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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티타임. 
 
 
여행에서 돌아와 첫 주말을 맞이하면 아쉬움과 함께 미묘한 즐거움과 안식의 느낌이 뒤섞인다. 여행에서 온 새 찻잔과 홍차로 티타임을 준비하면 희미한 설렘과 기쁨이 스멀거린다. 
 
 
이번 바르샤바 여행에서 유일하게 사온 찻잔. 폴란드 찻잔은 여럿 가지고 있는 터라(정작 우리 나라와 프라하에서 샀던 것들이다) 여행을 가서도 꼭 사야겠다는 마음도 없었고 특유의 알록달록함과 묵직한 도자기가 티타임 자체에 아주 잘 어울리는 건 아니어서 무심하게 다녔다. 그러다 여행 후반부에 구시가지 인어 광장에 갔는데 뒷길의 기념품 가게 한켠이 폴란드 도자기들로 가득 차 있는 걸 보고 들어갔다가 이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알록달록 꽃무늬나 기하학 무늬와는 좀 다른 타입이었고 다양한 푸른색을 엷게 채색해서 우아한 맛이 있었다. 크기는 일반적 찻잔보다 훨씬 작다.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지만 가격이 명확히 표시되어 있지 않아 주인에게 들고 가 물어보았다. 이것은 다른 찻잔보다 만원 가까이 비쌌다. 하지만 무늬나 정성을 보면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을 건져오게 되었다. 푸른색 찻잔들이 대세를 차지하는 우리 집 카페 자이칙과도 잘 어울린다 :)

 
 
 

 
 
 

홍차는 영원한 휴가님께서 빌니우스의 스코니스 이르 크바파스 홍차 가게에서 나를 위해 사오신 올해산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 햇차라서 향이 아주 좋고 부드럽다. 이것은 우리가 묵었던 소피텔의 방에서 먼저 한번 개봉해 우려 마셨다(카페 자이칙 바르샤바 분점) 그때 무척 맛있게 마셨다. 홍차는 경수로 우려야 더 맛있기 때문에 아마 우리 나라에서 우리면 그 맛은 안 나겠지 싶었지만 정성들여 찻잎을 좀더 많이 넣고 우리자 오늘도 무척 향긋하고 맛있었다. 스코니스 이르 크바파스 가게에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바르샤바 찻잔과 빌니우스 홍차. 뭐 엄밀히 말하면 다즐링이니까 인도에서 왔지만 그래도 빌니우스 홍차가게에서 왔으니까 빌니우스 홍차. 

 
 
티타임 사진 몇 장 더. 이제 저녁 약속을 위해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예쁜 찻잔이니까 구석구석 이쁘게 찍은 사진 몇 장. 
 
 
 

 
 
 
 

 
 
 
받침접시도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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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