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목요일 밤 : 테틀리, 너무 피곤, 유아적이거나 일머리 없거나 fragments2024. 8. 8. 20:19
부서 서무 직원이 이번 달에 사다 놓은 커피 와 차 중에 테틀리가 있어서 옛날 생각이 나서 찍어 보았다. 해외 나가면 흔한 차이고. 특히 그리 비싸지 않은 호텔에 묵을 때 조식 부페에서 자주 찾아 볼 수 있는 차이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 이 차는 첫 러시아 생활을 연상시킨다. 당시 이 테틀리였는지, 아니면 다른 홍차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텔레비전 광고에서 티백 양쪽으로 줄을 잡아 당겨 우려내는 홍차광고가 나왔고 주인이 거기 혹해서 슈퍼에서 그 차를 샀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차가 맛이 덜 했다. 내 기억에는 바로 그게 이 테틀리였던 것 같은데 이후에 이 차를 마실 때마다 유심히 티백을 보았지만, 일반적인 홍차 티백과 똑같았다. 아마 비슷한 이름의 다른 차 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영어 t가 들어 갔던 거 같기는 하다. 하여튼 그 추억으로 오늘 아침에 이걸 우려 마셨는데, 결론은 맛이 없었다.
어제 집에 돌아와 완전히 녹초가 되어 뻗었다. 그리고 제대로 더위를 먹었는지 잠들기 전까지 계속해서 에어컨을 틀어놨음에도 더웠다 새벽에 깨서 다시 에어컨을 틀고 잤다. 너무 피곤한 상태로 출근했다. 어제의 미팅과 그 전의 차석임원과의 회의 등등 너무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많았다.
그런데 오늘은 거기 더해 또 다른 힘든 일들이 계속해서 줄을 이었다. 감정 조절을 못하고 폭발하는 굉장히 유아적인 직원 때문에 힘이 들었고 또 다른 업무와 관련해서는 나름대로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머리가 없고 처리가 엉망이라 답답하기 짝이 없는 직원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일이 너무 많고 제대로 빠릿빠릿하게 일해 내는 사람도 없어서 너무 답답하고 이걸 다 나 혼자 감당해줄 수도 없는노릇이니 정말 막막하다.
보통 때 같으면 내일이 금요일이니 내일 하루만 더 버티자고 주문을 외워 볼 텐데 이번 주는 토요일까지 출근해야 하니 그럴 수도 없다. 그래도 기운을 내야겠다. 정말 여름은 힘들고 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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