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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니 사드(여름 정원)는 페테르부르크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다. 녹음이 울창하고 연못에는 백조와 오리, 갈매기가 노닌다. 대리석 조각상들이 즐비하고 한가운데에는 유명한 러시아 우화 작가 크르일로프의 커다란 동상이 있다. 무더운 여름에도 이곳에 들어서면 선선하기 그지없다. 분수와 아폴로를 보면서 크르일로프 동상 근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사진은 2018년 9월에 찍은 것. 
 
 
레트니 사드에는 옛날에 쥬인이랑 처음 갔었다. 이후에도 자주 갔지만 그래도 항상 이곳 사진들을 보면 쥬인 생각이 제일 먼저 난다. 
 
 
 

 
 
 
이것이 크르일로프 동상. 
 
 
 

 
 
 
 

 
 
 
오른편이 내가 좋아하는 아폴로. 이 공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조각상이다. 료샤는 내가 저 아폴로를 좋아하는 걸 보고 민망하다면서 '하긴 넌 타이츠 입은 발레 무용수를 좋아하니까. 어휴 민망해' 라고 디스하곤 했다. 야, 그거랑 이건 다르잖아! 라고 하려다 또 생각해보면 비슷한가 싶어서 '그런가보다' 라고 인정해버렸다. 
 
 
 

 
 
 
 

 
 
 
이 날은 빛이 좋아서 연못이 새파랗게 나왔다. 갈매기, 청둥오리들이 많이 찾는다. 백조도 한 쌍 있다. 사진엔 안 나왔지만 참새랑 비둘기, 까마귀도 많다. 
 
 
 

 
 
 
마지막으로 백조 사진도 한 장. 
 
 
사진 보니 정말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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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페테르부르크. 네프스키 대로를 중심으로 주변의 모이카 운하와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따라 걷고 이따금 그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쉬었다. 순서대로 모이카 운하의 끄라스느이 모스트(붉은 교각) 근처의 카페, 그리고 그리보예도프의 카잔 성당 맞은편의 카페 부셰,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와 네프스키 거리 풍경. 사진은 아이폰6s.



첫번째 사진은 잘 보면 카페 창 너머로 끄라스느이 모스트의 붉은 난간이 보인다. 그래서 붉은 교각이다.
 
 

 

 
 
 

 
 
 

 
 
 

 
 
 

 
 
 

 
 
 
저 아치를 통과하면 궁전광장과 에르미타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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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8. 08:12

밤과 낮, 이삭 성당 근방 russia2024. 2. 28. 08:12

 

 

 

백야 시즌의 페테르부르크, 이삭 성당 근방의 밤과 낮 사진 몇 장. 이때는 7월이었고 밤중의 가장 어두워질 무렵 숙소 앞에 잠깐 나와서 찍었다. 2014년. 이삭 성당과 천사들. 

 

 

 

 

 

 

 

 

 

여기는 아마도 네프스키 대로였을 것이다. 이미 10년 전 풍경이라 지금은 저 가게들도 바뀌었을 것 같다. 네프스키 대로를 수직 축으로 해서 양옆으로 여러 거리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낮. 여기는 해군성 공원에서 청동기사상과 네바 강변으로 나오는 길. 볕이 좋아서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낮에 보는 천사는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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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7. 09:37

여름의 바실리 섬과 네바 2017-19 petersburg2024. 2. 27. 09:37

 

 

 

햇살이 환하고 밝은 여름날 바실리예프스키 섬과 네바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기분은 너무나도 좋다. 이것은 도심의 그리보예도프 운하나 판탄카를 따라 산책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인데, 바실리 섬 자체에 배어 있는 특유의 뭔가가 있다. 이 섬에는 한편 끝에는 바닷가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과 네바 강변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바글바글한 주택가가 모여 있는 동네들. 나는 맨처음 러시아에 갔을 때 이 섬 바닷가에 있는 기숙사에 살았었다. 

 

 

사진은 2019년 여름. 아마 7월이었을 것이다. 볼쇼이 대로에서 가까운 동네에서부터 국립대학이 있는 강변까지 쭉 걸어가며 찍은 사진들. 아이폰 xs. 빛이 무척 예뻤다. 마음에 평화와 위안을 주는 사진들. 저때의 따뜻하고 조금은 뜨겁기까지 했던 쨍한 햇살이 아직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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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6. 08:52

모이카에서 그리보예도프 운하까지 russia2024. 2. 26. 08:52

 
 
 
모이카에서 고로호바야 거리, 그리보예도프 운하까지.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2014년 7월.

 
 
맨 처음의 모이카 강변 건물 창문에는 이삭 성당의 황금 돔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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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3. 08:13

네바 강 russia2024. 2. 23. 08:13

 

 

 

2014년 7월.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 따라 산책하다 찍은 사진 두 장. 강 건너편은 바실리예프스키 섬이고 정면에 보이는 민트그린 건물은 쿤스트카메라 건물. 페테르부르크의 랜드마크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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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2. 10:27

손에 익지 않은 카메라 russia2024. 2. 22. 10:27

 

 

2014년 3월의 페테르부르크 사진들인데 화질이나 색감 등 뭔가 평소 이 도시 사진들과 다른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이때 새로 산 카메라를 시험하면서 이것저것 잘못 만지작거렸기 때문이다. 당시 필름카메라 느낌이 난다는 조그만 후지 카메라를 사서 들고 갔는데 여기에는 첨 보는 모드들이 있었다(요즘 폰의 앱에 많은 무슨무슨 필터 모드들인듯) 그래서 암것도 모르고 눌러보다가 어떤 것은 미니어처 모드 어떤 것은 비네팅 모드 등으로 찍혔다. 그래서 그런 스위치를 건드려서 찍은 사진들은 다들 우중충하고 어둡게 나왔는데 그 결과에 깜짝 놀란 나머지 이 카메라를 잘 쓰지 않고 손에 익은 니콘 DSLR을 다시 쓰게 되었음. (이 후지카메라는 그냥 똑딱이 디카였음)

 

 

근데 엄청 오랜만에 다시 들춰보니 뭔가 폰카 느낌이 나서 그런지 또 색다른 기분의 사진들이라 주루룩 올려본다. 겨울운하, 에르미타주, 그리보예도프 운하, 근처 거리, 호텔 방까지 이것저것. 그런데 이미 10년 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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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8. 19:57

앰버 russia2024. 2. 18. 19:57

 

 

 

아직도 저 기념품 가게가 남아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던 가게였는데 저기서 브로치를 샀던 것 같지만 긴가민가하다. 근처에 기념품 가게가 여럿 있어서 페테르부르크에 갈 때면 그런 곳 어딘가에서는 목각 천사를 샀고 어디에서는 브로치, 어디에서는 마트료슈카를 사곤 했다. 사진은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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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7. 20:56

겨울, 네바 강과 해군성 russia2024. 2. 17. 20:56

 

 

 

2015년 2월. 

 

 

네바 강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이 사진을 찍었던 날은 매우 추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하지만 하늘이 파랬고 차가운 햇살이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렸다. 사진첩 넘기다가 이 사진 색채가 마음에 들어서 올려본다. 아주 고요한 풍경이다. 

 

 

 

 

 

 

네바 강변으로 나가기 전에 이렇게 해군성을 따라서 걸었다. 이 공원은 오랜 옛날 러시아에 처음으로 갔을 때 주말을 맞아 제일 처음으로 '시내 구경' 나왔을 때 왔던 곳이다. 지리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이삭 성당 간다고 꾸역꾸역 버스 타고 나왔었다. (이삭 성당은 바로 맞은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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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5. 09:41

나무 아래 휴식 russia2024. 2. 15. 09:41

 

 

 

이것저것 일 때문에 신경쓰이고 지쳐서 올려보는 사진. 2014년 여름. 

 

 

울창한 나무 사이로 에르미타주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리를 하나 건너가야 나온다. 네바 강을 사이에 두고 이쪽은 바실리섬의 스뜨렐까 부근. 건너편은 에르미타주. 그러고보니 이 사진이 벌써 10년 전이네. 저 여인처럼 밝은 오후에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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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0. 22:32

리체이느이 대로 풍경 두 장 2017-19 petersburg2024. 2. 10. 22:32

 

 

 

 

2017년 10월. 리체이느이 대로 풍경 두 장. 사진은 아이폰 6S. 이 거리는 보통 뽀드삐스니예 이즈다니야 서점에 갈 때 걷곤 했다. 사진은 이미 근 6~7년 전 모습이라 지금은 저 가게나 호텔, 바 등이 그대로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막상 여기 사진엔 안 나왔지만 이즈다니야 서점에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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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7. 09:02

반짝이는 네바 강 russia2024. 2. 7. 09:02

 

 

 

햇살로 반짝거리는 네바 강과 그만큼 예쁜 사람들. 옛날 사진첩에서 발견해 올려본다. 2014년 7월. 백야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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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4. 17:52

고스찌 russia2024. 2. 4. 17:52

 

 

 

페테르부르크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 겸 카페 고스찌. 내가 무척 좋아했던 곳이다. 페테르부르크에 갈 때마다 꼭 들렀다. 아직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음식도, 디저트도, 차도 모두 맛있는 곳이었다. 여기 메인 셰프가 세르비아 사람이었다. 그래서 세르비아 사과랑 과일을 디저트에 쓴다고 친절했던 남자 점원이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나는 세르비아에 대해 '음식이 맛있을 것 같다'라는 기대를 품게 되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ㅎㅎ)

 

 

이 사진은 2012년 9월에 찍은 것이다. 벌써 아주 오래 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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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3. 21:59

여름의 판탄카 2017-19 petersburg2024. 2. 3. 21:59

 

 

 

 

단편의 퇴고를 마치고 나니 좀 허전해서 페테르부르크 사진첩을 뒤적여보았다. 

 

 

 

페테르부르크에 마지막으로 다녀온 것은 2019년 11월이었다. 그해 연말에 블라디보스톡에 가서 2020년 새해를 맞았다. 그 이후 코로나와 전쟁으로 러시아에는 가지 못하게 되었다. 여행이 재개된 후 빌니우스와 프라하, 바르샤바에 다녀왔다. 아마도 나는 계속해서 어디든 저 동네와 가깝거나 저곳을 연상시키는 동네에 가고 싶은 것 같다. 가능하다면 5월에 베오그라드에 다녀오려는 중이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으로는 너무나도 다시 페테르부르크에 가서 저 운하와 강을 따라 걷고 싶다. 

 

 

사진은 2019년 7월. 여름, 백야 시즌의 판탄카. 이때는 성수기라 아스토리야나 에브로파는 너무 비싸서 판탄카 쪽에 있는 로시 호텔에 묵었다. 바가노바 학교와 면해 있는 호텔이었다. 그래서 이때는 저녁마다 판탄카를 따라 산책할 수 있었다. 에브로파에 묵을 때는 그리보예도프 운하, 아스토리야일 때는 모이카를 따라 산책하게 된다. 판탄카는 그리보예도프나 모이카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리고 아주 길게 이어진다. 나의 70년대 레닌그라드 이야기들에서 이 판탄카는 알리사와 트로이의 운하였다. 그리고 90년대 이야기로 접어들면 미샤가 이 판탄카 운하 어딘가에, 트로이츠키 사원이 잘 보이는 쪽에 있는 집에 살고 있다. 

 

 

사진을 찍었던 건 아마 밤이었던 것 같다. 늦은 밤은 아니고 아마 9시 무렵 쯤 됐을 것 같다. 역광이라 컴컴하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이것보다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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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23. 09:27

아스토리야 moments, 향초와 안대 2017-19 petersburg2024. 1. 23. 09:27

 

 

 

2018년에는 9월에 페테르부르크에 갔다. 그 당시는 적어도 매년 한번 이상은 갔었다. 코로나와 전쟁 이후 못 가게 되어 항상 마음 속에 크고 깊은 그리움이 있다. 

 

 

이때의 휴가 후반부에는 이곳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숙소인 아스토리야에 묵었다. 폰으로 찍었던 사진첩에서 당시 아스토리야의 방과 카페, 외관 등 사진 몇 장들을 꺼내본다. 이때는 dslr도 가지고다니며 쏠쏠하게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이건 전부 아이폰6s로 찍은 사진들. 

 

 

 

 

 

 

저 빨간 차양이 항상 그립다. 친구들을 만나는 장소로도 항상 '아스토리야 빨간 차양 아래에서 만나' 하곤 했는데. 못 가게 된 최근 몇년 사이에 외벽 색깔을 이것보다 더 짙은 색으로 전면 바꾸었는데 내 기억과는 달라졌을테니 좀 아쉽긴 하지만 새로 칠한 색이 원래 옛날 색깔이었다고들 한다. 

 

 

 

 

 

 

로비 라운지 카페 로툰다. 여기는 차도 디저트도 햇살 들어오는 창가도 모든 것이 좋아서 이 동네치고는 좀 비싸지만 그래도 자주 드나들곤 했다. 그래서 이 호텔에 묵으면 더욱 좋다. 

 

 

 

 

 

 

 

 

 

이건 방에서. 

 

 

 

 

 

로비에는 이렇게 기념품 샵이 있음. 

 

 

 

 

 

 

방. 이때 업그레이드를 해줘서 방이 좋았다 :)

 

 

 

 

 

 

저녁 늦게 내려와 김릿을 마시면 더욱 좋다. 여기 김릿이 맛있다. 메인을 보드카와 진 중 무엇으로 할지도 물어보는데 당연히 진을 고른다. 언젠가부터 메뉴판에서는 사라졌지만 요청하면 만들어준다. 

 

 

 

 

 

 

메도빅도 맛있다 :) 그리고 이곳의 시그니처인 저 조그만 플로랑틴 쿠키도 맛있다. 디저트를 시키지 않아도 차를 주문하면 항상 저것을 내준다. 나는 이곳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로모노소프 샵에서 저 찻잔과 종지, 큰 접시를 사서 모았다. 

 

 

 

 

 

 

이따금 마린스키 등 저녁공연에 다녀오면 이렇게 저녁 청소와 침구 정리를 해두고는 귀여운 알룐카 미니 초콜릿을 올려둔다. 알룐카는 시리즈별로 맛에 편차가 심한데 이 조그만 것은 킷캣이랑 맛이 비슷하다. 이게 제일 맛있다! 

 

 

 

 

 

 

로비의 기념품 샵에서 향초와 안대를 샀다. 그런데... 저 안대는 너무 이쁜데 밴드가 심히 짱짱해서 도저히 불편해서 써먹을 수가 없다 ㅠㅠ 나는 잠잘 때 안대를 착용하므로 아주 실용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써보니 머리가 터질 듯 조인다!!! 아무래도 러시아인들의 엄청 조그만 두상에 맞게 만들었나보다. 우리 나라에선 어린이들이나 맞을 사이즈! 안대 자체는 코 중간까지 내려와서 넉넉한데 밴드가 너무 짱짱하다. 밴드를 늘려보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리 잡아당기고 기다란데 뒤집어씌워놔도 안 늘어난다. 흑흑, 근데 러시아에도 머리 큰 사람들도 많은데 엉엉... 그 사람들은 어떻게 쓰라는 말인가. 팔등신에 얼굴 주먹만한 러시아 미녀들만 착용하는 안대인가보다 + 우리 슈클랴로프님같은 꽃돌이 무용수 ㅜㅜ

 

 

그래서 이 예쁜 안대는 옷장 서랍에 고이 모셔놓았고 저 빨간 안대 케이스는 지금 서재 방의 이콘과 천사들의 공간인 우골에 펼쳐서 깔아두었음... 향초는 아까워서 못 쓰고 이것도 어딘가 모셔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저런 향초도 유통기한이 있지 않으려나, 지금 써도 되나 잘 모르겠음. 벌써 5년도 넘었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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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9. 22:13

눈과 얼음의 너 russia2023. 12. 29. 22:13

 

 

 

한겨울, 페테르부르크. 해군성과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을 지나 청동기사상과 네바 강이 있는 쪽으로 나가는 길. 이건 아마도 2015년 겨울이었던 것 같다. 눈과 얼음의 도시. 페테르부르크. 때로는 해묵은 이름으로, 레닌그라드라고 부르게 되는 곳. 페트로그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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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8. 08:36

10년 전 페테르부르크 산책 2 + russia2023. 12. 8. 08:36

 
 
 

며칠 전에 이어, 역시 같은 시기인 2013년 9월 페테르부르크 사진 몇 장. 그리보예도프 운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그리고 당시 머물렀던 숙소인 그랜드 호텔 유럽의 방과 카페. 9월은 이 동네를 산책하기 좋은 시기이다. 그런데 자칫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끔찍한 10월이 온다. 해도 안 나고 계속 비가 주룩주룩 오고, 난방 시작 직전이라 춥고 음산해서. 사진을 찍었던 시기인 9월 초중순까지는 딱 좋은데. 
 
 
이 사진은 그리보예도프 운하변. 건너편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의 2013/14 시즌 발레와 오페라 광고가 붙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레프 박스트의 Supper 사본이 액자로 붙어 있고 그 옆에는 대중가수 콘서트 광고들이 나란히. 
 
 
 

 
 
 
여기는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들어가는 길. 
 
 
 

 
 
 
수도원과 아름다운 정원. 
 
 
 

 
 
 
수도원 경내 묘지.
 
 
 

 
 
 

그랜드 호텔 유럽(에브로파)의 침실. 여기는 다 좋은데 도저히, 정말 도저히 저 꽃무늬 커튼만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이후 나는 이곳보다는 좀더 모던한 아스토리야에 더 자주 묵게 되었다. 그런데 이 호텔이 확실히! 고풍스럽고 우아한 면에서는 한 수 위이긴 하다.

 
 
 

 
 
 
에브로파의 2층 카페 메조닌. 좋아하던 곳이다. 그런데 코로나 시즌에 이 카페를 리모델링해서 색채도 연녹색 계열로 모두 바뀌었다. 바뀐 모습도 사진으로 보면 예뻐보였다. 다시 가보고 싶은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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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12. 6. 08:14

10년 전의 페테르부르크 풍경들 russia2023. 12. 6. 08:14

 

 

 

일찍 출근해 일하다가, 잠깐 머리 식히려고 옛날 사진첩을 열어봤다. 2013년 9월, 페테르부르크 사진들. 그 이후 변한 곳들도 있고 그대로인 곳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갔던 것이 코로나 전인 19년 11월이었으니 그 사이 또 많이 변했겠지. 이 사진들 찍으며 산책했던 때가 한편으로는 생생하고 한편으로는 가물가물하다. 아마 아주 여러번 가고 또 갔던 곳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당시 사진들은 니콘 DSLR로 찍었음. (이때는 폰카 화질이 나빠서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녔는데 그 이후 게으름과 체력저하 등등이 겹쳐서 요즘은 어딜 가도 좀처럼 카메라를 챙기지 않는다. 트렁크에는 넣어가는데 막상 현지에서 놀러 나갈 때는 '아, 무겁다' 하며 그냥 폰으로... 그런데 이따금 예전 사진들을 들춰보면 '그래도 제대로 된 카메라로 찍은 쪽이 더 좋긴 하다' 라는 생각이 들어 아쉽기도 함. 

 

 

사진들은 네프스키 대로 근방의 여러 거리들,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겨울운하(짐냐야 까나브까)와 궁전광장, 이삭 성당과 청동기사상, 네바 강 등등, 익숙한 산책 코스에서 찍었던 것들. 벌써 10년 전이라니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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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9. 10. 19:23

눈과 얼음, 빛의 도시 russia2023. 9. 10. 19:23

 

 

 

어제 새 달력을 만들면서 집어넣었던 페테르부르크 사진 몇 장. 대충 손에 잡히는대로 2015년 사진 폴더를 열어서 겨울 사진 세 장과 여름 사진 한 장을 넣었다. 2월과 7월. 저때가 이미 8년 전이라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저 이후에도 코로나와 전쟁 전까지는 매년 갔었는데. 

 

 

맨 위 사진은 꽁꽁 얼어붙은 모이카 운하와 페테르부르크 특유의 난간, 돌바닥. 이 운하를 따라 많이 걷곤 했다. 이 운하는 붉은 교각과 푸른 교각, 이삭 성당과 아스토리야 호텔 옆을 지나 마린스키 극장 쪽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에게 이 운하는 언제나 미샤의 운하이다. 마치 판탄카가 트로이와 알리사의 운하이듯. 

 

 

 

 

 

 

청동기사상. 이 도시에 도착하면 언제나 시인과 황제에게 인사를 하러 간다. 마음속에서야 시인이 당연히 먼저이지만 숙소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순서가 달라진다. 이때는 네프스키 중간에 있는 에브로파 호텔에 묵었기 때문에 시인을 먼저 보러 갔었다. 그러나 이후 나는 에브로파보다는 아스토리야에 묵게 되었고 순전히 지리적 이유 때문에 시인보다는 황제를 먼저 보러 가게 되었다.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네바 강. 살을 에는 듯 추웠지만 그래도 해가 쨍하고 나서 온통 새파랗고 새하얗고 금빛이었던 날이다.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는 너무나 고되지만 이런 날씨만큼은 그립다. 

 

 

 

 

 

 

그리고 이건 7월.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 여기는 오랜 옛날, 내가 무지하고 어리고 순수하던 시절 맨 처음 페테르부르크에 왔을 때, 첫 주말에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무작정 시내에 나와 처음으로 마주친 공원이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항상 그때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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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 17:34

로툰다 카페, 5년 전 오늘 2017-19 petersburg2022. 10. 2. 17:34

 

 

 

 

어제는 6년 전 이맘때 프라하 사진, 오늘은 5년 전 이 날, 페테르부르크. 아스토리야 호텔 로툰다 카페 사진. 10월은 페테르부르크를 여행하기에 11월보다도 더 최악의 날씨다. 17년에는 일 때문에 너무너무 바빠서 여름휴가를 갈 수 없었고(18년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어쩌다보니 10월 초에 일주일 좀 넘게 다녀왔다. 아마 추석이 끼어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는데 이때 여행을 앞두고 정말 빡치는 인사발령을 받아서(엄청 힘든 업무를 떠맡게 되었음) 무지무지 기분 나쁜 채 여행을 왔었다. 그리고 머무는 내내 매일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비가 주룩주룩 왔다 ㅠㅠ 결국 햇살을 한번도 못봤음. 그래서 호텔에서 많이 놀았다. 여기는 내가 좋아하는 아스토리야의 로비 카페 로툰다. 이곳은 모든 것이 훌륭하다(가격 빼고. 하지만 우리 나라 물가를 생각하면 여기는 아주 훌륭했다. 지금은 환율이 올라서 이 동네 물가도 예전보다 비싸진 것 같다)

 

 

망할넘의 푸틴... 빨리 전쟁이 끝나고 더 이상의 희생자가 생기지 않기만 바라는데 갈수록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절망적으로 변하니 마음이 무척 아프고 속상하다. 

 

 

사진은 노트북 들고 늦은 애프터눈 티 마시러 내려갔을 때. 보통은 잘 차려입은 남녀, 비즈니스 논의를 하러 온 수트맨들, 그리고 나 같은 투숙객들이 들르는데, 나를 포함한 후자는 옷을 대충대충 입고 내려오게 되어 우아한 분위기에 딱 맞진 않지만... 그래도 뭐 투숙객이잖아 싶다... 이 날은 메도빅과 다즐링을 주문. 여기는 차를 시키면 로모노소프 도자기 세트에 제대로 된 레몬과 이 호텔 카페의 시그니처인 플로랑틴 쿠키(이름이 이거 맞았던 거 같은데 긴가민가. 하여튼 매우 맛있음), 잼과 꿀을 아름답게 세팅해준다. (우유는 줬는지 안 줬는지 헷갈리는데 사진엔 안 보인다 나는 원래 우유를 넣어 마시지 않아서... 아마 달라고 하면 줄 것이다) 이 카페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나는 저 로모노소프 시리즈의 찻잔과 종지, 디저트 접시를 하나하나 사 모았다 :) 아스토리야를 떠올리려고. 

 

 

 

 

 

 

 

 

 

이렇게 노트북을 가지고 내려가서 종종 글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패드를 들고 내려가 스케치를 하기도 했다. 이 당시는 스트레스 때문에 1일 1스케치를 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 사진에서 제일 잘 나온 건 노트북의 월페이퍼네... 저 월페이퍼 사진은 프라하에서 찍었던 건데 ㅎㅎ 

 

 

 

 

 

 

창 너머로는 니콜라이 1세 기마상이 보이고 몸을 좀 틀면 이삭 성당도 보이는데 사진엔 안 나왔다. 이삭 성당은 사실 아스토리야보다는 그 옆의 앙글레테르 호텔에서 더 잘 보인다. 

 

 

 

 

 

 

아스토리야의 시그니처 빨간 차양. 이 차양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브레이브버드님과 엽님을 만날 때도 이 아래에서 만났다. 료샤와도 종종 여기서 만나곤 했다. 이제 이 차양 아래에서 그렇게 친구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때가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다. 

 

 

사진은 역시 당시 가지고 다니던 아이폰 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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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12. 20:32

15년 전의 부셰 russia2022. 9. 12. 20:32






옛날 사진들 뒤적이다가, 2007년 페테르부르크 폴더에서 발견한 사진 세 장. 여기는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부셰의 옛 모습이다. 이때 처음으로 갔었다. 부셰 이 지점은 지금도 이곳에 그대로 있지만 인테리어와 간판 등은 많이 바뀌었다. 옛날 모습은 이랬다. 2007년 9월이었으니까 벌써 15년 전이다, 세월이 놀랍다. 이때 나는 회사 일 때문에 잠깐 출장을 와서 페테르부르크에서 며칠 묵고 있었다. 대학 동기 한명이 휴가 기간에 좀 늦게 합류했다. 나는 이미 이곳을 워낙 잘 알고 있었고 친구는 페테르부르크가 처음이었다. 같은 학과를 나왔지만 친구는 러시아어에 관심이 없었고 다른 나라 언어를 따로 배워서 그쪽으로 취직을 했었다. 돌아가기 전날, 우리는 묵고 있던 민박 근처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로 나왔고 이 빵집을 발견했다. 디저트도, 빵도 맛있어서 좋아했었다.





이후에도 나는 페테르부르크에 자주 왔고 이곳에 종종 드나들었다. 그 사이에 부셰는 지점도 많이 생기고 훨씬 아기자기하고 이쁘고 세련되고 아늑하게 변했다. 하지만 처음엔 이랬었다. 그때 나는 여기서 곡물과 씨앗이 많이 박힌 묵직한 보로딘스키 흑빵을 사갔던 것 같다. 그리운 부셰.









그때는 이런 것들을 먹었다. 아마 버섯파이 사과파이 체리파이(아니면 나무열매파이), 견과타르트인가보다. 홍차는 내 것, 친구가 시킨 크림이 든 저 음료는 아마 카페라떼나 모카나 뭐 그런 거였겠지(커피 종류 구분 잘 못함)










맞은편에 친구가 조금 보인다. 그 이후 친구는 결혼을 했고, 직장을 그만뒀고,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갔고, 또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다. 얼굴 못 본지 몇년이나 돼서 카톡으로만 안부를 주고받는다. 문득 굉장히 보고 싶다. 대학 친구 중 지금까지 우정을 간직한 '진짜' 친구는 얘 포함 둘뿐이다. 저때도 이미 우리는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직도 많이 순진했고 맑았고 심지어 어렸던 것 같다.





** 지난 6월에 빌니우스에 가서 비르주 두오나라는 빵집 겸 카페에 갔을 때 나는 이곳 생각을 많이 했다. 아마 그곳에서도 여기와 비슷한 종류의 빵들을 팔았기 때문에, 베이커리 카페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오래되고 소박하고 맛있는 빵들.




*** 지금 다시 맨 아래 사진을 보니 빨간거 얹힌 디저트는 파이가 아니라 체리나 나무열매나 라즈베리잼 무스를 얹은 케익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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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8. 14. 21:37

그리운 풍경, 모이카 운하 2017-19 petersburg2022. 8. 14. 21:37






최근 오랜만에 다녀온 여행이 빌니우스라 틈날 때마다 빌니우스 사진을 한둘씩 올리고 있는데, 빌니우스도 그립지만 실은 요 며칠 문득 너무나도 페테르부르크가 그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페테르부르크는 코로나 직전인 19년까지 다녀온 후 못 갔다. 올해 다시 해외에 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전쟁 때문에 러시아에 가는 것이 어려워졌고, 설령 갈 수 있다 해도 마음이 내키지가 않는다. 어서 전쟁이 끝나고 더 이상의 희생과 끔찍한 일들이 없기만을 바란다. 내년쯤 일종의 안식휴가 같은 개념으로 한두 달 가량 무급 휴가를 쓸 수가 있는데(제도적으로만 그렇고 실제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음), 이런 일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당연히 페테르부르크에 가서 머무를텐데...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이 든다. (근데 아마 갈 수 있게 되어도 결국 일하느라 그 휴가를 쓰는 건 어렵겠지 싶다만 ㅠㅠ)



사진은 2019년 7월, 모이카 운하. 아마도 밤 10시~11시 사이였던 것 같다. 아직 백야 시즌에 걸쳐진 시기. 나는 마린스키 구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발레 돈키호테를 보고 나와 천천히 모이카 운하를 따라 걸어오던 길이었다. 이 길은 내가 좋아하는 산책로이다. 오른편 운하 너머, 이삭 성당의 황금빛 돔 위로 백야의 석양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무척 그리운 풍경, 그리운 순간이다. 이때만 해도 다시 이곳을 거닐게 되는 것이 어려워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언제나처럼 매년 한두번은 다시 와서 걷겠지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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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1. 16:47

모퉁이로 접어들면서 2016 petersburg2021. 2. 21. 16:47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서 이삭 광장으로 접어드는 모퉁이. 왼쪽 건물은 앙글레테르 호텔. 1층에는 샤스찌예 카페가 있다. 모퉁이를 돌면 아스토리야 호텔이 앙글레테르 옆에 붙어 있다. 

 

 

2016년 12월 오후. 막 해가 진 후라 푸르스름하다. 저때 겨울은 추웠다. 사진은 당시 쓰던 아이폰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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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3. 21:29

한여름, 레트니 사드 정경 두 장 + russia2020. 11. 23. 21:29

 

 

 

좀 답답한 기분이 들어서, 기분 전환을 위해 예전 러시아 사진들 뒤적이다 레트니 사드 사진 두 장. 2014년 7월에 갔을 때 찍은 거니까 이미 6년 전이다. 올해는 뻬쩨르도 못 갔고 당연히 레트니 사드에 가서 산책도 못 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책도 못 읽고 분수 구경도 못했다. 아쉽다.

 

 

이 날 찍은 사진들을 보니 레트니 사드의 울창한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카르토슈카 곁들여 종이컵에 홍차 마시며 책 읽고 있는 내 사진이 몇 장 있었다. 그때 내 머리가 생각보다 너무 쨍한 빨간색이라 깜짝 놀람. 저런 머리색을 하고도 잘도 출근하고 일했구나 하고 새삼 웃김. 지금은... 그저 짙은색 염색으로 새치를 가리는데 급급할 뿐... 엉엉....

 

 

 

 

 

아아 다시 가서 산책하고 싶구나. 레트니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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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페테르부르크 사진 뒤적이다 발견. 2014년 4월 사진들이다. 14년에는 4월과 7월에 갔었다. 4월에 페테르부르크를 거닐었던 건 아주 옛날에 맨처음 가서 연수받으며 살았을 때 외에는 이때뿐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서 날씨가 극악이기도 하고 휴가 시즌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는 어떻게 해선지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튼 4월 초에 갔었다. 그리고 이 날 아주 운이 좋아서 날씨가 엄청 좋았다! 싸늘한 날씨에 적당히 두툼한 옷을 입고 산책하는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때 머물렀던 숙소는 그랜드 호텔 유럽이었다. 이 호텔에 묵게 되면 산책 코스는 항상 이렇게 시작된다. 호텔 맞은편에 예술광장,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박물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 한가운데 푸쉬킨 동상이 있고 그 너머로 루스키 무제이가 보인다. 여기서 시작해 시인에게 먼저 인사를 한 후,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따라 걸으며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을 지나 쭉 걸어서 네바 강변으로 나가게 된다.

 

 

아스토리야에 묵으면 길을 건너서 해군성 공원을 가로질러 청동기사상을 지나 네바 강변으로, 그리고 궁전광장으로 걸어가게 되고. 그래서 항상 '유럽 호텔이면 시인에게 먼저 가게 되고 아스토리야면 황제에게 먼저 간다' 라고 되뇌임.

 

 

그러니 이 산책 사진들은 그랜드 호텔 유럽 코스. 사진 몇 장. 역시 시인으로 시작.

 

 

 

 

 

 

공원으로 들어와서 호텔 방향을 보며 찍은 사진. 왼편에 푸쉬킨 뒷모습이 보인다. 잘 보면 잔디에 덜 녹은 눈이 드문드문.

 

 

 

 

 

 

그리고는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과 그리보예도프 운하. 전형적인 페테르부르크 관광엽서 구도. 지금은 수리 중이라 저 쿠폴 한쪽은 가림막으로 둘러쳐 놔서 이런 풍경은 아니다.

 

 

하늘 색깔도 여름의 푸른색과 초봄의 푸른색은 확실히 다르다. 물론 가을과 겨울도.

 

 

 

 

 

 

운하 따라 걷다 뒤돌아서 찍은 사진. 가운데 저 멀리 돔 크니기의 지붕과 그 건너편의 카잔 성당 열주 일부가 보인다.

 

 

 

 

 

 

빛이 좋아서.

 

 

 

 

 

 

 

 

여름엔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바글거리는 곳.

 

 

 

 

 

운하 따라 걷다가 골목으로 들어가 건물 현관과 안뜰(드보르)이 보이는 사진 한컷.

 

 

 

 

 

그리고 네바 강변 산책하며 찍은 사진으로 마무리. 다시 가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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