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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포스팅한 것처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연주회에 다녀왔다. 게르기예프의 지휘를 보는 것이 2006년 마린스키에서 본 이후 6년만이라 무척 반가웠다.

어제 마지막 곡이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인 줄 알고 갔었는데 교향곡 5번이었다! 왜 착각을 하고 갔었지? 어쨌든 5번이라서 너무 좋았다. 쇼스타코비치까지 듣고 나서 휴식 시간에 아, 이제 그 우울한 비창이로구나 하며 들어갔었는데...

난 사실 클래식 음악은 막귀로 듣는 편이고 지식도 얕은 편이라 어느어느 지휘자, 어느어느 연주회 버전, 어느어느 오케스트라와 어느어느 음반 등등을 논하는 분들을 매우 부러워한다. 기껏해야 좋아하는 작곡가나 좋아하는 곡 연주가 있으면 들으러 가고 '아, 이 연주 템포와 스타일은 지난번 들은 ㅇㅇ랑 좀 다르네', '아, 이건 아주 멜로딕하게 연주하네', 혹은 '앗, 내가 아는 부분인데 삑사리가 났어, 박자가 빠졌어..' 정도 밖에 안된다. 그래도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면 오케스트라가 좀 후져도 들으러 갈 때가 많다.

클래식 연주회에 가기 시작한 것도, 클래식 음악을 듣기 시작한 것도 발레와 마찬가지로 옛날 러시아에 갔을 때부터였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홀에 자주 갔는데 당시엔 초심자답게 베토벤을 좋아했으므로 주로 그의 곡들을 들으러 갔다. 발레처럼 연주회 티켓도 쌌기 때문에 편하게 다녔다.

연극보다 발레를 좋아하듯 오페라보다는 교향곡 등 연주 음악을 더 좋아한다. 피아노보다는 관을 좋아하고 관보다는 현을 좋아한다. 현은 바이올린보다는 첼로를 좋아한다. 관은 오보에가 좋다. 피아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어제 손열음 연주는 잘 들었다.

어제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거의 3시간을 꽉 채우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랴보프의 바바 야가, 손열음이 협주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교향곡이 2개였다!!!! 티켓값이 비싸서 툴툴거리고 갔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다.

러시아 작곡가의 곡은 역시 러시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때가 제일 감흥 좋게 들리는 건 나의 편향된 러시아 사랑 때문이겠지...?

연주회 끝나고 집에 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돌아와서 쇼스타코비치 음악 듣다 잤다.

..

옛날에 너무 멋있어서 흠모했던 미중년의 게르기예프는 이제 전형적인 러시아 할아버지처럼 머리가 벗겨지고 늙어버렸지만 높은 단이 아니라 연주자들과 같은 높이의 무대 위에서 종횡으로 활보하며 지휘하는 모습에는 역시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고 리플렛이나 사진들을 보니 교묘하게 이마 위를 다 오려내 편집했더라 ㅎㅎ

**

상술에 넘어가 어제 음악당에서 판매하던 게르기예프 음반 중 세헤라자데 구입. 생각해보니 내가 갖고 있는 건 카라얀 버전인데 음질이 너무 별로였다. 세헤라자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발레이자 클래식 음악이다. 맨 처음 이 곡을 들었던 것도 역시 마린스키에 발레 보러 가서였다.

 

**

어제 연주회 가기 전에 룸메이트랑 게르기예프 얘기하다가..

나 : 이제 게르기예프 엄청 늙었어.. 살찌고 배나오고 머리 벗겨져서 슬퍼. 전에는 정말 내 타입이었는데.

룸메이트 : 그럼 이제 게르기예프 같은 사람이 꼬드기면 안 넘어가?

나 : 어... 넘어가... 게르기예프면 늙었어도 넘어갈 것 같아...

.. 난 아마 어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을 흠모하는 경향이 강한가보다. 아니면 게르기예프가 멋있어서 그런가, 벗겨진 머리 부분을 오려내 편집한사진을 보면 여전히 멋있긴 하다 :)

 

** 이제 마린스키 백조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오랜만에 게르기예프 연주를 봤더니 다시 러시아에 가서 일년만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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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1. 6. 21:43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연주회 왔다 arts2012. 11. 6. 21:43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연주회 와 있다. 지금은 휴식시간. 오랜만에 러시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를 들어서 좋았다. 게르기예프 할배는 전보다 더 늙으셨지만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행복하다



3층이라 이렇게 멀다. 게르기예프 할배 벗겨진 뒤통수만 보여 흐흑

이제 남은 건 차이코프스키 비창인데 오늘은 음악이 잘 스며드는 날이라 비창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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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1. 6. 12:24

슬프게도 공연은 하나밖에 못 봤다 russia2012. 11. 6. 12:24

다른 나라도 비슷하겠지만 러시아는 보통 여름에 유명 극장이 해외 투어를 떠나거나 백야축제 등 페스티벌 공연이 종종 있을 뿐, 진짜 시즌은 가을부터 시작된다. 물론 정말 볼만한 공연들은 한겨울에 많다.

공연 때문에 사실 10월에 가고 싶었지만 우중충한 날씨를 견딜 자신이 없어 9월에 갔었다. 역시나 날씨를 위해 공연을 희생한 결과가 되었다. 마린스키 시즌도 9월 중순에 시작했고(이건 모스크바의 볼쇼이도 마찬가지) 발레는 듬성듬성 있기 때문에 일정이 맞는 게 '라이몬다'와 현대발레 모음 밖에 없었다. 후자를 선택했다. 출연진도 좋았고 젊은이와 죽음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튼 그래서 공연은 아주 잘 보고 왔는데 너무 아쉬웠다. 가는 곳마다 여기저기 붙어 있는 공연 광고판. 석유재벌의 후원으로 엄청나게 삐까해진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의 새 공연들(마린스키, 힘내!!),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의 새 공연들, 그 외에도 신문과 잡지 문화면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어느어느 극장들의 새 공연들. 무엇보다 마린스키 공연들... 모두가 그림의 떡이었다. 뭐 계속 남아 있었어도 티켓값이 이제 너무 비싸서 몇개 보지도 못했을 것 같기도 하다만..

위의 사진은 그리보예도프 운하변에 붙어 있는 공연 광고들. 저 운하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미하일로프스키 극장과 루스키 무제이 등이 있는 예술광장이 나온다. 하염없이 침만 흘렸다.

 

이건 마린스키 극장 벽에 붙어 있는 광고. 뭐냐면... 바로 니벨룽겐의 반지 시리즈!!!

9월 26일부터 4일간 연달아 올라가는 공연이었는데 물론 일정이 맞지 않았다. 그리고 멋있는 바그너 오페라이긴 하지만 저질 체력으로 4일동안 앉아 볼 자신은 차마 없었다. 발레라면 보겠는데 역시 오페라는 계속 앉아 보는게 좀 힘겹다 :)

그래도 너무 아까웠다.

 

페테르부르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연 광고 원주. 이건 마린스키 앞에 있던 것. 물론 마린스키 공연 일정표가 붙어 있다. 이번 가을이 230번째 시즌이었다. 위의 파란색 커튼 문양이 바로 마린스키 극장 상징. 팸플릿에도 저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그래서 저 그림만 보면 가슴이 뛴다.

 

 

230번째 시즌이라고 붙어 있다. 내가 본 것은 3번째에 있는 '카르멘, without, 젊은이와 죽음' 이었는데 젊은이와 죽음은 롤랑 프티의 초연을 그대로 재현했고 슈클랴로프와 콘다우로바가 정말 멋지게 춤춰서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나중에 리뷰를 따로 올려보겠다. 사실 젊은이와 죽음이야말로 필름이긴 하지만 내가 제일 처음 본 발레다. 영화 백야 때문에 :) 그때 엄청나게 충격받으며 봤었는데, 지금은 바리시니코프 버전보다는 누레예프 버전과 이번에 본 마린스키 재현 버전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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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1. 4. 17:15

색, 면, 선 russia2012. 11. 4. 17:15

에르미타주 박물관 맞은편 어느 건물 벽.

.. 일 년만 일하지 않고 다른 곳에 가 있었으면 좋겠다. 뭔가 새로운 걸 구경하고 경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낯선 곳에서 가만히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다. 굳이 낯설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하다. 날씨는 싸늘했으면 좋겠다. 어디선가 사원의 종소리가 들리는 곳이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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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1. 3. 13:05

Time after time, 신디 로퍼 arts2012. 11. 3. 13:05


이 뮤직비디오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신디 로퍼의 이 노래는 가끔 굉장히 심금을 울릴 때가 있다. 오늘도 아이팟 랜덤 플레이 중 이 노래가 나오는데 갑자기 마음에 와 닿아서 유튜브 링크 올려본다.

이 노래는 버전도 여러 가지이지만 그래도 난 신디 로퍼 버전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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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1. 2. 12:57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의 시계 russia2012. 11. 2. 12:57

 

9월에 갔을 때 오랜만에 학교에 들어가 서점 구경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학생증이 없어 못 들어갔다 -_- 예전엔 여권 보여주고 들어갔었는데... 안타까워라. 학교 구내 서점에서 종종 책 사서 읽고 그랬는데.

아쉬워하며 나와서 낯익은 건물 벽의 시계만 한 컷 찍었다.

이제 더 이상 학생으로 안보여서 그러는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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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30. 14:51

북방 도시 전경 russia2012. 10. 30. 14:51

페테르부르크를 떠나는 날 오후에 모이카 운하변에 있는 켐펜스키 호텔 테라스의 '벨 뷰' 카페에 갔다. 마지막날까지 아껴둔 선물 같은 거였다.

이 도시에는 고층건물이 별로 없다. 예전에는 이삭 성당이나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 첨탑보다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었는데 도시개발이 우후죽순 진행되는 요즘은 잘 모르겠다. 페테르부르크를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네바 강과 운하, 비슷비슷한 높이의 건물들과 교각이 자아내는 수평의 직선들, 그리고 이와 교차하면서 휙 솟아오른 첨탑들의 수직선들이었다. 이 도시가 유리와 철골의 현대적 건축물로 가득 차게 된다면 정말 슬픈 일이 될 것이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이니 어느 정도 보존은 하겠지..

왼편의 금빛 첨탑이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의 사원 첨탑이다.

 

오른편의 알록달록 성당이 스빠스 나 끄로비 사원.

 

가운데 둥근 황금 쿠폴이 유명한 이삭 성당. 안타깝게도 근처에서 공사 중이라 사진을 이렇게밖에 찍을 수 없었다. 이삭 성당도 수리 중이었다.

 

왼편의 깃발 꽂힌 녹색 건물이 바로 에르미타주 박물관

 

 

 

내가 무척 사랑하는 풍경. 왼편은 해군성 첨탑. 오른편은 바로 궁전광장의 알렉산드르 원주와 꼭대기의 천사상.

하늘의 구름은 언제나처럼 변화무쌍하고 환상적이었다.

사진 보고 있으니 다시 돌아가고 싶다.

 

** 예전에 벨 뷰에서 찍은 도시 전경과 하늘 다른 사진들은 아래를 클릭

http://tveye.tistory.com/202
http://tveye.tistory.com/79
http://tveye.tistory.com/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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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28. 11:07

수면 위의 꽃다발 russia2012. 10. 28. 11:07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맞은편 강변을 걷다가 발견한 꽃다발. 수면 위에 둥둥 떠 있었다. 신랑신부가 사진 촬영하러 왔다가 던진 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 광경 종종 보곤 했다.

강물은 역시 별로 깨끗하지는 않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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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세르게이 스베토슬라프스키, 모스크보레츠키 다리

모스크보레츠키는 '모스크바 강'의 형용사입니다.

 * 스베토슬라프스키의 다른 그림은 여기. 제가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 http://tveye.tistory.com/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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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25. 23:18

velvet underground, heroin arts2012. 10. 25. 23:18


.. 벨벳 언더그라운드, 헤로인 ..

20대 때(^^;) 한창 비트 문학과 드럭 서브 컬처를 다룬 영화, 문학, 음악 등에 빠져 있을 때 자주 들었던 노래다. 글 쓸 때도 많이 들었고. 루 리드의 보컬과 시적 가사, 벨벳 언더그라운드 특유의 사운드는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다. 우리 나라에서야 가장 유명한 벨벳 언더그라운드 노래는 pale blue eyes 일 테지만 난 이 노래와 venus in furs가 제일 좋다. 이 당시 벨벳 언더그라운드랑 데이빗 보위, 이기 팝, 브라이언 이노 등 등 참 많이 들었었다. 지금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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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레트니 사드 갔다가 허탕쳤던 그날 아침이다.

난 항상 페테르부르크의 환상성과 우아한 아름다움의 진정한 원천은 네바 강에 있다고 생각했다. 돌로 건축된 남성적이고 직선적인 이 도시에서 네바 강은 어쩌면 유일하게 여성적이며 신비스런 그 무엇일지도 모르겠다. 이른 아침 안개가 피어오르는 순간, 거의 하얗게 바랜 듯한 아침 햇살을 받아 창백하게 빛나는 수면, 혹은 한겨울 얼음과 눈에 뒤덮여 견고하게 정지한 순간 등등, 네바 강은 화려하고 찬란한 강이라기보다는 차갑고 음울하며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우아한 강이다. 매 시간 빛에 의해 탈바꿈하는 강.

가을 아침이었고 날씨는 싸늘했다. 차가운 강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고 난 짚업 지퍼를 목까지 올리고 후드를 뒤집어쓰고 스카프를 칭칭 감은 채 걸어가야 했다. 네바 강은 아름다웠다.

 

 

저 붉은 등대들도 페테르부르크의 랜드마크 중 하나.

 

조그맣게 나오긴 했지만, 한가운데의 푸른 모스크 돔과 두개의 탑이 보인다. 저 탑 2개가 꼭 거대한 사람처럼 생겼기 때문에 맨처음 생각없이 지나가다 소스라치게 놀랐었다 :)

 

 

이것이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와 사원. 이 요새 감옥에 도스토예프스키가 갇혀 있었다. 유명한 페트라솁스키 사건 때문이었는데 여기 수감되었고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지금은 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의 휴식처다. 날씨가 좋으면 산책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좀 더 가까이 잡은 사진. 사원 첨탑에는 아름다운 황금 천사상이 있다. 한겨울 날씨가 맑을 때면 얼어붙은 하얀 네바 강 위로 천사상이 황금빛 광채를 내쏘며 반짝인다. 그건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다.

 

* 겨울 풍경 등 다른 네바 강 사진들은 아래를 클릭~

http://tveye.tistory.com/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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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23. 14:42

고속철 삽산, 유럽인 사이즈의 고충 russia2012. 10. 23. 14:42

지난번 모스크바에서 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할 때는 고속철인 삽산(Sapsan)을 탔다. 새벽 6시 45분 기차인가 그랬는데 3시간 50분이 걸렸다. KTX보다는 훨씬 느린 편이지만 그래도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또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거나 예전처럼 8시간~10시간 걸리는 기차를 타는 것보다는 훨씬 편한 루트였다.

가격은 KTX에 비교하면 꽤 비싼 편이었다. 어쨌든 기차 내부는 훨씬 넓었고 좌석도 편했다. 독일 회사에서 만든 기차라 그런지 유럽인 사이즈에 맞게 설계된 것 같았다. 의자가 넓어서 좋았다.

그러나 유럽인 사이즈 기차는 나름대로의 불편함이 있었으니..

혼자 다닐 때는 여행가방을 끌고 다니는 것이 참 고역이다. 가능한 한 고생을 줄이기 위해 이동할 때는 무거운 카메라, 넷북 등도 몽땅 트렁크에 쑤셔넣는다. 밥은 대충 때우더라도 공항에 갈때는 꼭 택시를 탄다(ㅜ.ㅜ) 모스크바에서도 기차역 갈때 택시를 불러 타고 갔다.

그러나 기차에 오르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일단 가방을 낑낑거리며 끌고 올라왔다. 수트케이스이므로 복도에 놓을 수도 없고 좌석 앞에 두기도 어려웠다. 다행히 객차 사이에 3단 짐칸이 있었다. 그러나 슬프게도 맨 아랫칸은 꽉 차 있었다. 어찌어찌 2단 칸에는 자리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가방을 올려놓으려고 갖은 힘을 다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을 해도 20킬로도 안되는 트렁크를 도저히 번쩍 들어 올려놓을 수가 없었다. 아, 산삼이라도 한뿌리 먹고 천하장사가 되고 싶다. 낑낑거리고 있는데 객차에 올라타던 어떤 러시아 청년이 나를 힐끗 본다. 혹시 도와주려나 싶어 불쌍한 눈빛을 보냈지만 그는 시크하게 안으로 들어가버렸고 난 우울하게 투덜대며 다시 무익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30초 후 그 시크한 청년이 다시 나타났다.

" 도와줄게요. "

으아, 고마워요. 복받으세요!

그런데 청년의 도움으로 가방을 들어올렸지만 크기가 맞지 않아 칸막이 안에 들어가지를 않았다. 청년은 착하게도 가방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서 어찌어찌 집어넣어주었다.

" 엄청 고마워요! "

착한 러시아 청년의 도움으로 가방을 집어넣은 후 유럽인 사이즈의 좌석에 몸을 파묻고 3시간 50분 동안 편안하게 기차 여행.

마침내 페테르부르크의 모스크바 역에 도착했다.

(러시아는 행선지 이름을 역에 붙인다. 즉 모스크바 오가는 기차를 탈 수 있는 역 이름이 모스크바 역이다)

짐칸에서 가방을 내리는 것은 올리는 것보다는 쉬웠다. 그러나 플랫폼에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역시나 유럽인 사이즈에 맞춰진 기차는 계단이 너무 높았던 것이다 -_-

커다란 여행가방을 들고서는 도저히 우아하게 내려갈 수가 없었다. 틈새도 무척 넓었고 계단은 높았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가방 손잡이를 꽉 쥔 채 펄쩍 뛰어내렸다.

가방이 무거워서 하마터면 앞으로 홱 고꾸라져 자빠질 뻔 했다 ㅜ.ㅜ

뒤늦게 차장이 와서 부축을 해주었지만 이미 다리는 후들거리고 머리는 멍했다.

.. 어쨌든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해서 기분은 좋았다 :) 

맨 위 사진은 삽산 내부. 아래 사진은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해 가방을 붙들고 겨우 한숨 돌린 후 그나마 기차 겉모습 찍어보겠다고 폰으로 찍은 것. 그러나 워낙 햇살이 쨍하고 역광이 심해서 저렇게 다 번졌다^^;

근데 사진으로 보니 계단이 하나도 높아보이지 않네^^;

 

** 삽산 탔을 때 올렸던 글은 아래~ 그래도 기차 안에서 와이파이가 터져서 무척 감동했었다^^ 러시아에서는 조그만 일에도 쉽사리 감동하게 되는 것이다.

http://tveye.tistory.com/1477
http://tveye.tistory.com/1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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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22. 16:40

MEW, Comforting Sounds arts2012. 10. 22. 16:40


덴마크 밴드 MEW의 1집 앨범 Frengers 에 수록되어 있는 Comforting Sounds.

이 앨범에 든 곡들은 전부 괜찮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했던 건 이 곡과 'She came home for Christmas' 였다. 후반부의 몽환적 사운드가 특히 좋았다. 무척 좋아해서 예전에는 한동안 휴대폰 컬러링으로도 썼었다.

이렇게 날이 스산해질 때 들으면 더욱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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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22. 13:22

새파란 우체통 russia2012. 10. 22. 13:22

 

페테르부르크 우체통은 이렇게 파란색이다. 90년대 후반에 이 동네에 살았을 때는 인터넷도 메일도 안되고 국제전화를 하려면 전화국에 가서 선불을 하고 교환이 연결해주면 2~3분씩 통화를 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에 편지를 참 많이 썼다. 우표가 이미 붙어 있는 국제우편 봉투를 사서 편지를 쓴 후 우체통에 넣기도 하고, 네프스키 거리에 있는 우체국에 가서 직접 부치기도 했다.

메일과 sns가 활성화되어 이젠 우체통 이용할 일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저 파란 우체통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나서 마음이 조금 설레곤 했다. 우리 나라의 빨간 우체통을 봐도 아직 그런 마음이 든다.

* 파란 우체통 다른 사진은 아래를~

http://tveye.tistory.com/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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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21. 13:48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russia2012. 10. 21. 13:48

 

오늘은 일요일이니 수도원 사진을 올려본다.

모스크바의 노보데비치 수도원과 마찬가지로 페테르부르크의 이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에도 유명 인사들이 묻힌 묘지가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도 여기 묻혀 있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의 겨울 풍경은 아래를 클릭~

 http://tveye.tistory.com/691
 http://tveye.tistory.com/688
 http://tveye.tistory.com/687
 http://tveye.tistory.com/686

이건 수도원의 고양이
http://tveye.tistory.com/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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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티모페예프, 나무열매 그릇을 든 소녀

소녀가 참 귀여워요, 나무열매도 맛있어보이고..

러시아 나무열매잼 맛있는데 저 그림 보니 먹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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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빅토르 바스네초프, 악마를 제압하는 대천사 미카엘

제가 좋아하는 화가 바스네초프의 작품입니다. 아마도 키예프 성당 벽화가 아닐까 싶은데 기억은 잘 나지 않네요. (나중에 정확한 정보 업뎃하겠습니다)

태그에서 바스네초프를 클릭하면 그간 올렸던 그의 작품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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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8. 18:09

다시 서브웨이에서~ russia2012. 10. 18. 18:09

 

이전에 포스팅했던 '도전! 러시아에서 샌드위치 주문하기'(http://tveye.tistory.com/703)에 이어.

 

저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대로 내겐 외국어, 아니 노어로 음식 주문하기 울렁증이 좀 있다. 버젓한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을 보며 주문하는 건 괜찮은데 패스트푸드나 샌드위치 주문할 때가 좀 그렇다. 특히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 주문하는 게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옛날에 러시아에 살았을 때도 가능하면 친구에게 주문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길은 내가 찾아다녔다^^;) 

9월에 갔을 때의 일이다. 에르미타주에서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배도 고프고 계속 와이파이 확인을 못해서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초입에 있는 서브웨이에 갔다. 인터넷 카페라고 씌어 있어서.

역시 지난한 도전 시작....

이딸리얀스끼 빵, 절반(빨라비나).닭가슴살(꾸린나야 그루드까), 허니머스터드 소스, 야채는 양파랑 오이 빼고 전부(브쇼 끄로메 루까 이 아구르찌) 등등... 잘 얘기하는 중이었는데.

앗, 여긴 야채 코너가 두 개였다

오이 빼달란걸 넣어달라는걸로 알아들었는지 넣어주네 ㅠㅠ

두 번째 야채에 피망도 있고 여럿 있었는데 이미 첫번째 코너에서 다 넣어주세요라고 얘기한 후였던지라 두번째 코너에서는 어물어물하다가 결국 올리브만 얻어 걸렸다.

결국 앞코너에서 넣은 토마토, 양배추, 오이, 피클에 두 번째에선 올리브만 더 추가 -_- 아, 정말 나 노어 전공한 사람 맞는 거야?

(슬프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노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쓴 것 같다!!!)

그래도 허니머스터드 소스. 사과주스. 야채 빼곤 제대로 주문 완료. 그럭저럭 주문 성공. 지난번에 비하면 성공이었다.

그런데 맛이 없다. 예전만 못하다. 옛날엔 서브웨이 오면 신났었는데. 

예전만큼 배고픈 유학생이 아니어서 그런지, 입맛이 간사해졌는지, 저때 후두염으로 몸이 안 좋아 입맛이 없어선지...

게다가 큰 샌드위치 베어 먹다 첫입에 입술 양쪽이 쫙 째져서 너무 아팠다. 악!

먹을 때마다 소스가 닿으면 진짜 아팠다... 게다가 전시 보러 가느라 가능한 한 짐을 줄이느라고 카메라도 립밤도 안챙겨 나왔다.. (그놈의 립밤 몇그램이나 나간다고 ㅠㅠ)

근데 이놈의 서브웨이 와이파이 안되잖아, 뭐가 인터넷 카페야!! 사기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집어온 영문 신문 읽는 걸로 때우고(이것봐, 이것봐! 또 영어로 된거 읽고 있잖아! 노어로 된거 가져올 수도 있었잖니!) 대충 배를 채운 후 서브웨이에서 나왔다.

**

아, 정말 이상하네. 근사한 레스토랑에 앉아서는 이것저것 우아하게 주문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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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7. 21:31

개를 산책시키지 마시오 russia2012. 10. 17. 21:31

 

'개를 산책시키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라고 씌어 있다. 사람들이 종종 일광욕하려고 누워 있는 잔디밭이라 그런가 보다.

전에는 어느 약국 문에 붙어 있던 '개 출입금지'도 있었다. (http://tveye.tistory.com/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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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5. 23:02

아르바트의 예쁜 커플 russia2012. 10. 15. 23:02

모스크바에는 이틀 밖에 머무르지 않았다. 오후 몇 시간은 아르바트 거리에서 보냈다.

돌아다니다 지쳐 던킨 도너츠 창가에 앉아 쉬고 있는데 창 밖 테이블에 앉은 커플이 눈에 띄었다. 대학생 정도 나이로 보였다. 그것도 1~2학년 정도.

여자애는 측면만 보여서 잘 모르겠는데 상대 남자애가 참 예뻤다. 그게 꽃미남이고 뭐 그래서 그렇다는게 아니고^^; 순박하고 착한 공부벌레 대학생 스타일이었는데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그 눈매가 너무 사랑스럽고 부드러웠다. 돌이킬 수 없는 사랑에 폭 빠져서 여자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충실하고 사랑스러운 연인의 눈빛이랄까.

남자애 눈빛이 너무 진실하고 이뻐서 몰래 몇 컷 찍었다. (미안해요..) 근데 폰으로 찍어서 화질도 나쁘고 역시나 그 사랑스러운 표정이 잘 안 잡혔다. 저렇게 사랑하는 눈빛의 대상이라니, 아가씨가 좀 부러웠다^^

저렇게 행복해하는 커플을 보면 어쩐지 같이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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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5. 20:33

수녀, 바르바라 바루즈디나 arts2012. 10. 15. 20:33

수녀, 바르바라 바루즈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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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리나리 바스네초프, 브세흐스뱌트스키 카멘느이 다리, 17세기 후반 모스크바 풍경 (1901년작)

오랜만에 러시아 그림 한 점.

아폴리나리 바스네초프는 전에 내가 많이 포스팅했던 빅토르 바스네초프의 동생이다 :)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이지만, 만일 나보고 저 시대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별로 좋지는 않을 것 같다. 저 눈이 녹아 질척해지는 걸 상상만 해도 괴롭구나.. 하긴 지금도 겨울엔 눈이 많이 오고 녹아서 질척해지는 게 반복되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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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0. 17:40

네바 강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russia2012. 10. 10. 17:40

바로 앞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레트니 사드 가던 날 아침이다.

보통은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거쳐 마르스 광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이 날은 아침 햇살이 너무 엷고 창백해서 네바 강변을 따라 걸어갔다. 강바람이 차갑고 습해서 모자와 스카프로 꽁꽁 동여매야 했지만 반쯤 탈색된 듯한 저 너머의 풍경과 역광 때문에 암청색으로 빛나는 네바 강의 수면이 무척 아름다워서 그럴 가치는 있었다. (그러나 정작 레트니 사드는 문을 닫았지 ㅠㅠ)

아침 9시~10시 사이였는데 이미 강변에는 낚시하러 나온 아저씨들이 몇몇 보였다.

 

 

난 항상 이쪽 네바 강변과 돌로 된 벤치, 계단, 저 정연하게 늘어선 키크고 가느다란 가로등 램프들과 줄지어 사라지는 자동차들을 보는 걸 참 좋아했다. 추운 게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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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9. 16:18

가는 날이 장날 russia2012. 10. 9. 16:18

페테르부르크 도착 3일 째 되는 날 아침이었다. 하늘이 너무 파랗고 빛이 찬란해서 원래 에르미타주에 가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무조건 레트니 사드에 가기로 했다.

레트니 사드는 여름 정원이라는 뜻인데, 마르스 광장과 네바 강변 사이에 있는 커다란 공원이다. 녹음이 무성하고 대리석 조각상들이 열이어 서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여름이 되면 이 동네 사람들의 사랑스런 안식처가 된다. 나무 그늘이 많아 무척 시원하고 햇살이 아름답다. 조각상들도 근사하다.

네바 강변을 따라 열심히 걸었다. 한 시간 가까이 걸어 레트니 사드 정문 앞으로 갔는데..

두둥! 왜 자물쇠가 걸려 있는 거야.. 왜 문이 닫혀 있는 거니..

 

이럴 수가.. 매주 화요일 휴무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여름, 가을, 봄에는 연중무휴였는데.. 화요일마다 조각상을 비롯한 내부 수리가 진행 중인 모양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 ㅠㅠ 아흑..

 

그래서 바깥만 맴돌고..

아, 저 울타리를 기어올라가고 싶다.

 

울타리 너머로 정원 안을 힐끗힐끗 ㅜㅜ

 

 

 

전에 올렸던 레트니 사드 사진은 아래를 클릭~

http://tveye.tistory.com/317
http://tveye.tistory.com/242
http://tveye.tistory.com/108
http://tveye.tistory.com/28
http://tveye.tistory.com/24

이건 레트니 사드의 조각상에 대한 이야기
http://tveye.tistory.com/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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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8. 12:15

트롤리버스 russia2012. 10. 8. 12:15

러시아어로는 '뜨랄레이부스' 라고 한다.

맨처음 외국에 나가본 게 러시아였기 때문에 옛날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물정을 몰랐었다. 친절하신 분이 나와 당시 함께 갔던 친구를 데리고 학교 수속 등을 도와주셨기 때문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본 적도 없었다. 마침내 그 분이 돌아가고 우리는 열악한 기숙사에 단 둘이 남겨졌다.

학생증용 사진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주말에 학교 근처에 가야 했다. 버스 7번과 뜨랄레이부스 10번을 타면 된다고 했다. 버스가 있고 뜨랄레이부스가 있고 뜨람바이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걸 구분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우린 물론 길을 잃었다. 버스 7번을 타야 할때 뜨랄레이부스인지 뜨람바이인지 7번을 탔으며 뜨랄레이부스 10번을 타야 할때 버스 10번을 탔던 것 같다. 가도가도 학교가 나오지 않아 옆자리에 앉은 친절해보이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다가 거기 안간다는 말에 깜짝 놀라 듣도보도 못한 곳에 내리기도 하고, 지리를 몰라 네바 강변의 다리들을 두세번이나 횡단하고 뺑뺑이를 돌았다.

간신히 학교 근방 사진관에 도착했는데 주말이라 노는 날이었다 ㅜㅜ

돌아올때도 또 버스와 뜨랄레이부스와 뜨람바이를 헷갈려 고생고생을 했다.

지금도 가끔 그때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그때 행복했다.

버스는 압또부스 라고 한다. 이건 우리가 아는 버스이다.

뜨랄레이부스는 위의 사진처럼 전선으로 연결되어 달리긴 하지만 레일 위를 지나가지는 않는다.

뜨람바이는 흔히 말하는 트램이다. 전선으로 연결되어 레일 위를 달린다. 이게 다른 유럽 국가 트램처럼 반짝반짝하고 예쁘고 현대식인 건 아니다 :)

속도는 압또부스 > 뜨랄레이부스 > 뜨람바이 이다.

페테르부르크는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강을 잇는 교각들을 지날 때면 항상 밀린다.

이번에 갔을때도 학교 앞에서 저 뜨랄레이부스를 타고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에 갔는데 너무 밀려서 졸다가 유체이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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