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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너무 힘든 하루였다. 분노조절장애와 정서적 문제가 매우 심각한 직원이 윗분과 나와 함께 하는 회의 자리에서 감정 폭발을 일으키며 정말 난리난리를 쳤다. 분노의 대상은 내가 아니라 윗분이었다. (나는 그저 운나쁜 사람 ㅠㅠ)



이 직원은 두어달 전에 우리 부서로 떠넘겨진 골치아픈 거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총괄 감독이 우리 윗분이었다. 하나하나 적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은 일이었는데 프로젝트가 시작 된 후 그 부서는 해체 되고 남은 모든 일의 뒷수습은 우리 부서로 넘어 오게 된 것이다. 앞선 과정에서 일을 그리 스마트하지 못하게 처리하기도 했고 윗분도 리더십이 딱히 훌륭하지는 못한데다 그 부서를 이끌던 중간 책임자도 모든 것을 편가르기를 하고 상대를 악마화하여 자신의 불안과 책임을 회피해 온 사람이라 각종 문제들이 산적하게 되었다. 거기에 모두가 분노조절장애와 피해의식, 유아적 감정으로 가득해서 엉망진창이었다. 나는 이 상태로 이 일과 골칫거리 직원들을 떠맡게 된 것이다. 이 직원들은 모두가 우리 윗분에게 크나큰 원망을 가지고 있다. 이래저래 그런 것들이 오늘 아무것도 아닌 일로 대폭발 한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조율을 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로 저렇게 난리를치니 참 답답했다. 일을 저지른 사람 따로 수습하는 사람 따로.



그런데 오늘 난리를 친 직원도 십 년도 넘게 근무를 했고 나이 또한 별로 적은 편이 아닌데도 어쩌면 저렇게 유아적으로 행동하는지 잘 모르겠다. 내 눈과 귀를 의심하게 될 정도로 유치하고 무섭게 감정폭발을 했다. 뭐 이런저런 피해의식과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렇겠거니 하며 그 직원을 이해해 보고 어떻게든 갈등을 해소해 보고자 노력 중이다. 어쨌든 이러한 모든 상황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가뜩이나 일도 너무 많아서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데. 남아 저질러놓은 잘못된 일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도 벅찬데 이런 불필요한 감정 쓰레기들까지 목도하고 받아내고 조율해야 하니 정말 골치아프다. 솔직히 윗분도 문제다. 아 피곤해. 아아아아 금쪽이 집합소...



오후 늦게는 진료를 받으러 갔다. 병원이 멀기 때문에 가는 것도 힘들고 집에 돌아오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날씨는 너무 더웠다. 비가 하니 녹초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행복한 금요일 저녁이어야 하는데 내일 출근을 해서 심지어 피곤한 행사를 진행까지 해야 하니 정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정말 이번만큼은 우렁이가 나타나서 청소를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출근할 때 만해도 ‘그래 오늘은 퇴근해서 청소를 해놔야지 그래야 토요일 출근했다돌아오면서도 좀 낫겠지’ 라고 결심했지만 돌아와서는 그 결심을 까맣게 잊었고 지금에야 생각이 난다. 하지만 지금 청소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자고 있는 동안 우렁이가 나타나서 청소 다 해두면 얼마나 좋을까. 이정도면 참 소박한 소원 아닌가? 제발 나타나줘, 우렁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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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