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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30. 21:46

레냐는 쥬쥬를 포에버 사랑해 2017-19 petersburg2019. 5. 30. 21:46





페테르부르크에서 내가 좋아하는 산책로 중 하나는 이삭 광장에서 모이카 운하를 따라 마린스키 극장까지 걸어가는 길이다. 물론 딱 운하 따라 가는 길만 좋고 그 외 도로 건너는 건 좀 피곤하지만..


하여튼 극장으로 가는 길의 운하가 거의 끝날 무렵 나타나는 빠쩰루옙 모스트(다리). 사람 이름에서 따온 거지만 노어로 빠쩰루이가 키스란 뜻이라 이 다리엔 이렇게 러브 자물쇠들이 주렁주렁.



나는 종종 료샤나 레냐와 이 길을 걸었다. 이 다리에 이르면 레냐랑 반드시 뽀뽀를 쪽~ 한다. 작년에 레냐는 저 forever 자물쇠를 보더니 '포에버! 나 알아, 영원히 란 뜻이야! 레냐는 쥬쥬를 포에버 사랑해!' 하고 빵긋 웃으며 소리쳤다. 레냐야 나도 너를 포에버 사랑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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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페테르부르크. 로컬들이 즐겨 찾는 공원 노바야 골란지야. 여기는 현대미술과 복합예술공간이 들어서 있고 젊은층에게 꽤 힙한 장소이다. 료샤랑 레냐랑 같이 놀러갔었다. 연못에 띄워놓은 이 핑크 플라밍고 튜브들 때문에 작년 여름엔 포토 스팟이 되었다. 나는 딱히 얘들에게 끌리지 않아서 같이 인증샷은 안 찍고 동동 떠있는 모양만 찍었다.

 

 

 

 

잔디밭의 저 벤치가 은근히 편하다. 벌러덩 드러누울 수가 있다. 저기 앉아 에스키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핑크 플라밍고들 우르르 한 장 더. 다샤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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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16. 20:51

아스토리야, 비오던 날 2017-19 petersburg2019. 5. 16. 20:51





비오는 날, 창 밖으로 보이는 이삭 성당의 황금 쿠폴. 작년 가을, 아스토리야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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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1. 20:42

본치 카페를 생각하며 2017-19 petersburg2019. 5. 1. 20:42



본치 카페. 작년 9월. 



페테르부르크 도심의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카페이다. 지하철역과 대학교 건물을 마주보고 있는 터라 젊은이들로 붐빈다. 통창문으로 둘러싸여 빛이 잘 들어오는 바깥쪽과 어두컴컴하고 아늑한 안쪽으로 양분되어 있다. 나는 바깥 홀의 창가를 좋아한다. 이 창가에 앉아 있으면 학교에서 나오는 대학생들을 구경할 수 있다. 창가 자리가 다 차면 통로 쪽에 있는 새빨간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스케치를 하거나 글쓰기 좋은 카페이다. 



어제 료샤에게 짧은 메시지가 왔다. " 오후에 본치에서 커피 마셨다. 여기는 네가 좋아하던 곳인데. "



맞아. 내가 좋아하는 곳이지... 다시 가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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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카 운하. 작년 9월 저녁.


이 운하를 따라 걸을 때면 종종 글쓰기에 대해, 내가 만든 인물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이따금 그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그가 운하 난간에 기대어 새들에게 흑빵 부스러기를 던져주는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다.


물론 혼자 걸을 때만. 이 길은 가끔 료샤나 레냐랑도 같이 걷곤 했다. 그러면 우리는 웃고 떠들고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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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23. 22:39

극장 복도에서, 미하일로프스키 2017-19 petersburg2019. 4. 23. 22:39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3층인가 4층 복도. 이날 백조의 호수 보러 갔다가 막간에 복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 중 한장. 나는 물론 푸른색과 금색의 마린스키 극장을 가장 좋아하지만 미하일로프스키 극장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 좋다. 오랜 옛날 클래식 발레를 제일 처음 봤던 곳도 여기였고... 역시 추억의 극장이다. 요즘도 페테르부르크에 가면 마린스키와 함께 여기도 들러 공연을 1개 이상은 보는 편이다.



예전에 미샤를 처음으로 만들어냈을때 나는 그를 키로프 출신이지만 여러가지 정치적 문제로 이후 이 극장에서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동하게 된다고 구상했었다. 이후 그 구상의 절반 이상은 바뀌었지만 어쨌든 다시 글을 쓸때 워밍업으로 시작했던 단편에서 미샤가 키로프와 이 극장 두 곳과의 협업을 통해 작품을 하나 올렸다는 언급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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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4. 21:24

수도원 가는 길 2017-19 petersburg2019. 4. 4. 21:24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입구. 작년 9월.


많이 지쳐서 위안을 위해 올려봄. 내가 이 도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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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27. 23:08

열려 있는 창문 2017-19 petersburg2019. 3. 27. 23:08





가을. 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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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24. 00:44

열주 사이로 보이는 돔 끄니기 2017-19 petersburg2019. 3. 24. 00:44





역시 작년 가을 뻬쩨르. 폰으로 찍음. 카잔 성당 기둥들 사이로 보이는 건너편의 징게르 건물. 2층까지는 돔 끄니기가 들어와 있다.



카잔 성당과 그 앞 분수, 돔 끄니기. 모두 내게 소중한 장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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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23. 16:27

모이카 2017-19 petersburg2019. 3. 23. 16:27




예전에 올린 것 같기도 한데, 작년 가을 뻬쩨르 산책하다 찍은 모이카 운하 두 장. 폰카.



지쳐서 맘의 위안을 위해 빛이 들어 있는 사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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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21. 22:29

천사들 2017-19 petersburg2019. 3. 21. 22:29



이삭 성당의 천사들. 작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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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15. 23:27

전선 나누기 2017-19 petersburg2019. 3. 15. 23:27






어쩐지 저 두 단어가 떠오르는 사진임. 작년 9월. 하단의 금빛 쿠폴은 이삭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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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11. 21:43

10월의 운하 2017-19 petersburg2019. 3. 11. 21:43





10월 페테르부르크의 날씨는 대체로 이렇다. 어둡고 흐리고 무겁고 음습하다. 툭하면 비가 쏟아진다.



2017년 10월,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걸어가며 찍은 사진 두 장.







운하를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돌계단과 통로가 종종 나타난다. 여기 배를 매어놓을 때도 있지만 아예 선착장이 딸려 있는 쪽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이렇게 비어 있다. 레닌그라드 시절에도, 지금의 페테르부르크에서도 사람들은 이 계단에 쭈그려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운하의 검푸른 물을 바라보거나 새들에게 빵조각을 던져주거나, 술을 마시곤 한다. 예전에 쓴 글에서 나는 트로이와 알리사를 이런 계단에 앉히고 이야기를 나누게 했었다. 그래선지 이후에도 페테르부르크에 가서 운하를 따라 걸을 때면 이런 계단과 작은 통로들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그 인물들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글에 쓰지는 않았지만, 미샤 역시 자주 저런 계단에 앉아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는 그런 기억이 그리 많지는 않다. 어쨌든 토박이가 아니니까. 료샤와 둘이 산책하다 몇번 판탄카와 모이카 운하의 이런 계단에 앉아 잠깐 얘기를 나눴을 뿐이었다. 한두번은 오리에게 흑빵을 부숴서 던져주기도 했었다. 이렇게 우중충한 날씨에는 딱히 쾌적하지 않지만 햇살 찬란한 백야 시즌에는 꽤나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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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3. 01:00

잿빛의 페테르부르크 2017-19 petersburg2019. 3. 3. 01:00



밝고 선명한 색채를 좋아하기 때문에 페테르부르크 폴더에 백야나 한겨울, 석양이나 황혼녘 등 빛의 아름다움이 두드러진 사진들을 올리는 적이 많긴 하지만, 사실은 이 도시 날씨가 원체 우중충하고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이렇게 잿빛으로 물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뭐 이것 역시 이 도시다운 풍경이라 나름대로 매력이 없는 건 아니다만 그래도 역시 햇살이 날 때가 훨씬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날씨가 가장 흔하지만, 또 이렇게 꾸무룩한 날씨엔 보통 비가 오락가락 내리기 때문에 오히려 사진은 별로 안 찍게 된다. 이 날은 재작년 10월 초였는데, 이 동네에서 일년 중 통틀어 젤 날씨 안 좋은 시기가 바로 이 때이다. 휴가 내서 날아갔는데 머무는 내내 비가 왔다. 딱 이 날만 비가 안 오고 약간 파란 하늘이 보여서 카메라 들고 나가서 해군성 공원, 청동기사상, 네바 강변, 에르미타주, 그리보예도프 운하, 모이카 운하 등등 빙빙 돌며 산책했는데 역시나 중간중간 또 비가 오락가락했었다. 흐흑... (이날 나때문에 료샤랑 레냐도 안 좋은 날씨에 산책했음)



그래도 돌아오고 나면 그 순간들마저 그리워진다. (아니야, 꾸무룩한 날씨는 빼고 ㅠㅠ)








이때 갑자기 파란 하늘이 쫌 나타나서 사진 찍으며 좋아했지만... 1분도 안되어 다시 먹구름으로 가득차고 우중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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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26. 23:05

판탄카를 따라 걷다가 2017-19 petersburg2019. 2. 26. 23:05




어쩌다 보니 어제랑 오늘 계속 빨간색이 도드라지는 포스팅들 연속.  



2017년 10월 초. 페테르부르크. 좋아하는 서점에 가기 위해 판탄카 운하를 끼고 걸어 내려가다 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 난무하는 키릴 문자들. 카페 겸 바 간판이랑 그 외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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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25. 22:29

내가 사랑하는 빨간 차양들 2017-19 petersburg2019. 2. 25. 22:29




페테르부르크. 아스토리야 호텔의 빨간 차양들. 밝을 때 봐도 좋지만 어스름에 잠길 무렵이나 어둠 속에서 조명을 받을 때도 좋다. 나에게 내밀한 행복을 느끼게 하는 아 도시 풍경 중 하나이다. 갇혀 있는 기분이 들때 보면 마음 속 작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이 사진들은 재작년 가을에 갔을 때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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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25. 00:35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2017-19 petersburg2019. 2. 25. 00:35





자기 전. 마음의 위안을 위해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경내 사진 몇장 올려봄.


며칠전 창가의 날개 사진을 올리면서 위안의 순간을 위해 아껴놨다고 썼는데 이 사진도 그렇다. 수도원 묘지를 걷고 있는 붉은 스카프와 붉은 치마 여인. 스며드는 빛.







​​










작년 9월에 갔을 때 찍은 사진들. 한겨울에 눈쌓인 풍경도 아름답지만 그래도 이렇게 빛과 녹음이 가득할 때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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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20. 00:05

창가의 날개 2017-19 petersburg2019. 2. 20. 00:05





지난 가을, 페테르부르크 거리 산책하다 발견한 어느 건물 창가의 날개. 작은 박물관이나 공방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걸어가다 폰으로 찍음.



무척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 ‘나중에 글 발췌본과 어울리는 이미지로 쓰거나, 정말로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을때 써야지’ 하고 아껴두었었다. 지금이 딱 그때인 것 같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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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17. 00:20

페테르부르크 두 장 2017-19 petersburg2019. 2. 17. 00:20

​​





자기 전에 폰에 있는 페테르부르크 사진 두 장. 지난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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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15. 00:02

창가 테이블, 도로 가고프다 2017-19 petersburg2019. 2. 15. 00:02

​​





어제 올린 그랜드 호텔 유럽 얘기에 이어 오늘 자기 전에 사진 한 컷 추가. 창가에 테이블 옮겨놓고 앉아 타르트 곁들여 차 마실때. 근데 저 타르트를 어디서 사왔던 건지 기억이 안 나네 ㅎㅎ 부셰 아니면 고스찌였을 것 같긴 함.


저 꽃무늬 커튼 맘엔 안드는데 사진 귀퉁이에 포인트만 등장시키면 또 이뻐보임:)



아아, 다시 가고파 ㅠㅠ 지금 저 창가에 앉아 있고파.. (물론 지금 날씨는 최악이니 저렇게 창문 열고 바람 쐴 수야 없겠지만... 게다가 겨울이라 해도 짧으니 저렇게 바깥이 밝지도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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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9월. 페테르부르크. 그랜드 호텔 유럽. 



오랜 옛날 처음 이 도시에서 지낼때는 가난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꿈의 호텔로 생각했던 곳이다. 여기랑 아스토리야 호텔 두 곳이 그렇다. 이 호텔에 대해 품었던 소녀의 로망에 대해서는 예전에 petersburg diary 폴더에도 메모를 올린 적이 있다(https://tveye.tistory.com/4390



최근 들어서는 아스토리야에 가느라 여기는 몇년 간 묵지 않았었다. 카페랑 바에만 갔다. 그러다 지난 가을에 오랜만에 가서 며칠 묵었다. 그 사이 인테리어나 어메니티 종류, 서비스 스타일 등이 좀 바뀌어 있었다. 



전반적인 인테리어와 스타일은 아스토리야가 좀 더 내 취향이긴 하다. 하지만 그랜드 호텔 유럽에는 이곳만의 뭔가가 있다. 아스토리야보다 좀더 고풍스럽고 내겐 좀더 옛날 생각이 나는 곳이다. 아마 옛날에 이 호텔 로비에는 편지 부치러 종종 드나들었고 아스토리야에는 들어가볼 엄두를 못 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오래 전 미샤를 처음 만들어내고 단편에 등장시키던 무렵, 나는 그에게 아스토리야 호텔에 가서 창 너머로 뛰어내릴까 말까 고민하게 만들었었다. (나중에 다시 가서 찬찬히 보니 아스토리야 호텔이 내 생각처럼 고층 건물이 아니어서 드라마틱한 효과가 좀 경감되었음) 세월이 지나고 다시 그를 등장시키게 되었을 때 나는 그랜드 호텔 유럽, 당시에는 그냥 '에브로빠'(유럽)이라 불린 이곳을 도입부 배경으로 썼다. 이 사람을 등장시킨 글들에서 두 호텔은 모두 동시에 에로스와 죽음의 공간이기도 했다. 그 느낌은 서로 다르지만...






네프스키 대로의 지하보도 앞에서 꽃 팔던 아주머니에게 레냐가 동전을 한주먹 건네주며 냉큼 사서 나에게 주었던 하얀 장미 :) 레냐의 장미이다.





창 너머로는 유명한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홀 건물이 보인다.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이라고 하면 더 귀에 익으려나. 바로 쇼스타코비치의 레닌그라드 교향곡이 초연된 곳이다. 예전에 종종 음악 들으러 가곤 했다. 좀더 윗층의 전망 좋은 방에 묵게 되면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피의 구세주 사원) 쿠폴도 보일 것 같은데 나는 그 정도 형편은 안돼서... 




창 너머 풍경 클로즈업. 



이 호텔은 한쪽으로는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다른쪽으로는 예술광장(푸쉬킨 동상 있는 그곳)을 면하고 있고 대각선 방향에는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이 있다. 그리고 예술광장을 건너면 러시아 박물관(루스키 무제이)이 있다. 그야말로 최고의 위치이다. 하지만 아스토리야는 에르미타주랑 마린스키, 청동기사상에 더 가깝다는 강점이 있어 둘을 비교하기가 어렵다. 나는 예전에는 여기가 네프스키 중심이기도 하고 그리보예도프 운하, 루스키 무제이, 극장 등등이 다 모여 있어 더 좋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모이카 운하 따라 산책하거나 마린스키 쪽 가기에는 아스토리야의 위치가 더 맘에 들게 되었다. 이것도 때에 따라 다르지만... 하여튼 그랜드 호텔 유럽에 묵으면 첫날 시인에게 인사를 하러 갈 수 있고, 아스토리야에 묵으면 황제에게 인사를 하러 갈 수 있다. 





그런데 이 화려한 꽃무늬 커튼만은 정말 내 취향이 아니어서 올 때마다 '아 제발 커튼은 좀 바꿔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쪽보다는 심플하고 흰색/푸른색/붉은색 리넨과 나무 바닥의 아스토리야가 좀 더 취향임. 하지만 꽃무늬와 오리엔탈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단연 이쪽. 



그치만 여기 램프 스탠드는 내 취향이다 :) 이런 스탠드 하나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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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린스키 극장 사진 몇 장 올려봄. 이 사진들은 2017년 10월에 갔을 때 찍었음. 이날 봤던 건 포킨 안무, 스트라빈스키 작곡의 '불새'였다.



맨 위 사진과 맨 아래 사진은 DSLR, 나머지는 막간에 돌아다니며 폰으로 찍음.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극장이다. 무척이나 소중한 장소이다. '극장'이라고 하면 내가 마음 속으로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 나의 첫 발레를 보았던 곳, 나의 첫 극장. 세월이 흐르고 나는 무수한 공연장들을 드나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에게 '극장'은 마린스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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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2. 10. 23:31

예술 광장에 서 있는 시인 2017-19 petersburg2019. 2. 10. 23:31





예술 광장(쁠로샤지 이스꾸스뜨브) 한가운데 서 있는 알렉산드르 푸쉬킨 동상. 오늘이 그의 기일이라서 사진 올려본다. 페테르부르크 갈 때마다 여기 꼭 가서 시인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저 왔어요' 라고. 



이 사진은 재작년 10월에 갔을 때 폰으로 찍은 것이다.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비가 주룩주룩 왔고 길바닥은 온통 진창이 되어 있었다.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 도시는 우중충한 날씨와 비와 진창으로 유명하니까. 푸쉬킨 자신도 거리가 온통 진창이 되는 봄에 대한 시를 쓴 적이 있다. 






금세 고여버린 물웅덩이에 비친 시인의 실루엣.







항상 꽃이 놓여 있다. 나도 두어번 꽃 바친 적 있다. 나, 도스토예프스키 묘에도 꽃 바쳐본 적 없는데 푸쉬킨에겐 꽃 바침. 






우스개소리로 항상 '비 오나 안 오나 보려고 손 쳐들고 있는 거야~' 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것이 나만 그런 게 아니어서 료샤도 이 얘기를 했다. 하긴 페테르부르크 토박이들은 비와 날씨와 이 도시에 대해서라면 수십 수백개의 농담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날은 정말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푸쉬킨님에게 우산 씌워주고 싶어지는 날씨였다.



그리고 푸쉬킨 머리랑 어깨와 팔엔 항상 저렇게 비둘기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다. 새와 시인이 함께 있는 건 괜시리 정겹다. 



..



봄의 진창에 대한 푸쉬킨의 시 일부를 예전에 쓴 소설에 인용했었다. 그 글 일부를 about writing 폴더에 발췌했던 적이 있다. 시 몇 구절, 그리고 푸쉬킨에 대한 트로이의 상념, 그리고 조금 더. 링크는 여기 : https://tveye.tistory.com/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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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2. 5. 00:35

본치 카페 2017-19 petersburg2019. 2. 5. 00:35









본치 카페. 스며드는 빛과 큰 창문들, 선명한 색채들과 이 도시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젊은 학생들 때문에 좋아하는 곳. 글을 쓰거나 스케치하기 좋은 장소이다. 작년 9월에 갔을때 폰으로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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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1. 30. 22:33

이삭 광장에서 2017-19 petersburg2019. 1. 30. 22:33





가을의 페테르부르크. 작년 가을에 도심의 이삭 광장에서 찍은 사진 두 장. 이름 그대로 이삭 성당 앞의 광장이다. 황금빛 돔의 이삭 성당과 파란 하늘 한 컷.







그리고 (비싼거 빼곤 다 좋은) 아스토리야 호텔 지붕과 구름도 한 컷. 여기는 그랜드 호텔 유럽과 더불어 나의 소녀의 로망 중 하나였던 호텔. 로망은 둘다 이루었다만... 동행이 없다는게 슬픔 크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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