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진정되지 않는 토요일 오후, 장미의 기적 재출간 tasty and happy2024. 12. 7. 15:55
평온한 토요일 오후여야 하지만 간밤에 이어 오늘도 내내 분노에 휩싸여 있다. 늦잠이나 더 잘 것을 일찍 깨서 무슨 대국민담화니 사과니 한다기에 그것을 또 라이브로 보고, 거기에 저 망할 부역자들과 간잡이놈들이 합세하는 것을 보니 분노가 들끓어서 매분 매초 험한 말이 계속 입에서 튀어나온다. 이 꼬라지를 보니 오늘 부결될 것 같은데 화나고 불안하고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정이다.
장 주네의 <장미의 기적>이 재번역 출간되어 주문했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고려원에서 번역 출간한 버전을 가지고 있는데 작은 문고본이고 글씨도 너무 작아서 최근 다시 읽으면서 '아, 이 책도 재번역되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이 소설은 꽃의 노트르담보다 훨씬 짜임새가 좋고 잘 쓴 작품이고 상당히 정서적인 울림이 강하다. 문체의 아름다움이 아주 강렬하다. 그러면서도 후기의 다른 소설이나 연극에 비해 좀더 심플하다. 꽃의 노트르담이나 후기 작품들보다 간결하면서도 담백한 편이다. 무척 좋아했던 소설이다. 나라 꼴이 이 모양이라 문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그냥 페이지들을 넘겨보기만 했는데 번역이나 단어, 이름 표기 등등 이것저것을 보니 역시 옛날 고려원 번역본은 중역본이거나 아니면 옛날식이었거나 싶다. 고려원 판본도 불어 전공 교수님이 번역했다고 나와 있기는 하다만... 그런데 또 그 고려원 번역본은 번역문장들이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의역을 아름답게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이런 김에 브레스트의 퀘렐도 번역본이 나와주면 정말 좋겠다. 꽃의 노트르담도, 장례식도 브레스트의 퀘렐도 모두 번역본이 없어 이십여년 전에 아마존에서 영역본을 구해 읽었는데... 퀘렐은 아주 근사한 소설이고 상당히 도스토예프스키적인(물론 주네 식의) 느낌도 있어서... (사실 최근에 퀘렐도 다시 읽으려 했으나 이십여년 전 샀던 영역 페이퍼본은 이제 글씨가 너무 흐려지고 작아서 노화를 슬퍼하며 아아아, 이거 제발 번역본 나왔으면...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