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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18. 02:22

쿠야의 엘스카 방문, 미운 백조들 2024 riga_vilnius2024. 10. 18. 02:22

 

 

 

 

오늘 11시 반 무렵, 엘스카. 드디어 쿠야가 호텔 방을 벗어나 나와 함께 빌니우스 카페 투어를 했다 :) 

 

 

오전이라 한적할 줄 알았지만 이 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았다. 낯익은 점원이 나를 보고는 안타깝다는 듯 위쪽 자리가 다 찼는데 어쩌죠? 라고 해서 '괜찮아요, 바로 여기 입구 테이블에 앉을게요' 라고 대답했다. 생각해보니 전에도 자리가 없어서 여기 잠깐 앉았다가 옮겼다. 앉아 있다보니 사람들이 들고 나면서 위에도 자리가 금방 나긴 했는데 오늘은 귀찮아서 그냥 내내 여기 앉아 있었다. 이쪽에 앉아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구도로 카페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테이블이 높아서 다리가 바닥에 안 닿는 것만 좀 불편했음. 그리고 거의 모든 손님들이 영어로 주문을 했다. 외국인 손님들의 비중이 높긴 했는데 정말 다 외국인인 건지 궁금하긴 했음. 

 

 

쿠야는 처음으로 바깥에 나와 카페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에 좀 휘둥그레...

 

 

이쪽에 앉았더니 다른 그림들도 보였다. 사진엔 하나밖에 안 나왔다만. 저 그림들은 11월까지 전시한다고 한다. 그 이후엔 또 다른 작가의 그림들로 바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너무 강렬한 그림이 아니라 이런 부드러운 그림이 걸려 있는 시기에 왔기 때문에 카페랑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마음에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저 그림들은 하나하나 놓고 보면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닌데 엘스카와는 전반적으로 잘 어울린다. 예전 사진들을 보니 키치한 그림들도 많이 걸려 있었음. 

 

 

 

 

 

 

입구 쪽에도 이렇게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다. 우크라이나 지지 슬로건도 붙어 있고. 우크라이나 지지 표시나 깃발은 빌니우스 카페나 음식점 여기저기 많다. 

 

 

 

 

 

 

오늘은 라떼를 시켰다. 여기 커피가 연하고 부드러워서 편하다. 그러고보니 얼마전까지는 나에게 원두를 물어봤는데 이제 알아서 맞춰서 내주는 것 같다. 더 이상 안 물어보네. 브라질, 온두라스 중 물어봤었는데. 그리고 메뉴를 잘 보니 디카페인 커피로도 주문할 수 있다고 해서 오늘 붉은 군대 때문에 아직 아픈지라 잠깐 고민했는데 자리 얘기하다가 까먹음. 

 

 

 

 

 

 

햇볕 잘 들어오는 자리에 앉혀주자 기분 좋아지고 있는 쿠야. 나가던 손님들이 쳐다보며 '어머 쟤 귀엽다~' 하고 갔음. 쿠야 으쓱. 

 

 

 

 

 

 

 

 

 

 

이 책은 뭐냐면... 빌니우스 여행서가 아니고 사실은 리가에서 득템한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소설들 중 한 권인 <미운 백조들>이다. 그런데 이 책 표지에 너무 음산한 귀신 같은 놈들이 그려져 있는터라 심장떨려서 호텔에 비치된 빌니우스 지도를 한장 뜯어다 책을 포장했다. 이 지도가 생각보다 두껍고 좋은 종이로 되어 있어 책 표지 포장이 쉽지는 않았음(적당히 조금 얇거나 매끄러운 재질이어야 잘 싸진다) 그래도 빌니우스 지도로 표지를 해입은 스트루가츠키 책 귀엽다. 간밤에 <인연>을 재독 완료했으므로 오늘은 가벼운 이 책을 가져왔다. 그런데 내용은 가볍지 않았으니... 여기 앉아서 40분 동안 10쪽 남짓 읽었는데 단어를 여러 개 찾아보며 읽어야 했다. 보통 단어 잘 안 찾고 읽는데 이 작가들 소설은 용어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안 찾을 수가 없음. 그리고 초장부터 계속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악천후와 반항적인 딸, 그것 때문에 싸우는 사이나쁜 부부, 길거리에서 두들겨맞고 버려진 미지의 사나이 등등 분위기가 어둡고 냉소적임. 흐흑. 재밌긴 하지만. 

 

 

 

 

 

 

햇볕, 첨 와본 도시에서 카페 나들이로 기분 좋아진 쿠야로 마무리. 그리고 쿠야의 카페투어는 계속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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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