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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뮌헨 바이에른 극장에서 존 크랑코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데뷔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마리야 쉬린키나. 슈클랴로프야 마린스키의 라브로프스키 로미오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지만 존 크랑코 버전은 처음 추는 거였다. 나도 그가 춘 존 크랑코 버전 로미오를 너무나도 보고프다...

 

무대와 백스테이지 화보들 몇장. 사진은 모두 alex goulia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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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5. 2. 27. 21:46

이번에 페테르부르크에서 득템한 CD 몇 장 arts2015. 2. 27. 21:46

 

 

이번에 페테르부르크에서 득템한 CD 몇 장. 마린스키 신관에서 한 장, 구관에서 한 장, 나머지는 네프스키 대로 쪽에 있는 클래식 음반 가게 두 곳에서 구했다. 7장 중 2장은 선물용.

 

 

루블 환율이 떨어져서 평소보다 저렴하게 구매. 슬픈 건 이번엔 DVD가 거의 없었다는 것인데.. 마린스키 구관에도 소련 키로프 시절 DVD 몇장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오페라.. 신관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린스키는 갈 때마다 불만인 것이, 그 훌륭한 유산을 가진 극장임에도 불구하고 CD나 DVD가 너무 없다.. ㅠ 요즘 마린스키 레이블로 게르기예프 지휘 음반은 가끔 나온다만.. 마린스키가 게르기예프만의 것은 아니란 말이다!!! 특히 발레.. 제발 발레 DVD 좀 많이 내달라고요. 아니, 새로 만드는 게 예산 부담이 된다면 적어도 예전에 나왔던 것들이라도 제대로 다시 내줘... 비노그라도프 시절 작품들도 있잖아. 제발!

 

솔직히 말해서 발레음악 CD의 경우 게르기예프보다는 옛날 키로프-마린스키에 오랫동안 있었던 빅토르 페도토프 버전이 훨씬 좋다. 이번엔 페도토프 지휘 음반 두 장과 테미르카노프 음반 두 장을 건져서 행복했다 :)

 

 

 

프로코피예프 음반 두 장. 왼편은 마린스키 구관에서 구매. 발레 '신데렐라' 전막, 그리고 '드네프르 강가에서'. 지휘자는 겐나디 로제스트벤스키. 지금 이거 듣고 있다.

 

오른편은 신데렐라, 로미오와 줄리엣 발췌 연주.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는 유리 테미르카노프. 꽤 훌륭!!

 

 

 

왼편은 역시 유리 테미르카노프 지휘,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것은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페트로프의 '세상의 창조'. 이 음반도 내 맘에 쏙 들었다! 특히 페트루슈카!!! 역시 러시아 작곡가는 러시아 지휘자가!!

 

오른편은 빅토르 페도토프가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녹음한 보로딘과 림스키 코르사코프. 보로딘은 2번 교향곡 '보가트이르스카야'. 딱 보로딘 느낌이다. 그리고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오페라들 서곡 모음. 아는 곡도 있고 모르는 곡도 있는데 나는 원래 러시아 국민악파를 좋아하고 림스키 코르사코프라면 특히 취향에 잘 맞아서 이 음반도 내겐 꽤 성공적이었다.

 

 

 

왼편은 빅토르 페도토프 지휘,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연주의 백조의 호수. 이것은 1895년 버전에 따른 연주이기 때문에 현재 마린스키의 백조의 호수에서 쓰고 있는 악보와는 좀 다른 부분들이 있다. 이것도 좋음 :)

 

그리고 오른편은 친구 주려고 산 선물. 친구가 차이코프스키 연주곡 모음 음반을 부탁했는데 사실 이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구미에 맞는 걸 찾기가 힘들다. 거의가 피아노곡 모음 아니면 비창을 비롯한 교향곡 쪽 음반이라..

 

그래서 음반가게 뒤지다가 그냥 내 취향에 맞는 걸로 골랐다. 내가 피아노를 안 좋아한다는 이유로(ㅋㅋ) 현악 쪽을 고름. 바이올린 콘체르토-키릴 콘드라신, 그리고 로코코 바리에이션-로스트로포비치... 아직 친구 못 만났다. 그래서 포장 안 뜯고 가만히 모셔놓음. 근데 내가 들어보고 싶네..

 

 

 

마지막은 우리 상사를 위한 선물...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이기에.. 마린스키 레이블에서 가장 최근 나온 데니스 마쭈예프의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콘체르토... 게르기예프 지휘. 나야 피아노는 별로 안 좋아하니 어떨지 모르겠다만 그래도 이름값이 있으니 그걸로 밀어붙였다. 이건 귀국 다음날 출근해서 이미 전달 완료.

 

오랜 옛날 처음 페테르부르크에 머물렀을 때,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홀 1층인지 반지하인지에 있었던 아주 작은 음반 가게에 가끔 갔었다. 심지어 거기서 cd도 아니고 공테이프에 녹음한 연주 테이프를 사곤 했었다. 그때 샀던 게 베토벤의 피아노곡(월광, 비창, 열정 시리즈였던 듯),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등이었다. 그러고보니 그땐 피아노곡도 샀었네 ㅎㅎ 그게 분명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연주 테이프였던 것 같은데.. 그땐 시절이 그런 시절이라 그랬는지 공테이프 녹음 버전... 그 테이프 지금도 갖고 있으면 참 좋을텐데...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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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이틀 전 올렸던 마린스키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결혼식 클립(http://tveye.tistory.com/3089)에 이어.

 

파이널의 두 가지 영상 올려본다.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에 절망해 오열하는 로미오. 그리고 둘의 죽음.

 

라브로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서는 고리타분하고 딱딱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춤도 정형화되어 있으며 특히 줄리엣의 춤이 너무 순종적이고 여성적인 편이라는 비판도 많지만 그래도 나는 이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장 좋아한다. 아마도 라브로프스키 버전이 무대에서 제일 처음 봤던 로미오와 줄리엣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디아나 비슈네바의 줄리엣을 보면 그런 식의 비판도 사그라드는 편이고.

 

프로코피예프의 음악도 아주 탁월하다. 특히 파이널 직전에 줄리엣의 죽음에 절망하는 로미오의 격렬한 몸부림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을 좋아한다. 이 장면에서 로미오는 발코니 씬에서 보여주었던 가슴 벅찬 사랑의 춤을 변주해 격렬하고 고통스러운 움직임을 연달아 보여주는데 정말 가슴 아프다.

 

슈클랴로프는 몇 년 전의 인터뷰에서 드라마틱 발레에 잘 맞는 편이고 특히 로미오를 아주 가깝게 느낀다고 했는데 춤과 연기를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이 사람이야 아주 마초적인 배역에는 안 맞지만 그래도 웬만한 고전발레 배역에는 참 잘 맞는 편이데 그 중에서도 로미오가 최고다.

 

이 사람은 로미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심지어 쉬린키나와의 신혼집 침실도 제피렐리의 로미오와 줄리엣 포스터를 배경으로 꾸몄음. 실지로 맨처음 로미오를 맡았을 때 제피렐리의 그 영화를 많이 참조해 공부했고 베로나에도 직접 가봤다고 한다.

(나도 예전에 베니스 출장 갔을때 잠깐 베로나에 갔었는데 줄리엣의 집에 가고 발코니에도 가보고 줄리엣 동상도 봤지만 워낙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큰 감흥은 없었던 기억이 난다만)

 

먼저 줄리엣 죽음 소식에 절망하는 로미오. 앞부분에 잠깐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모습이 나온다. 저렇게 오열하고 괴롭게 뒹구는 로미오를 보면서 어찌 가슴이 찢어지지 않겠는가.

 

 

 

 

그리고 더욱 가슴을 에는 파이널. 사실 이 장면은 볼 때마다 운다 ㅠㅠ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로미오가 줄리엣을 안아들고 슬퍼하다 자살하는 장면까지는 어찌어찌 참아도 비슈네바 줄리엣이 깨어나 애인의 모습을 보고 기뻐하며 달려내려갔다가 숨이 끊어진 것을 깨닫고 공포와 슬픔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정말 애가 타고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ㅠㅠ 음악마저 너무 슬프다. 약병에 독약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울면서 병을 내던지고 달려오는 줄리엣의 모습을 보면 더 슬프다. 흐흑..

 

 

 

 

다른 무용수들 버전으로도 많이 봤고 라브로프스키 아닌 다른 버전들도 많이 봤지만 그래도 이 버전, 이 둘의 페어가 가장 슬프고 가슴에 와 닿는다. 아마 내가 아주 좋아하는 두 무용수라서 그럴지도.. 너무너무 살려주고 싶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그런 약을 준 신부님 미워요 ㅠ (주인공에 이입하다 보니 애꿎게 신부님 탓..)

 

발췌본들은 화질도 낮은 편이고, 필름 전체는 아주 훌륭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유튜브에서 전막을 보시거나 9월 중순에 발매되는 이 작품 dvd를 눈여겨 보시기를. (국내에도 들어와야 하는데. 안 그러면 구하는데 또 품을 팔아야 하니..)

 

*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메모와 둘의 첫 만남, 발코니 장면, 침실 장면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82

* 로미오와 줄리엣 결혼식 클립 : http://tveye.tistory.com/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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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디아나 비슈네바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로미오와 줄리엣

사진사는 알렉스 굴랴예프 Alex Gouliaev. 아래 두 장도 모두 그의 작품.

 

 

 

 

 

어제 런던의 마린스키 로미오와 줄리엣은 기사(http://tveye.tistory.com/2980)도 그렇고, 팬들이 찍은 커튼 콜 사진도 그렇고 엄청 보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아마 비슈네바도 옛날부터 아주 좋아한 무용수인데다 슈클랴로프는 내게 언제나 로미오가 트레이드 마크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 더 그런가보다... 게다가 난 언제나 드라마틱한 발레를 좋아했다.

 

런던이나 뉴욕 등 보다 현대적 버전을 취하는 곳들에서는 라브로프스키의 안무를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데(너무 보수적이고 줄리엣의 춤이 제한적이고 등등), 나는 사실 맥밀란 버전이나 마이요, 혹은 다른 버전들보다 이 키로프의 고전적 버전을 꽤 좋아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춤도 중요하지만 실은 두 무용수의 감정적 교류와 연기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누가 어떤 식으로 무대를 풀어나가느냐가 제일 간절한 것이다. 일례로 작년에 나초 두아토가 안무해 미하일로프스키에서 초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라브로프스키 버전을 비판하는 사람들이라면 칭찬할 수도 있었다. 일단 움직임이 다채로웠고 줄리엣은 훨씬 강단있는 캐릭터였다. 안무 역시 1940년대의 라브로프스키 버전보다 훨씬 격렬하고 다양했다. 하지만 그 화려하고 아크로바틱한 무대를 보고 난 후 내겐 진짜 감흥이 남지 않았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감정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모던 발레나 현대 무용들은 움직임 자체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의미를 찾는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조차도 그렇다. 만일 작년 두아토 식으로 계속해서 빠르고 격렬하게 달려가고 뛰어오르기만 하면 그 음악은 그저 시끌시끌하고 꿍꿍거리고 웅장한 배경음악으로 전락해버릴 뿐이다. 그런데 실은 그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은 그렇지가 않다! 미니멀리즘과 블랙 유머에 대한 평도 있었지만 그래도 후반부의 그 음악들은 충분히 감정을 고조시키고 비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혼식이나, 로미오가 떠나간 후 줄리엣이 임박한 결혼 앞에서 절망하는 장면, 줄리엣이 죽었다고 생각해 무대를 뒹굴며 괴로워하는 로미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마지막 씬에서 흘러나오는 프로코피예프 음악을 들으며 가슴 아파하고 벅차할 수 없다면 그건 성공한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가 아니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결론은, 나는 마린스키의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슈네바와 슈클랴로프의 무대를 직접 본 분들이 부럽다... 내 취향으로서는 가장 잘 맞는 로미오와 줄리엣 역 무용수들이기 때문이다.

 

** 이전에 하나씩 링크 올렸던 영상들이지만.. 말이 나온 김에 디아나 비슈네바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춘 로미오와 줄리엣 주요 영상 몇 개.

 

순서대로 무도회의 첫 만남, 테라스 2인무, 그리고 침실에서의 이별 씬... 둘의 춤도 좋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 절절하게 흐르는 감정선이 좋다. 둘의 죽음 씬이 최고인데 그건 따로 편집된 영상 링크가 없어서..

 

궁금하신 분은 유튜브에 이 발레 전체 영상이 올라와있으니 찾아보세요 :) 10월에 마린스키에서 디브이디 출시한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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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