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하는 쟁반 + 크림 롤 2022-23 praha2022. 12. 20. 08:46
이건 아마 마스나와 리브나 거리 근방의 어느 카페 야외 테이블이었던 것 같다. 이때는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저 손님들은 추운 날씨에도 잘도 야외에 앉아 마셨구나 싶다. 사진을 찍어놓았던 이유는 저 나무 쟁반에 혹해서. 나는 받침접시든 쟁반이든 뭔가 찻잔이나 포트 같은 것이 찰칵 하고 모양이 잘 들어맞게 자리를 파놓은 녀석들에 혹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 헬싱키에서도 알토 카페의 찻잔 접시가 딱 그렇게 철컥~ 하고 잘 맞는 느낌이라 좋았고 지난 여름 빌니우스의 필리에스 케피클렐레 카페에서도 알트하우스 찻잔 접시에 티백 홀더 자리가 떡하니 마련되어 있어 좋았다. 그런데 이 쟁반은 심지어 찻잔, 포트, 잼/꿀 종지 자리까지 정연하게 잘 마련이 되어 있으니 눈이 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식기와 딱 맞는 자리를 음각으로 디자인해놓았다는 세심한 느낌이다. 그러니까 단순 칸막이의 식판 같은 건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은 프란티슈스카 정원에 면해 있던 헤드 샷 커피 1호점. 여기는 한번밖에 못 가서 무척 아쉽다. 이 쟁반도 이뻤다. 헤드 샷 커피 로고가 들어 있는 것도 이뻤고 포트 자리가 동그랗게 패여 있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내 눈에 이 포트는 저 동그라미보다 좀 커보여서 찰칵 들어맞는 느낌은 좀 아닌 것만 아쉬웠음. 그래도 이 쟁반 갖고 싶었다. 나무 쟁반이면 포인트가 더 올라감 ㅎㅎㅎ
홍차도 커피 포트에 담아주는, 커피에 진심인 듯한 헤드 샷 커피 :) 옆의 저 크림 롤은 에클레어 같을 줄 알고 시켰으나 엄청 단단하고 부스러기 많이 떨어지고 먹기 힘든, 쏘련 과자 느낌의 크림 롤. 저 껍데기가 절대로 슈 같은 것이 아님! 그런데 헤드 샷 커피 sns를 팔로우하고서 보니 툭하면 저 크림 롤 사진이 그것도 아주 감성적이고 이쁜 샷으로 찍혀서 종종 등장한다. 아니야 아니야 그런 과자 아니야! 쟁반으로 시작해 갑자기 크림 롤 별로라는 결론으로 마무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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