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실패한 홍차 tasty and happy2023. 1. 22. 21:47
일요일. 설날 오후. 티타임 사진은 이뻐보이지만 이른 오후부터 저녁까지 내내 아프신 아빠 때문에 계속 엄마와 연락하고 이것저것 챙기느라 너무 산란하고 힘들게 보냈다. 어쨌든 차를 좀 마시긴 했다.
지난 프라하 여행 땐 기념품을 거의 사오지 않았고 먹을 것도 마찬가지였다. 카페 에벨에서 찻잔 두 개와 홍차 한봉지를 샀는데 전자는 각각 쥬인과 블로그 이웃님께 선물로 보내드렸고 이 홍차는 그루지야 홍차라고 해서 궁금해서 사본 것이었다. 에벨에서 홍차를 파는 게 신기해서.
이 종이 봉지 안에 들어 있는 그루지야 홍차는 아주 잘게 분쇄되어 있었다. 그런 종류의 홍차는 금방 진하게 우러나기 마련인데 수색은 진해졌지만 맛은 영 싱거웠다. 그루지야 홍차가 맛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카페 에벨은 커피 전문이니 역시 홍차를 믿어서는 안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차라리 예전처럼 하니 앤 손즈 티백을 팔았다면 아예 기대도 안 했을텐데. (하니 앤 손즈는 마시기에 그리 나쁘진 않지만 굳이 사오진 않았을테네) 잎차인데다 안 마셔본 '그루지야' 이름을 달고 있어 혹해 사봤으나 실패로 판명됨. 그래서 한잔 따라 마신 후 포기하고 다른 차를 우려서 마셨다.
설날이니까 다시 수탉 찻잔을 꺼냈다. 부디 아빠가 괜찮아지시기를...
아점으로는 냉장고에 며칠 묵혀두어 빨리 해치워야 했던 연어와 양송이를 구워서 먹었다. 어제 자기 전까지만 해도 파피요뜨를 할까 싶었지만 일어나자 모든 것이 힘들고 피곤해서 그냥 팬에 구웠다. 맛있긴 했지만 마음이 힘들어서 그런지 속이 그다지 편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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