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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25. 22:37

프라하의 어느 자그마한 카페 2016 praha2018. 3. 25. 22:37





이 카페는 2016년 가을에 프라하 구시가지 골목을 쏘다니다 들어갔던 곳이다. 이따금 이 앞을 지나다녔는데 막상 들어갔던 건 한번 뿐이다. 분위기도 그렇고 꽤나 마음에 들긴 했는데 와이파이가 안 돼서(ㅜㅜ) 한번밖에 안 갔다.









여기 앉아 수첩의 메모와 티백 껍질들, 설탕껍질 따위를 정리했다. 나는 원래 이런 거 스크랩하거나 정리하는 아기자기한 성격이 아닌데 이 당시에는 여러가지로 힘들었기 때문인지 작은 일들을 하곤 했다. 유독 이때, 그러니까 2016년 9월 프라하에서는 수첩에 뭔가 적기도 하고 이렇게 가는 카페마다 영수증이나 설탕봉지나 티백 봉지 따위를 꾸준히 붙여놓곤 했다. 지금은? 지금은 또 안 그런다.








왼편에 붙어있는 새랑 태양 합쳐놓은 것 같은 그림 그려진 명함은 카피치코의 주인아저씨 로만이 그려줬던 것이다.







그 작은 카페 간판. 아마 프라하 구시가지의 골목들을 돌아다니다 이 간판 발견한 분들도 있을 거고 들어가보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앉아 있을때에도 한국 여자분들이 두명 들어왔었다. 나처럼 우연히 발견해 들어온 것 같았다.




프라하의 카페들은 대부분 아늑하고 살짝은 어둡고 또 따뜻하다. 목재 분위기가 많이 난다. 프라하의 카페들은 특유의 매력이 있다. 프라하에 가시는 분들이라면, 맥주만 드시지 말고 골목의 작은 카페들에도 꼭 들러보시길. 프라하는 무엇보다도 산책하기 좋은 곳, 그리고 카페에서 쉬기 좋은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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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모레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워서 이곳에 있으면서도 이미 향수병에 걸릴 지경이다!!!



오늘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더니 스크램블드 에그 대신 포리지와 노른자 거의 안 익힌 달걀 프라이만 있었다. 흑, 나는 아침마다 스크램블드 에그로 단백질 보충하고 있었는데... 비위가 약해서 안 익은 노른자 무지 싫어하는데... (그래서 반숙 달걀도 안 먹고 순두부찌개 시키면 계란 빼달라 하는 경우가 더 많음)


하는 수 없이 달걀 프라이에서 흰자만 찢어내서 접시에 담고 있는 나를 보면서 료샤가 혀를 찼다.



료샤 : 어휴 그러니까 비실거리지! 건강에 좋은 것 좀 먹으란 말이야!


나 : 웃기시네! 지는 소시지에 햄이랑 베이컨 잔뜩 담아놓고서 건강 타령하고!!!!! 난 소시지 햄 베이컨 안 먹거든요! 짠 것도 안 먹거든요!


료샤 : 너는 불닭볶음면 먹잖아!


나 : 나도 그거 안 먹어! 너보단 잘 먹는다는 거지 좋아한다는 건 아니얏!!


레냐 : 아빠, 여기 흘롑(흑빵)은 싱거워...


료샤 : 체코라서 그래! 러시아 흘롑이 최고 맛있어, 여긴 전부 이 맛도 저 맛도 아니야!


ㅠㅠ 근데 최소한 흑빵에 대해선 료샤 말이 맞다... 프라하는 일반 빵은 맛없다. 흑빵도 러시아 흘롑이 훨씬 시큼하고 촉촉하다.






..



(료샤랑 레냐는 친척집 가고 나 혼자 남았을 때 낙서하고 놀았음)



오전에는 같이 에벨에 갔다. 료샤는 카푸치노, 나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 레냐는 핫초콜릿. 그리고 메도브닉을 시켰다. 료샤는 카푸치노에 설탕을 두봉지나 투하했다. 저러니 노란 맥심을 좋아하지... 레냐는 에벨의 메도브닉보다는 자기 동네의 메도빅이 더 맛있지만 핫초콜릿은 에벨이 더 맛있다고 매우 객관적인 판단을 했다. 참으로 크게 될 아이로구나~ 무조건 뻬쩨르가 최고라 우기는 지 아빠보다 훨씬 더 공정하구나~~~



카페에서 얘기하고 놀다가 료샤와 레냐는 잠깐 프라하에 있는 친척집에 갔다. 그리고 나서 나 혼자 좀 놀다가 쥬인 주려고 커피를 한봉지 샀다. 지난주에 영원한 휴가님 만나러 갈때 여기서 원두를 추천받아 한봉지 사갔었는데 이제 집에 돌아갈 때가 다 되었으니 쥬인을 위해서도 한봉지...



근데 작년에 뻬쩨르에서 쥬인 주려고 커피 샀을 때 '제 친구는 고소하고 초콜릿 향이 좀 감도는 견과 아로마의 커피 좋아해요' 라고 했다가 값비쌌지만 알고보니 헤이즐넛 커피를 추천받아 사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좀 걱정이 되었다. 구구절절 쥬인의 취향을 설명하자(쥬인은 콜럼비아 수프리모를 제일 좋아하고 블루마운틴 같은 시큼한 커피를 싫어한다) 점원이 안타깝게 콜럼비아 수프리모는 없다면서 다른 것을 추천해주었다. 온두라스 마살라 어쩌고 하는 거였다. 견과와 황설탕, 캐러멜, 밀크초콜릿 느낌의 마일드하면서도 향이 좋은 커피라고 했다.






설명을 듣자 내 느낌에 쥬인 취향보다는 좀 연하고 달거 같긴 했는데 그래도 나보다는 점원이 더 잘 알겠거니 싶어서 그냥 추천받은 대로 샀다. 지난번 영원한 휴가님께 골라드렸던 커피는 원두 향을 맡았을 때 맘에 들었었는데 이번 것은 그것보단 향이 좀 약한 듯 싶기도...


 


..




에벨에서 나와서 테스코에 갔다. 부서 동료들을 위해 조그만 선물을 좀 샀다. 휴가 내서 오면 이런 게 참 하나하나 신경쓰인단 말이야... ㅠㅠ 가격도 그렇지만 짐을 부쳐야 하니까 부피나 무게 덜 나가는 걸 사야 하니 더 피곤하다. 하여튼 립밤 몇개와 초코바 몇개를 샀다. 그리고 내가 마시려고 테스코 옆에 있는 티 숍에 가서 다즐링 세컨드플러쉬와 다즐링 그린을 각각 100그램, 50그램씩 샀다.










추억의 장소인 테스코 코스타 커피에 가서 한시간 즈음 앉아서 낙서도 하고 글도 조금 썼다. 작년에 와이파이 잡으러 여기 자주 왔었는데 그땐 와이파이 천국이라 불렀으나 오늘은 그때만큼 잘 터지지 않았음 ㅠㅠ 그래도 이 코스타 커피는 나에겐 어쩐지 정감 가고 특별한 곳이다. (그런데 여기는 항상 에벨이나 도브라 차요브나 갔다가 다음 코스로 와이파이 잡으러 들르는 곳이라 제대로 된 음료는 시켜본 적 없고 맨날 병에 든 주스 같은 거 시킴... 제일 싼 거 ㅋㅋ)




(이 코스타 커피는 창문 너머로 트램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어서 좋다... 우예즈드에 있는 우 크노플리치쿠도 그렇지만 여기가 특히 통창문이라 트램이 더 잘 보인다. 빨간 트램이라서 좋은 것 같다. 파란 트램이나 녹색 트램, 노란 트램이었으면 그만큼 좋지 않았을듯)



..








밖으로 나왔을 때 테스코 근처의 서점 창 너머로 보위 포스터를 보았다. 영원한 휴가님이 내게 선물해준 알라딘 세인 보위 타일과 똑같은! 포스터였다. 그래서 일주일 전 드레스덴에서 만나 이야기 나눴던 게 떠올랐다. 아아 꿈만 같구나 ㅠㅠ 흑흑...



..




테스코에서 이것저것 사서 짐이 무거워졌기 때문에 트램을 타고 숙소 쪽으로 돌아왔다. 호텔에 돌아와 짐을 좀 풀어놓고 아픈 다리를 쉬고 있자니 료샤와 레냐가 돌아왔다. 셋다 배고파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다. 멀리 가기도 귀찮아서 카페 사보이 옆에 있는 콜코브나 올림피아 펍에 갔다. 여기는 작년에 료샤가 아침에 해장한다고 날 데려가서 맥주랑 굴라쉬 시켜줬던 곳이다. 그때 난 아침부터 빈속에 맥주 마시고 완전 맛이 갔었지 ㅠㅠ



그런데... 나 결국 굴복하였다. 콜코브나에 와버리고 나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고 또 더워서 그만 맥주 0.3리터짜리 조그만 거 시켜버렸다. 원래 흑맥주 좋아하지만 목이 말라서 다크+라이트 믹스라는 게 있어서 그걸 시켜보았다. 신기방기... 부드러운 거품 아래 흑맥주, 그 아래 필스너... 첫모금은 거품 때문에 엄청나게 부드러웠고 그 다음은 씁쓸하고 깊었고 그 다음은 시원했다.






근데 나의 문제는 맥주는 첫 모금에서 한 서너모금까진 무지 맛있는데 그 다음부턴 시원한 맛도 없고 쓴 맛만 난다는 것이 ㅠㅠ 역시 나는 맥주랑 안 맞아... 게다가 내가 시킨 버거는 너무 퍽퍽하고 또 간이 짜서 목이 메지 않기 위해선 맥주를 마셔야 했다. 그래 역시 이 동네 음식은 간이 너무 짜... ㅠㅠ



그냥 료샤가 시킨 맥주 딱 한모금만 뺏아먹을 걸 그랬어... 난 주스나 시킬 걸 크흑...



맥주와 짠 버거 콤보 때문에 지금 계속 목마르다. 아무리 물 마셔도 목마르고 그때 샀던 체리 남은 거 다 까먹었는데도 목마르다. 매실액 한잔 타서 마시면 딱 좋겠네 흑흑...



..





하여튼 먹고 나서 우리는 말라 스트라나 골목길들을 같이 거닐었다. 그리고 셋다 오늘은 좀 피곤해서 이른 저녁에 호텔로 돌아왔다. 이 메모 남긴 후 료샤네 방에 가서 어제의 윷놀이 패배를 설욕해 볼 것이다 ㅠㅠ 흑흑... 내가 못 이기면 혼신의 힘을 다해 레냐라도 우승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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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일과 사람 때문에 힘든 날이었기 때문인지 격렬하게 혼자 돌아다니는 여행의 순간이 그리워졌던 하루였다.

작년 9월. 프라하 구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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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따스한 창가에 앉아 있고 싶다 2016 praha2017. 2. 8. 22:07

 

 

 

프라하. 9월. 

말라 스트라나, 우예즈드. 

카페 우 즐라테호 프스트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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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는 날이다. 빛이 들어오는 따스한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고 뭔가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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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신시가지에 있는 찻집. 도브라 차요브나.


카페 에벨과 카피치코만큼 애착을 가진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마시기 좋았고 여러번 갔다가 이야기 주고받고 안면을 튼 찻집 주인 아저씨도 생각나서 그리운 곳이다. 여기서도 글을 좀 썼었다. 여기는 2013년 초에 가서 머물 때 처음 갔었다. 여기서 먹은 할바는 무척 맛있었다.


주인 아저씨는 tea trip으로 우리 나라에 가봤다 했지. 보성에도 가고 제주도에도 갔었다고. 떠나기 전날 이곳에 들러 차를 마시고 세라믹 찻잔과 할바를 사면서 인사를 나누다가 나는 마음속으로 아주 깊은 충동을 느꼈었다. '혹시 사람 필요하지 않으세요? 저를 고용하시지 않겠어요? 저는 차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왜 차를 좋아하는지, 그리고 왜 차를 마시는 시간이 그토록 소중한지 알아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차를 마시는 것 자체가 하나의 치유이자 행복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이해해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저 인사를 했고 아쉬운 마음으로 파란 세라믹 잔과 빨간 세라믹 잔, 할바 두개와 함께 찻집을 나왔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여기로 돌아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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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1. 23. 22:54

카페 에벨 + ^ㅇㅅㅇ^ 2016 praha2016. 11. 23. 22:54

 

지난 9월의 어느날. 프라하.

이날도 나는 카페 에벨에 가 있었다. 이날은 혼자가 아니었다. 료샤와 함께였다. 나에게 에벨은 거의 항상 혼자 가는 곳, 글을 쓰러 가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친구와 같이 있는 것이 더 좋긴 했다.

 

이날 폰으로 찍은 에벨 사진 몇장. 그리고... 료샤가 몰래 도촬한 사진 한장.

 

 

 

 

 

언제 찍혔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료샤가 도촬해서 나에게 보내준 사진. 내가 '이게 뭐야! 뭔가 좀 이상해!' 라고 하자 그는 '토끼의 신비주의를 위해 코 아래부터 찍은 거야' 라고 말했다. 근데... 정말 나의 둔갑술이 탄로날까봐 이렇게 찍어준 건지, 아니면 이것이 그의 한계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음(원래 항상 사진 찍어줄때 보면 내 얼굴이나 머리나 손발을 다 잘라먹는다... ㅠㅠ 그리고 당사자는 카메라공포증이라 절대 사진을 못 찍게 한다 ㅋㅋ)

 

하여튼 위가 다 잘려서 토끼 본모습이 탄로나지 않을 정도이므로 올림 ㅋ (토끼입술이라 정체 탄로가 좀 불안하긴 한데 ㅋㅋ)

폰 뒤지다 이 사진 발견하니 갑자기 저날 에벨에서 수다떨고 차 마시던 게 그리워져서 카페 사진들이랑 같이 올려본다. 료샤랑 레냐도 보고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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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