 지치고 아무런 힘이 없는 상태라 저 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꼭 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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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15. 20:53

비오는 날의 캄파 2022-23 praha2023. 1. 15. 20:53

 

 

 

 

마음이 산란하고 안정되지 않은 주말을 보낸 터라 기분 좋았던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진을 한 장 올려보려고 11월 프라하 여행 사진들을 넘기고 있었는데 막상 손에 걸린 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스산했던 오전의 캄파 공원이라 아 뭐 무의식의 발현인가 하며 올려본다. 

 

 

카페 에벨에 자리가 없어 카피치코에 가려고 지하철과 트램을 타고 말라 스트라나에 간 것까진 좋았는데 괜히 한 정거장 빨리 내렸다가 몇년 만이라 그런지 어이없이 길을 잘못 들어서 결국 캄파 공원을 가로질러 완전히 빙 돌아가게 되었던 날. 그렇게 자주 돌아다니던 동네였는데도. 비가 와서 공원의 흙과 잔디가 축축하게 신발을 적셨고 패딩을 입고 있었지만 몸이 떨려왔다. 캄파는 햇살이 가득할 때 와야 하는 곳이다. 어쨌든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또 예뻐 보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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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1. 8. 17:21

천사와 나무열매 2022-23 praha2023. 1. 8. 17:21

 

 

 

프라하에 다녀온지 한달 반쯤 흘렀는데 아주 아득한 과거처럼 느껴진다. 어떤 면에서는 빌니우스보다도 더 오래된 느낌마저 든다. 연말연초가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여행의 기억이 꿈처럼 녹아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진은 로레타 사원 입구의 오래된 천사상. 그리고 아래 두 장은 사원에서 나와 흐라드차니의 경사로를 따라 걸어내려가면서 찍었던 풍경. 지난 프라하 여행 사진은 모두 폰으로 찍음. 돌아와서 사진들을 보니 트렁크 안에 처박아두고 무겁다고 한번도 안 꺼냈던 DSLR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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