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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의 아주 힘든 회의를 마치고...

 

그 회의에는 여기저기서 각각을 대표하는 여럿이 참석했는데 그 중에는 몇년 전 나와 함께 일했던 후배가 끼어 있었다. 이 친구는 이직해서 저 중 한곳에서 자리잡아 일하는 중이다. 나이는 나보다 훨씬 어리지만 어려보이지도 않고 키도 크고 외모도 세련된데다 누가 봐도 쎈 인상이라 예전에 볼때면 속으로 '아 나도 쟤처럼 저런 이미지가 좀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만만해보이지 않을텐데...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음. 근데 이 친구가 마음이 무척 여려서 잘 울기도 했고 어려운 일도 많이 겪어서 여러번 같이 얘기도 나누고 좀 도와준 적도 있었다. 그러다 이 회의에서 몇년만에 만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회의 마치고 이런 말을 해서 나는 쫌 두둥... 중요한 회의였으니 그렇게 보였다면 나름대로 다행인 건데....

 

근데 나 사실 이 회의 끝나고 피로가 겹쳐서 결국 몸살나서 어제 출근 못했음. 나 카리스마 넘치는 인간처럼 잠깐 둔갑했지만 역시 토끼에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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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차를 마시면서 아주 옛날에 마린스키 극장 샵에서 샀던 니나 알로베르트(Nina Alovert)의 발레 화보집을 다시 뒤적여 보았다. 세월이 어찌나 빠른지... 21세기가 되기 전에 나온 얇은 사진집이다. 그래서 제목도 저렇게 되어 있고, 이 화보집에서 말하는 today는 90년대의 마린스키이다. 6~70년대 키로프에서부터 90년대 후반까지를 아우르는 흑백 화보집인데 지질도 얄팍하고 좋지 않지만(90년대에 나온 책이니...) 내로라하는 무용수들이 다 담겨 있다. 속표지의 저 우아한 여인은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여왕님' 율리야 마할리나. 

 

 

 

 

이건 미래의 발레리나들, 즉 당시 한창 떠오르던 신진들이다. 파 드 카트르를 추고 있는 네명의 젊은 발레리나들인데 순서대로 소피야 구메로바,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마야 둠첸코, 그리고 디아나 비슈뇨바이다. 이 당시엔 로파트키나랑 비슈뇨바는 유명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풋풋하던 시절이었다.

 

 

 

 

표지는 유일무이한 미하일 바리쉬니코프. 망명 전에 찍은 사진.

 

 

 

당시 내가 무척이나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 파루흐 루지마토프.

 

 

 

 

이건 발레리나 찻잔이 아니고, 예브게니 오네긴의 타치야나가 그려진 찻잔. 근데 의상이 쫌 발레리나 같아서 오늘은 이 찻잔에 마심.

 

그리고 나의 첫사랑, 예브게니 이반첸코. 이 당시엔 아주 젊었던 데다 막 떠오르기 시작한 신성이라 무대 사진도 아니고 연습실 사진 :) 그런데 나는 이 사진을 보고는 '아아 해골 머리띠까지 정말 너무 멋있다.... 역시 멋있다...'하고 눈에 콩깍지가 끼어 어쩔 줄 몰라 했었다. 지금 봐도 멋있음. 쥬인은 '거봐 얘는 막내라서 무대 화보도 못 얻고 우아한 극장에서 해골이나 두르고 이러고 있다' 하고 나를 놀리곤 했음.

 

 

사실 이 당시에도 이 사람은 키 크고 체격도 근사하고 딱 왕자 스타일이라 맨날 아다지오만 추고 왕자님을 춰서 발레 관람 초짜이던 나는 '잉잉 바질은 왜 안 춰주는거야, 왜 넌 맨날 졸린 아다지오만 추는 거야 엉엉' 하고 슬퍼했었다. 이제는 나이가 꽤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린스키 무대에 올라와주고 있어 너무 좋다. 아무래도 첫사랑이니까! 그래서 마린스키 갔다가 이 사람과 발로쟈 슈클랴로프가 같은 무대에 올라오는 날이면 나는 그야말로 더블로 계 타는 날이다 :)

 

 

그건 그렇고.. 다시 봐도 저 해골 머리띠 완전 내 스타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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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케치 두 장. 말썽쟁이 미샤랑 알리사. 둘은 미샤랑 지나, 미샤랑 트로이처럼 절친은 아니지만 그래도 문학 서클에서 만나서 한동안은 친하게 지냈었다. 가방끈도 길고 나이도 더 많은 알리사는 미샤를 발레학교 학생 때부터 알았기 때문에 그를 '꼬맹이'라고 부른다. 이후 모종의 이유로 알리사가 미샤를 멀리하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한때는 알리사가 '꼬맹이'에게 생선수프를 데워주던 훈훈한 시절도 있긴 했음. 그 미니단편은 여기 : https://tveye.tistory.com/8950

 

두 손 들고 있는 미샤 스케치는 예전에 그려둔 크로키 밑그림에 색만 입혔음. 밑그림이고 컬러링이고 원체 휘리릭 대충 빨랑 휘갈기기 때문에 색을 입히기 전과 후는 많이 다르긴 하다.

 

리허설 중에 마임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상대방이랑 대화하면서 저러고 있는 것인지 알아내기 힘든 말썽쟁이 미샤. 무용수라서 평소에도 바디 랭귀지가 풍부한 편임. (그림에서 풍부해 보이지 않는 것은 내가 똥앞발이기 때문임 ㅋㅋ)

 

 

 

​미샤보다 더 휘리릭 빨리 그린 알리사. 색칠하기 귀찮아서 옷도 안 입힘(그렇습니다, 의도한 게 아니라 그냥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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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30. 14:43

당연하게도 몸살 꽥 sketch fragments 2019. 8. 30. 14:43






이어진 과로의 결과 매우 당연하게도 몸살이 나서 뻗음. 아침에 결국 포기하고 출근 못한다고 연락함.


계속 뻗어서 자다가 간신히 다라이에 몸을 담그고 뭉친 근육을 좀 풀어준 후 집 근처 콩다방에 와서 잠시 차 마시며 쉬는 중. 좀있다 집에 들어가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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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9. 22:29

백야의 판탄카 운하 2017-19 petersburg2019. 8. 29. 22:29






7월 초, 페테르부르크. 밤 9시~10시 사이. 석양 보러 나가 판탄카 운하 따라 거닐며 폰으로 찍은 사진 한장.



네프스키 대로 중간쯤 가면 말 조각상이 있는 아니치코프 다리가 있다. 판탄카 운하를 관통하는 다리이다. 여기서 꺾어 운하 따라 이쪽으로 쭉 걸어가면 레트니 사드(여름 정원)으로 통한다.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쪽에선 마르스 광장을 가로질러 가면 되고 판탄카 쪽에선 이 길을 따라가면 된다. 가는 길에는 안나 아흐마토바 박물관도 있다.



이 길은 글을 쓸때 트로이와 알리사가 자주 산책하던 곳으로 상정했었다. 물론 미샤도 무척 자주 산책한 루트이다. 바가노바 발레학교에서 판탄카 운하가 지척인데다 길을 건너 쭈우욱 걸어올라오면 여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레트니 사드도 밥먹듯 드나들었을테고. 레닌그라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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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그렸던 지나.

 

구 말썽쟁이 현 감독님 미샤가 안무한 작품의 의상 피팅 후 팔짱 끼고 서 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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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앞 버스 정류장. 네프스키 대로에서 궁전 교각을 지나 네바 강을 건너 바실리예프스키 섬으로 들어오면 '대학교'가 나타난다. 정류장 이름이 아예 '대학교'(우니베르시쩻)이다. 오래 전 나랑 쥬인은 수업을 마친 후 이정류장에서 기숙사행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는 7번, 뜨랄레이부스(트롤리버스)는 10번이었는데 둘다 무지하게 안 왔다. 게다가 퇴근 시간이 되면 네프스키에서 궁전 교각을 건너 여기로 오는 길은 정말 엄청나게 막히는 터라 한겨울엔 여기서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 기다리는 게 정말 춥고 힘들었다. 이 사진엔 강이 안 나왔지만 학교와 정류장이 네바 강변에 있는 터라 강바람도 장난 아니었고. 또 겨울이면 오후 2~3시 무렵 해가 져버리니 진짜 힘들었음.

 

이 정류장에서 나와 쥬인은 좀처럼 오지 않는 7번과 10번을 기다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나는 더욱 과거로 갔다. 페테르부르크로 되돌아오기 전, 레닌그라드로. 글을 쓰면서 나는 정든 도시를 다시 돌아다녔고 좀 다른 시선으로 골목들과 장소들을 바라보았다. 물론 미샤를 가장 자주 소환했다. 그는 나의 주인공이었으니까. 

 

하지만 바실리예프스키 섬으로 들어오자 이 장소는 트로이와 알리사의 공간이 되었다. 미샤의 공간들은 강 너머에 집중되어 있었다, 모이카 운하와 사도바야 거리, 조드쳬고 로시 거리와 바가노바 발레학교, 그리고 키로프 극장.. 미샤야 원체 도시 여기저기를 쏘다니는 아이였으니 바실리예프스키 섬도 뻔질나게 드나들었지만 그래도 그에게 가장 가까운 공간들은 바로 극장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실리 섬은 레닌그라드 국립대학에 다녔던(지금의 이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이다) 트로이와 알리사, 그리고 그들의 문학서클 친구들의 공간이 되었다. 어쩌면 나에게는 훨씬 더 소중한 기억의 장소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 역시 잠시나마 이 학교에 드나들었고 바실리 섬 안쪽의 기숙사에 살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는 트로이와 미샤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소인 갈랴와 료카 부부의 아파트를 내가 지냈던 기숙사 바로 옆 건물로 정하기도 했다.

 

나와 쥬인은 이 정류장에서 기숙사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그리고 알리사와 트로이도 여기서 버스를 기다렸다. 갈랴와 료카가 사는 아파트에 가려고. 좀처럼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알리사는 키큰 트로이의 어깨 뒤에 숨어 바람을 피하곤 했을 것이다. 더 오래 전, 레닌그라드 시절. 아마 저런 광고판은 없었겠지만. 꽁꽁 얼어붙은 네바 강과 칼날처럼 살을 파고들던 바람, 얼음에 반사되어 창백하게 빛나던 햇살은 동일했을 것이다. 그리고 여름. 백야 시즌의 이 찬란한 빛살도.

 

이따금 미샤도 여기서 버스를 탔을 것이다. 수업이 끝난 트로이와 함께 갈랴네 집 문학 모임에 갈때, 혹은 그와 하느님만이 아는 바실리예프스키 섬의 무수한 이곳저곳들을 쏘다니기 위해. 나는 트로이와 알리사의 경로들을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고 때로는 그렇게 했다. 하지만 미샤에 대해서라면 그냥 놔두었다. 그 아이는 그렇게 놔둬야 했다.

 

이 사진은 지난 7월에 갔을 때 찍은 것이다. 료샤는 자기도 여기서 버스를 기다린 적이 많았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둘다 '7번은 진짜 안 왔어~!' 하고 기억을 되살리며 웃었다. 나는 '근데 지금도 7번은 엄청 늦게 와' 라고 덧붙였다. 료샤는 '나는 버스 안 탄지 오래돼서 이제 몰라' 라고 부르조아다운 마무리를 하였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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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6. 22:28

월요일 오후 티타임 tasty and happy2019. 8. 26. 22:28

 

 

오늘은 하루 쉬었다. 회사 안 가서 참 좋았던 하루.

 

드디어 거실의 입식 테이블과 소파에 널려 있던 책들과 잡동사니를 정리했음!

 

 

 

 

그래서 간만에 이 테이블에서 차 마심. 거실에는 똑같은 재질의 이 입식 테이블과 좌식 테이블이 각각 하나씩 있다. 이 테이블을 쓰려면 컴퓨터 책상 앞의 의자를 가지고 와야 한다. 보통은 소파 앞 좌식 테이블을 쓰는데 그 결과 이 입식 테이블은 툭하면 책들과 온갖 잡동사니를 쌓아놓는 곳으로 전락하게 된다 ㅠㅠ

 

 

 

책갈피가 없을땐 좋아하는 샵의 명함을 쓰기도 하고 대충 종이 잘라서 내가 만들기도 한다. 근데 지난 달에 귀여운 페테르부르크​ 기념 책갈피를 하나 사왔다. 그래서 요즘은 이 기다란 기념 책갈피를 쓰고 있음. 그 위에 있는 건 이전에 책갈피 대용으로 쓰던 로모노소프 샵 명함 ㅋㅋ

 

 

 

 

 

 

카페 에벨 찻잔 간만에 꺼냄. 더우니까 시원한 파란색으로.

 

 

귀여운 책갈피 요렇게 쏘옥.

 

 

장미가 이제 활짝 피었다. 날이 더워서 오래 못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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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기 전 스케치는 뽀뽀 중인 미샤랑 지나.



이것은 절친 사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찐한 키스인데.... 사실은 구 말썽쟁이 현 안무가/감독님 미샤가 안무한 작품 리허설 중 = 즉 일하는 중입니다.



리허설 구경 온 지나 남편 : (미샤 원망 중) 왜 어째서 너는 맨날 이렇게 야사시한 작품만 안무하는 거야ㅠ 그것도 지나랑 딥뽀뽀씬!



미샤 : 야, 내가 너한테 지나 소개시켜줬잖아! 왜 아직도 쓰잘데없는 질투야!



지나 : 어휴, 자기 왜 그래! 이 말썽쟁이 멍충이한테 내가 맘이 동했음 학교 다닐때 이미 득템했지 가만 놔뒀겠냐! 나는 이넘과 뭘해도 목석! 이넘도 나한텐 목석! 100% 100000% 일하는 거자낫!



지나 남편 : 그건, 그건.... 나도 알긴 아는데.. 근데 미샤 저넘이 나보다 뽀뽀를 더 잘하잖아 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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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5. 22:40

쉐르바코프 골목 2017-19 petersburg2019. 8. 25. 22:40





쉐르바코프 골목. 판탄카 운하와 루빈슈테인 거리를 잇는 작은 골목이다. 이번에 머물렀던 숙소에서 대형수퍼마켓을 오갈때 통과하던 길이다. 먹을거 사서 돌아오던 길에 폰으로 찍은 사진 한장.



이 골목을 지날때면 몇년 전 여름, 루빈슈테인 거리와 블라지미르스키 대로 사이의 허름한 호텔에 머물던 기억이 난다. 그때 골목 사이사이를 헤매다 여기로 처음 접어들었다. 그토록 자주 왔었고 두어번은 아예 어느정도 살기도 했던 도시이지만 이 골목은 처음이었다. 골목에 자리잡은 건물들은 낡았고 처마에는 비둘기들과 까마귀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는데 아마 그때 내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일테지만 어딘지 히치콕 영화의 새들이 떠올랐고 좀 무서웠었다. 어둑어둑하고 음산했다.



그런데 그 이후 다시 이 골목을 지나게 되니 생각보다 밝은데다 심지어 한쪽엔 놀이터도 있는 것이었다. 마음이란 넓고 깊고 어둡고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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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샤는 알람 놓치고 늦잠자서 면도를 못한 주제에 '나 역시 수염이 잘 어울리지 않냐?' 하고 으스댔음. 아니 그게... 너 정말 수염은 안 어울린다니까 ㅠㅠ 이 녀석은 여전히 '남자는 수염' 로망을 버리지 못하였음 ㅋㅋ 하지만 나는 아무리 봐도 면도한 료샤가 더 나은 것 같고, 또 수염난 얼굴은 그리기가 힘들어서 이렇게 우리 둘다 뒷모습을 그리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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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주 동안 그렸던 퀵 스케치 몇 장. 많이 바빴던터라 안 그래도 대충대충휙휙인데 더욱 휙휙. 스케치들은 글쓰기와는 달라서 별 생각 없이 휙휙 그리면서 잡념을 비우고 그날의 스트레스를 푸는 도구가 된다. 주로 색을 칠하는 과정이 그렇다. 스트레스 수위가 높아지면 밝고 선명한 색을 좀더 많이 쓰고, 좀더 어린애들을 그린다. (애들 그리기가 더 쉬워서 ㅋㅋ)



맨 위 스케치는 원래 눈 오는 날 등교 중인 꼬마 알리사를 그리던 거였는데 그려놓고 나니 알리사보단 내 어린 시절과 더 닮음 ㅋ 앞머리에 양갈래 머리에 표정이... 알리사랑 내가 앞머리 등 쫌 비슷한 스타일인데 이쁘면 알리사, 토끼같으면 나에 더 가까워지는 경향이 있음. 그래서 알리사 그리다가 딴 생각을 한다든가, 아니면 대충 그리다 망치면 어딘가 나를 닮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ㅋㅋ








이건 꼬마 지나랑 미샤 :) 어릴땐 지나가 역시 누님 포쓰!







이건 스트레스 받아서 힘들었던 날 빨강이랑 핑크 잔뜩 칠하며 대충휙휙 그렸던 지나. 근데 대충 그렸더니 가냘픈 발레리나치곤 쫌 똥그랗게 그려져서 머리색 눈색 바꾸면 알리사에 더 가까움... (그것은 내가 똥손이기 때문이지요~~~)









이건 며칠 전 숙소에서 자기 전에 그렸던 알리사. 딱 보면 뿌루퉁한 것이.... 이날 너무 과로하고 힘들었음. 그래서 스케치에서도 알리사 얼굴이 뿌루퉁하고 피곤해보임. (근데 알리사는 원래 뿌루퉁한 게 기본 표정....)







안 나오면 그래도 섭섭하니 미샤 크로키도 한컷. 마이크 대고 뭔가 말하고 있음. 아니면 노래라도 한곡조 뽑고 있는지도...(이 사람은 의외로 노래를 매우 잘 합니다. 절대음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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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4. 23:31

소파가 있으면 뭘하누 sketch fragments 2019. 8. 24. 23:31

 

 

소파가 이 모양이 된 건 7월에 뻬쩨르 다녀온 후 책들과 엽서, 기념품 따위를 쌓아놓고 정리를 안 해서 ㅠㅠ 흑흑 맘먹고 치우면 되는데 만사가 귀찮다. 침실의 화장대도 정리해야 되는데 엉엉... 우렁집사 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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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4. 16:27

빅토르 최 사진 한 장 arts2019. 8. 24. 16:27




지하철역으로 내려가고 있는 빅토르 최 사진 한 장. 팔로우하는 옛 소련/러시아 관련 인스타(okno_v_proshloe)에 오늘 올라온 소련 시절 락 가수들 사진들 모음에서. 사진사는 이고르 무힌(Игорь Мухин). 빅토르 최 사진들은 전에도 많이 봤지만 이 사진은 특히 내 마음에 들어 가져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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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4. 16:26

녹은 치즈 모드, 하얀 장미 tasty and happy2019. 8. 24. 16:26

 

아아아아 토요일이다, 쉴 수 있다.... 아아아아아 집이다, 우와아앙 깨꾸약... 녹은 치즈처럼 철푸덕! 

 

이번주에 심신 혹사가 정말 심했다. 너무너무 지쳐서 정신이 몽롱... 차를 두 주전자나 우려 마셨는데 그래도 몽롱하다. 침대로 기어들어가 낮잠을 좀 자야겠다.

 

 

어제 귀가하면서 사온 장미. 이쁜 하얀 장미. 빨간 장미 다음으로는 하얀 장미를 좋아하고 또 화정 집은 빨간색이나 분홍색보다는 흰색이 더 잘 어울리는 편이라 흰 장미 세 송이 샀다. 화정 집의 꽃병은 많이 작은 편이라 높이 맞추려고 그냥 생수병에 꽂아둠. 그런데 거실이 더운 편이라 꽃이 금방 시들기 때문에 차 마실 때 빼고는 침실 화장대 위에 가져다 둔다. 하얀 장미를 보면 항상 레냐가 생각난다. 길에서 파는 커다란 하얀 장미 한송이 사주었던 귀염둥이 레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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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알리사 스케치. 머리 짧게 잘랐던 시절.

 

 

흑흑, 그러고보니 나 미용실 가야 하는데 엉엉....

 

 

 

 

 

오늘 그린 미샤 한 컷. 뭔가 마이크에 대고 말하고 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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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8. 14:02

일요일 오후, 엘러리 퀸 tasty and happy2019. 8. 18. 14:02

 





일요일 오후.



차 마시며 책 읽는 중. 피곤해서 눈이 감겨온다.







엘러리 퀸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탐정이라 웬만한 건 다 섭렵했지만(후기 고스트라이터들이 손댄 작품들도 옛날에 아마존 등에서 여럿 구해 읽었다 ㅋ) 신간 번역본이든 재출간본이든 나오면 다시 주문해 읽는다. 고전 추리소설 자체로는 엘러리보단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가 더 내 취향에 맞지만 그분은 신부님이고 이쪽은 귀여우니까 ㅋㅋ



작품들로 치면 퍼즐 위주 국명시리즈보단 성숙한 라이츠빌 시리즈가 내 취향엔 더 맞지만, 실제로 만나보라 하면 잘난척 나대는 초창기 엘러리가 더 귀여워서 그쪽을 만나고싶다. 소거법의 오류는 그러려니 하고 봐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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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7. 22:20

네프스키 수도원 생각 중 2017-19 petersburg2019. 8. 17. 22:20





페테르부르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들어가는 길 풍경이다. 지난 7월초. 여기는 마음의 위안과 평온을 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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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5. 22:56

꿀잠 갈망 중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8. 15. 22:56

 

 

꿀잠 좀 잤으면 좋겠다. 원래 불면증이 있긴 한데 여름엔 더 심해진다. 화학적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그래도 궁극적 해결이 안됨.

 

그래서 오늘 스케치 중 하나는 역시 꿀잠 갈망 중인 미샤로 대충 휙휙. (보통 엄청 대충 휙휙 빨리 그린다. 섬세한 묘사 따윈 없음.. 이라 쓰고 앞발이라 그렇다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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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8. 15. 15:29

신데렐라 찻잔, 광복절 오후 tasty and happy2019. 8. 15. 15:29





광복절 오후.



사놓은지 꽤 됐는데 막상 티타임 개시는 안했던 유일한 찻잔. 작년 새해에 블라디보스톡 갔을 때 사왔던 로모노소프 발레 시리즈 중 신데렐라 찻잔. 발레 시리즈가 이쁘긴 한데 찻잔이 워낙 자그마해서 편하게 차 마실 땐 잘 안 꺼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 시리즈 중엔 역시 백조의 호수가 가장 이쁘긴 함.







왕자가 엄청 화려한 스타일임 ㅋㅋ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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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4. 11:56

운하와 아이스크림 2017-19 petersburg2019. 8. 14. 11:56





끄아 더워... 뻬째르도 그립고 마로제노예 아이스크림도 그리워서 올려봄 :) 판탄카 운하 걸어가며 아이스크림 먹던 중. 이게 쫌 전형적인 뻬쩨르 로컬들 인스타 사진 구도 중 하나라 나도 따라 찍어봄 :)







러시아 마로제노예는 나의 사랑~ 고급 젤라또보다 더 좋아하는 저렴한 마로제노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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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케치는 그린 지 꽤 됐음. 꽁지머리 미샤 시리즈로 여러 장 그렸을 때. 배경은 90년대 소련 붕괴 후, 감독님 겸 안무가 시절의 미샤. 며칠 전 올린 미샤의 성장앨범(https://tveye.tistory.com/9348)으로 비교하면 맨 마지막 그림 무렵. 내 취향이 옛날부터 머리 묶은 남자들에게 좀 끌리는 경향이 있어서 이때 스트레스 풀려고 꽁지머리 시리즈 몇 장 그렸었음.



그런데 전에 친구들에게 '나는 꽁지머리 남자를 보면 좀 끌려' 라고 했더니 '야! 남자가 꽁지머리하고도 멋있으려면 정말 잘생겨야 되는데 역시 너는 얼굴밝힘증!' 이란 얘기를 수차례 들었습니다 흐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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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그날그날의 메모들에 다 드러나던 거라 새로운 정보는 거의 없음. 아, MBTI 정도? 인간둔갑 모드는 그림이라서 실제보다 쫌 미화된 거 같지만 나는 앞발이므로 어쩔수 없다 ㅇㅅㅇ  



이 낙서를 하게 된 것은 며칠 전 본부 워크숍에서 MBTI 검사 프로그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슈퍼갑님 알현하러 세종시 출장을 갔었기 때문에 빠졌었다. 부서원들이 자기들 결과를 알려주면서 내 유형이 궁금하다 해서 '전 할 때마다 INFJ 나와요' 하고 말해주었다. 으응 그렇구나 하고 서로 끄덕끄덕. 우리 부서원들과 나는 MBTI 유형으로도 전반적으로 잘 맞는 편이었다. (...라고 쓰고 우리 부서원들이 다들 순둥순둥한 사람들이라 그렇다고 읽는다)



이 한장짜리 스케치만 봐도 알수 있음. 나의 본질은 게으름임!!! 게으른 토끼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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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너무 지쳐서 겨울이 그리워진 나머지 오늘은 눈 펄펄 내리는 한겨울의 미샤 스케치를 두 장 그렸음. 그리고 보니 며칠 전에도 겨울 미샤를 그렸고, 또 어쩌다 보니 아가 시절부터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 각각의 시기라서 뭔가 사진첩 넘기는 기분으로 배열해 봄 :)



먼저 병아리 시절, 아가 미샤. 춥다고 엄마가 모자랑 목도리랑 벙어리장갑, 털부츠로 꽁꽁 싸매줌. 눈 온다고 뛰쳐나와 신나서 빵끗빵끗 웃고 있음. 엄마아빠랑 눈싸움하고 눈사람 만들 생각에 마냥 신남. 



모자랑 점퍼는 감귤룩 ㅋㅋ






그렇게 마냥 천진난만하던 병아리는 발레학교에 들어가서.... 그 무서운 중2병 시기가 되어... 레닌주의와 공산당 이론 수업을 마음대로 땡땡이치고 뛰쳐나와 눈을 맞으며 쏘다니고 있음... 무용이나 음악 등 실기 수업이랑 문학 수업은 안빼먹는데 공산주의 수업이랑 소년단 활동은 마음껏 땡땡이!!!!



이미 이때부터 말썽쟁이로서 엄청난 두각을 보이는데.... (얼굴이 이쁘고 춤을 잘 춘다는 이유로 어찌어찌 그래도 퇴학은 안 당했음)



미샤 : 야, 토끼! 정정해 줘! 나는 말썽쟁이가 아니야! 그저 자유로운 영혼일 뿐이야!!!


토끼 : 그래그래, 그랬다 해. 근데 중2병이야! 


미샤 : 중2병 안 걸린 예술가가 어디 있어!


토끼 : 그랬다 해~~ 넌 이뿌니까~ ㅋㅋ






퇴학을 당하기는커녕 졸업하기도 전에 키로프 무대에 여러번 올라가고... 졸업 후에는 볼쇼이의 입단 제의를 뿌리치고 키로프에 들어가서.... 들어가자마자 주역을 꿰차고 스타가 되셨는데.... 



그래도 말썽쟁이 본성은 변하지 않으니... 신입인 주제에 역시나 온갖 말썽은 도맡아 부리고 선배들이 군기잡아도 나몰라라... 고위직 간부들이 부르는 파티도 밥먹듯 땡땡이~ KGB 장부에 '엄청난 요주의 인물'로 빨간 도장... 



하여튼 이 스케치는 입단 첫 시즌 겨울, 눈 오는 날 모이카 운하 따라서 극장까지 걸어서 출근하는 모습. 어디선가 밀수해온 (외제) 털모자랑 털패딩 입고 '나는 말썽쟁이가 아니에요 나는 하염없이 청순하고 이쁠 뿐이에요' 하는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음. 



미샤 : 야!!!! 그런 표정인 게 아니라 진짜로 나는 하염없이 청순하고 이쁜 거야!!! 


토끼 : 이쁘긴 한데 평소 하고 다니는 짓을 보면 청순한 건 쫌....


 




그러던 말썽쟁이는 하도 말썽을 부려서 감옥에도 갇히고 고문도 받고(ㅜㅜ) 시골에 유배도 다녀오고.... 그리고는 산전수전 다 겪으며 어엿한 감독님이 되어 발레단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페레스트로이카니 소련 붕괴니 온갖 피곤한 역사의 현장에... 



그래서 뭔가 진지한 척, 근엄한 척 이렇게 포즈를 잡고... 자기 발레단에 스카웃해 키워주고 있는 수석무용수랑 같이 산책 중인 스케치로 마무리. 이게 사실 젤 먼저 그렸던 거라 눈송이를 안 그렸음. 하여튼 겨울임. 그리고 위의 세 장은 모두 레닌그라드 시절이지만 이미 이때는 도시 이름도 페테르부르크로 바뀌었음. 



미샤 : 야! 진지한 척이라니! 내가 원래 근엄하진 않아도 어릴 때부터 진지하긴 했거든!!!! 


토끼 : 알았어 누가 뭐래... 너무 진지해서 탈이야! 


게냐(같이 산책 중인 발레단 무용수) : 근엄하고 진지하고 멋있는 우리 감독님이 왜 토끼랑 말싸움을 하시는 걸까??? 뭔가 철학적인 논쟁 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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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8. 11. 15:05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19. 8. 11. 15:05





비가 올듯 말듯 어두컴컴하고 습하고 꾸무룩한 날씨. 차 마시며 책 읽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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