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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오랜만에 스케치를 해보았다. 어제는 뿌루퉁 알리사. 오늘은 남자 둘을 그려보았다. 겨울 옷 입혔으니 겨울 남자들~~ 근데 역시 나 같은 대충대충 인간은 남자보단 여자 그리는 게 훨씬 쉬움. (왜냐하면 여자는 휘갈겨 그릴 때 머리나 옷 뭐 그런 걸로 스스슥 대충 가려놓을 수가 있기 때문에....)

 

 

얘는 게냐. 오랜만에 등장. 본의아니게 예전 스케치들에선 어쩐지 항상 우중충한 색깔 옷을 입고 항상 시무룩하거나 뚜떼한 표정이었기 때문에 오늘은 좀더 밝은색 옷을 입혀 주었다. 그런데 결국은 입을 그릴 때 빵끗 미소 대신 어딘가 또 약간 심각하게 마무리해 버림. 90년대 인물이라 세기말의 기운이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나오는 것인가 ㅋㅋ

 

 

근데 그려놓고 보니 미샤 아빠랑 닮아보임 ㅠㅠ 머리색깔 때문이야 ㅠㅠ 원래 그림 못 그리는 자는 누굴 그려도 다 비슷해보이기 때문에 머리색, 눈 색깔, 눈땡글 유무로 대충 구분하건만 미샤 아빠랑 얘는 머리색도 좀 비슷해서 도망갈 구석이 없음... 미샤가 무의식적으로 아빠를 찾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사실 내 구상 속의 게냐는 미샤 아빠랑 하나도 안 닮았는데 ㅠㅠ 똥손의 결과 그림에서만 그렇게 됨. (그렇지만.. 게냐는 속눈썹이 풍성하고 미샤 아빠는 아니므로 그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우겨봄 ㅋㅋ)

 

 

게냐 : 근데 내가 미샤 아빠보단 더 잘생긴 거 아니야? 그렇다고 해줘... ㅠㅠ 가뭄에 콩나듯 그려주고는 심지어 미샤 아빠랑 비슷하게 그려놓으면 너무 슬프잖아. 그리고... 내가 미샤 아빠 닮으면 나랑 미샤 관계는 뭐가 되는 거야? 완전 콩가루...

 

 

토끼 : 어... 네가 더 잘생겼을 거야... 미샤는 아빠 안 닮고 엄마 닮았어... 그림만 비슷하게 됐어 ㅠㅠ

 

 

게냐 : 그게 뭐야... '미샤는 아빠 안 닮고 엄마 닮았어'란 말에는 '너보다 미샤가 훨씬 이쁨. 미샤가 엄마 닮았으니 망정이지 아빠 닮았으면 이렇게 쉽게 네가 더 잘생겼단 말 못했을 거야' 란 뜻이 숨어 있는 거 같아!!!

 

 

토끼 : 와... 똑똑한데! 독심술... 이상하다, 왜 얘가 트로이보다 더 삐딱하게 찌질거리는 것 같지... 얘 은근 잘난 앤데...

 

 

게냐 : 내가 주인공이었는데 내 자리 뺏아서 미샤 줬잖아! 그러고는 내 얘긴 한 줄도 안 썼잖아! 내가 안 찌질대게 됐냐!

 

 

미샤 : 야, 그건 내가 이쁘니까 그렇지. 어쩔 수 없어. 그냥 받아들여! 글구 너네 우리 아빠 함부로 들먹이지 마!

 

 

게냐 : 힝... 이 사람 앞에선 화도 못 내 ㅠㅠ (왜 못 내는 걸까 엉엉 기분 안 좋아)

 

 

 

 

 

어쩐지 짠해진 게냐를 뒤로 하고... 꼬맹이 시절 미샤로 기분 전환 :)

 

 

눈 펄펄 내리는데 좋다고 꽁꽁 싸입고 뛰쳐나와 실컷 놀다가 '밥 먹을 시간이야!' 하고 잡으러 나온 엄마 보고 눈땡글땡글 굴리는 중. 밥 안 먹고 더 놀고 싶은데 아빠였으면 그렇게 설득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엄마라서 안 먹힐 게 뻔할 뻔자... 급 우와앙 모드로 전환하기 일보 직전~~

 

 

게냐 : 나도 이렇게 어린 시절 그려주면 안돼? 나두 어릴 땐 이렇게 눈땡글 귀여웠을 거잖아... 왜 나는 맨날 진지심각 세기말 청년이야? 나보다 미샤가 백배 더 진지심각 캐릭터인데 왜 그림에선 안 그래? 왜 그림에선 미샤는 이렇게 백치미 철철 넘치는 귀염둥이 눈땡글이야?

 

 

미샤 : 내가 알려주마. 토끼가 나의 진지심각 미모를 백만분의 1도 제대로 담아낼 능력이 없기 때문에 눈땡글로 무마하는 거야.

 

 

게냐 : 당신한테 물어본 거 아니라고요...

 

 

나중에 게냐도 눈땡글 꼬맹이 시절 그려봐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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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