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2023. 2. 21. 08:13

도브라 차요브나 2022-23 praha2023. 2. 21. 08:13

 

 

 

이른 아침 출근해 이것저것 일하다가, 잠깐 머리 식히려고. 작년 11월 프라하 여행 사진을 뒤적이다 도브라 차요브나 사진 몇 장 올려본다. 

 

 

여기는 16년에 갔을 때 발견한 곳으로 그 이후 내가 무척 좋아하는 찻집이 되었다. 진입로 안뜰의 불상과 각종 향 등을 비롯해 항상 좀 오리엔탈리즘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꽉꽉 쌓아놓은 물건들과 수많은 종류의 차들, 제대로 우려 내오는 차를 보면 '뭐 오리엔탈리즘이라 쳐도 나보다 훨씬 많이 아는구만' 싶어서 별로 기분 나쁘지 않고 여기서 차 마시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프라하에 갈때마다 두번 이상 들른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몇년 전에 비해 점점 인기폭발 힙한 곳이 되고 있는지 이제 항상 사람이 엄청 많고(휴일엔 더욱 그렇고 평일 오후에 가도 바글바글) 시끄러워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전처럼 좀 여유있게 앉아 차 마시며 쉬기는 어려워짐. 그래도 여기는 차를 잘 우려줘서 좋다. 이번에 갔을 땐 처음 시켰던 차의 향과 맛이 좋아서 100그램 사오기까지 했다(그런데 내가 우린 것보다 여기서 우려준 게 더 맛있다! 내가 차를 그래도 잘 우리는 편인데... 아마 여기서는 찻잎을 더 많이 쓰는 것 같고, 또 당시 내가 너무 지치고 먹은 게 없었던 터라 온몸으로 차가 쫙 스며드는 느낌이라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함)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프라하에 기존에 못봤던 중국찻집이 상당히 여럿 생겨 있었다. 유행인가 싶기도 함. 버블티가 유행이었던 것처럼. 

 

 

 

사진 몇 장. 이제 다시 노동의 수레바퀴로!

 

 

 

 

 

 

 

여기 오면 항상 바클라바 아니면 할바를 먹는다. 여기는 차 종류가 무척 많아 좋은데 디저트는 거의 없음. 이것들 아니면 생강젤리, 아니면 그냥 샌드위치로 끝이다. 제대로 차만 마셔야 하는 곳인가 싶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헤드 샷 커피 1호점  (4) 2023.02.23
에벨 카프로바 본점  (2) 2023.02.22
사람들  (0) 2023.01.21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0) 2023.01.19
비오는 날의 캄파  (2) 2023.01.15
:
Posted by liontamer
2023. 1. 21. 23:21

사람들 2022-23 praha2023. 1. 21. 23:21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정류장. 지난 11월.



도착 다음날, 밖에 나와서 거의 제일 처음 찍은 사진 중 하나.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벨 카프로바 본점  (2) 2023.02.22
도브라 차요브나  (2) 2023.02.21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0) 2023.01.19
비오는 날의 캄파  (2) 2023.01.15
천사와 나무열매  (0) 2023.01.08
:
Posted by liontamer
2023. 1. 19. 08:48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2022-23 praha2023. 1. 19. 08:48

 

 

 

지난 프라하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기억을 되살려보니 그건 여행 중반, 새롭게 발견한 카페에서 한적한 평일 오전에, 가랑비가 내리는 것을 창 너머로 바라보며 키 높은 민트블루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던 때였다. 평소 마시지 않는 커피를 이곳에서 두번이나 마셨다.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했던 세 곳의 카페가 있었는데 코로나를 지나며 그 중 레테조바의 카페 에벨이 문을 닫았다. 다시 돌아와서 카프로바의 에벨 본점에 들렀고 나머지 두 곳인 도브라 차요브나와 카피치코에도 갔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오래된 마음의 카페들보다는 새롭게 발견한 이곳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뭐랄까, 에벨과 도브라 차요브나, 카피치코는 마음 속에서 이제 빛이 바래는 느낌이었고 기억이 실제보다 더 아름답고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이번 여행에서는 계속해서 뭔가 새로운 경험들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저 너무 여러번 왔기 때문에 예전의 그곳들이 이제는 일종의 관성처럼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헤드 샷 커피. 여기는 조금 더 작은 2호점. 1호점은 프란티슈스카 정원 쪽에 있다. 그곳도 좋았지만 내게는 여기가 가장 마음 깊게 남았다. 

 

 

 

 

 

 

 

 

 

 

 

 

 

 

 

 

 

아마 생각지 않았던 작은 평화와 즐거움들이 가득한 순간이었기에 여행 중 가장 좋았던 때로 기억에 남은 것 같다. 생각지 않게, 구글맵에서 이것저것 보다 발견한 카페. 도심이지만 한적한 거리에 자리잡은, 아주 조그만 카페. 조용한 목소리의 남자 바리스타. 온통 민트블루 색상들. 아주 조용한 앰비언트 음악. 기분나쁘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내리는 비.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무라카미 류의 쇼핑 에세이(색깔마저도 똑같았다) 

 

 

돌아오고 나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바빴고, 지금은 몸과 마음 속 아주 깊은 곳까지 다 고갈되고 지치고 아무런 힘이 없는 상태라 저 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꼭 꿈처럼.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브라 차요브나  (2) 2023.02.21
사람들  (0) 2023.01.21
비오는 날의 캄파  (2) 2023.01.15
천사와 나무열매  (0) 2023.01.08
레기 교 건너며, 블타바 강과 캄파+  (0) 2022.12.21
:
Posted by liontamer
2023. 1. 15. 20:53

비오는 날의 캄파 2022-23 praha2023. 1. 15. 20:53

 

 

 

 

마음이 산란하고 안정되지 않은 주말을 보낸 터라 기분 좋았던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진을 한 장 올려보려고 11월 프라하 여행 사진들을 넘기고 있었는데 막상 손에 걸린 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스산했던 오전의 캄파 공원이라 아 뭐 무의식의 발현인가 하며 올려본다. 

 

 

카페 에벨에 자리가 없어 카피치코에 가려고 지하철과 트램을 타고 말라 스트라나에 간 것까진 좋았는데 괜히 한 정거장 빨리 내렸다가 몇년 만이라 그런지 어이없이 길을 잘못 들어서 결국 캄파 공원을 가로질러 완전히 빙 돌아가게 되었던 날. 그렇게 자주 돌아다니던 동네였는데도. 비가 와서 공원의 흙과 잔디가 축축하게 신발을 적셨고 패딩을 입고 있었지만 몸이 떨려왔다. 캄파는 햇살이 가득할 때 와야 하는 곳이다. 어쨌든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또 예뻐 보임 :)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들  (0) 2023.01.21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0) 2023.01.19
천사와 나무열매  (0) 2023.01.08
레기 교 건너며, 블타바 강과 캄파+  (0) 2022.12.21
혹하는 쟁반 + 크림 롤  (7) 2022.12.20
:
Posted by liontamer
2023. 1. 8. 17:21

천사와 나무열매 2022-23 praha2023. 1. 8. 17:21

 

 

 

프라하에 다녀온지 한달 반쯤 흘렀는데 아주 아득한 과거처럼 느껴진다. 어떤 면에서는 빌니우스보다도 더 오래된 느낌마저 든다. 연말연초가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여행의 기억이 꿈처럼 녹아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진은 로레타 사원 입구의 오래된 천사상. 그리고 아래 두 장은 사원에서 나와 흐라드차니의 경사로를 따라 걸어내려가면서 찍었던 풍경. 지난 프라하 여행 사진은 모두 폰으로 찍음. 돌아와서 사진들을 보니 트렁크 안에 처박아두고 무겁다고 한번도 안 꺼냈던 DSLR이 좀 아쉽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0) 2023.01.19
비오는 날의 캄파  (2) 2023.01.15
레기 교 건너며, 블타바 강과 캄파+  (0) 2022.12.21
혹하는 쟁반 + 크림 롤  (7) 2022.12.20
DVERE  (2) 2022.12.16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21. 08:47

레기 교 건너며, 블타바 강과 캄파+ 2022-23 praha2022. 12. 21. 08:47




나는 밝은 사진이나 빛이 많은 사진을 좋아한다만, 이 당시 프라하는 맑은 날이 이틀 정도밖에 없었고 내내 눈이나 비가 오는가 하면 매우 흐렸다. 그래서 사진들이 전반적으로 좀 우중충한 감이 있다. 그리고 너무 귀찮고 피곤하고 기운이 없어 DSLR은 한번도 안 꺼내고(뽁뽁이 포장된 채 여행 내내 트렁크 안에 들어 있었음) 매일 폰으로만 대충 찍었더니 막상 돌아와서 사진들을 보자 좀 아쉽다. 건진 게 별로 없고 화질도 그냥 그렇고 등등. 근데 프라하는 워낙 여러번 갔던 곳이라 찍어놓은 사진들이 워낙 많으니 아마 카메라로 찍었어도 완전히 새로운 사진들은 별로 없었을 거라고 위안하고 있다(그래도 새로 발굴한 헤드 샷 커피라든지 하여튼 몇몇 군데는 카메라로 찍어놨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사진들은 레기 교 건너면서 찍은 캄파와 블타바 강변, 멀리 보이는 프라하 성 등. 날씨가 맑을 때면 이 다리 따라 산책하는 것이 기분도 좋고 풍경도 이쁜데 워낙 날씨가 안 좋아서 사진은 전반적으로 어둡게 나왔다. 예전에 머무를 때는 여기가 주요 산책로 중 하나였다. 말라 스트라나에 갔다가 이 다리를 건너서 릴리오바 아파트까지 걸어오기도 하고... 카를 교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 다리 양쪽에 있는 이 레기 교나 마네수프 교를 보통 이용했었다.





하여튼 사진 몇 장. 여러분, 10월~11월은 이쪽 동네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닙니다! 하고 다시 한번 강조 ㅎㅎㅎ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날의 캄파  (2) 2023.01.15
천사와 나무열매  (0) 2023.01.08
혹하는 쟁반 + 크림 롤  (7) 2022.12.20
DVERE  (2) 2022.12.16
떠나는 날 조식, 폴과 뺑 오 쇼콜라, 릴리오바 기억  (0) 2022.12.15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20. 08:46

혹하는 쟁반 + 크림 롤 2022-23 praha2022. 12. 20. 08:46




 

이건 아마 마스나와 리브나 거리 근방의 어느 카페 야외 테이블이었던 것 같다. 이때는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저 손님들은 추운 날씨에도 잘도 야외에 앉아 마셨구나 싶다. 사진을 찍어놓았던 이유는 저 나무 쟁반에 혹해서. 나는 받침접시든 쟁반이든 뭔가 찻잔이나 포트 같은 것이 찰칵 하고 모양이 잘 들어맞게 자리를 파놓은 녀석들에 혹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 헬싱키에서도 알토 카페의 찻잔 접시가 딱 그렇게 철컥~ 하고 잘 맞는 느낌이라 좋았고 지난 여름 빌니우스의 필리에스 케피클렐레 카페에서도 알트하우스 찻잔 접시에 티백 홀더 자리가 떡하니 마련되어 있어 좋았다. 그런데 이 쟁반은 심지어 찻잔, 포트, 잼/꿀 종지 자리까지 정연하게 잘 마련이 되어 있으니 눈이 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식기와 딱 맞는 자리를 음각으로 디자인해놓았다는 세심한 느낌이다. 그러니까 단순 칸막이의 식판 같은 건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은 프란티슈스카 정원에 면해 있던 헤드 샷 커피 1호점. 여기는 한번밖에 못 가서 무척 아쉽다. 이 쟁반도 이뻤다. 헤드 샷 커피 로고가 들어 있는 것도 이뻤고 포트 자리가 동그랗게 패여 있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내 눈에 이 포트는 저 동그라미보다 좀 커보여서 찰칵 들어맞는 느낌은 좀 아닌 것만 아쉬웠음. 그래도 이 쟁반 갖고 싶었다. 나무 쟁반이면 포인트가 더 올라감 ㅎㅎㅎ

 

 

 

 

 

 

 

 

홍차도 커피 포트에 담아주는, 커피에 진심인 듯한 헤드 샷 커피 :) 옆의 저 크림 롤은 에클레어 같을 줄 알고 시켰으나 엄청 단단하고 부스러기 많이 떨어지고 먹기 힘든, 쏘련 과자 느낌의 크림 롤. 저 껍데기가 절대로 슈 같은 것이 아님! 그런데 헤드 샷 커피 sns를 팔로우하고서 보니 툭하면 저 크림 롤 사진이 그것도 아주 감성적이고 이쁜 샷으로 찍혀서 종종 등장한다. 아니야 아니야 그런 과자 아니야! 쟁반으로 시작해 갑자기 크림 롤 별로라는 결론으로 마무리 ㅎㅎㅎ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사와 나무열매  (0) 2023.01.08
레기 교 건너며, 블타바 강과 캄파+  (0) 2022.12.21
DVERE  (2) 2022.12.16
떠나는 날 조식, 폴과 뺑 오 쇼콜라, 릴리오바 기억  (0) 2022.12.15
거리의 말  (0) 2022.12.14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16. 21:33

DVERE 2022-23 praha2022. 12. 16. 21:33







트램에서 내릴 때 이 벨을 누른다. 신형은 요즘 서울에서도 왕왕 볼 수 있는 새 지하철 각 자동문에 달린 것처럼 녹색 야광 불빛 들어오는 동그란 버튼인데 이건 구형 트램이라 옛날 버전 하차 버튼이 달려 있다. 그런데 이게 은근히 예쁘고 또 정취가 있다. 체코는 색채들을 적재적소에 잘 쓴다. 컬러 감각이 있다. 관광도시니 당연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관광도시들 중에서도 안 그런 곳들도 많았다. 어쩌면 그저 이곳의 색채가 내 취향과 딱 들어맞는 것일 뿐일지도 모르겠다만. 이런 느낌을 받았던 곳은 체코와 이탈리아였다. 그런데 정작 체코 사람들의 패션이나 색감은 별로 눈에 들어온 적이 없음. 이것이 이탈리아와 다른 점 :) 하여튼 이 컬러 감각, 디자인 감각에 대해선 아무리 내가 자주 가고 또 애정이 있는 곳이라 해도 도저히 러시아에 대해선 이런 감각이 있다고 말해주기 어렵다.




DVERE는 러시아어로 문을 가리키는 дверь 와 발음이 거의 유사하므로 그냥 슥 봐도 '아 문 열어달라는 버튼이구만' 하고 끄덕거리게 된다.

:
Posted by liontamer







프라하를 떠나 돌아오던 날의 조식은 이랬다. 아침 8시에는 체크아웃하고 택시를 탈 예정이었는데 조식 뷔페는 7시 반에 열기 때문에 시간도 빠듯했고 또 정신도 없을 것 같아서(그리고 이 두번째 호텔은 다 좋은데 조식은 그닥 훌륭하지 않았다) 전날 저녁에 방으로 돌아오면서 바츨라프 광장의 프랑스풍 베이커리 폴에 가서 뺑 오 쇼콜라 한 개를 사왔다. 거기에 조식테이블에서 집어왔던 서양배 한 개와 꿀, 홍차 티백을 미리 준비해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이렇게 챙겨 먹었다. 딱 하나 달라진 것은 홍차 티백이다. 원래 준비해놨던 건 내가 집에서 챙겨왔던 다즐링 티백이었지만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보니 꿀을 타먹으려면 그냥 잉글리시 브렉퍼스트가 나을 것 같아서 방에 구비되어 있던 티백을 하나 뜯었다. 폴의 뺑 오 쇼콜라를 먹으면 언제나 9년 전 프라하의 릴리오바 거리 아파트에 두어달 머무르던 시기가 생각난다. 그때 나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고, 지금 생각하니 꽤 날씬했고!(흑흑), 하지만 마음의 무거움과 고민들은 더 많았다. 당시 나는 이따금 폴에서 뺑 오 쇼콜라(이 가게에서는 쇼콜라도바 룰렛인가 롤까인가 뭐 이런 이름으로 불렀다)를 사와서 널찍하고 좀 썰렁한 아파트 거실의 커다란 이케아 식탁 앞에 앉아 홍차랑 같이 늦은 아점을 먹었다. 밤늦게까지, 보통은 새벽 한두시까지 글을 쓰다가 자고 늦게 일어났다.



프라하에는 폴 지점이 여럿 있다. 당시 자주 가던 곳은 나 프르지코페나 바츨라프 광장에 있는 번듯하고 큰 카페 지점이 아니라, 테스코 1층, 지하 수퍼에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있던 조그만 키오스크 지점이었다. 드물게는 팔라디움의 키오스크에도 갔지만 보통은 테스코 수퍼에서 장을 보고 나오면서 폴에서 이 뺑 오 쇼콜라를 한두 개 사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폴에서는 항상 종이 봉지에 빵을 담아주었고 나는 그 봉지를 가져와 부엌의 선선한 창가에 놓아두고 다음날 아점으로 먹었다. 그래서 폴은 나에게 항상 그 릴리오바 아파트의 부엌 창가, 거실과 널찍한 이케아 테이블, 거실 창문 너머로 보이던 헐벗은 나무와 맞은편 아파트 창문들, 이따금 눈 내리던 풍경, 그리고 싸늘한 공기와 열심히 글을 쓰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테스코 수퍼와 그 에스컬레이터도.









호텔 방에서도 창가에 이렇게 봉지째 빵을 놔뒀다가 다음날 아침에 먹었다. 그런데 기분 탓인지, 아니면 너무 이른 아침이었고 잠도 모자랐고 이제 여행이 끝나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예전의 맛은 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 이후 우리 나라에도 여기저기 뺑 오 쇼콜라 파는 곳이 많아져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혹하는 쟁반 + 크림 롤  (7) 2022.12.20
DVERE  (2) 2022.12.16
거리의 말  (0) 2022.12.14
아니 왜 여기에...  (2) 2022.12.13
나가서도 잘못읽기 계속  (0) 2022.12.11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14. 21:28

거리의 말 2022-23 praha2022. 12. 14. 21:28






이 조각은 거대한 기마상도, 기괴한 현대미술 조각도 아니어서, 금방이라도 골목과 거리로 함께 걸어나가 일상으로 스며들 것만 같은 느낌이라서 좋다. 살며시 동적이다. 아마 내가 너무 압도적이고 권위적이고 내리누르는 듯하거나 과시적인 조각과 설치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저 이 사진이 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돌아와서 사진들 옮기면서야 ‘아 내가 이런 사진을 찍었었구나’ 했다.




융만노바-나로드니 트르지다 방향 거리였을 것이다. 급속도로 까먹는 중. 원래 지리에 약함. 

 

 

+ 추가 : 확인해보니 융만노바 광장이었다. 그래도 거의 기억했네 :)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DVERE  (2) 2022.12.16
떠나는 날 조식, 폴과 뺑 오 쇼콜라, 릴리오바 기억  (0) 2022.12.15
아니 왜 여기에...  (2) 2022.12.13
나가서도 잘못읽기 계속  (0) 2022.12.11
트램 기다리는 강아지 + 이비스  (2) 2022.12.10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13. 21:13

아니 왜 여기에... 2022-23 praha2022. 12. 13. 21:13





 

운겔트와 틴광장에서 나와 시민회관 뒷길 쪽으로 걸어가다가 발견한 신발 한 켤레. 아니 가죽에 좀 흠집 잡힌 것 외엔 멀쩡해보이고 심지어 털도 들어서 따뜻해보이는데 왜 버렸을까. 버린 것까진 그렇다치는데 왜 뜬금없이 여기다 버렸는가... 술병, 컵, 담배꽁초 같은 건 많이 봤어도... 혹시 여행객이 헌신발 신고 왔다가 돌아갈 때가 되어 머뭇머뭇 여기저기 물색하다 아무도 없을 때 슬며시 여기다 버리고 간 건가 온갖 상상의 나래... (나도 여행갈 때 낡은 바지나 옷 같은 거 가져와서 입다가 마지막에 버리고 간 적이 좀 있어서 공연히 자기 경우를 대입해봄. 그렇지만 신발은 안 버렸는데...)

 

 

이런 데다 신발 버린 건 처음 본다고 쓰려다가 곰곰 기억을 더듬어보니 오래전 프라하에 머무를 때 하벨스카 거리 근방 어딘가 광장 한가운데 원주인가 가로등인가 하여튼 눈에 잘 띄는 곳에 신발이 버려져 있던 게 떠올라서 '아, 프라하는 그런 스타일인가보다' 하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선회함 ㅎㅎ

 

 

 

 

 

 

그러니까 이런 건 자주 보는데 말입니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나는 날 조식, 폴과 뺑 오 쇼콜라, 릴리오바 기억  (0) 2022.12.15
거리의 말  (0) 2022.12.14
나가서도 잘못읽기 계속  (0) 2022.12.11
트램 기다리는 강아지 + 이비스  (2) 2022.12.10
물들  (0) 2022.12.09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11. 22:40

나가서도 잘못읽기 계속 2022-23 praha2022. 12. 11. 22:40







여기는 아마 구시가지의 코즈나와 젤레즈나 거리 근방 어딘가였을 것이다. 원래는 트리를 찍으려 했는데, 구도가 좀 반토막나긴 했다만 사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저 트래디셔널 체코 요리 간판이다. 나의 잘못읽기 주특기가 또다시 발현되어 버젓이 traditional 이라 적혀 있는데 international 이라고 읽고는 인터내셔널 체코 요리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혔다. 심지어 돌아와서 이 사진을 볼때마다 무의식적으로 1차로는 인터내셔널로 읽는다. 내가 그 단어를 좋아하나? 아니면 그저 트래디션 단어 자체에 무의식적 거부 반응이 있나? 꼭 그런 건 아닌데... 아마 단순히 ~tional 로 끝나는 단어 중 인터내셔널이 제일 익숙하게 각인되어서일지도...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리의 말  (0) 2022.12.14
아니 왜 여기에...  (2) 2022.12.13
트램 기다리는 강아지 + 이비스  (2) 2022.12.10
물들  (0) 2022.12.09
두 개의 카페에서 쇼핑 에세이, 나보다 멀리 간 책  (4) 2022.12.09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10. 21:11

트램 기다리는 강아지 + 이비스 2022-23 praha2022. 12. 10. 21:11




통틀어 트램을 제일 많이 탔던 날 아침,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정류장에서 발견한 하얀 강아지. 주인과 함께 트램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귀여웠다.





뭔가 뚜떼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 순간 잽싸게 찍었다. 아무래도 주인이 줄을 너무 팽팽하게 당겨서 기분이 안 좋았던 게 아닌가 싶음. 곧 기다리던 트램이 와서 주인과 강아지는 그것을 타고 떠났다. 나랑 같은 트램 탔으면 더 좋았을텐데.


맨 위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이비스 호텔 간판을 보면 항상 마음과 기억이 옛날로 돌아간다. 오래전, 십몇년 전 처음 프라하에 왔을 때 저기 묵었었다. 그래서 이 정류장과 이 거리 풍경은 잊기 어렵다. 그때는 바로 옆의 거대한 백화점 팔라디움이 없었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니 왜 여기에...  (2) 2022.12.13
나가서도 잘못읽기 계속  (0) 2022.12.11
물들  (0) 2022.12.09
두 개의 카페에서 쇼핑 에세이, 나보다 멀리 간 책  (4) 2022.12.09
기차역 2  (0) 2022.12.08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9. 21:28

물들 2022-23 praha2022. 12. 9. 21:28






첫번째 숙소에 머무를 때 매일 샀던 물들. 전에 프라하의 물 얘길 쓰기도 했다. 아마 11.24 메모였을 것이다.

 

 

사진의 왼쪽부터 순서대로.


맛없는 물. 무난한 물. 맛있는 물. 그럭저럭 좀 싱거운 물.





그리고 이것이 또 가격과도 일치함 ㅠㅠ 맨 왼쪽 물은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큰 수퍼인 Lidl에서 엄청 저렴하기에 샀던 건데(게다가 2리터였고. 의외로 물들이 1.5리터는 많아도 2리터는 별로 없다) 진짜 수돗물 냄새가 나고 맛이 없어서 누룽지 따위 먹을 때만 끓여서 먹고 저만큼 남은 건 결국 버림. 역시 비싼 물이 맛있었다 흑흑 입맛이 왜 이리 간사한 것인가ㅠㅠ

 

 

 

얼마 전 프라하에서 쓴 물에 대한 메모 링크는 여기 : moonage daydream :: 11.24 목요일 밤 : 비, 헤드 샷 커피 다시, 쇼핑 약간, 물에 대해, 사보이, 아티잔, 추억의 루트, 방에서 (tistory.com)

 

11.24 목요일 밤 : 비, 헤드 샷 커피 다시, 쇼핑 약간, 물에 대해, 사보이, 아티잔, 추억의 루트, 방

여행 와서 처음으로 거의 8시간 가량 잤다. 새벽에 깼다가 다행히 다시 잠들었다. 베개가 너무 높고 커서 목이 뻐근해 고생하다 쿠션으로 바꿔 베고 잤음. 유럽인 사이즈인가... 종일 비가 주룩주

tveye.tistory.com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가서도 잘못읽기 계속  (0) 2022.12.11
트램 기다리는 강아지 + 이비스  (2) 2022.12.10
두 개의 카페에서 쇼핑 에세이, 나보다 멀리 간 책  (4) 2022.12.09
기차역 2  (0) 2022.12.08
기차역  (0) 2022.12.08
:
Posted by liontamer

 

 

 

 

사진 속의 책은 무라카미 류의 쇼핑 에세이로 쏜살문고에서 나왔다. 이 문고에서 나온 책이 가벼워서 여행 다닐 때 들고 다니기 좋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무라카미 류도 소설가로는 취향에 맞지 않지만 전자의 에세이들은 좋아하고, 후자는 에세이조차 읽어보지 않았는데 지난 프라하 여행 때 들고 갈 책을 고르다가 목차와 책 소개를 보고 궁금해서 모험하는 셈 치고 사보았다. (제목 때문에 오글거린다고 생각하며) 

 

 

 

그런데 정말 예상외로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 그야말로 여행 가서 읽기 딱 알맞는 책이었고, 대책없는 맥시멀리스트에 쇼핑광인 이 사람의 글이 얄밉지 않고 귀여워서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계속 웃게 된다. 셔츠 수십벌, 넥타이 수십개, 젓가락 20벌 등등 일단 꽂히면 정신없이 사대고, 새로 산 멋진 셔츠를 입고 싶어서 방송 출연을 해야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등등... 짧은 글들에 유머가 가득해서 읽는 것이 즐거웠다. 그리고 읽는 내내 '당시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는 정말 수입이 많았나 보구나, 저렇게 명품을 마구마구 질러대네' 라는 생각도 들었다 :)

 

 

 

원래 이 여행 때 읽으려고 주문했던 에세이가 이것과 사노 요코의 에세이집이었다. 그런데 가기 며칠 전 국내 어느 일본문학 번역가가 쓴 에세이집을 읽고 너무 실망한 나머지 '아 저 두권도 딱 이런 스타일이면 너무 싫을 것 같다' 하고 고민하다 후자는 빼놓고 '그래도 뭔가 쇼핑 얘기면 재밌지 않을까' 하며 무라카미 류의 책만 챙겼다. 이 책은 조그맣고 가볍고, 사노 요코 책은 상대적으로 두껍고 무겁다는 것도 크게 한몫 했다. 결과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프라하 여행이 중반부에 접어들었던 날, 두 개의 카페를 오가며 이 책을 읽었다. 조그맣고 가벼운 책이니 가방에 집어넣고 다닐 수 있었다. 오전엔 헤드 샷 커피의 파란 테이블에 앉아 역시 파란 이 책을 펼쳐들었고, 생각보다 재미있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 전날 저녁 새로 발굴해 너무 맘에 들어 오전에 다시 들른 헤드 샷 커피도, 통창 너머로 비가 조금씩 오는 가운데 사람들이 지나가는 풍경도, 테이블 두어 개 뿐인 카페의 한적함과 조용한 앰비언트 음악도, 그리고 재미있고 가벼운 책도 모두 좋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구시가지 골목들을 걷다가 예전에 종종 들렀던 아티잔 카페에 갔고 떠들썩하게 수다떠는 외국인 관광객 아주머니들 바로 곁 테이블에 앉아 계속해서 책을 읽었다. 맨 위 사진이 아티잔 카페에서 찍은 것. 그래서 카페 명함을 책갈피로 잠깐 사용했다. 저 명함은 집으로 가져와 다른 책 읽을 때 다시 책갈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남은 부분은 숙소에 돌아와 밤에 자기 전에 마저 읽었다. 

 

 

이 책은 떠나기 이틀 전에 영원한 휴가님께 우편으로 보내드렸다. 그리고 나는 돌아와서 이 책을 다시 주문했다. 그러니 사진 속의 책은 한국에서 핀에어를 타고 인천에서 북극해를 지나 헬싱키로, 헬싱키에서 프라하로, 프라하 중앙우체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빌니우스로 나보다도 먼 여행을 한 셈이다. 영원한 휴가님께서도 재밌게 읽으시는 것 같아 뿌듯했다. 

 

 

 

 

 

 

 

헤드 샷 커피에서. 여기는 테이블 색깔, 커피잔의 색깔마저도 책 색깔이랑 절묘하게 같아서 이것도 또 좋았고 나의 하찮은 미감을 만족시켜 주었다. 

 

 

 

 

 

 

 

읽다가 재밌었던 문단이라서. 여기서 재밌었던 포인트는  '이런 셔츠는 외국인이 산다' 라고 해맑은 얼굴로 대답하는 주인에 대한 문장임 ㅎㅎ 그리고 역시 헤드 샷 커피의 푸른색이랑도 어우러져서 그 즐거움도. 

 

 

 

 

 

 

 

이 문단을 읽자 쥬인 생각이 났다. '고급 베이커리에서 파는 온갖 곡물과 씨앗이 들어있는 비싼 흘롑(흑빵) 말고, 수퍼에서 파는 그냥 슬라이스되어 있는 흘롑이 좋아' 라고 한결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어 러시아에 가면 반드시 수퍼에 가서 쥬인 주려고 흑빵을 사곤 했다. 이번 프라하에서도 러시아 식품점을 발견해서 그런 흑빵을 사왔다. 

 

 

 

 

 

 

헤드 샷 커피 사진으로 마무리. 커피 안 마시는 나로 하여금 커피 마시게 해준 드문 곳 중 하나.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램 기다리는 강아지 + 이비스  (2) 2022.12.10
물들  (0) 2022.12.09
기차역 2  (0) 2022.12.08
기차역  (0) 2022.12.08
릴리오바  (0) 2022.12.07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8. 20:36

기차역 2 2022-23 praha2022. 12. 8. 20:36





프라하 마사리크 기차역 두 장 더.



지방 본사에서 일하던 몇년 동안 매주마다 몇번이나 기차를 타고 오가며 길 위의 인생을 살아서 나는 기차와 기차역에 대한 모든 로망을 잃어버렸다. 고된 기억만 떠오를 뿐.




대체로 기차역 풍경은 스타일과 색감, 디자인만 약간 다를 뿐 어디를 가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아마 기차역이란 그 기능과 상징 두 가지로 작용하는 공간이라서 그런 것 같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들  (0) 2022.12.09
두 개의 카페에서 쇼핑 에세이, 나보다 멀리 간 책  (4) 2022.12.09
기차역  (0) 2022.12.08
릴리오바  (0) 2022.12.07
카푸치네리아와 플라잉 타이거  (3) 2022.12.05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8. 08:35

기차역 2022-23 praha2022. 12. 8. 08:35






프라하 마사리크 기차역.


그간의 수차례 여행과 체류에도 불구하고 프라하에서 단 한번도 기차를 타본 적이 없고, 심지어 이 역에 가본 적도 없었다. 언제나 플로렌스 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탔다. 기차보다 버스가 빠르다고 했기 때문에.


숙소를 옮기던 날, 나 포르지치 거리에서 시민회관 뒷길로 빠져서 예전에 가보지 않았던 길로 쭉 걷다가 기차역을 발견했다.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기차역은 작았고, 겨울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출발지와 도착지 목록을 보면서 잠시 어디 다녀올만한 곳이 있나 생각했다. 그런데 게으름의 결과 결국 여기서 기차를 타지도 않았고 여행 내내 프라하에만 머물렀다.



기차역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이게 가장 맘에 들어서 올려봄. 뭔가 내게 <전형적>으로 각인된 동유럽 영화 스타일로 찍힌 듯해서.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개의 카페에서 쇼핑 에세이, 나보다 멀리 간 책  (4) 2022.12.09
기차역 2  (0) 2022.12.08
릴리오바  (0) 2022.12.07
카푸치네리아와 플라잉 타이거  (3) 2022.12.05
컵들  (2) 2022.12.04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7. 20:16

릴리오바 2022-23 praha2022. 12. 7. 20:16







릴리오바 거리. 간판에 씌어 있는 초코 카페는 내가 13년 2월에서 4월까지 머물렀던 집에서 1분 거리에 있었다. 처음엔 동생과 가서 진한 쇼콜라 쇼를 마셨고 이후엔 가끔 케익을 테이크아웃하러 갔었다. 다른 가게들은 문을 닫았는데 저 카페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차역 2  (0) 2022.12.08
기차역  (0) 2022.12.08
카푸치네리아와 플라잉 타이거  (3) 2022.12.05
컵들  (2) 2022.12.04
로레타 차가운 햇살 아래  (0) 2022.12.03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5. 20:43

카푸치네리아와 플라잉 타이거 2022-23 praha2022. 12. 5. 20:43

 

 

 

두번째 숙소는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여행의 후반부에는 주로 이쪽 길을 많이 지나다녔다.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무스텍 역과 바츨라프 광장으로 가는 길. 이 근처에는 쇼핑 집약체인 나 프르지코페 거리도 있고 묘하게 힙한 융만노바 거리도 있다. 하여튼 이 나로드니-바츨라프 광장 진입로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몇년 전엔 못봤던 커피숍이 생겼는데 너무나도 광고판처럼 생긴 곳이라 한컷 찍어두었다. 이름은 카푸치네리아. 이름도 스타일도 아마 체인점일 것만 같은데, 너무 부담스러워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지나갈 때마다 광고판의 저 여인의 메이크업을 나도 모르게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다. 속눈썹을 참 잘 붙였구나, 립스틱도 꼼꼼하게 잘 발랐네. 저 블러드 레드 색깔 립스틱은 나도 있는데... 언제 다시 저 립스틱을 칠해보게 되려나 등등. 

 

 

 

 

 

 

 

 

근처에 있는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가게. 여기는 여름에 빌니우스에 갔을 때 영원한 휴가님이 알려주셔서 게디미나스 대로에 있는 지점에 들어가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물건 질은 다들 별로였고 그리 이쁜 것도 없어서 '역시 문구류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제일이구만' 하는 마음만 갖고 나왔었다. 그래서 내게 플라잉 타이거는 무엇보다도 빌니우스의 게디미나스 대로와 영원한 휴가님이 먼저 생각나는 곳인데, 프라하에서 영원한 휴가님이랑 톡을 나누다가... '에릭이 오면 이 플라잉 타이거 앞에서 만나면 되겠네요' 라는 얘기에 '아 맞다 에릭 코펜하겐 살지... 그런데 이 가게 볼때마다 에릭은 생각도 안 났음' 하고 깨달았다. 아마 가게가 별로 내게 인상을 주지 못해서인가 싶다. 

 

 

 

여기 말고 바츨라프 광장에도 플라잉 타이거 지점이 하나 더 있는데 거기는 어째서인지 간판에 플라잉도 코펜하겐도 없고 타이거만 붙어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가게인가 했는데 들러보니 같은 내용물과 같은 스타일이라 왜 그런가 싶었다. 하여튼 그 타이거 지점에서 나는 1. 폐기용 상자를 하나 득템(우편발송하려고) 2. 우편물 발송 때문에 내가 가져온 스카치테이프를 다 써버려서 마지막날 스카치 테이프를 하나 샀다. 그런데 후자의 스카치 테이프는 중국산이었고 이루 말할 수 없이 품질이 안 좋았다. 다이소가 차라리 낫다 싶을 정도였다. 그리하여 나는 여전히 '흥, 뭐가 코펜하겐이야. 코펜하겐 물가도 비싼데 어째 물건은 이 모양이냐' 하고 이 가게에 대한 불신을 떨어내지 못했다. 그래도 공짜 박스를 하나 주웠으니 그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 하나 싶다 :) 나중에 에릭에게 이 가게에 대해 물어봐야지. 

 

 

...

 

 

이후 추가)

 

 

이웃님의 댓글로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이 이미 예전부터 우리 나라에도 들어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아아 물정모르는 나 ㅎㅎㅎ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차역  (0) 2022.12.08
릴리오바  (0) 2022.12.07
컵들  (2) 2022.12.04
로레타 차가운 햇살 아래  (0) 2022.12.03
BRIT  (0) 2022.12.02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4. 21:50

컵들 2022-23 praha2022. 12. 4. 21:50







로레타 사원 가는 길목에 있는 기념품 가게. 머그컵이 옹기종기 달랑달랑 벽에 줄지어 달려 있었다. 취향에 맞는 컵이 없어 다행이라 생각하며 사원으로 종소리를 들으러 갔다. 지나칠 땐 몰랐는데 사진으로 아래 조그만 간판을 보니 따뜻한 음료도 파는 것 같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릴리오바  (0) 2022.12.07
카푸치네리아와 플라잉 타이거  (3) 2022.12.05
로레타 차가운 햇살 아래  (0) 2022.12.03
BRIT  (0) 2022.12.02
흐라드차니, 그림자 나무  (0) 2022.12.01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3. 17:27

로레타 차가운 햇살 아래 2022-23 praha2022. 12. 3. 17:27

 

 

 

흐라드차니, 로레타 사원 앞 광장. 

 

 

정오의 명종곡을 듣기 위해 차디찬 날씨에 포호젤레츠 정류장에 내렸고. 포석이 깔린 광장을 지나 돌계단으로 가 앉아 종소리를 들었다. 종이 다 울린 후 계단에서 일어나 천천히 광장에서 빠져나오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런 장면이 담겼다. 그 다음 컷에서 둘은 포옹을 하고 키스를 했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푸치네리아와 플라잉 타이거  (3) 2022.12.05
컵들  (2) 2022.12.04
BRIT  (0) 2022.12.02
흐라드차니, 그림자 나무  (0) 2022.12.01
도착, 집  (0) 2022.11.29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2. 22:46

BRIT 2022-23 praha2022. 12. 2. 22:46

 

 

 

바츨라프 광장 근방의 어느 거리. BRIT 간판과 저 여자분의 눈이 시릴 정도로 선명한 와인색 패딩이 잘 어울려서 찍었던 사진이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컵들  (2) 2022.12.04
로레타 차가운 햇살 아래  (0) 2022.12.03
흐라드차니, 그림자 나무  (0) 2022.12.01
도착, 집  (0) 2022.11.29
탑승  (0) 2022.11.29
:
Posted by liontamer
2022. 12. 1. 21:26

흐라드차니, 그림자 나무 2022-23 praha2022. 12. 1. 21:26





돌아오자마자 곧장 출근해 일하고 있는데다 여독도 안 풀리고 몸도 안 좋아서 허덕대느라 사진 정리는 하나도 못했다. DSLR은 트렁크에서 한번도 안 꺼내서 폰으로만 대충 편하게 찍고 다닌지라 별로 건질만한 사진은 없지만, 그래도 구글에서 내려받아보니 이럭저럭 1500장 가까이 찍었는데 이 중에는 같은 구도의 사진을 두세번 찍은 것도 여럿이라 대충 천 장 이내 정도인 것 같다. 그렇다고 건지는 게 그 정도는 당연히 아니고.




사진은 로레타에 갔다가 흐라드차니 고갯길 따라 내려오며 찍은 것. 사진 자체는 별것 아니지만 나무 그림자들이 마음에 들어 올려본다. 저 길 따라 산책하는 거 좋아하긴 하는데 사실 겨울엔 춥다. 그리고 역시 동행이 있을 때가 더 좋다.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레타 차가운 햇살 아래  (0) 2022.12.03
BRIT  (0) 2022.12.02
도착, 집  (0) 2022.11.29
탑승  (0) 2022.11.29
11.28 월요일 오후 : 다시 반타 공항  (0) 2022.11.28
:
Posted by liontamer
2022. 11. 29. 14:38

도착, 집 2022-23 praha2022. 11. 29. 14:38





잘 도착. 짐이 늦게 나왔다ㅠㅠ 택시 타고 집에 와서 막 씻고 침대로 들어왔다. 눈을 좀 붙여야겠다. 가방은 저녁에 풀자. 내일 새벽 다시 출근해야 함, 휴가 끝 ㅠㅠ

'2022-23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BRIT  (0) 2022.12.02
흐라드차니, 그림자 나무  (0) 2022.12.01
탑승  (0) 2022.11.29
11.28 월요일 오후 : 다시 반타 공항  (0) 2022.11.28
11.28 월요일 오전 : 체크아웃, 프라하 공항  (0) 2022.11.28
:
Posted by liontamer
2022. 11. 29. 00:28

탑승 2022-23 praha2022. 11. 29. 00:28






만석은 아닌데... 옆자리가 비어서 누울 수 있기를 소망하며... 비행기 안 흔들리고 잘 가길!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