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일요일 밤 : 괴로운 날씨, 밥먹고 차만 마신 후 숙소로 돌아옴 2017-19 vladivostok2019. 7. 28. 19:49
앞서 썼듯 악천후 때문에 본래 어젯밤 11시 반 출발이었던 뱅기가 새벽 4시 넘어서 떴다. 공항에서 노숙 모드... 그런데 나는 아무데나 드러누울 수는 있어도 잠은 잘 못 자기 때문에 결국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야 했다. 새벽엔 인천공항 쪽에도 계속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져서 아예 결항될까봐 걱정도 했었다.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해 돈을 조금 찾은 후 택시로 호텔까지 왔다. 오전 8시 반쯤 도착했는데 다행히 얼리 체크인을 해줘서 살았다. 씻고 네시간 정도 정신잃고 잤다. 꿈도 어지럽게 꿨다. 회사 일들과 사람들이 뭔가 악마, 살육과 괴기스럽고 냉혹한 환상과 뒤섞였다. 그리곤 열려진 창문으로 뛰쳐나가 우산을 촥 펼치고 공중으로 날아서 나가야 하는데 내 우산은 자꾸 뒤집어져서 실패를 했다ㅜㅜ 무의식의 반영인가...
계속 자고 싶었지만 배도 고프고 너무 정신이 없어서 오후에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여러번 블라디보스톡에 왔지만 항상 혼자였던 터라 안가봤던 주마에 가봤다. 그런데 메뉴 선택을 잘못해서 먹기도 불편했고 간이 세서 나중엔 속이 쓰리고 배도 아팠음. 힝....
주마에서 나와 원래 번화가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케익 카페에 가려 했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너무너무 습해서 죽을 것 같았다. 한국이나 다름없음 ㅜㅜ 우산도 소용없이 온통 다 젖는 부슬부슬 비바람, 철썩 달라붙는 습기... 그래서 그냥 방향 틀어서 숙소에서 가까이 있고 또 전에 왔을때 맘에 들어서 두번이나 갔던 카페로 갔다. 쇼핑이고 구경이고 다 포기. 어차피 한두번 와본 것도 아니고 오늘 날씨 너무 극악이다.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고 나폴레옹 케익을 먹으며 좀 쉬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 발로쟈의 공연이 있다. 그거 보러 온 거니까.
너무 피곤하다. 여기는 시차도 없는데(한시간 빠르다) 뱅기 지연때매 밤을 새서 본의아니게 시차 모드.... 푹 자야겠다. 부디 내일은 비도 안 오고 습기도 좀 사라지게 해주세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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