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토요일 밤 : 목도 퉁퉁, 저주가 있으라, 뭉게뭉게 fragments2024. 8. 31. 21:16
어제는 너무 힘들고 괴로운 하루였다. 야근하고 돌아왔더니 목이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은교산을 두 알 먹고 잤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더욱 부어서 아팠다. 잠도 많이 설쳤고 워낙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인지 꿈에서 부서 직원들이 매우 잘못을 저질러서 무척 화를 내기까지 했다(현실에서는 그렇게 화를 내지 않는데... 아마 억압된 분노가 꿈에서 표출됐나보다 흐흑)
너무 힘들어서 밀키트로 주문한 삼계탕을 데워서 아침과 저녁에 그것을 먹었고 약상자를 뒤져서 목감기약을 찾아내 먹었다. 은교산은 생약성분이라 속이 편하긴 한데 지금처럼 목이 많이 부었을 때는 효과가 좀 떨어져서... 병원에 갔어야 하나 싶지만 너무 힘들고 덥고 지쳐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간밤에 목이 심하게 부어오르자 걱정이 되어 코로나 키트까지 해봤는데 그나마도 그건 음성이었다만.
전임자가 저질러놓은 엉망진창 잘못들이 더 발견되었는데 엎친데덮친 격으로 내부 감사 뿐만 아니라 외부의 슈퍼갑으로부터도 감사자료가 쏟아져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다. 이 모든 건 사실 최고임원이 밀어붙여서 추진된 일들이고 작년부터 나는 이것저것 우려사항을 표명했으나 그때마다 이분은 '그런 걸 왜 네가 걱정하느냐!' 라고 하며 난리였지 ㅜㅜ 그것봐 결국 내가 지금 뒷수습하고 깨지고 있잖아 엉엉... 이것 때문에 너무 힘이 든다. 아마 그래서 목도 부어오르고 몸도 아프게 된 것 같다. 내부 감사야 그렇다치는데(내가 실제로 개입하거나 저지른 잘못은 거의 없으므로) 외부의 슈퍼갑은 경우가 다른지라... 이것이 골치아프게 꼬이면 할일이 너무너무 많이 쏟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내내 아주 피곤하게 된다. 9월에 빡세게 대응해보겠다는 마음까진 먹고 있지만 이게 꼬여서 정말 10월에 원래 계획했던 일정까지 틀어지게 되면 어쩌지 하고 상당히 기분나쁜 우려에 휩싸여 있음. 아아아... 고집불통의 권력자인 최고임원과 자기중심적이고 남 탓만 하고 제대로 일처리 못하고 회피 중인 전임자 둘에게 저주가 있으라... 흑흑...
간밤 늦게까지 이 모든 일들에 나보다도 더 연관이 없으나 오로지 헤드쿼터 본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연계되어 있는 절친한 회사 동료 언니랑 각종 해결책을 강구하고 푸념하고 슬퍼했다. 아아 저지르는 넘들 따로 수습하는 가엾은 인간들 따로. 그런데 다음주에는 또 엄청 중요하고 큰 행사를 치러야 하니 정말 몸도 머리도 마음도 모자라고 힘들다. 오늘은 새벽에 계속 깨고 못 자면서 '아 짜증나 억울해. 다 집어치우고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만 뭉게뭉게...
하여튼 내일까진 주말이니까 일 생각을 의식적으로라도 그만두고 쉬어야지. 아 목 아파 엉엉. 성한 데가 없어 흑... 그런데 정말 아프면 안되는데. 엄청 빡센 일주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꽃 사진 접어두고 마무리. 오늘은 장미, 수크아, 노란색 딜, 오렌지 코스모스. 근데 코스모스는 안 좋아하는데(하도 꼬부라지고 꽃잎이 잘 떨어져서) 이 조합에 섞여서 왔다. 역시나 꽃송이랑 꽃잎이 군데군데 떨어진 채 도착해서 아쉽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예쁜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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