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월요일 밤 : 꽉 찬 하루 후 빌니우스를 떠나옴, 석별, 고마워요, 바르샤바 도착 2024 riga_vilnius2024. 10. 29. 07:03
사진은 아침 일찍 몬으로 걸어가며 찍은 보키에치우 거리. 며칠만에 맑은 하늘과 햇살 등장. 잘 가라고 빌니우스가 나에게 보내준 날씨 선물. 이번 여행에선 숙소가 있는 게디미나스 대로를 제외하면 보키에치우, 필리모 거리를 제일 많이 오갔다.
간밤에 늦게 누웠는데 가방 테트리스를 너무 열심히 했는지, 역시 무적 테이스트 맵 커피가 강했는지, 아니면 이제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좀 싱숭했는지 하여튼 잠이 잘 안왔고 심지어 잠이 들려다 한시 즈음 깨버린 후 할수 없이 약을 반알 더 먹고 간신히 5시간쯤 자고 6시 안되어 깨버렸다ㅠㅠ 깼을땐 내가 어디 있는지도 잘 모름. ‘오늘 떠나는구나’ 라는 자각이 들자 잠이 깨버려서 더 못 잤다. 목욕을 하고서 7시 좀 넘어 이른 조식을 먹은 후 정비를 하고 남은 짐을 다 꾸렸다. 오전에 나갔다 들어와 12시 체크아웃 후 또 놀다가 4시에 공항에 갈까 하다가 마침 영원한 휴가님이 몬에 가신다 하고, 또 숙소 위치도 두번 왕복하기엔 지리적으로 좀 멀어서 그냥 서둘러서 9시에 일찍 체크아웃하고 가방을 맡기고 나왔다.
오늘 날씨가 좋아 기뻤다. 게디미나스, 빌니아우스, 보키에치우를 따라 몬으로 갔다. 몬에서 나온 후 영원한 휴가님은 잠시 집에 들르셨다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는 그 사이에 트리쿠와 필리모 거리를 따라 내려가 엘스카에 갔다.
한시 전후 대성당 광장 근처 벤치에서 다시 만났다. 그런데 원래 가려던 인도식당이 월욜은 저녁 5시부터 영업이라 아쉽게 실패. (울 회사 근처 맛있는 인도식당 가서 내가 우리 추억의 음식인 매콤한 치킨 티카 마살라 커리를 먹겠다고 다짐!) 필리에스 초입에 있는 Grey라는 다국적음식을 하는 큰 식당에 갔다. 포크슈니첼과 ‘마살라 치킨’이란게 있어 그것과 망고 레모네이드 주문. 포크슈니첼은 맛있었고 마살라 치킨은 샤실릭처럼 꼬치구이로 나왔는데 별로 인도풍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잘 먹었다. 망고 레모네이드만 밍밍했다. 음식 양이 넘 많아 남겨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잘 먹고 나왔다.
이후 우리는 토토리우 후라칸에 가서 떠나기 전까지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결국 네시 즈음이 도래. 함께 호텔로 가서 짐을 찾았다. 볼트 택시를 대신 잡아주셨다. 가방을 끌고 호텔 앞으로 나가는데 갑자기 막 눈물이 날것 같고 슬퍼졌다. 그런데 다행히(다행인게 맞나ㅠㅠ) 폴크스바겐 볼트 택시가 1분만에 도착해서 울지 않고 얼른 택시에 탔다. 안 울고 좋지 하며... 사실 정말 뭐라고 표현할수가 없다. 이 여행은 친구가 있어 너무 고맙고 소중하고 더욱 충만했다. 정말 고마워요!
볼트 택시가 공항 가는 길에 나는 예전엔 몰랐던 길을 알아보았다. 기나긴 민다우고 거리를 지나는데 우리가 며칠전 함께 갔던 브루 로스터리 카페와 그릇 상가 근방에 있는 큰 이키와 콤포트 호텔아 보였다. ‘우리 집 가는 길을 지나서 가네요’ 라고 하심. 뭔가 빌니우스를 떠나는 마지막 예기치 않은 선물같은 느낌이었다.
공항에는 잘 도착했는데 공사를 해서 그런지 잘못 내려준건지 입국장 앞이라 황량한 오르막길을 가방 끌고 올라가 출국장까지 가느라 약간 고생. 재작년엔 옆에 있었거나 쉽게 연결됐던거 같은데... 하여튼 이륙 2시간 40분 전 도착했으나 폴란드항공 카운터는 2시간 전에 연다고 해서 기다려야 했다.
바르샤바는 쉥겐구역이라 출국심사가 없어 보안검색대를 금방 통과함. 잠깐 라운지에 갔는데 먹을게 정말정말 없어서 게이트 근처 카페인에 갈걸 후회.
비행기는 폴란드항공답게 30분 연착 ㅠㅠ 그래도 바르샤바까진 가까워서 50분만에 도착했고 기류도 없어 평안한 비행. 어두운 비행기에서 등을 켜고 ‘미운 백조들’을 여러 페이지 더 읽음.
지난번 막 왔을땐 코트야드에 묵었고 이번엔 그옆 르네상스를 예약했는데 여기가 더 좋은 호텔이긴 하건만 너무 내 취향이 아닌데다 샤워하다 보니 샴푸도 다 떨어져 있고(바디젤로 감았는데 찝찝) 방음이 안되어 옆방 아저씨들이 축구를 보는지 넘 시끄럽고 심지어 비행기 소리도 난다. 이상하다, 그때 코트야드는 소리 안났는데... 아니면 그땐 여행 시작이라 덜 민감했었나...
하여튼 늦게 도착하고 씻고 내일 준비를 하고 오늘 메모를 적다보니 어느새 열한시... 빌니우스보다 한시간 늦으니 실은 자정이네. 배고파서 리미에서 샀다가 남아 싸온 감자칩 아까 약간 먹음. 비행기에서 먹을걸 줬는데ㅠㅠ 이제 자야겠다. 갑자기 너무 피곤하다. 부디 렾방 아저씨들이 조용해지길. 오늘 밤은 잘 자고 내일 비행기 연착 안되고 기류 심하지 않고 무사하고 편안한 귀국비행이 되길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오늘 12,488보. 8.2킬로. 공항도 포함되어 더 많이 걸었나보다.
디른 사진들은 따로 올렸으니 나머지 몇장으로 마무리.
여기는 황량해보이지만 내가 많이 지나다녔던 곳. 빌니아우스-보키에치우로 이어지는 구역인데 오른쪽 멋없는 건물이 복지부 건물이라 한다. 그것을 알게 된후 ‘지금 복지부 앞 지나는 중’ 이라고 종종 톡을 보냄. (몬이나 돈 폰타나스에서 보기로 했을때) 나름 추억이라 사진도 올려봄.
대성당. 오늘 하늘은 파랬다.
그레이에서 식사. 샤실릭 같았던 치킨 꼬치구이.
포크 슈니첼.
비행기에서 준 밥. 연어타르타르, 미니크루아상, 콜드미트파이와 식초 마리네이드해 오이/당근으로 말아준 서양배. 원래 연어 타르타르 안먹는데 배고파서 막 먹음.
호텔. 외관과 로비는 괜찮은데...
으앙 정신없는 방... 그리고 가구가 다 밖으로 튀어나와 있음... 샴푸 다 떨어지고 흑... 별루 실용적이지 않은 방이라 쫌 실망이지만 공항 옆이니까! 그리고 조식이 맛있다니 그걸 기대하며 자야겠다.
그래도 하여튼 내 취향은 아닌 산만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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