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본 게 아니라고!! 억울하다! russia2014. 11. 10. 21:57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도착한 다음날. 료샤가 호텔 로비로 와서 같이 산책하러 나갔다. 언제나처럼 그리보예도프 운하부터 시작해 궁전광장과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등지를 산책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운하를 따라 걸으며 나는 평소처럼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러다 내 눈을 사로잡은 저 배들..
사진 찍고 있는데 료샤가 옆에서 막 놀렸다.
료샤 : 너 딱 걸렸어~
나 : 뭐?
료샤 : 너 지금 저 남자 찍고 있는 거지?
나 : 무슨 남자?
료샤 : 저기! 웃통 벗은 남자!
나 : 엥? 아니야, 나 저 보트들 찍고 있었어. 저기 '수다리'라고 이름 적혀 있잖아.
료샤 : 변명하지 마랏! 웃통 벗은 남자를 보고 있었어!
나 : 아니야! 저 남자는 네가 지금 말해줘서 발견했어! 나 원래 배들 보면 이름 보는 거 좋아한단 말이야!
료샤 : 숨길 필요 없어 ㅋㅋ 넌 어차피 타이츠 입은 남자들도 좋아하고
(이 자식은 맨날 그 망할 놈의 타이츠 타령 ㅠㅠ http://tveye.tistory.com/2979
이 자식에겐 발레 = 타이츠로 낙착 ㅠㅠ)
나 : 아악, 아니란 말이야!
료샤 : 타이츠 입은 슈클랴로프 좋아하잖아!
나 : 슈클랴로프를 좋아하긴 하지만 타이츠를 입은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료샤 : 그럼 벗은 것을...
나 : 아아 ㅠ 너는 왜 모든 대화가 이렇게 ㅠㅠ
.. 하여튼 억울했다. 나 정말 저 남자 보면서 이 사진 찍은 거 아니라고요..
근데 지금 보니 저 남자가 딱 가운데 있네!! '수다리'(러시아어로 '나리님' 정도랄까)라는 이름 간판 붙은 보트는 왼편 하단으로 밀렸고...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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