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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13. 22:02

월요일의 알리사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20. 1. 13. 22:02

 

 

오늘의 퀵 스케치는 간만에 등장한 알리사. 엄청 피곤하고 우울한 표정으로 멍때리고 계심. 생각없이 아주 빠르게 크로키를 그리면 보통은 그순간의 기분이 그대로 반영된다. 피곤한 월요일을 보낸 결과 토끼의 앞발에서 나온 알리사 크로키도 피곤만땅 표정으로... 얘도 월요일에 실컷 노동에 시달리고 왔나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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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크로키는 수업 받고 있는 병아리 시절 말썽쟁이 미샤. 하필이면 산수 시간... 덧셈 뺄셈까지는 어찌어찌 잘 넘어갔는데 갑자기 분수가 나오고 나눗셈이 나오기 시작... 땡그란 눈만 떼굴떼굴... 춤도 잘 추고 인텔리겐치야 부모님 가풍 덕에 어릴때부터 책도 많이 읽고 다 좋았지만, 레닌과 공산주의 과목이랑 산수 앞에서는 하염없이 작아지고...

 

 

미샤 : 흐앙, 하나도 모르겠어 ㅠㅠ 지나야 나 좀 도와줘...

 

지나 : 엉엉 나도 산수는 모르겠어 우아앙... 숫자 시러...

 

 

절친답게 둘다 숫자에는 약했다고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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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는 좋아졌는데 여전히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다. 좀 느지막하게 오후의 차를 우려 마셨다.

 

 

 

 

 

 

도블라토프의 레닌그라드를 마저 읽었다. 아직 꽤 남았다. 언제 다 읽을지 잘 모르겠음 ㅠㅠ

 

 

 

 

 

꽃 몇송이는 따로 조그만 병에 옮겨 꽂았다. 화병이 몇개 있긴 한데 크기가 잘 안 맞아서 별다방 그릭 요거트 병에 꽂아둠. 이거랑 페리에 물병 등이 조그만 꽃 꽂아두기 좋다. 그래서 2집 티타임 사진엔 종종 이 병과 페리에 병이 등장한다 :) 특히 꽃 딱 한 송이 꽂아두기에는 페리에 병이 사이즈도 그렇고 곡선도 그렇고 딱이다. 화정 집에도 하나 장만해 둘까 생각 중이다. 화정에는 도자기 꽃병들만 있는데 막상 한두송이 꽂을 때는 불편해서. 그럴땐 생수병을 이용하는데 아무래도 모양이나 색깔도 그렇고 유리병이 더 낫다. 근데 요즘 탄산수는 마시지도 않는데 꽃병 대용으로 쓰려고 비싼 페리에를 사 마셔야 하나 으음... 편의점에 가서 좀더 저렴하고 비슷하게 예쁜 유리병에 담긴 음료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생수 외엔 음료수 거의 안 사 마시는 1인)

 

 

 

 

 

 

 

 

 

 

 

 

 

 

기분전환을 위해 테이블에 올려둔 슈클랴로프님 액자 화보를 바꾸었음 :) 세헤라자데의 황금노예로. 사인 프로그램 액자도 책상 위에 있던 거랑 테이블 위에 있던 거 서로 바꿔놓았다.

 

 

 

 

아름다우신 꽃돌이님 곁에는 꽃들로 장식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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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퀵 스케치는 재킷 벗어 어깨에 대충 걸친 채 걸어오는 중인 말썽쟁이 미샤. 근데 대충 슥슥 칠하며 그렸더니 (나의 똥손으로 인하여) 재킷이 좀 보따리 같아짐. 이렇게 된 거 그냥 보따리로 바꿀까 ㅋㅋ 선물보따리 메고 지나네 아가한테 가는 길이라고 급변경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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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11. 17:48

토요일 오후 창가에 앉아 tasty and happy2020. 1. 11. 17:48

 

 

2집에서 주말을 보내는 중이라 창가에 앉아 오후의 차를 마셨다. 오늘도 미세먼지 농도가 너무 높아서 창문을 열 수가 없고 창 너머 풍경도 뿌옇게 흐려져 있어 속상했다 ㅠㅠ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오늘은 디카페인 다즐링 우려 마심. 역시 맛이 훨씬 덜함 ㅠㅠ

 

 

 

 

 

 

 

 

 

 

 

 

 

 

 

분홍 미니 카네이션 뒤로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아른아른 보인다 :) 곱사등이 망아지의 바보 이바누슈카 화보.

 

 

 

 

 

뻬쩨르에서 사온지 일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다 못 읽은 '도블라토프의 레닌그라드'. 간만에 다시 펼쳐 읽고 있는데 역시 재미있음. 흑흑 번역이 되어 있으면 더 편할 것 같긴 하다. 이제는 갈수록 에너지도 딸리고 머리도 잘 안 돌아가서 노어로 된 책을 빨리 휙휙 못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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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그린 스케치들. 따로따로인데 그려놓고 끼워맞추니 연결이 되는 것 같아 세 컷을 한 군데 모아놓아 보았다.

 

 

순서대로 이렇게~

 

 

 

 

 

 

뿌루퉁해진 지나 양.

 

 

 

 

친구가 뚱해져 있는 것을 본 말썽쟁이, 즉시 행동에 나서고...

 

 

 

 

 

지나는 다시 낙천주의자로 돌아왔습니다~

 

 

... 그러고보니 미샤는 지나의 우렁이인가 보다 ㅋㅋ 어른 돼서는 육아요정도 되어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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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퀵 스케치는 간만에 등장한 육아요정 모드 미샤. 지나랑 교수님 마르크의 소중한 아들내미 안고 동네 마실 중. 자동차와 사람들과 비둘기 갈매기 등등 전부 궁금해서 눈땡그랗게 뜨고 이건 뭐야 저건 뭐야 이건 왜? 저건 왜? 하고 옹알옹알 종알종알 재잘대는 아가한테 응 이건 그거고 저건 이거야 이건 이래서고 저건 그런 거야 하고 대답도 해주고 길 가다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하여튼 이래저래 잘 놀아주고 있음. 그동안 지나랑 교수님은 고된 육아에서 잠시 해방되어 둘이 영화도 보고 데이트 중...

 

(근데 이렇게 써놓으니 미샤 어쩐지 불쌍한 것 같음. 어릴때부터 지나 꼬봉 노릇에 맨날 맛있는거 이것저것 조공해주고 춤출땐 맨날 번쩍번쩍 들어주고... 그러다 육아도 대신 해주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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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1일, 블라디보스톡 빠끄로프 사원 갔을 때. 사원의 예쁜 쿠폴들이 새파란 하늘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무척 추운 날씨였지만 날이 맑았다.

 

 

 

 

 

기도 마치고 나와서 사원 한바퀴 돌며 찍음.

 

 

 

 

 

그러다 눈 위에 찍힌 비둘기 발자국 발견.. 으엉 얼마나 발 시려웠을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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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7. 22:49

겨울날 늦은 오후, 바다 2017-19 vladivostok2020. 1. 7. 22:49

 

 

 

블라디보스톡. 지난 12월 28일 오후. 바다는 얼어 있었지만 표면이 질척했다. 며칠 후에 눈보라가 몰아쳤고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져서 이 날보단 얼음이 더 두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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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퀵 스케치는 에스키모 아이스크림 먹고 있는 말썽쟁이 미샤. 어릴때부터 춤을 춰왔고 나름대로 엄격하게 식이조절을 하는 편이지만 대부분의 러시아인들과 마찬가지로 마로제노예(아이스크림) 앞에서는 맥을 못 춤. 특히 초콜릿 입혀진 에스키모 하드와 부드럽고 달콤한 우유맛의 플롬비르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데 아기 때도, 학생 때도, 성인이 되어서도 이 취향이 변하지 않음 :) 이 녀석은 과일을 좋아하지만 아이스크림에 있어서는 입맛이 보수적이어서 바닐라와 초콜릿을 선호함.

 

 

그림의 배경은 아직 눈땡글이니 발레학교 시절 정도 될 것 같음. 저렇게 좋아하는 에스키모 아이스크림이지만 그래도 절친 지나가 '한입만 줘' 라고 하면 망설이지 않고 나눠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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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5. 19:43

일요일 오후 창가 티타임 tasty and happy2020. 1. 5. 19:43

 

 

 

2집에서 보낸 일요일. 그래서 창가 테이블에 앉아 오후의 차를 마셨다. 내 나름대로의 전통인데 새해에는 수탉 찻잔으로 차를 마신다. 행운과 희망을 위해.

 

 

뜨거운 차에서 김이 펄펄 올라왔다. 살짝 식혀서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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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5. 19:36

새해에는 이렇게~ sketch fragments 2020. 1. 5. 19:36

 

 

 

이런 거 오글거려서 여태 해본 적 없는데 그래도 그림으로라도 그려놔야 올해 좀 의식하며 노력을 할 것 같아서 첨으로 적어봄 ㅎㅎ

 

 

근데 다 그리고 났더니 뒤늦게 생각나는 것들이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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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여행자인 나는 새로운 곳들을 연거푸 쏘다니는 것보다는 같은 곳들을 여러번 가면서 좋아하는 장소들을 만드는 쪽을 더 즐기는 타입이다. 이런 장소들의 수위를 차지하는 것은 역시 카페들이다. 페테르부르크에는 본치와 아스토리야의 로툰다, 고스찌 같은 곳들이 있고 프라하에는 카페 에벨과 카피치코, 도브라 차요브나가 있다. 블라디보스톡도 어쩌다보니 공연 보러, 혹은 연말 도피 등으로 여러번 다녀왔고 여기에도 좋아하는 카페들이 생겼다. 카페마도 그 중 한곳이다. 다행히 아직 우리 관광객은 별로 없다(그래서 사실 여기다 올릴때도 카페 이름 적는 거 고민하곤 함... ㅎㅎ) 로컬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커피 맛이 좋은데 나는 커피를 안 마시지만 여기서는 카푸치노나 라떼를 마시는 적도 있다. 홍차도 종류가 많아서 이번에 갔을때는 잎차를 좀 사왔다.

 

여기는 재작년 겨울에 갔을때 발굴한 곳인데 분점이 두어군데 더 있지만 가장 중심지의 이곳이 제일 분위기가 좋다. 앉아서 차나 커피를 마시고 메모를 하거나 스케치를 하기에는 창가 쪽 구석 테이블이 편하지만 내가 이 카페에서 은근히 제일 좋아하는 스팟은 바로 한가운데에 있는 알록달록 동심원의 목조 테이블이다. 파이처럼 잘 분할해 파스텔톤 알록달록 색채로 칠해진 저 동심원은 잘 보면 커피 로스팅과 각종 향에 대한 그림이다. 저 테이블 때문에 이 카페가 더욱 매력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위에서 언급했던 각 도시의 내가 좋아하는 카페들에는 이런 작고도 특별한 포인트들이 있다. 이 카페는 저 알록달록 테이블이고, 본치 카페에는 새빨간 2인용 원형 테이블이 있고 에벨에는 터키블루의 오래된 방석이 딱 하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딱 하나씩만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색채가 근사하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카페들은 대부분 아늑하고 따뜻한 스타일, 어두컴컴한 편이라 해도 창문 등으로 빛이 아주 잘 들어오는 지점이 절반 이상 확보되어 있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모자라고 거의가 저런 조그만 포인트가 있다. 물론 나한테만 킬링 포인트이고 다른 사람들에겐 그저 인테리어의 일부일지도 모르지만 ㅎㅎ(에벨의 파란 방석은 잠깐 안 보였을 때 점원에게 물어봐도 그게 뭔지 잘 모르던 기억이 있다 ㅋㅋ)

 

 

이번에 갔을때 저 테이블이 안 보여서 '아아 아쉽다 좋아하던 테이블이었는데, 젤 이뻤는데 왜 치웠을까' 하고 섭섭했었다. 그래서 창가에 앉아 메모했던 포스팅에도 그 테이블 없어졌다고 슬퍼하는 글을 썼었다.

그 글은 여기 : (https://tveye.tistory.com/9806)

근데 커피 다 마시고 나가려다 홍차 사려고 다시 홀 가운데를 가로질러 가다가 문득 살짝 왼편 자리에 그대로 있는 저 테이블 발견! 없어진 게 아니고 내가 눈보라에 멍해진 상태로 들어와 시야가 좁아져서 못 본 거였다! 색깔만 좀 바랬을 뿐 그대로 있었다. 무지 반가웠다 :)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워요~ 알록달록 테이블!~

 

 

** 작년 봄에 폰이 아니라 제대로 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여기 : https://tveye.tistory.com/8317 이때는 카메라 렌즈도 달랐고 또 지금만큼 목조 테이블 빛이 바래기 전이라 좀더 칼라풀하다.

 

** 이 카페에 앉아 그린 스케치도 두 장 있다. 첫번째 링크의 두번째 그림엔 저 알록달록 테이블도 색칠하며 그렸고(근데 내가 칠한 건 좀더 유아틱해 보임 ㅋㅋ), 두번째 링크의 역시 두번째 그림은 이 카페의 한쪽 면을 옮겨본 스케치였다(커피원두랑 찻잎봉지들과 각종 커피용품들 진열장 등등 :) 이번에 갔을땐 스케치는 안했고 그냥 글쓰기 메모만 좀 했다. 메모하거나 스케치하기 좋은 카페이다. 그래서 내 맘에 드는 곳인가보다.

 

https://tveye.tistory.com/7987

 

카페, 쇼핑, 맛있는 거

​ 오늘 하루는 요렇게 보냄 ​ 아아 계속계속 놀고만 싶다!

tveye.tistory.com

https://tveye.tistory.com/7498

 

블라디보스톡 한장 요약, 맘에 드는 카페, 나타난 쟁반

​ 돌아와서 간신히 씻고 짐 대충 풀고 내일 새벽 기차 타고 내려갈때 끌고 갈 작은 여행가방에 화장품이니 필수품이니 쑤셔넣고 이제 자려는 중 자기 전에 오늘 블라디보스톡 카페와 공항에서 그린 스케치 세 장..

tvey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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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에서 보낸 짧은 휴가를 마치고 오늘 돌아왔다.

 

 

 

 

 

 

체크아웃하면서 찍은 방 사진. 방이 오래되고 이것저것 별로라 툴툴댔지만 그래도 며칠 동안 잘 쉬었고 늦은 오후의 햇살 받으며 창가에 앉아 차 마시고 책 읽었던 것이 좋아서 마지막으로 한장 찍어봄. 근데 나 이 방에서 우산을 잃어버림. 분명히 방 안 어딘가에 뒀는데, 방도 조그만데 대체 어디 있는지 결국 못 찾았다. 아무리 뒤져도 안보여서 어제 가방 꾸리면서 넣었겠거니 했는데 집에 와서 가방 풀어보니 역시 없다. 산지 얼마 안된 우산인데 흑흑... 아까워.... 청소하시는 분이든 새로 묵으시는 분이든 그 우산 발견하신다면 소중히 써주세요... 일부러 작고 가볍고 이쁜거 샀었는데...

 

..

 

8시에 알람 맞춰놓고 잤는데 암막커튼 내려놓아 컴컴한 방 안에서 7시 55분에 깨어 시간을 보고는 순간 늦잠잤다고 생각해 깜짝 놀랐었다. 잠시 후 '아 맞다 8시에 일어나려 했지' 하며 안정을 찾음.

 

조식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가방을 마저 꾸렸다. 어제 대충 다 쌌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어느새 택시 예약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어쩐지 바쁘게 체크아웃을 했다.

 

공항에는 좀 일찍 도착했다. 체크인 카운터가 열 때까지 좀 기다렸다가 수속을 하고 비행기를 타러 갔다. 시간이 남아서 좁은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고 메도빅을 먹었다.

 

비행기는 그래도 생각만큼 많이 흔들리지는 않았다. 책을 읽으며 두시간 반 동안의 비행을 하고 인천에 도착했다. 가까운 게 장점이다. 착륙할 때 보니 블라디보스톡에선 그렇게 새파랬던 하늘이 완전히 뿌옇고 흐렸다. 역시 미세먼지가 ㅠㅠ

 

 

오늘은 휴일 다음날이어서인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내가 타고온 비행기에도 러시아인들이 대부분이었고 거의가 환승객이었다. 설연휴니까 따뜻한 나라로 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짐도 금방 나왔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다섯시 반 정도가 되어 있었다. 씻고서 가방을 풀고 청소를 하고 빨래도 했다. 밥을 먹은 후 괴로운 일을 하였다. 즉, 밀려있던 업무메일들을 확인하고 급한 내용들을 처리하느라 일을 좀 했다.

겨우 사흘 비웠는데, 올해는 부서원들에게 위임을 많이 하기로 다짐했는데 나 없는 동안 맡겨두고 갔던 임원보고용 올해 업무계획 자료가 너무 엉성했다. 내일은 아침부터 또 골치아픈 일로 갑들과 통화를 하고 임원에게 다른 건으로 보고를 해야 하고 오후엔 갑들이 주최하는 신년행사에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안 날 것 같아 슬퍼하며 조금 전까지 일을 하고 문제의 자료를 고쳐서 보냈음. 흑, 다들 성실하긴 한데 계획서나 보고서, 자료가 많이 약하다... 이걸 언제까지 내가 봐줘야 하나 싶어 좀 걱정임...

내일은 매우 바쁠 것이다. 놀러 갔다온 대가를 치르는 날이다ㅠㅠ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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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 공항에 와 있다. 사오십분 후 탑승 예정.

 

짧은 휴가였지만 이 동네에서 보내는 걸로는 또 긴 휴가이가도 했다. 폰으로 찍은 사진 몇 장으로 이번 여행 마무리. 먼저 눈덮인 바다.

 

 

 

 

 

새해 트리 장식 :)

 

 

 

 

 

 

눈이 잔뜩 왔음

 

 

 

 

 

숙소 창 밖 아침 풍경.

 

 

 

 

 

이건 첫날 바다. 눈오기 전.

 

 

 

 

 

빠끄로프 사원

 

 

 

 

 

잘 쉬고 이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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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카페마에 앉아 구상한 글들이 있었는데 노트북도 말썽을 부리고 또 나도 게으름 피우느라 결국 한 글자도 못 쓰고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마무리하고 있다. 가능하면 돌아가서라도 주말에 좀 써보고 싶다.

 

 

글은 못 썼지만 이미지 크로키만 한 컷 그려보았음. 새해 전야의 알리사. 담배 뻑뻑 피우고 계심. 곱슬머리인데다 내가 똥손이라 얼굴 분간이 잘 안되지만 지나 아님, 알리사임. 머리 색깔이 짙음! 머리는 파마하셨음. 본시 유행에 민감해서 툭하면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여인. 그리고 지나는 담배 안 피움 ㅋㅋ

 

 

 

 

알리사 그리고 났더니 어쩐지 허전해서 엄청 퀵 스케치로 추가한 말썽쟁이 미샤. 역시 구름과자 뻑뻑~ 하지만 이거 한개비 피우고 돌아서서 엄청 기침하며 캑캑거렸다는 반전이 있습니다(허세만발 ㅠㅠ) 아무리 잘난척해도 이넘은 우아하게 뻑뻑 피우는 알리사 누님처럼 될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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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로는 사진이 잘 안 올라가서 폰으로 올려보는 오늘 사진 몇 장. 전부 폰으로 찍었다. 추우니 폰이 제일 편하다. 이번 여행에서 카메라 들고 나가서 찍은 사진은 첫날 바닷가 갔을 때 외엔 없음. 아, 어제 호텔 방 창 너머로 찍은 석양 사진 몇장도 있긴 하구나.

 

 

중앙광장 앞, 스베틀란스카야 거리.

 

 

 

 

나무와 건물에 반쯤 가려진 프레오브라젠스키 사원.

 

 

 

 

문제의 그 우보레비치 거리와 굼 안뜰. 오른편 위를 잘 보면 굼 간판이 보인다.

 

이 사진은 빛이 들어와서 오른쪽 아래에 조그맣게 무지개가 두 개 생겼다. 새해 첫날 사진에 무지개가 들어와서 어쩐지 운 좋아질 거라고 믿고 싶다 :)

 

 

 

 

얼어붙은 바다. 첫날보단 더 꽝꽝 얼어붙었지만 여기까지 걸어나오는 길은 눈이 녹아서 질척질척했다. 물론 바다 위를 걸으며 찍는 것이다. 근데 이때 손꾸락이 꽁꽁 얼어서 결국 여기까지 갔다가 돌아나옴.

 

 

 

 

그러나 악착같이 마로제노예(아이스크림) 사먹음. 이것도 생긴 건 초콜릿 씌워놨지만 유지방 높은 플롬비르 아이스크림임. 저 초콜릿 코팅은 살짝 누가바 코팅 같음. 맛있어서 한입에 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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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 첫날이다. 2018년과 마찬가지로 새해를 블라디보스톡에서 맞았다. 새해를 외국에서 맞은 것은 옛날에 러시아어 연수를 가서 기숙사에서 살았던 페테르부르크 시절 이후에는 재작년과 올해 두번 뿐이고 모두 블라디보스톡이었다. 블라디보스톡이 특별한 곳이어서가 아니고, 일단 가까운데다 비슷한 거리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이 비싸지 않고 또 러시아이기 때문에 그런 거긴 하다.

 

 

원래 11월까지는 여기 올 계획이 없었는데 몇주 전 회사 일이 꼬이면서 너무 기분이 다운되었고 또 그 일 때문에 2월 여행도 취소하게 되면서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아 블라디보스톡이라도 좋으니 잠깐 나가야겠다 못살겠다 못해먹겠다 정말' 하면서 예약을 한 거였다. 이미 재작년 이 시기에 왔을때 눈보라의 매운 맛을 보았으나... 여름엔 너무 무덥고 습해서 힘들었고 제일 좋았던 건 역시 5월에 왔을 때였던 것 같다. 사실 12월과 1월은 좀 최악인데 하여튼 그냥 왔다.

 

 

근데 확실히 매년 한살 한살 먹으면서 체력이 달라짐. 원래부터 저질체력이었지만 2년 전보다 훨씬훨씬 돌아다니기가 힘들었고 다리도 무지무지 아팠다. 어차피 여러번 왔던 동네이기 때문에 새로운 곳을 개척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그런 것은 날씨 좋을때!), 또 여행 자체보다는 회사와 업무에 지쳐서 조금이라도 나와 있고 싶어서 온 것이므로 매일 몇시간만 돌아다니고 일찍 숙소로 돌아와 쉬면서 보냈다.

 

 

사진은 스베틀란스카야 거리와 중앙광장 쪽에 있는 프레오브라젠스키 사원. 그런데 여기는 수리 중이라 방벽으로 가로막혀 있었고 분명 어딘가 들어가는 문이 있을 것 같긴 한데 못 찾았다. 어제 빠끄로프 사원에 갔었지만 오늘은 새해니까 새해의 초를 켜고 싶었는데 결국은 그냥 밖에서 쿠폴 사진만 찍고 포기함. 티스토리가 버벅대서 그런지 호텔 방 와이파이가 안 좋아서 그런지 사진이 잘 안올라가서 이 메모에는 이 사원 사진 한장만 첨부한다.

 

 

간밤에 여기 시간으로 신년을 맞이했다. 러시아는 땅덩어리가 넓어서 한 나라 안에서도 시차가 있다. 블라디보스톡은 우리나라보다도 한시간 빠르므로 여기서 제일 먼저 신년 방송이 나온다(그러니 생방송은 불가능할듯) 열한시에 푸가쵸바 등을 비롯한 오래된 스타들이 나와서 하릴없는 농담따먹기와 조금은 촌스러운 쇼를 하고, 11시 55분이 되면 푸틴 대통령(ㅜㅜ)의 신년사가 나온다. 정말 너무너무너무 촌스럽고 권위적이지만 하여튼 티비화면 전체에 크레믈린이 비춰지고 곧 푸틴이 클로즈업으로 등장, 송구영신을 주제로 모범적인(+사랑하는 조국 러시아 만세 레퍼토리) 연설을 한다. 이러다가도 원래 11시 59분쯤 되면 이 사람 말도 끝나야 하지 않나 싶지만 정말 딱 맞게 12시까지 연설을 마치고, 그 직후 크레믈린 종탑의 시계가 클로즈업 되면서 열두번 종이 뎅뎅 친다. 종 치는 게 끝나면 러시아 국가가 울려퍼진다. 이것보단 제야의 종 치는 행사가 더 낫지 않나 싶다가도... 그것도 딱히 매력적인 것 같지는 않은 것 같고... 그래도 우리는 펭수가 타종을 했다며... 펭수 나오는 게 푸틴 독무대보단 낫지 않나 싶다.

 

 

한시간 더 버텨서 우리나라 시간으로 신년 맞는 것까지 보려고 했으나 너무 졸려서 결국 제야의 종 치기 전에 잠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오늘 조식은 건너뛰고 늦잠 잤다. 열시 반까지 자고 일어나 어제 빵집에서 사온 크루아상과 방에 비치된 저렴이 티백 홍차로 대충 배를 채우고 밖에 나갔다. 새해 첫날이니 바다에 가려고. 벌써 두번 다녀왔지만 하여튼 신년이니까.

 

 

호텔 앞에서 길을 건너면 우보레비치 거리가 나온다. 이 거리를 따라 쭉 내려가면 스베틀란스카야 거리가 나온다. 그런데 나는 여태 바보처럼 여기 벌써 수차례나 왔음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이 호텔에는 세번째 묵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우보레비치 거리가 굼 백화점 안뜰로 통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음. 아 난 정말 방향치다... 얼어붙은 내리막길을 따라 조심조심 내려가면서 멀리 보이는 바다를 보고 있었는데 문득 '? 저 간판은 되게 굼 간판이랑 똑같네... 여기 또다른 분점이? 말르이 굼은 이쪽이 아닐텐데..' 하고는... 옆을 보니 낯익은 안뜰이 나오고...

 

 

으윽 나는 왜 이렇게 방향치인가... 그러면 며칠 전에 저기서 밥 먹고, 또 추다데이에서 화장품 쇼핑을 한 후 낑낑거리며 돌아나와 세묘노프 거리를 등반해 올라온 게 완전 뺑뺑이 돈 거였다는 뜻임!!! 그냥 이쪽으로 나왔으면 우보레비치 거리를 가로로 등반해 올라오면 바로 호텔이었거늘... (물론 도로를 무단횡단해야 한다는 위험이 있긴 하다)

 

 

자신의 하잘것없는 방향감각에 어이없어하며 들어온 김에 안뜰을 한바퀴 돌았다. 역시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음. 이미 2년 전에 왔을때도 1월 1일엔 웬만한 곳은 다 문을 닫는다는 걸 겪었으므로 그러려니 했다. 옛날에 페테르부르크에 있을때도 물론 그랬다. 다들 명절은 보내야 하니까.

 

 

스베틀란스카야 거리로 내려왔다. 먹을만한 곳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경험으로 수프라는 오늘 문을 연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여기는 사실 혼자 가서 먹기엔 너무 널찍하고 또 음식 양도 많아서 망설였다. 그러다 그저께 갔던 식당도 문을 연 것을 발견하고 거기 들어갔다. 한국인들이 계속 들어왔다.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았으니 다들 여기로.... 그래서 음식이 매우 늦게 나왔다. 가면 또 언제 먹겠느냐 싶어서 좋아하는 우하를 또 먹어야지~ 하고 우하랑 해산물 올리브유 구이를 시켰다. 우하는 그저께가 더 실하고 맛있었다. 오늘은 손님이 많아선가 내용물이 좀 덜했고 간도 좀 덜했다. 하지만 올리브유와 마늘과 허브를 잘 써서 구운 오징어/새우/관자/감자 구이는 무척 맛있었다.

 

 

나와서 꽁꽁 언 바다를 좀 거닐었다. 너무 추웠기 때문에 조금만 걷고 돌아나옴. 카메라 놔두고 폰만 가지고 나왔는데 폰 사진 몇장 찍느라 장갑 안꼈더니 손가락이 땡땡 얼었다.

 

 

오늘 문을 연다고 적혀 있었던 카페마에 들러 차를 마실 생각이었는데 길을 건너다 생각이 바뀜. 춥고 다리아프고 지쳐서 '아아 카페마 그저께 갔잖아... 들어가서 쉴래' 하고 게으름이 승리함. 오른편으로 가면 카페마, 왼편으로 가면 숙소 가는 길이었는데 왼편으로 방향 틀었음.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플롬비르 아이스크림 한개 사먹음. 춥다고 카페 포기하고 방에 들어가면서 꽁꽁 언 아이스크림 사먹는 나...

 

 

방에 돌아오니 세시가 좀 넘어 있었다. 뜨거운 물로 거품목욕을 하고 나와서 티백 차를 우려 마시고 좀 늘어져 있었다.

 

 

내일 돌아가야 하므로 가방을 꾸렸다. 이번엔 별로 산 것들도 없고(나뚜라 시베리카 목욕제품/핸드크림 몇개, 로모노소프 찻잔 딱 두개-기록적으로 조금 샀다!-, 그리고 홍차와 초콜릿 몇개가 전부임), 짧은 여행이라 짐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면세에서 산 향수와 이번 쇼핑물품 중 깨지기 쉬운 것들만 뽁뽁이로 좀 싸고 옷가지들도 내일 입을 거 빼고 모두 트렁크에 구겨넣었다. 근데 이번에 옷을 조금밖에 안 챙겼는데... 그런데도 안 입은 옷들이 몇개 있고.... 날씨가 추우니 껴입고 거동하기 쉬운 옷을 자꾸 다시 입어서 그렇다... 흑흑, 여행 갈때는 생각한 옷들의 절반만 챙겨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김.

 

 

지난번 윈도우 업뎃과 복구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켜 부팅이 안됐던 노트북을 회사 전산팀 동료의 도움으로 포맷하고 vpn 등을 깔아놓았는데 그저께 또 어째선지 업뎃 과정에서 오류가 나고.. 복구를 눌렀더니 기껏 깔아준 프로그램들이 모두 삭제되고 되살리는 법도 모르겠음. 한글이 날라가서 제일 불편해짐... 원래 오늘 일찍 들어왔으니 글을 좀 쓸 생각이었는데 한글이 안되고 워드도 안되니(게다가 워드는 잘 못씀...)... 결국 이리저리 뒤지다 한글 체험판 30일짜리 다운받음. 아 이게 뭐야 엉엉... 이 노트북이 몇년 전에 산 거라 윈도우 8이 깔려 있는데 요즘 이게 종료를 앞두게 되어 그런지 업뎃하다 지 혼자 오류를 많이 일으키는 것 같다. 이걸 다시 회사에 들고 가서 도움을 요청하려니 너무 미안한데... 흐흑... 컴맹은 너무너무 힘들구나.

 

 

하여튼 급한대로 체험판 한달짜리 다운받아 놨으니 오늘의 메모를 마친 후 그걸로 좀 써봐야겠음.

 

 

내일은 2시 반 비행기이다. 11시에 택시를 예약해두었다. 블라디보스톡 공항은 원체 작아서 사실 도착만 하면 수속도 금방 하고 탑승까지 할일이 없어서 좀더 늦게 나가도 되긴 하는데 그래도 뱅기 탈땐 혹시 모르니 그냥 11시에 나가기로 함. 일어나서 씻고 조식 먹고 가방 남은 거 꾸리면 나갈 시간이 될 것 같다. 옛날에는 여행가면 아침 일찍 나와서 근처 돌아다니다 체크아웃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거 없음... 게다가 춥고... 새해 연휴라 문 연 곳도 없음.

 

 

이렇게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마무리한다. 돌아가면 다시 무지무지 바쁘고 골치아픈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 새해의 다짐 이것저것은 주말에... (미루기 신공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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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