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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15 4.15 월요일 밤 : 아침꽃 저녁꽃, 역시 피곤한 월요일 2
  2. 2024.04.15 그리운 수도원
  3. 2024.04.14 4.14 일요일 밤 : 더위, 몸이 편치 않음, 그냥 쉬다가 지나간 주말
  4. 2024.04.14 일요일 오후
  5. 2024.04.13 4.13 토요일 밤 : 라넌큘러스들, 꿈, 쉬었음 2
  6. 2024.04.13 완벽한 내향토끼의 사회적 가면 10
  7. 2024.04.13 토요일 오후 2
  8. 2024.04.12 4.12 금요일 밤 : 악몽에 시달리고 피곤하게 출근, 이제 날짜가 잡혔으니 6
  9. 2024.04.11 4.11 목요일 밤 : 라일락, 선거 결과, 컨디션 저조, 부디
  10. 2024.04.10 4.10 수요일 밤 : 총선, 사전투표해서 쉬었음
  11. 2024.04.09 4.9 화요일 밤 : 너무 바빴음, 부모님과 저녁 먹고 들어옴
  12. 2024.04.08 4.8 월요일 밤 : 못 자고 검진, 몽롱, 내일은
  13. 2024.04.07 4.7 일요일 밤 : 꿈, 배고픔, 검진 전날, 역시 고역
  14. 2024.04.07 여행의 기억 - 바르샤바 슬링과 초코샌드 비스킷
  15. 2024.04.06 4.6 토요일 밤 : 꽃, 잠, 가장 좋아하는 소설, 식단, 아빠와 무협지 2 3
  16. 2024.04.06 토요일 오후
  17. 2024.04.05 4.5 금요일 밤 : 사전투표, 라일락, 피곤, 이제 주말 6
  18. 2024.04.04 4.4 목요일 밤 : 아주 바쁜 하루를 마치고 퇴근 4
  19. 2024.04.03 4.3 수요일 밤 : 바쁨, 운없는 퇴근길, 절판된 책만 찾으시네ㅠㅠ 2
  20. 2024.04.02 4.2 화요일 밤 : 달력 넘김, 재택근무, 취소한 여행, 쓰고 있으면 좋겠는데 2
  21. 2024.04.01 4.1 월요일 밤 : 잘 자고 싶다, 여행 취소, 너무 지친 채 귀가
  22. 2024.03.31 까만 차, 파란 차, 행운의 별과 붉은 별
  23. 2024.03.31 3.31 일요일 밤 : 부활절, 새 묵주팔찌, 월요일을 준비하며
  24. 2024.03.31 부활절 오후
  25. 2024.03.30 3.30 토요일 밤 : 쥬인의 선물, 부모님 보고 옴, 피곤하지만 그래도 좋은 하루





이른 아침 출근길, 사무실 근처 화단에 띄엄띄엄 피어 있던 철쭉.



오늘은 내내 비가 왔다. 월요일은 항상 피곤하다. 다른 월요일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덜 바빴지만 폭풍전야... 해야 할 일은 항상 많다.



아직도 멍울이 뭉쳐져 있어 좀 우려가 된다. 주기가 다 끝나도 이러면 병원에 가봐야 하나 싶다. 보통 그날이 시작되고 하루이틀이면 풀리는데... 피곤하면 림프절이 부어서 이럴수 있다는데. 지난주 검진 결과가 아직 안 나와서 여러 모로 불안한 마음이 있다.









귀가하며 우리 아파트 화단에서 다시 철쭉. 이쪽은 활짝 피어서 빽빽했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그래도 내일은 재택근무라 출퇴근의 고됨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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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4. 15. 16:43

그리운 수도원 russia2024. 4. 15. 16:43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인 페테르부르크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장소들이 있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도 그중 한 곳이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 마음의 위안을 얻는 곳. 정교 신자는 아니지만 사원에 들어가 이콘을 보고 마음 속으로 기도를 드리고 초를 켠다. 촉촉하고 검은 흙들로 뒤덮인 뜰과 묘지를 산책하고 햇살을 쬐고 꽃과 식물들을 바라보고 종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지하의 작은 카페로 내려가 막 구워낸 따뜻한 사과빵과 버섯빵을 먹고 티백으로 우린 차를 마신다. 이따금 운이 좋을 때면 수도원의 허브차와 치즈를 사기도 한다. 

 

 

사진은 2013년 9월. 

 

 

코로나와 전쟁 때문에 이 사랑하는 도시에 가지 못한 지 몇년이 지났다. 마음을 담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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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4월인데 왜 이렇게 더운지 모르겠다. 그런데 더워서 이불을 한겹 빨아 널고 하나만 덮고 잤더니 새벽엔 좀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가을과 겨울, 초봄까지는 이불 2개를 겹쳐 덮고 잔다. 이불의 무게가 좀 눌러줘야 잠을 푹 자는데 좋다고 해서)  

 

 

늦게 잠들었고 새벽에 몇번 깼다가 다시 잤다. 또다시 여행, 길 잃음, 그런 꿈들을 꿨던 것 같은데 이제 기억이 안 난다. 기억이 잘 나면 잠을 깊게 못 잔 거니까 이편이 낫다. 오늘도 쉬면서 보냈다. 그날 직전에 아주 심하게 멍울이 뭉친 것이 아직도 풀리지 않아 쑤시고 아픈데 공연히 좀 걱정이 됨. 원래 붉은 군대가 오고 나면 멍울진 건 나아지는데. 자고 나면 좀 나아져 있기를... 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계속 마음속에 불안한 기분이 남아 있을 것 같다. 

 

 

지난주 검진 때 처음 잰 혈압이 높게 나와서 검진 마치고 다시 쟀더니 정상치가 나왔다만 어쨌든 지난번에도 그랬던 터라 이런저런 불안한 마음에 가정용 혈압계를 주문했다. 금요일에 도착해서 주말에 틈날 때 재보고 있는데 정상치로 나오고는 있다. 그래도 잠이 모자랄 때가 많고 신경쓰며 스트레스받으면 머리가 멍멍할 때도 있으니 꾸준히 체크하며 관리해야겠다. 근데 사실 건강검진하러 가면 잠도 별로 못 자고 가고 또 긴장을 하니 자동으로 혈압이 막 올라가는 것 같긴 하다. 

 

 

어느새 주말이 다 지나갔다. 이번 주말엔 정말 한거라곤 차 마시고 쉬고 만화책 본 것밖에 없다. 붉은 군대의 여파로 다이어트도 운동도 하나도 안했다. 그날일 땐 몸이 안 좋으니까 운동 안 한건 말이 되는데 이것저것 막 먹은 건 사실 이유가 안된다만 ㅜㅜ 하여튼 내일부터 다시 식이조절 시작.

 

 

어제 늦게 자서 오늘 제대로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노력해봐야지 흑흑. 이번주도 매우 바쁠 예정이다. 맨날 바빠... 

 

 

 

 

 

 

꽃 사진 여러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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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4. 14. 16:38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4. 14. 16:38

 

 

 

일요일 오후. 어제 차를 진하게 마셨더니 밤늦게까지 잠이 잘 안 오기도 했고 또 내일부터 다시 노동의 시작이므로 오늘은 디카페인 티를 마셨다. 디카페인 홍차는 포장지만 이쁠 뿐 당연히 맛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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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올해의 라넌큘러스는 이제 겨울이 오기 전까지는 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시즌 끝물에 다시 주문해보았다. 역시 라넌큘러스는 예쁘고 화사하다. 
 
 
 
 

 
 
 

핫핑크 라넌큘러스를 보면 항상 바스락거리는 쉬폰 레이스를 겹겹이 펼쳐놓은 드레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악몽으로 잠을 설쳐 피곤했는지 오늘은 자고 또 잤다. 중간에 몇번 깼지만 그래도 계속 잤다. 다행히 이번엔 악몽을 꾸진 않았지만 여행 가서 시간이 모자라거나 길을 헤매는 패턴의 꿈을 다시 꿨다. 이번에 간 곳은 모스크바였다. 하지만 물론 실제 모스크바와는 다른 풍경이었다. 
 
 
느지막하게 일어나 청소와 샤워를 한 후 국을 끓이고 가지와 표고버섯 등을 잔뜩 추가해 마파두부를 만들어서 아점을 먹었다. 그리고는 차를 마시며 가벼운 만화책과 책을 읽고 종일 쉬면서 보낸 하루였다. 이번주는 선거도 있었고 검진도 받느라 실제 근무는 사흘밖에 안 했는데도 많이 지치고 피곤했다. 그래도 이번 붉은 군대는 막상 오고 나니 몸이 평소만큼 아프지는 않아서 진통제도 낮까지만 먹었다. 시작 전이 너무 힘들긴 했지만. 
 
 
새 글을 너무 쓰고 싶은데 아직도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때가 되면 뭔가가 떠오르겠지. 
 
 
꽃 사진 여러 장 접어두고 오늘 메모는 짧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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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4. 13. 21:08

완벽한 내향토끼의 사회적 가면 sketch fragments 2024. 4. 13. 21:08

 

 

 

오랜만에 대충대충 쓱쓱 일상 스케치 . 

 

 

들어온지 얼마 안된 부서원들과 어제 점심 먹고 차 한 잔 하다가 나온 MBTI 얘기... 그런데 다들 나를 완전한 E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 우스웠다. 

(빨리빨리 대충 휘갈겨서 웃기게 그려졌지만 얘네들은 파릇파릇하고 아주 이쁜 녀석들입니다 ㅎㅎㅎ)

 

 

 

 

 

 

 

정말이지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사는 거 너무너무 힘들다!!!

 

 

 

 

 

 

오늘은 오랜만에 이것저것 만들어서 밥을 차려 먹었다. 그러니까 집토끼 완벽한 I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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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4. 13. 21:03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4. 13. 21:03

 

 

 

토요일 오후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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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늦게 잠들었다가 얼마 안되어 너무 무서운 꿈을 꾸고 깨어났다. 가위와 악몽이 뒤섞였다. 꿈에서 창 너머로 낯선 자가 침입하려고 계속 위협을 가했고 모든 문을 다 잠근 줄 알았는데 부엌 창문이 열려서 거기로 어떤 여자가 들어오려고 했다. 경찰에 전화를 했는데 목소리도 잘 안 나오고 횡설수설했다. 너무 무서워서 퍼뜩 깼는데 겨우 새벽 한시였다. 어둠 속에 누워 있는 것도 무서웠고 다시 잠들면 그 악몽을 이어서 꿀 것 같아 억지로 폰을 보다가 다시 잤다. 그래서 몇시간 못 자고 출근 ㅠㅠ 이렇게 무서운 꿈은 오랜만이다. 요즘 걱정거리와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가보다.



몸도 너무 아프더니 아침에 그날이 시작되었다. 차라리 주말이 끼어 있어 다행이다.



오늘도 바쁘게 일하고 퇴근했다. 아빠는 오늘 담당교수 진료에 다녀오셨고 항암치료는 4월 29일로 잡혔다. 그때까지 몸을 잘 만드시고 준비를 잘해서 힘들지 않게 이겨내실수 있도록 북돋워드리고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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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귀가하면서 동네 공원의 라일락 한컷. 라일락 나무가 두 그루 있어 봄이면 항상 여기 꽃피는 걸 기다린다.



조금 수면 부족 상태로 꿈에 시달리다 알람에 깼다. 역에 도착해 지하철 기다리면서 모바일로 선거 결과를 뒤적거려봤다. 어제 저녁 출구조사 때문에 실제로 나온 결과에 상대적으로 조금 실망감이 들기도 했고 또 정말 꼴보기 싫은 몇몇이 된 것에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그나마 이게 어디냐 하며 출근. 점심 먹고 다시 기사를 뒤적이다 심상정 은퇴 회견을 보니 마음이 많이 착잡했다.



매우 바쁜 하루였다. 월말에 무지막지한 일들이 추가로 우리 부서에 이관되는데다 전임자가 사고를 많이 쳐놔서 생각하면 너무 갑갑하다.



퇴근 지하철에서 아주 피곤하게 졸았다. 그날이 다가와서 몸에 멍울이 뭉치고 아프고 소화도 잘 안된다. 하긴 점심에 동료 간부들과 인도커리랑 난을 너무 많이 먹고 라씨까지 먹었으니ㅠㅠ 자전거 20분 탄 후 저녁으로 삼치 60그램 한토막과 과일 약간을 먹음. 근데 점심때의 커리가 과해서 배가 다 안 꺼진 느낌이므로 이 저녁은 아예 안 먹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음 ㅠㅠ



아빠는 내일 담당교수 진료가 있다. 지난주에 시티를 찍었으니 내일은 몸상태를 보며 항암치료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일정을 어떻게 잡을지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 부디 아빠 몸이 나아져서 항암치료 일정이 빨리 잡히기를, 아빠가 잘 버텨내실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총선 결과도 이렇게 됐는데 제발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 뭔가 타협이 되어 이 상황이 해결되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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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소화시키느라 자정을 넘겨 잠들었다. 7시 반쯤 깨어나 한참 멍때리다 뒤늦게 도로 한시간 쯤 더 잤는데 모르는 사람과 다투는 꿈으로 무척 피곤했다.  



사전투표를 했으므로 쉬면서 보낸 하루였다. 이것저것 계속 먹어서(계속 식이조절하고 검진받은 보상심리인듯) 자전거 30분이 별 도움이 안됐을 것 같다. 내일부터 다시 관리해야지.



이제 출구조사와 개표 현황을 보다가 자야겠다. 그냥 자고 일어나서 결과를 보는 게 제일 좋은데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고 계속 확인하게 된단 말이지.



아빠는 어제 과식하신 듯해 걱정이었지만 괜찮으셨다고 한다. 다행이다.



티타임과 꽃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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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검진 때문에 하루 사무실 비운 여파로 오늘은 정말 엄청나게 바빴다. 정말 정신없이 일했다. 너무 바쁘게 일하고 퇴근해서 또 어마어마한 만원 지하철을 타고 부모님과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부천 작동 쪽에 있는 장어집에 갔다. 아버지가 구이와 탕 모두 잘 드셨는데 기름기도 있고 좀 과식하실까 싶어 중간중간 천천히 조금씩 드시도록 신경을 썼다. 항상 부모님을 잘 챙겨주시는 친구분도 오셔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아버지가 열흘 전보다는 얼굴이 나아보이셨다. 부디 몸이 잘 회복되셔서 무리없이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할텐데.



집에 돌아오자 밤이 되어 있었다. 너무 기름진 걸 먹어서 소화시키려고 실내자전거를 20분 가량 탔다. 원래 저녁은 가볍게 생선 한토막, 두부 정도만 먹는데... 오늘은 아침에 피곤해서 빵을 먹고((한달 만에 아침에 빵 먹음 ㅠ) 점심은 직원 환송회 때문에 쌀국수와 볶음밥 세트를 먹고 저녁은 장어구이를 먹어서 너무 과했다. 졸리지만 좀더 움직여서 소화를 시키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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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거의 눈을 붙이지 못했다. 약 먹는 게 너무 힘들어서였는지 모르겠다만 정말 30분 정도나 잤나 싶다. 누워 있는데도 잠이 들지 않았다. 하여튼 간밤에 꾸역꾸역 1차로 대장내시경 약과 물 1.5리터를 복용하고, 새벽 3시에 '아 한숨도 못잤다ㅜㅜ' 하며 일어나 다시 2차로 그 끔찍한 약을 먹었다. 오히려 약은 1차보다 수월하게 먹었으나 남은 물 마시는 게 정말 고역이었다. 하여튼 간신히 6시까지 남은 물도 다 마시고 인고의 과정을 거친 후 택시를 타고 검진센터로 갔다. 
 
 
 

월요일이라 길이 밀려서 7시 직전에야 도착했다. 내 앞에 25명이나 먼저 와 있었다.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기다렸는데 그래도 12월보다는 대기가 별로 없어서 중간의 초음파 빼고는 빨리빨리 진행되었다. 초음파는 밀려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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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불안했던 것이 초음파와 내시경이었는데, 상복부 초음파는 잘 안 보이는 곳들도 있어서 찝찝하게 나왔다. 초음파 기사분과 이후 문진 의사에게도 이러면 시티를 찍어보는게 좋은가 하고 물었는데 조영제를 쓰는 복부시티를 찍어야 하는데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니 특별한 증상이나 가족 중 췌장암 등이 두엇 있는 경우가 아니면 굳이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깨끗하게 확인된 게 아니라서 좀 찝찝하다 ㅠㅠ 
 



 
보통 내시경이 제일 후반부에 잡히는데 이번에는 중간에 차례가 왔다. 아마 대기 손님이 별로 없을때 빨리 해치우려고 했나보다. 내려가자마자 받았다. 오늘은 그 강렬한 석유냄새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코에 공기튜브 같은 걸 끼워주었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위와 대장을 같이 받아서 그런가. 하여튼 눈을 뜨고 한곳을 응시하라고 하고는 긴장하지 마세요 비슷한 말과 함께 세 박자 쯤 후 정신을 잃었다. 이 깜빡 불꺼지는 마취의 순간을 좋아하는데(불면증 환자의 길티 플레저) 오로지 건강검진 수면내시경 때만 느낄 수 있음. 이왕 마취가 되었으면 오래 편하게 자면 좋은데 나는 마취에서 빨리 깨는 편이라(추워서 그런 것도 있다) 검사가 완료되고 얼마 안 있어 깬 것 같다. 추워서 담요를 고쳐 덮었고 몽롱하게 누워 있었다. 아직 그 몽롱한 정신 상태일 때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가져다주었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고 한다. 대장은 깨끗하다고 한다. 그외 뭔가 용종 같은 걸 떼어냈느냐고 물어봤는데 별도로 떼어낸 건 없다고 한 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몽롱한 상태라 기억이 흐릿했다.
 



 
하여튼 그 상태로 비틀거리며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 나머지 검사들을 받았다. 정신이 없어서 그 주의사항 쪽지도 어딘가에 흘리고 옴. 혈압도 두번 재야 했다. 검진하러 와서 혈압을 재면 항상 높게 나온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잠도 못 자고 심장이 마구 두근거리고 힘들었다. 아마 심전도도 엉망이었을 것 같음. 그래서 다 마치고 마지막으로 다시 쟀더니 이번엔 정상으로 나왔다. 그러나 내시경 때문에 낮게 나온 것일수도 있으니 평소 정확하게 다시 재보라고 한다. 흑흑 혈압 관리도 해야 되고... 시력도 많이 떨어졌다. 그간 라섹으로 잘 버텨왔지만... 오른쪽 시력이 확 떨어져서 이제 더 안 좋아지면 다시 안경을 맞춰야 하나 싶다. 유일하게 좋은 점은 몸무게가 조금 줄었다는 것이다. 이것도 직전 대비 줄어든 거라서 사실 아직 한참 더 감량해야 한다 ㅜㅜ 체지방률도 많이 줄여야 한다. 전체 결과가 나올 때까진 또 불안하게 시간을 보내겠지ㅠㅠ
 

 

 
 
 


 
이번에는 중간 대기가 초음파 외엔 별로 없었고 기존의 하복부 초음파를 안 했는데도(3월에 동네 병원에서 따로 받았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마 위와 대장내시경을 같이 해서 그런 것 같다. 전엔 대장내시경만 따로 받았었는데. 안압 안저도 추가했고... (전에는 기본 검진에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빠짐) 그리고 전보다 늦게 접수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10시 반쯤에야 모든 일정을 마쳤다. 밀리지 않으면 보통 10시 전에 끝나는데.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11시가 넘어 있었다. 재빨리 샤워를 한 후 전기담요를 좀 데워놓고 침대로 들어가 두어시간 정도 정신없이 잤다. 
 


 
깨고 나서는 내시경 후유증을 생각하며 흰죽과 연두부, 뭇국으로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사실 아직 마취제 여파가 있어 내내 몽롱하다. 이건 밤에 푹 자야 사라질 것 같다. 뱃속도 아직은 그리 편하지 않다. 그래서 실내자전거를 20분 가량 탔다. 저녁엔 닭죽과 플레인 요거트를 먹었는데 후자는 배가 불러서 괜히 먹었다 싶음.



내일은 부모님께 가서 함께 저녁을 먹으려 한다. 오늘 검진 때문에 하루 사무실을 배운 터라 내일 엄청 바쁘겠지... 밤새 잠을 거의 못 잤으니 부디 오늘 밤은 잘 자게 되기를...
 



...




오늘 에어발틱에서 환불처리가 되어 이제 세르비아항공만 남았다. 하나하나 처리가 되어 다행이긴 한데 ‘정말로 여행을 취소했구나’ 하는 마음에 좀 허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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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일찍 깨어나 뒤척거리다 다시 조금 더 잤다. 꿈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대장내시경 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라 우왕좌왕 당황했다. 깨어나서는 '아 꿈이구나, 검진은 내일 받는구나' 했다. 역시 검진이 상당히 스트레스인가 보다. 
 
 
늦지 않게 깨어났지만 침대에 한참 누워 있다가 느지막하게 일어났다. 아점으로 아몬드유 1팩과 오뚜기에서 나온 흰죽 1개를 먹었다. 이것 외에는 오늘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음 ㅜㅜ 근데 이제 슬슬 배가 고프다. 하지만 남아 있는 거라곤 무시무시한 대장내시경 약... 으앵. 사실 나는 '뭐 두배로 닝닝하고 짜디짠 게토레이 맛이다' 하며 이 약을 먹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처럼 구토나 극심한 불편함까지는 느껴본 적이 없다만 그래도 좋을 리가 없고... 약 자체는 그냥저냥 먹을만한데 그 이후 물을 많이 마시는 게 너무 고역이다. 나는 물을 잘 마시는 편인데도 그렇다. 하여튼 7~8시 즈음에 이놈과 대면하려고 한다. 새벽에도 또 먹어야 하니 그게 너무 싫다. 
 
 
작년 건강검진을 놓친데다 원체 작년에 많은 스트레스와 과로로 고생했던 터라 사실 내일 검진받는 게 걱정이 많이 된다. 더 빨리 받고 싶었지만 회사에서 공지가 늦게 올라와서 이것이 제일 빠른 예약이었다. 긴장하지 않고 가서 편하게 잘 받고 와야 할텐데. 결과도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내 불안한 마음... 
 
 
오늘은 먹은 게 거의 없어서 실내자전거는 생략했다. 종일 가벼운 책을 읽었다. 낮에는 베란다에 나가 창문을 열어놓고 한두시간 정도 볕을 쬐면서 서서 책을 읽었다. 햇볕을 받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후 세시 쯤 소파로 돌아오자 너무 졸려서 한동안 피곤하게 졸았다. 침대로 가서 좀 잘까 싶었지만 가뜩이나 뜬새벽에 일어나 내시경 약을 또 먹어야 하니 밤잠을 설칠까 싶어서 그만두었다. 
 

 
일단 오늘 메모는 여기까지. 아마 약을 먹고 나서 아래 추가로 몇 줄 더 쓸지도 모르겠다. 
 
 


...



* 추가



으윽, 간신히 첫번째 약을 15분 정도 걸려 나누어서 다 마셨다. 맞아, 이렇게 짰었지ㅠㅠ 작년 초에도 마셨는데 메모를 찾아보니 그때도 내 생각보다 엄청 힘들게 마셨었구나... 너무 싫어서 기억이 리셋됐었나보다. 다시 마셔보고 위에 적은 ‘두배로 짠 게토레이’ 취소. 네배는 짠 것 같다! <그냥저냥 먹을 만한데> 란 표현도 취소! 맛 자체보다는 너무 짜서 마시기가 괴롭다. 물을 1.5리터 더 마셔야 되는데 아직 한컵 밖에 못 마심. 물은 어떻게든 꾸역꾸역 마셔보겠다만 새벽에 두번째 약을 먹어야 하고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게 악몽임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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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고 또 즐기지도 않는 편이라 좀처럼 음주를 하지 않는다. 드물게 와인이나 샴페인 약간 정도(보통 새해 전야나 무슨 행사 리셉션이 있을 때만) 회식에 가서도 가급적이면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꼭 마셔야 하는 자리에서도 맥주처럼 차가운 술은 웬만하면 피한다. 유일하게 뭔가 마시고 싶을 때는 여행을 가서 마음에 드는 숙소에 괜찮은 바가 딸려 있을 때이다. 아니면 야외 테이블에 앉아 와인이나 식전주가 아울리는 식사를 할 때(주로 이탈리아 식당이었던 것 같다) 이것도 술 자체라기보다는 <여행>의 일환이다. 일상과 다른 무엇, 그리 대단하지도 않고 또 대담하지도 않지만, 적당히 여유롭고 적당히 즐거운, 일상에서 벗어난 순간이지만 다른 여행들과는 어떤 교집합이 되는 순간. 바에서는 보통 김릿을 마시는데, 김릿이 없는 곳에서는 이름이 낭만적이거나 뭔가 배합이 마음에 드는 칵테일을 고른다. 그래봤자 한 잔 정도. 그리고 안주를 열심히 먹으므로(주로 올리브나 견과, 감자칩 같은 게 나온다) 뭔가 주객전도임. (전형적인 술 못 마시는 자의 특징)
 

 
사진은 작년 9월, 바르샤바의 래플스 호텔에 딸린 Long Bar. 이 호텔은 싱가포르 체인이고 이 롱 바도 본점이 유명하다. 싱가포르 슬링을 선보인 곳도 그곳이라고 한다. 이 호텔은 가격대가 상당해서(그래도 바르샤바라 상대적으로 저렴했음) 여행 기간 중 마지막 사흘만 머물렀다. 이른 저녁, 바가 막 문을 열었을 때 내려가서 칵테일을 한 잔 마셨다. 여기는 6시에 열어서 좀 늦었지만 사실 나는 오후의 바를 좋아한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어딘가 서늘하다. 여기서는 싱가포르 슬링의 변주인 바르샤바 슬링이 있어 그것을 마셔보았다. 맛은 그럭저럭. 딱 내가 좋아하는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함께 나온 견과 안주가 맛있어서(트러플 오일이 뿌려져 있었다) 홀짝홀짝 마시다가 좀 추워져서 약간 남기고 방으로 돌아왔다. 
 

 

 





 
 

 
 

 
 

음주와는 반대로 차는 무척 좋아하므로 언제 어디서든 차를 마신다. 여행을 가서도 카페들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이따금 방에서 쉬면서 티백으로 차를 우려마시며 근처 빵집이나 카페에서 사온 티푸드를 곁들이는 것도 행복하다.
 
 
이건 역시 저 바에 갔던 날 오후. 숙소를 옮겨온 날이었고 차를 미처 마시지 못해서 극심한 홍차 결핍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땡볕에 구시가지를 쏘다니다 온 터라 달콤한 것도 무척 먹고팠는데, 막상 방에 들어와 가방을 풀고 나니 차 마시러 나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다. 이른 저녁에 바에 갈 생각이었으니까. 그래서 웰컴 디저트로 놓여 있던 저 초콜릿 샌드 비스킷을 곁들여 오전까지 묵었던 호텔에서 가져온 티백을 우려 차를 마셨다. 저 차는 다즐링 계열이었고 맛있었다. 비스킷도 맛있었지만 너무 양이 적어서 아쉬웠다. 창 너머로는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고 방은 아늑했다. 
 
 
이런 걸 보면 너는 굳이 여행을 안 가도 어디서든 비슷하게 놀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 절로 나올지도 모르겠다만. 그래도 역시 여행이라서 특별한 뭔가가 있다 :) 
 
 
그건 그렇고 건강검진 때문에 오늘 흰죽밖에 못 먹고 쫄쫄 굶고 있는 와중이라 저 홍차랑 초콜릿 비스킷, 그리고 위 사진의 트러플 견과랑 감자칩이 너무 먹고프다(그 와중에 칵테일은 별로 마시고 싶지 않음 ㅎㅎ 역시 알콜은 철저히 여행의 영역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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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착한 꽃은 봄 느낌이 물씬 나는 노랑과 하양 배합이었다. 프리지아 향이 거실에 가득하다. 

 

 

 

 

 

 

지난주에 와서 아직 잘 피어 있는 알스트로메리아도 섞어서 꽂아두었다. 

 

 

어제 무척 피곤했는지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새벽 2시 전후 깼다가 다시 잠들었고 그 이후 두어번 자다 깨다 했다. 그래도 여덟시간 넘게 몰아서 잤더니 좀 살 것 같았다. 잠이 부족하면 너무 힘들다. 잠을 잘 자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부모님께는 주중에 가기로 했다. 그래서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 뒹굴었다. 피로가 계속 누적되어 있었던 것 같다. 정오가 다 되어갈 무렵에야 침실에서 기어나와 청소와 목욕을 하고 아점을 챙겨먹었다. 이후 페퍼민트 차를 마시고 내내 책을 읽었다. 

 

 

요 며칠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다시 읽었고 오늘 오후에 마지막 장을 넘겼다. 이 책은 적어도 2년에 한번은 다시 읽는다. 무수한 문장들을 외고 있다. 러시아 문학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이 소설을 고를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에게 큰 가책을 느끼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 특히 후기 장편들이 큰 의미에서 인간에 대한 소설이라면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무엇보다도 작가에 대한 소설이기 때문에, 그래서 괴로워하면서도 이쪽을 고르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읽을 때마다 후반부로 가면 울게 된다. 아주 오랜 옛날, 러시아 기숙사에서 친구의 친구에게서 빌려온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전율과 감동으로 충격을 받았던 이래 지금까지, 한결같이 사랑하는 소설이다. 

 

 

책을 읽은 후 실내자전거를 30분 탔다. 

 

 

오늘 식단. 아점으로는 표고버섯 달걀부침. 흰죽. 뭇국. 티타임에는 페퍼민트 티와 바나나 1개. 저녁은 가자미 1토막과 연두부 작은 것, 무가당 요거트 1개. 사실 아침에는 간이 안 된 걸 먹기가 너무 싫어서 표고버섯이랑 계란을 부쳐 먹음. 그래서 기름기를 섭취하게 되었음. 저녁에는 보통 생선 한 토막을 먹는데, 요즘은 비비고에서 나오는 생선을 자주 먹는다. 삼치와 가자미를 돌려가며 먹는데 조각 하나에 70칼로리 정도라고 적혀 있긴 하다만(별로 크지 않다) 맞는지는 모르겠다. 간이 덜 되어 있으면 좋을텐데 그게 좀 아쉽다. 내일은 흰죽만 먹고 저녁부터는 그 무시무시한 대장내시경 약을 먹어야 한다. 우왝. 

 

 

오후에 아빠랑 통화를 했다. 며칠 전 중고서점에서 주문해드렸던 무협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을 보고서. 마침 책을 읽고 계셨는데 별로 재미가 없다고 하신다 엉엉... 아빠가 와룡생만 좋다고 하셔서 간신히 찾아낸 건데 흑흑... 그냥 김용을 읽으시면 어떨까요 ㅜㅜ 그건 구하기도 쉽고 또 길어서 괜찮은데. 하긴 나도 마지막으로 그런 무협지 읽은 게 고등학생 때였으니 정말 오래되긴 했다. 아빠랑 동생이랑 무협지 비디오도 많이 빌려다 봤는데 엄마가 그걸 너무너무 싫어하셔서 우리가 그거 보고 있으면 항상 아빠한테 바가지를 긁으셨다.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엄마는 '하늘을 붕붕 날라다니고 도대체 말도 안되는' 무협지의 황당무계함을 정말 싫어하셨는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나랑 동생은 아무래도 아빠를 닮았는지 재밌게 보곤 했다. 하긴 동생과 나는 주성치도 엄청 좋아해서 비디오테이프를 모으곤 했었음. 갑자기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옛날 주성치 코미디... (소림축구 전까지가 딱 좋았음)

 

 

아직도 새 글을 구상하지 못했다. 신경쓰는 일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뭐든 와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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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6. 17:10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4. 6. 17:10

 

 

 

오늘은 페퍼민트 티를 우려 마셨다. 월요일 검진 때문에. 역시 양치질하는 느낌 ㅜㅜ 

 

 

 

 

 

 

 

 

 

 

 

 

 

 

 

 

 

 

 

그래서 오늘의 티푸드는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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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피곤하게 잠들었다가 새벽에 여러번 깨서 좀 수면 부족 상태로 일찍 출근. 사무실 도착해 간단한 일을 좀 해놓고 인근의 사전투표소에 갔다. 8시 전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들어왔다. 나는 관외 투표자라 봉투를 같이 받았다. 예전에도 봉투에 넣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런데 봉투의 실을 벗기고 붙여주라는 안내 없이 그냥 봉투에 넣어서 투표함에 넣으라고만 해서 저러면 바쁜 사람들이나 어르신들은 대충 봉투에 넣어 접기만 하지 않을까, 봉투 붙이지 않고 넣는 게 아닐까 우려가 좀 됐다.



그리고 비례대표 정당이 정말 엄청 많았다! 반으로 접어도 봉투가 모자라서 한번 더 접어야 했다.



투표를 마친 후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벚꽃 아래에서 인증샷. 부디 모두들 투표하세요.









벚꽃 근처 울타리 너머에 핀 라일락을 발견해 향기를 맡았다. 이번주의 첫 행복이었다. 봄꽃 중 라일락을 가장 좋아한다.











사무실에 돌아오자 8시 즈음이었다. 정말 내가 일찍 출근하긴 한다. 이후 종일 바쁘게 일했다. 윗분이 업무 관련해 히스테리를 부려서 피곤했다. 이분이 감정적이고 유치한 구석이 좀 많으신데 몇년간 호흡을 맞춰온 터라 웬만하면 내가 잘 받아드리며 넘기지만 오늘은 피곤했다. 이분도 나를 많이 신뢰하고 의지하시는데 이따금 그것이 과도하여 아예 본인은 손을 놔버리시는 경향이 있음 ㅠㅠ



피곤한 몸으로 정시 퇴근했다. 저녁에 부모님 댁에 갈까 했는데 엄마가 수영도 가시고 시간이 안맞는다고 그냥 다음주에나 오라고 하심. 일단 오늘은 귀가했다. 내일 상황을 봐서 가볼까 싶다.



귀가해서는 자전거 20분 타고 두부와 생선으로 저녁 먹음(하지만 점심때 왕돈까스를 먹음 ㅠㅠ) 월요일에 건강검진이고 위,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해서 내일도 순한 음식, 모레는 흰죽임. 주말에 차도 안 마실 거고 뭔가 낙이 없다. 오늘 라일락 본 걸로 위안을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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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쿠마 그림 = 엄청 바쁨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 오늘은 매우 바쁜 하루였다. 중요한 행사가 두 개나 있었다. 최고임원과 또다른 높은 분들도 모셔야 했다. 진행도 해야 했다. 친한 동료 부서장이 ‘이제 업계로 진출해. 진행 넘 잘하네’ 라고 했다 . 내 속도 모르고 흐흑... 진행하는 거 넘 시른데...



내내 서 있고 돌아다녔더니 너무 다리가 아프다. 리셉션 테이블에서 가급적 칼로리가 낮은 것들로 몇개 주워먹고 이제 퇴근 중이다. 그래도 오늘 행사는 잘 마쳤다. 실무자가 고생을 많이 해서 안쓰럽다.



너무 피곤하다. 내일을 잘 버티는 것이 이번주의 목표이다. 마음 같아선 내일 저녁에 부모님께 들르고픈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안되면 토요일에 가야겠다. 빨리 집에 가서 씻고 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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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부쩍 역행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푸바오도 떠나고ㅠㅠ 좋은 소식이 없네.



오늘도 매우 바쁜 하루였다. 아침부터 온갖 종류의 업무를 처리하고 체크하고... 네버 엔딩이었다. 5월부터는 상당히 신경쓰이는 새 업무까지 이관받아야 하는데 인적 자원이 매우 부실해서 정말 어떻게 해나갈지 답답하다.



퇴근 지하철 운이 없어서 환승까지 두 차례나 눈앞에서 놓침. 우리 집까지 가는 3호선은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한번 놓치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사람도 훨씬 많아져서 참 안좋다. 새벽 출근하는 이유도 차라리 일찍 나와서 앉아서 가려는 것도 크다. 물론 직원들이 출근해 일일이 문제를 들고 오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도 주요 이유지만.



힘들어서 저녁에 자전거 20분 탄 후엔 그냥 밥 먹어버림.



밤마다 부모님과 통화를 하는데 아버지는 오늘은 점심 드시고 속이 더부룩했다고 한다. 엄마가 일부러 문어를 사서 고아드렸는데 속이 불편했다고. 몸에 안 맞으면 드시자 말라고 하고는 추가로 물어보니 점심 드시고 누워 주무셨다고 한다ㅠㅠ 그러면 뭘 드셔도 소화가 안되는데... 식사하고 눕지 말라고 말씀드려도 텔레비전만 보시니(그러다 누워 주무심 ㅠ)



아버지가 좋아하는 무협지 소설이라도 주문해드리겠다고 하니 이미 옛날에 절판된 작가인 와룡생만 찾으신다ㅠㅠ 그냥 구하기 쉽고 대중적인 김용 정도면 안되겠느냐고 여쭈니 고집센 아버지는 김용은 싫다고 하신다ㅠㅠ 맘에 안 드신다고... 알라딘 중고서적을 뒤져 어찌어찌 하나 찾아내 주문은 해드렸는데 출고에 일주일은 걸린다고 함. 아버지도 책을 이것저것 읽으시면 좋을텐데 삼국지와 와룡생 외엔 관심이 없으심... 어디서 와룡생 책들이 주렁주렁 떨어지면 좋겠네. 알라딘 온라인 중고에 좀 있긴 한데 사진조차 없는 것이 분명 만화방에서 굴러다니던 책들이라 너무 책이 헐었을 것 같고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건 한 질에 너무 비쌈 ㅠㅠ 아버지도 호불호가 너무 세서 싫은 건 절대 안하시고 어린애같으신데 나이드시면서 더 심해지셨다. 엄마가 옆에서 많이 힘드실 것 같다(엄마가 무협지 따위 사지 말라고 너네 아빠 어차피 읽지도 않고 잘 거라고 하신다...) 하여튼 헌책으로 5권짜리 하나 주문했으니 그거라도 좀 빨리 출고되면 좋겠다...



내일은 중요한 행사를 두개나 연달아 치러야 한다. 내일이 잘 지나가기를... 야근도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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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4월 달력을 넘겼다. 4월 달력의 주인공은 다닐 심킨. 보통 슈클랴로프님 사진을 넣는데 이 사진은 전에 보고 마음에 들어서 꽃돌이님 대신 4월에 배치해보았다. 
 

어제 너무 피곤하게 잠들었다. 운동을 안 한데다 저녁에 밥까지 먹어서 좀 찔렸지만 너무 지쳐 있었던 터라 그냥저냥 잘했던 것 같다. 새벽에 깼다가 다시 잠들어서 그래도 수면을 좀 보충했다. 오늘 재택근무라 가능한 일이었다.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여유가 막 생기고 일이 덜한 건 당연히 아니어서 역시 바쁘게 일했다. 그래도 출퇴근길에 시달리지 않은 것이 어디인가 싶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빡센 나날이다. 목요일에 중요한 행사를 두개나 치러야 해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갑님들도 모셔야 하고. 
 

아버지는 그래도 이제 식사를 챙겨드시고 있고 매일 조금씩이나마 운동장을 걷고 계신다. 엄마가 곁에서 정말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 마음이 쓰이고 걱정이 된다. 부디 아버지 몸이 잘 회복되어 항암치료도 잘 받으실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번주 금요일에 시티를 찍고 다음주 금요일에 담당 교수를 만나기로 했는데 그때까지 몸이 괜찮아지기를, 그래서 치료 일정이 잡히기를 바란다. 의료파업이 해결될 기미가 없어서 걱정이 태산같은데, 아니 총선 걱정도 될 법한데 저렇게 막무가내인가 싶다 ㅠㅠ 
 


간밤에 세르비아 항공에서도 환불 안내 메일을 받아서 신청을 마쳤다. 이제 항공사들의 취소 절차와 카드 환불까지 기다리면 될 것 같다. 이 여행은 1월부터 준비했던 거라 아쉽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장거리 여행을 2주 넘게 가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사실 이 여행 준비하며 숙소와 항공 이것저것 예약하고 그 이후 그 도시들에 대한 정보를 뒤적일 때도 일련의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러니까, '정말 여기를 가게 될지 모르겠다' 라는 느낌이 계속 있었다고 해야 하나. 일종의 예감이었던 건지, 아니면 그저 가본 적 없는 도시들이었고 아주 열렬하게 궁금했던 곳들이라고 하기에는 또 딱 떨어지지 않는 곳들이라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후에 기회가 되면 가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일단 이번 여행은 접게 되었다. 지금은 여행보다는 가족과 자신의 평안과 안정이 더 중요한 시기이다. 
 

 

글이라도 쓰고 있는 게 있으면 마음이 나아질 것 같은데 아직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아 아무런 구상도 하지 못했다. 아쉽다. 쓴다는 행위는 내 마음과 존재를 지지해주는 닻 같은 것인데.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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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월요일. 역시나 새벽에 일찍 깬 후 제대로 잠들지 못해 수면부족 상태로 출근했다. 요 며칠 카페인이 든 홍차도 자제하며 잘 자보려 하는데,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드는데도 잠든지 5-6시간이 지나면 새벽에 깨고 다시 잠들지 못해 너무 피곤하다. 아마 마음속 걱정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오후에 잠깐 몽롱하게 졸았다.



월요일답게 아주 바쁘게 일했다. 오전의 간부회의가 너무 길어져 점심시간을 넘겨서 끝났는데 바깥은 매우 따스하지만 회의실은 너무 추워서 내내 덜덜 떨었다. 회의에서 새롭게 공유된 정보와 현재 상황에 갑갑하고 우울해졌다. 이 모든 게 작금의 정치와 사회, 높은 자리에 있는 인간들과 연결되어 있다. 왜 세상은 자꾸 나빠지는걸까... 이토록 퇴행하고 추락하는 걸까...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5월로 예약해 두었던 항공과 숙소를 모두 취소했다. 원래는 베오그라드, 리가, 부다페스트에 가려고 했었다. 그러니 취소해야 할 것들도 많았다. 그런데 에어세르비아는 분명 환불 가능 티켓으로 예약했으나 아무리 찾아도 취소 메뉴가 나오지 않아 도움말의 환불규정으로 들어가 요청서를 썼다. 굉장히 옛날 러시아 같은데 과연 제대로 환불이 될지 모르겠다. 에어발틱은 3일을 기다려야 한다. 근속휴가와 합쳐 좀 길게 가려던 여행이라 항공과 숙박도 여럿이었어서 일일이 취소하는 것도 복잡했다. 그래도 취소 가능한 예약들로 잡아서 다행이다. 변수가 생긴다면 바쁜 일 때문일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차라리 일 때문이라면 나을텐데...



대통령 담화를 한다고 해서 조금이나마 기대했지만 여전히 의료파업이 해결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가족이 아프고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니 정말 너무 애가 타고 걱정이 된다. 제발 빨리 해결이 되면 좋겠는데...



너무 피곤한 채 퇴근. 지하철에서 빨리 자리가 나서 한시름 놓고 앉으려 했으나 내 뒤에 임산부가 서 있는 것을 발견, 곧 자리를 양보해드렸다. 거기까지는 좋았지만 이후 내내 자리가 안 나서 만원 지하철에서 서서 오느라 덥고 머리 아프고 너무 피곤했다. 트렌치코트조차도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마스크까지 쓰고 있어서 더 그랬나보다. 숨이 너무 답답했다.



내일은 재택근무 신청을 했다.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기를.


..




너무 피곤하고 지친 채 귀가해서 오늘은 운동을 생략했다. 숨도 답답하고 머리도 아프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너무 배고파서. 먹은 게 부족하긴 했다. 아침은 삶은 달걀 1, 플레인요거트 1, 점심에 대충 어제 먹고 남은 표고버섯 마파두부를 싸가서 작은 햇반이랑만 먹었기 때문이다. 원래 아침 저녁을 단백질 위주로 간소하게 먹고 점심은 제대로 챙겨먹는데. 오늘 워낙 바빴고 회의도 늦게 끝나서... 역시 너무 부실하게 먹었나보다. 그래서 오늘은 자전거도 안 타고 저녁에 그냥 밥을 먹었다. 밥 먹고 파인애플을 좀 먹으니 두통과 다리 후들거림이 나아짐. 역시 탄수화물과 당분이... (감량을 위해선 제한해야 되는데ㅠㅠ)




일찍 자야겠다. 부디 새벽에 깨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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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아래 발췌한 이야기는 21년 겨울에 마무리했던 단편 <눈의 여왕>의 도입부 몇 페이지이다. 나는 21년부터 22년까지 90년대 후반의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나의 오랜 주인공인 미샤가 등장하는 세 편의 소설을 썼다. 아주 짧은 단편 <판탄카의 루키얀>, <눈의 여왕>, 그리고 세 편 중에서는 가장 길고 심리적으로 복잡한 중편 <구름 속의 뼈>였다. <판탄카의 루키얀>은 97년 10월의 어느 비가 많이 오는 날, 후자의 두 편은 그로부터 한 달 뒤, 역시 비와 눈이 오는 날의 페테르부르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었다. 이후 나는 작년 가을부터 올 초까지 이 97년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하는 단편 <4월의 로켓>을 하나 더 썼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단편은 앞의 세 편보다 몇 달 전인 4월에 일어난 이야기를 다뤘다. 
 


 
이 90년대 시리즈에서 미샤는 단독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대신 새로운 심리적 화자들 뒤로 빠져 있고 좀 다른 식으로 존재했다. 소설들은 소련 시절의 키로프-90년대 현재의 마린스키 극장 마사지사인 루키얀, 미샤의 발레단 수석무용수이자 그와 미묘한 관계를 맺고 있는 청년 게냐(덜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제냐라고 불린다), 그리고 게냐가 사는 허름한 아파트의 이웃이자 창녀인 마냐의 시점에서 전개되었다. 중간의 <눈의 여왕>과 <구름 속의 뼈>는 쌍둥이 같은 소설이고 아주 긴밀하게 뒤얽혀 있으며 시간 차도 이틀 밖에 나지 않는다(후자가 더 먼저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다른 단편들도 느슨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인물과 이야기들도 서로 다른 식으로 조응한다. 
 
 


<눈의 여왕>과 <구름 속의 뼈>를 이끌고 가는 실질적 주인공은 20대 초반의 남자 무용수 게냐 카르사비예프이다. 그는 마린스키 극장에서 몇년 춤추다가 고전발레와 그 조직 내의 한계에 부딪치고 새롭고 유의미한 무언가를 찾아서 미샤의 발레단으로 이적했다. 이 90년대는 이미 페레스트로이카와 소련 붕괴가 일어난 이후이며 7~80년대에 무수한 억압과 고통을 겪었던 미샤는 이제 자신의 발레단을 꾸렸고 국제적으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둔 상태이다. 이 소설들은 미샤의 성공이나 고군분투나 실질적인 극장과 예술 자체를 다루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 시리즈는 관계와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이었고 아직은 미숙하고 그만큼 열렬하면서도 조금은 결벽적이고 또 모호하기 짝이 없는 게냐의 고민을 다뤘다. 앞의 3편에서 드러나지 않던 미샤의 속내에 대해서는 마냐의 시선으로 전개된 <4월의 로켓>에서 조금씩 언급되었다. 
 


 
발췌한 에피소드는 <눈의 여왕>을 시작하는 이야기였다. 이 글은 내게 많은 의미가 있었지만 시작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게냐를 차에 태워서 공항으로 이어지는 모스크바 대로로 보냈다. 그리고 좋은 차, 괜찮은 차, 너무나도 소련다운 낡은 차, 아주 근사한 차에 대한 이야기들로 소설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미샤 정도로 잘 나가는 예술가이자 셀레브리티라면 당시 자본주의가 범람하던 혼란스러운 페테르부르크에서 반드시 몰아야 할 것처럼 보이는 허세 넘치는 메르세데스로 시작해서 그때만 해도 상당히 괜찮은 차로 평가받았던 도요타, 미샤의 친구이자 화가인 키라가 몰고 다니는 낡은 소련 시절 자동차 지굴리, 그리고 미샤보다도 훨씬 선배 예술가가 몰았던 빈티지 포르셰. 하지만 중요한 건 물론 차 자체가 아니라 다른 것들이고 게냐도 차들을 빗대어 다른 이야기를 한다. 
 


 
사진 속 차는 바로 지굴리 :) 구글링해서 찾았는데 너무나도 내 기억 속의 옛 지굴리와 비슷한 느낌이라 올려봄. 주변 풍경마저도 찰떡. 이 지굴리는 미샤의 본편을 패러디한 외전 서무의 슬픔 시리즈(동명의 별도 폴더 참고)에서 주인공 단추청년 베르닌이 굴리는 낡은 차종이기도 하다(그나마도 후반부 에피소드에선 눈보라에 미끄러져 나무 들이받고 박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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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 대로로 나왔을 때 게냐는 속도를 더 올렸다. 그는 이 차를 끌고 나오는 것이 좀 부담스러웠지만 지나이다를 데리러 공항에 가겠다고 하자 미샤가 불쑥 그럼 내 차 가져가라고 말한데다 그날따라 다른 차를 구할 수도 없었다. 업무용 차량은 무대 디자이너를 비롯해 이미 세 명이나 줄을 서 있었고 그가 가장 마음 편하게 빌리곤 했던 키라의 지굴리는 정비소에 들어가 있었다. 미샤에게는 차가 두 대 있었으니 그중 하나를 써야 한다면 그나마도 상대적으로 검소한 도요타 SUV 쪽이 나았지만, 봉기 광장과 아니치코프 다리 쪽에서 화보 촬영이 있다면서 미샤가 그 차를 타고 가 버렸다. 게냐는 어떻게든 차를 바꿔보려고 미샤에게 보그 촬영이잖아요. 그럼 있어 보이는 차를 몰고 가요. 도요타는 내가 가져갈 테니까라고 말해 보았다. 미샤는 다 찌그러지고 유리창이 두 개쯤 깨진 지굴리 정도는 돼야 그런 촬영장에 갈 때 있어 보이는거라고 대꾸했고 보그 따위보다는 여왕님이 훨씬 중요하니 잔말 말고 큰 차를 가져가라고 했다. 그리고는 어차피 난 운전도 안 하잖아라는 말과 함께 회오리처럼 아래층으로 사라져버렸다.

 

 

 

 적어도 마지막 말만큼은 맞았다. 미샤는 운전대를 잡는 일이 드물었다. 언젠가 안나는 그가 감독님이고 높으신 분이기 때문에 기사가 운전해주는 고급 차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라고 비아냥거렸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미샤는 운전 솜씨가 형편없었다. 교통 신호를 부지기수로 위반했고 차선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과속에 대한 감각도 아예 없었다. 세상에는 절대로 운전대를 맡길 수 없는 종류의 인간이 있는 법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라면 발레단 스태프들과 무용수들뿐만 아니라 주변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에 웬만하면 누구든 자원해서 운전을 해줬고 걸리적거리기만 하는 미샤를 뒷좌석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미샤가 직접 차를 끌고 나갔던 것은 몇 주 전에 길에서 주워서 잠시 돌봤던 고양이를 키라에게 데려다주러 갔을 때였다. 다른 경우였다면 게냐가 대신 갔을 테지만 그 망할 놈의 고양이는 그를 너무 싫어해서 보기만 하면 하악질을 하며 위협을 해댔다. 게냐도 고양이라면 질색이었던데다 그 녀석이 덤벼들어서 두 번이나 피를 봤기 때문에 집이든 차 안이든 같은 공간에 있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그래서 미샤가 고양이와 인간 양측의 평화를 위해나선 것이었다. 미샤는 어찌어찌 키라가 사는 동네까지는 무사히 도착했지만 역시나 주차를 하다가 사이드미러를 날려 먹었다. 키라에게 귀가 닳도록 잔소리를 듣자 그래도 면허증은 있는데. 당과 국가가 발급해준 거니까 어쨌든 자격은 있는 거 아냐라고 투덜거렸다가 본전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미샤가 이렇게 불평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보통은 자신의 운전 실력이 엉망진창이라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오히려 게냐가 보기에는 하기 싫은 운전을 남이 해주니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미샤는 차 자체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자기 차 종류도 제대로 외지 못해서 보통은 까만 거’, ‘파란 거라고 불렀고 그나마 좀 더 세심할 때는 큰 차일본 차로 구분했다. 게냐는 최상위 기종의 메르세데스 벤츠를 까맣고 큰 차라고 부르는 건 미샤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미샤는 그 차를 자기가 고른 것도 아니었다. 절친한 사업가인 안톤 트리포노프가 이제 이놈은 지겨워졌고 애초부터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작년에 미샤에게 넘겨준 것이었다. 겨우 석 달밖에 사용하지 않았으니 새 차나 다름없었고 유행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벼락부자 비즈니스맨의 취향대로 오디오부터 시트까지 최고급으로 내장되어 있었다. 벼락부자 비즈니스맨이라는 건 미샤가 트리포노프를 부르는 별명이었는데, 상대방은 면전에서 그런 말을 듣고도 화를 내기는커녕 부자라는 걸 알아줘서 고맙지 뭐야라고 대꾸하며 싱글거리곤 했다.

 

 

 

 트리포노프는 이따금 미샤나 지나이다와 식사를 하곤 했는데 한번은 게냐도 초대를 받아서 그의 호화스러운 별장에 간 적이 있었다. 미샤와 트리포노프는 벼락부자니 마피아니 하는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처럼 보였다. 그러나 게냐가 샴페인을 두어 잔 마셨을 때 지나이다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저런 농담은 저 바보만 할 수 있는 거야. 넌 엄두도 내지 마. 저 사람하고 눈도 마주치지 마라고 심각하게 경고했다. 이후 게냐는 트리포노프가 진짜마피아이며 예전에 도심의 어느 고급 호텔에서 일어났던 총격전의 배후로 거론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트리포노프가 마피아라는 사실에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어차피 모든 노브이 루스키는 마피아였으니까. 지나가 그를 어린애 취급한다는 것에 조금 기분이 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미샤에게는 어쩐지 화가 났다. 아마 그래서 이 메르세데스를 끌고 나오는 데에 더 거부감이 들었는지도 몰랐다.

 

 

 

 게냐는 트리포노프가 미샤에게 이 차를 얼마에 넘겨준 것인지 전혀 몰랐다. 아마 공짜로 줬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혹은 기부 따위의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거의 상징적인 금액만, 그것도 서류상으로만 주고받았을지도 모른다. 트리포노프는 발레단에도 공식적으로 후원을 여러 번 했다. 자기는 혁신적이고 세련된 젊은 기업가니까 마린스키나 볼쇼이를 후원하는 것은 촌스럽고 미샤의 발레단 쪽이 훨씬 쿨하다고 했다. 트리포노프는 실험영화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현대 미술 갤러리를 두 개나 운영했으니 그 모든 행동에는 충분히 일관성이 있었다. 그가 미샤를 숭배한다는 것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옛날부터 팬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게냐는 트리포노프의 일관성을 좀처럼 믿을 수가 없었고 그가 미샤를 쳐다보는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딱히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트리포노프의 눈빛에는 아주 기분 나쁜 뭔가가 있었다. 그 불쾌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그는 마침내 미샤에게 차를 인수한 데 들어간 비용이나 절차에 대해 조목조목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그 트리포노프 말인데하고 입을 열었을 때는 그 궁금증이 너무나 유치하게 느껴졌고 자기도 모르게 차에 대한 질문 대신 팔라스 호텔, 그 사람 짓이라면서요?’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미샤는 별로 놀라지도 않았고 아니. 그건 다른 놈들이지. 트리포노프는 나쁜 놈이지만 도살자는 아니야라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마치 게냐의 마음속 깊은 곳을 꿰뚫기라도 한 듯 불쑥 덧붙였다. ‘사람을 재수 없게 쳐다보기는 하지. 모든 것에 값을 매기니까

 

 

 

 게냐는 미샤와 오랜 시간 대화를 주고받는 적이 거의 없었고 논쟁을 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었다. 그는 이따금 미샤의 유머 감각에 적응이 되지 않았고 때로는 은근히 화가 치밀 때도 있었지만 대놓고 받아치거나 곧이곧대로 무슨 소리인지 알아먹기 어렵군요라든지 내 생각은 다른데요라고 말한 적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미샤라서 그런 건 아니었다. 게냐는 누구와 이야기를 하든 마음속의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성적으로는 토론과 말싸움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두 가지 모두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별다를 게 없었고 차라리 침묵하는 쪽이 편했다. 예외란 춤에 대한 주제뿐이었다. 지나이다는 그가 미샤와 신작 리허설 도중 자신의 솔로 파트에 대해 언쟁을 벌이는 것을 보고 족히 10분 동안 웃고 또 웃었다. 짜증이 난 미샤가 넌 왜 웃는데!’ 하고 소리치자 지나는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서. 아사예프가 너 때문에 리허설 집어치웠던 거 생각 안 나? 그 착한 스탄카에게도 바락바락 우기고. 옛날에 못되게 군 거 이제 벌 받는 거야. 아주 잘하고 있어, 겐카하고 웃어댔다. 게냐는 키로프에서도 전설로 남아버린 미샤의 건방지고 무례한 태도를 자신의 조심스러운 반발과 동일시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가 너무 즐거워했고 미샤조차도 그런가? 할 말이 없네라고 대답한 후 그의 의견을 대폭 수용해줬기 때문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춤에 대한 얘기였고 이 경우와는 완전히 달랐다. 노브이 루스키와 갱, 고급 차. 전혀 중요하지 않았고 침묵을 깰 가치도 없었다. 그저 하잘것없는 생각들일 뿐이었다. 그래서 게냐는 자신이 미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렇게 값을 매기며 쳐다보는 장사꾼과 도살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라고 대꾸했을 때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그리고 미샤가 별로 없지. 자기 손에 피를 묻히느냐 남이 해주기를 기다리느냐의 차이 정도. 그런데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 인간들은 언제나 있었어. 옛날에도. 지금도. 그러니까 트리포노프가 특별히 나쁜 놈은 아니야. 대놓고 값을 매기는 게 차라리 솔직하지. 당의 이름으로 순결한 척하면서 위선 떠는 것보다는이라고 대답했을 때는 더 놀랐다. 그 내용 때문도 아니었고 미샤가 그의 공격적인 질문에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심지어 아주 진지하게 답변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미샤가 평소와는 달리 천천히 대답했고 중간중간에는 생각에 잠겨 말을 끊었으며 두 눈에 고통스럽고 격렬한 불꽃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게냐는 자리를 피하고 싶어졌고 어떻게 해야 이 대화를 중단할 수 있을지 마음이 산란해졌다. 다행히 그날은 목요일이었고 미샤에게 마사지를 해주러 온 루키얀이 도착했기 때문에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끝났다.

 

 

 

 차라리 미샤가 새 차를 샀으면 좋았을 것이다. 미샤는 트리포노프가 차를 넘겨주기 전부터 큰 차를 한 대 사야겠다고 말하곤 했다. 발레단 스튜디오와 사무실이 시내에서 떨어져 있으니 업무용 밴으로는 모자란다는 것이다. 맞는 얘기였다. 이전에도 미샤에게는 도요타 외에도 차가 한 대 더 있었다. 그것도 아주 멋진 빈티지 포르셰였다. 운전도 못 하면서 왜 그런 스포츠카를 샀느냐고 묻자 자선 행사라서 어쩔 수 없었어라고 대꾸했다. 아주 존경하는 프랑스 안무가 세자르 모렐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에이즈 기금 마련 자선 경매가 열렸을 때 옛정과 일종의 상징적 제스처로 그 차를 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모렐은 오래전 미샤를 뮤즈로 삼아 지금까지도 그의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을 세 개나 안무해줬고 미샤가 조국과 당에 대한 반역죄명으로 수감되었을 때 구명을 위해 모스크바까지 날아왔던 인물이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상징은 상징일 뿐이어서 미샤는 결국 도요타와 포르셰 모두 발레단 스태프와 무용수들, 지인들이 자기 차처럼 끌고 다니도록 내버려 두었고 본인은 키라의 지굴리를 얻어타고 다녔다. 포르셰에 대해서는 모두가 근사하다며 부러워했지만 정작 본인은 그 차를 타고 다닌 적도 거의 없었고 예쁘기만 하지 짐도 별로 안 들어가고 사람도 많이 못 태우고 아무 짝에 쓸모가 없으니 빨리 처분하고 큰 차로 바꿔야겠다라고 투덜거리곤 했다. 그래도 모렐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는지 항상 세자르도 용서해 줄 거야란 말을 덧붙였다.

 

 

 

 그 포르셰는 게냐도 종종 잘 끌고 다녔었다. 사기꾼이자 장사치인 안톤 트리포노프와는 달리 세자르 모렐은 진짜 거장이었고 게냐 역시 그를 존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샤는 트리포노프로부터 큰 차를 인수하면서 마에스트로 세자르를 배신하고 그 포르셰를 정말로 처분해버렸다. 그것도 팔아치운 게 아니라 파리의 모렐 재단에서 운영하는 극장 박물관에 기증했다. 게냐는 미샤의 재정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했고 애초부터 경제 개념도 탁월한 편은 아니었지만, 빈티지 포르셰를 샀다가 기증할 정도라면 굳이 트리포노프 같은 인간이 쓰던 차를 건네받지 않더라도 충분히 새 메르세데스를 살만한 능력이 있을 거란 사실쯤은 알고 있었다. 한때 뉴욕에서 미샤의 에이전트로 활동했다가 지금은 발레단 운영국장으로 아예 페테르부르크에 자리를 잡아버린 폴 갈런드는 미샤가 가만히 있어도 금은보화가 들어오는 행운의 별 아래에서 태어났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다. 미샤는 행운의 별이 아니고 붉은 별이겠지하고 특유의 담담하고 명확한 어조로 대꾸했지만 미국인인 갈런드에겐 통하지 않을 농담이었다. 곁에 있던 다른 스태프들만 배를 부여잡고 웃어댔을 뿐이었다.

 

 

 

 하긴 주변 사람들도 마에스트로가 남긴 포르셰를 모는 것을 즐기면서도 제각각의 논리로 미샤에게 제대로 된 좋은 차를 타야 한다고 강권하긴 했다. 갈런드는 감독님 체면도 있고 전략적으로 볼 때 더 나으니까’, 발레단 마사지스트는 몸을 챙겨야죠. 의사도 그러라고 했고’, 지나는 좋은 차를 사면 거기서라도 좀 자겠지’, 그리고 키라는 큰 차를 사서 날 좀 태워주는 게 어때. 내 지굴리 폐차시키고 싶은데 너 때문에 계속 굴려야 하잖아라고 마지막 못을 박았다. 그런데 트리포노프가 넘겨준 진짜 좋은 차로 바꾼 후에도 미샤는 걸핏하면 키라의 지굴리에 올라탔고 자기 차 두 대도 여전히 발레단 사람들에게 내줬으므로 변한 건 거의 없었다. 게냐는 이럴 거라면 장식용으로나마 포르셰를 그냥 놔두는 게 나았으리라고 생각했다. 결국 트리포노프보다는 모렐이 그의 마음을 덜 불편하게 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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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별은, 소련과 공산당, 혁명 뭐 이런 것들의 상징이라... 소련 시절엔 여기저기서 장식으로도 많이 쓰였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야 전부 미샤 농담에 웃지만 미국인인 갈런드야 당연히 ??? 할 수밖에.



 
모스크바 대로는 모스크바에 있는 게 아니라 페테르부르크에 있다. 이 대로를 타고 쭉 올라가면 모스크바 방향이므로 그렇게 불린다. (모스크바로 가는 기차역 이름은 '모스콥스키 역'이다. 반대로 모스크바에는 '레닌그라드스키 역'이 있다) 모스크바 대로를 타고 가다가 꺾으면 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공항이 나온다. 
 



 
중간에 언급되는 고양이는 첫 단편 <판탄카의 루키얀>에서 미샤가 웅덩이에서 건져온 새끼고양이 슬론이다. 노브이 루스키(신흥 러시아인)와 마피아에 대해서라면, 아마도 소련 붕괴로부터 2000년대 초까지 러시아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라 들어본 분들도 많을 것 같다. 노브이 루스키는 소련과 공산주의 붕괴 후 몰려들어온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속에서 범죄와 결탁해 급격하게 부를 축적한 비즈니스맨들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물론 러시아식 마피아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팔라스 호텔의 모델은 네프스키 팔라스 호텔이다. 이 호텔은 지금도 있긴 한데, 예전에는 고급호텔이었고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90년대 중후반에 실제로 마피아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저 호텔 앞을 지나갈때면 몸을 움츠리곤 했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게냐는 여러 모로 미샤와는 많이 다르다. 어떤 면에서는 결벽적이고 훨씬 폐쇄적이며 자기 고뇌에 사로잡혀 있다. 나는 아주 오래전, 미샤보다 이 인물을 먼저 구상했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글을 시작했을 때 나의 주인공은 미샤가 되었고 게냐를 되살려내는 데는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 90년대 시리즈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가보세요. 먼저 이 에피소드가 포함된 <눈의 여왕> 전편은 아래. 비번이 있는데 궁금하신 분은 더 아래 링크의 <구름 속의 뼈> 마지막 파트인 pt 5로 가시면 비번을 보실 수 있습니다. 

moonage daydream :: 눈의 여왕 Снежная Королева (01) (tistory.com)

눈의 여왕 Снежная Королева (01)

tveye.tistory.com

 
 


 
<눈의 여왕>과 쌍둥이처럼 연결되어 있는 소설 <구름 속의 뼈>는 여기. 파트1~2는 공개, 파트 2 끝부분에 나머지 파트 비번이 들어 있다. 
moonage daydream :: 구름 속의 뼈 (Part 1) (tistory.com)

구름 속의 뼈 (Part 1)

이 글은 작년 한 해 동안 조금씩, 꾸준히 썼다. 약 100페이지 가량이고 호흡도 조금은 더 긴 편이라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아서 그냥 중편이라고 부르고 있다. 제목은 '구름 속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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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탄카의 루키얀 링크는 아래. 비번은 fontanka
 
moonage daydream :: 판탄카의 루키얀 (tistory.com)

판탄카의 루키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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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은 부활절이었다. 잊고 있다가 어제에야 알았다. 어제 쥬인이 건네준 새 묵주팔찌와 쥬인이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천사가 새겨진 성물함. 나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모태신앙이라 개신교에 속한다만 성당에도 가고 정교 사원에도 간다. 오히려 교회는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밤 자기 전 서재 한켠에 마련해 둔 작은 구석에서 기도를 드린다. 사실 믿음이 굳건하고 그런 것도 아니어서 이것이 정말 신앙인지 아니면 소망과 기대고자 하는 마음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저 그 순간이면 정말 진실하고 온전하게 마음을 이야기하고 기도할 뿐이다.
 

 
몇년 전 너무 힘들때 쥬인이 나에게 줬던 검정색 묵주팔찌를 한동안 차고 다니며 기도를 하기도 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곤 했다. 이후엔 이 작은 성소에 놓아뒀는데 며칠 전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그것을 다시 차고 잤다가 낡은 줄이 다 끊어졌다. 아빠 때문에 걱정이 너무 많이 되기도 했고 그 팔찌가 끊어진 날 친구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물론 줄이 너무 낡아서 끊어진 거라 이성적으로는 연관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슬프고 속상하고 또 불안해서 하소연하자 쥬인이 '새 묵주팔찌 주러 너 만나라고 그랬나봐' 라고 했고 어제 정말로 새 팔찌를 건네주었다. 쉽게 끊어지지 않도록 금속팔찌로 가져왔다면서. 쥬인, 고마워. 

 
 


 

 
 

 
'토끼야, 역시 빨간색이 잘 어울리네' 라고 쥬인이 웃으며 채워주었다. 고마운 쥬인. 묵주인데 예쁘고 잘 어울리는 걸 생각하면 안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좋았다. 


 
 
 

 
 

 
 

간밤에는 일찍 누웠지만 자정이 다 되어 잠들었다. 역시나 새벽 6시에 깨어나서 괴로웠지만 그래도 다시 잠드는 데 성공해서 정말 오랜만에 도합 8시간 정도는 잔 것 같다. 그런데도 오후에 너무 졸려서 고생했다. 
 


 
오늘은 책을 읽고 쉬고 자전거를 좀 타고 그냥 그렇게 보냈다. 아버지는 오늘도 식사를 잘 하셨다고 한다. 많이 기도하고 응원해드려야겠다. 종일 마음이 산란하고 안정되지 않았다. 아직도 마음의 불안함이 가시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원래 우울할 때는 주말에 집에 있는 것이 좀 힘들다. 여전히 스스로의 건강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감이 있다. 일주일 후 검진을 받으니 그때 모든 게 괜찮기를 기도하고 있다.
 


 
내일부터 4월이다. 이번주에는 아주 중요한 행사를 치러야 한다. 일도 많다. 기운을 내야지. 그리고 항공과 숙소들을 취소해야겠다. 그런데 다른 건 취소하기가 쉬운데 현지에서 오가려고 끊었던 항공권들이 도대체 취소 버튼을 찾을 수가 없다. 분명 환불가능한 걸로 끊었는데 ㅠㅠ 에어발틱, 에어세르비아 흑흑... 뭐 차근차근 뒤져봐야지. 


 
 
새 글을 쓰고 싶지만 아직 제대로 구상된 것이 전혀 없다. 마음이 산란해서 아마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뭔가라도 쓰고 있으면 마음의 의지가 되기도 하는데. 아쉽다. 하여튼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 병아리 눈물만큼의 운동과 식이조절로 살은 조금 빠졌다. 그러나 원체 둥실둥실해진 터라 티도 안 남 ㅠㅠ 모양새보다는 건강을 위해 감량을 해야 한다. 몇년 전 서울 근무를 시작한 이래 체중도 많이 늘고 여러가지로 안좋아졌다. 나이를 먹는 영향도 있고 아무래도 과로와 스트레스 문제가 크다. 자기관리도 안됐고.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데 참 어렵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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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3. 31. 16:20

부활절 오후 tasty and happy2024. 3. 31. 16:20

 

 

 

부활절 오후 티타임. 부활절 달걀이 그려진 찻잔에 카페인 없는 민들레차를 타서 마셨다. 

 

 

 

 

 

알이 큰 블루베리라고 해서 '커봤자' 하면서 샀는데 알맹이가 작은 포도만큼 커서 깜짝 놀랐다. 달고 맛있긴 한데 너무 커서 양이 적다. 이렇게 알이 크고 조금 들어 있는 줄 알았다면 안 샀을텐데... 비쌌는데 ㅜㅜ

 

 

 

 

 

 

 

 

 

이번주의 꽃은 알스트로메리아. 언제나 기본은 해주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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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 쥬인이 선물해준 귀여운 리락쿠마 미니 키링. 아주 조그만 녀석이라 쥬인이 내 화장품 파우치 지퍼에 달아주었다. 인증샷을 이렇게 찍자 쥬인이 사진 이쁘게 나왔다고 좋아했다 :) 
 
 
오늘도 새벽 5시가 좀 안되어 깨버렸고 다시 잠들지 못했다. 이러니 일찍 잠들어도 별로 소용이 없다. 오늘은 8시까지는 자고 싶었는데. 그래서 토요일이지만 수면 부족이 해소되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 청소를 하고 새벽에 온 꽃을 다듬고 식료품을 정리한 후 삶은 달걀 1개와 민들레차로 간단한 아침을 먹고 택시를 불러서 부천의 부모님 댁에 갔다. 도착하니 아홉시 반이 좀 넘어 있었다. 아버지는 많이 야위어 있었지만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좀 나아져 있었다. 어제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좀 심기일전하신 것 같았다. 식사도 꼬박꼬박 드시고 있어 조금 마음을 놓았다. 병원 영양사가 준 식단 목록을 찬찬히 읽어보았는데 엄마가 잘 챙겨주고 계셨다. 엄마도 많이 피곤해 보여서 속상했다. 그래도 내가 들러서 아버지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었다. 두어 시간 정도 부모님과 함께 있다가 엄마랑 같이 은행 업무를 좀 보고(ATM기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발산역 근처로 갔다. 
 
 
작년 12월 말 즈음에 보고 근 석달 만에 쥬인을 다시 만났다. 쥬인도 지난주에 고향에 다녀오는 등 하루도 쉬지 못했는데 바쁘고 피곤하면서도 나를 보려고 휴일에 나와준 것이 무척 고마웠다. 우리가 항상 가는 코스대로 쥬인 동네의 맛있는 식당에 가서 김치찌개와 닭볶음탕으로 점심을 먹은 후 별다방에 갔다. 이 별다방은 볕이 잘 들고 또 널찍해서 별로 시끄럽지 않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나는 쥬인에게 알룐카 초콜릿을 가져다주었고 쥬인은 맛있는 물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해양심층수를 가져왔다. 그리고 맛있는 초콜릿 바도 건네주었다. 뭔가 계속 바리바리 꺼냈다. 저 리락쿠마 키링도 줬고 예쁜 파우치에 새 묵주팔찌와 천사 케이스도 가져다줬다. 내가 쥬인이 준 묵주팔찌 끊어졌다고 하자 새로 가져다준 것이었다. 너무 고마웠다. 팔찌를 손목에 채워줄때 코가 찡했다. 
 
 
쥬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치유와 즐거움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쥬인의 화장품 파우치가 참 편하고 귀여워보여서 부러워하다가(내 파우치는 매우 연한 분홍색인데 이제 때가 타서 새것을 구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거 다이소에서 샀는데 구경가자' 라는 쥬인의 말에 지하철역 근처 다이소에 구경을 갔다. 파우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결국 쥬인 거랑 똑같은 파우치를 골랐다. 그리고 마침 사려고 했던 검정 양말도 묶음으로 팔고 있어 그것도 샀다. 
 
 
이후 쥬인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돌아와서는 실내자전거를 20분 정도 타고(피곤해서 더 타지는 못함. 강도도 약하게 타는데 이렇게 조금씩 타면 운동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뭐 안 움직이는 것보다야 낫겠지), 샤워를 하고 쥬인이 먹어보라고 준 다시마국수를 따뜻한 소고기무국에 말아서 먹었다.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점심과 저녁도 잘 챙겨드셨다고 해서 다행이다. 
 
 
소화가 되면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부디 오늘은 중간에 깨지 않고 푹, 많이 잘 수 있으면 좋겠다. 잠이 부족해서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오늘 부모님도 보고 쥬인도 봐서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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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