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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0. 21:57

그걸 본 게 아니라고!! 억울하다! russia2014. 11. 10. 21:57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도착한 다음날. 료샤가 호텔 로비로 와서 같이 산책하러 나갔다. 언제나처럼 그리보예도프 운하부터 시작해 궁전광장과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등지를 산책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운하를 따라 걸으며 나는 평소처럼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러다 내 눈을 사로잡은 저 배들..

 

사진 찍고 있는데 료샤가 옆에서 막 놀렸다.

 

료샤 : 너 딱 걸렸어~

 

나 : 뭐?

 

료샤 : 너 지금 저 남자 찍고 있는 거지?

 

나 : 무슨 남자?

 

료샤 : 저기! 웃통 벗은 남자! 

 

나 : 엥? 아니야, 나 저 보트들 찍고 있었어. 저기 '수다리'라고 이름 적혀 있잖아.

 

료샤 : 변명하지 마랏! 웃통 벗은 남자를 보고 있었어!

 

나 : 아니야! 저 남자는 네가 지금 말해줘서 발견했어! 나 원래 배들 보면 이름 보는 거 좋아한단 말이야!

 

료샤 : 숨길 필요 없어 ㅋㅋ 넌 어차피 타이츠 입은 남자들도 좋아하고

(이 자식은 맨날 그 망할 놈의 타이츠 타령 ㅠㅠ http://tveye.tistory.com/2979

이 자식에겐 발레 = 타이츠로 낙착 ㅠㅠ)

 

나 : 아악, 아니란 말이야!

 

료샤 : 타이츠 입은 슈클랴로프 좋아하잖아!

 

나 : 슈클랴로프를 좋아하긴 하지만 타이츠를 입은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료샤 : 그럼 벗은 것을...

 

나 : 아아 ㅠ 너는 왜 모든 대화가 이렇게 ㅠㅠ

 

.. 하여튼 억울했다. 나 정말 저 남자 보면서 이 사진 찍은 거 아니라고요..

 

근데 지금 보니 저 남자가 딱 가운데 있네!! '수다리'(러시아어로 '나리님' 정도랄까)라는 이름 간판 붙은 보트는 왼편 하단으로 밀렸고...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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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3. 21:04

백야의 어스름에 잠긴 이삭 성당 russia2014. 11. 3. 21:04

 

 

지난 7월 초. 밤 11시 즈음.

 

마린스키에서 공연 보고 돌아오는 길. 어스름에 잠긴 이삭 성당 실루엣과 하늘 사진 몇 장.

 

 

 

이삭 성당은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높은 건축물이다. 거대한 천사상들이 돔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데, 이 천사들의 실루엣을 보는 걸 좋아했다.

 

 

 

이때 머물렀던 숙소는 이삭 성당 맞은편의 앙글레테르 호텔이라서 창 너머로 항상 천사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백야의 어스름. 잠시 깜깜해졌다가 새벽에 금세 밝아져온다.

 

이날 마린스키에서 봤던 공연은 마르그리트와 아르망(http://tveye.tistory.com/3002) 이었다.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이 무척 근사해서 기분좋게 돌아오는 길이었다. 석양도, 이삭 성당도, 천사들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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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러시아 박물관과 연결되어 있는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맞은편 문으로 나오면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이 있다.

 

지난 7월.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산책하다가 더워서 공원으로 들어갔다. 언제나 이 공원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귀여운 과자 수레. 달콤하게 코팅한 아몬드 등속을 판다. 한겨울에는 너무 추우니까 영업을 안 한다만..

 

 

 

 

 

 

 

과자 수레 옆에 있던 아이스크림 수레에서 득템. 벤치에 앉아 먹었다. 날씨가 무척 더워서 콘이 금방 녹아 흘러내릴 지경이었다. 원래 이런 것보다는 손잡이 없는 그냥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는데 마침 이땐 이 콘과 수입 아이스크림밖에 없었다. 요즘은 러시아에서도 수입 초콜릿 아이스크림 바가 훨씬 많다. 난 옛날 러시아 마로제노예가 더 맛있던데...

 

저거 먹고 있는데 어떤 귀여운 아기가 엄마와 함께 아장아장 걸어오다가 '엄마 나도 마로제노예~'하고 막 졸라댔다. 그러나 그 아기는 양손에 과자와 바나나를 쥐고 있었기에.. 엄마는 당연히 '안돼!' 하고 야단쳤음 ㅠㅠ

 

* 태그의 미하일로프스키 공원을 클릭하면 전에 올렸던 이곳 풍경과 겨울의 저 과자수레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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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30. 21:41

궁전 다리 아래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들 russia2014. 10. 30. 21:41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바실리예프스키 섬과 스뜨렐까에 산책 갔다가 궁전 다리 건너서 다시 네프스키 대로 쪽으로 걸어나가려던 중. 궁전 다리 아래에 옹기종기 앉아 그림 그리는 사람들 발견.

 

무척 찬란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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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29. 22:10

네프스키 수도원에서 구운 빵 russia2014. 10. 29. 22:10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곳이라 페테르부르크에 가면 꼭 한번쯤은 들르게 된다. 이곳은 고적해서 거닐기도 좋다, 교회 안에 들어가 정교 이콘을 보고 초를 켜고 비록 정교 신자는 아니더라도 잠시 기도하며 평온을 찾기도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너무나도 맛있는 빵을 구워서 판다. 지하에 빵집 겸 카페가 있는데 내부는 아주 간소하다. 좁은 매점 같은 카운터에서 빵과 음료, 차를 파는데 신자들은 수도원 교회 갔다가 이곳에 와서 빵을 정말 바리바리 싸간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정말 맛있다! 달지도 않고 재료의 맛이 살아 있다. 그리고 갓 구운 따끈따끈한 빵은 얼마나 구미 당기는 맛인지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빵과 진한 홍차를 시켜서 안쪽의 좁은 홀에 앉아 요기를 하고 간다. 홀에는 정교 이콘과 관련 그림들이 붙어 있어 신자들은 이곳에 들어와도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한다. 

 

지난 여름에 갔을 때는, 빵을 다섯 개 샀다. 감자빵 하나, 버섯빵 하나, 사과빵 세 개. 홀에 앉아 버섯빵이랑 사과빵 한 개는 금세 해치우고.. (빵이 조그맣다. 그래서 맨 처음 갔을 때 빵 하나 시켰다가 막 후회했다)

 

나머지는 호텔로 가져와 다음날 아침에 먹었다. 바로 저것들. 저 비닐봉투는 빵 담아준 봉지. 러시아에서 빵이나 과자를 사면 저렇게 굉장히 얇은 비닐봉투에 담아준다.

 

저 빵 무지 그립다. 먹고 싶네.. 사과빵은 안에 든 사과에 설탕을 거의 넣지 않아서 진짜 새콤한 사과 맛만 난다.

 

 

 

 

이게 지난 봄에 갔을 때. 원래 안에서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첨에 살짝 한 장만 찍었다.

 

크랜베리 모르스. 이것도 수도원에서 직접 만든 것. 달콤하고 시원하다. 그리고 하나밖에 안 시켰는데 너무 작아서 슬펐던 그 사과빵 :)

 

* 태그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을 클릭하면 전에 이곳에 대해 올린 글과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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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마린스키 극장 가는 길. 운하 따라 걷다가 이 다리를 건너 도로변으로 접어들어 조금만 더 걸어가면 마린스키가 나온다.

 

다리의 이름은 빠쩰루옙 모스뜨. 빠쩰루이가 러시아어로 키스라는 뜻이라서 이 다리는 어쩐지 연인들의 다리 같고.. 키스를 해야 할 것 같은 곳이다만. 원래 이름 유래는 키스와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어쩐지..

 

그래서 이 다리에는 사랑의 자물쇠들도 많이 걸려 있고(제발 이런 건 안 했으면 좋겠다. 상업적이기만 하고.. 다리 난간에 무게만 가중되고), 이렇게 난간에 낙서도 되어 있다 :)

 

위에 씌어 있는 낙서부터

아냐♡쇼마,

블라드♡옥사나

 

행복하세요 아냐-쇼마 커플, 블라드-옥사나 커플~

 

나중에 여기 달려 있는 자물쇠들 사진들 몇 장 더 올려보겠다 :)

 

 

 

멀리 이삭 성당이 보인다. 이삭 성당 앞에서 시느이 모스트(푸른 다리)를 건너 운하를 따라 쭈욱 걸어와 이 다리를 건너고 나면 마린스키로 접어들 수 있다 :)

 

 

 

다리는 요렇게 생겼다 :0

 

생긴 건 평범하지만 운하를 비롯한 주변 풍광이 아름답고.. 빠쩰루옙 다리라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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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0. 22. 21:25

메조닌 카페, 여행 중 누리는 작은 호사 russia2014. 10. 22. 21:25

 

 

페테르부르크에는 고급 호텔이 몇 군데 있는데, 요즘이야 포시즌스를 비롯해 값비싼 호텔들이 많이 생겼지만 그래도 가장 전통 있는 호텔은 네프스키 대로의 예술광장 근처에 있는 그랜드 호텔 유럽(옛날 이름은 유럽 호텔)과 이삭 성당 맞은편에 있는 아스토리야 호텔이다.

 

나의 로망의 호텔은 언제나 아스토리야 호텔이었지만 거긴 아직 못 가봤고, 그랜드 호텔 유럽은 머물러 봤다. 사실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했지만 그래도 저렴하게 나온 사이트를 찾아내 비수기에 갔던 것이다. 좋은 호텔이었다. (나의 올해 긴축 재정에 일조함 ㅠㅠ)

 

그랜드 호텔 유럽은 카페가 이렇게 아트리움 형태로 되어 있다. 이름은 러시아어로는 메조닌. 영어로는 mezzanine.

 

여기 머물 때는 편하게 입고 몇 번 갔었다. 지난 여름에 갔을 때는 다른 호텔에 묵었지만 그래도 여기 두 번 갔다. 좋아하는 카페이다. 차도 케익도 맛있다. 물론 페테르부르크의 다른 카페들을 생각해보면 비싸지만 케익 안 먹고 차 한 잔만 마시면 환율을 따져보고 국내의 이런 곳을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다.

 

의자도 편하고 테이블도 좋다. 이전에 머물 때는 노트북 들고 내려와 글쓰기 좋았다. 다만 금연석과 흡연석 사이에 칸막이가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 담배 연기가 스며들기 시작하면 일어났기 때문에 오래 앉아 있기는 힘들었다. 시간 맞춰 내려가면 하프 연주도 한다 :) 

 

 

 

케익들.

 

러시아 케익들은 대부분 매우 달다. 여기 케익 중 아몬드 케익과 duke's ruin이 맛있다.

 

 

 

 

이날은 몸이 안 좋아서 다른 데는 못 가고.. 저녁에 마린스키 공연이 있어서 그냥 낮에 여기 와서 글쓰기를 위해 메모 정리. 케익 같은 거 따로 안 시켜도 조그마한 브라우니와 쿠키 두어 개를 주는데 그것도 맛있다.

 

찻잔과 포트, 세팅은 여기보다 아스토리야 호텔 카페가 더 맘에 들지만(거기는 로모노소프 찻잔을 준다~) 어쨌든 여기는 안캅 찻잔을 준다. 아쉬운 건 거름망을 저렇게 조그만 걸 준다는 것... 저건 좋지 않아 ㅠ 찻잎 점핑이 잘 안된단 말이다..

 

 

2년 전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홍대 앞 편의점에서 산 후 어디를 가든 나와 함께 하고 있는 낡은 스프링 노트 :0

 

 

이건 돌아가는 날. 공항 가기 전에 시간이 남아 들렀다.

 

 

이날 밥을 못 먹어서 duke's ruin 케익 주문. 말린 자두가 가득 들어 있다.

 

 

 

돌아가기 너무 아쉬워서 슬퍼하며... 흐흑... 지금 사진 봐도 그립다.

 

 

 

이날 극장 박물관에 갔다가 샵에서 득템한 발레 잡지. 작년 과월호인데 슈클랴로프 베네핏 공연과 로미오와 줄리엣 기사가 나와 있어서 샀다. 기사도 재미있었고 사진도 비록 흑백이지만 여러 장 들어 있었음. 왼편 위 아래 모두 슈클랴로프 사진 :)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추는 모습과 커튼 콜. 와, 득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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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21. 21:52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의 황금빛 첨탑 russia2014. 10. 21. 21:52

 

 

페테르부르크에 가서 기념엽서를 사면 꼭 등장하는 풍경 중 하나. 바로 이 광경. 네바 강과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그리고 사원의 황금빛 첨탑. 사진이 작아서 잘 안 보이지만 저 첨탑 꼭대기의 아름다운 천사상.

 

뭐 전에도 몇 번 얘기한 적 있지만 이 요새 내에 제국 시절 정치범 수용소가 있었고 도스토예프스키도 페트라셰프스키 서클 사건으로 체포되어 여기 수감되었다.

 

정오가 되면 이 요새에서 대포를 빵 쏜다. 알면서도 가끔 네바 강 걷다가 꽝 소리 들으면 깜짝깜짝 놀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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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20. 21:34

꽃 한 송이 russia2014. 10. 20. 21:34

 

 

 

작년 9월, 페테르부르크.

 

오후에 호텔에서 서프라이즈로 꽃과 샴페인, 케익을 가져다 주었다. 생각지 않은 선물이라 무척 행복했었던 기억이 난다. 매우 심성이 단순한 고객(=나)을 감동시켰다 :)

 

 

 

꽃은 한 송이든 세 송이든 백 송이든 무조건 좋다... 그리고 장미라면 더 좋다.

 

.. 나중에 료샤가 들렀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과 꽃을 보더니 입술을 삐쭉거렸다.

 

료샤 : 너무 좋아하고 있잖아. 너 엄청 쉬워 보인다, 제발 그러지 마라..

나 : 상관없어, 어차피 남자가 준 것도 아닌데.

료샤 : 별 볼일 없는 남자가 꽃을 줘도 저렇게 좋아하겠구만.

나 : 꽃을 주면 점수 상승하겠지.

료샤 : 저렇게 쉬운데 왜 아직도 아무도 낚아채지 않았담.

나 : 몰라 ㅠㅠ 나는 꽃과 먹이를 주면 잘 물릴텐데 ㅎㅎ

 

..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놈 친구 맞아? 쉬워 보인다니!! 그게 친구한테 할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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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8. 15:14

궁전 다리를 건너가는 사람들 russia2014. 10. 18. 15:14

 

 

지난 4월 초, 페테르부르크.

 

서울에 한강이 흐르는 것처럼 페테르부르크에는 네바 강이 있다. 운하도 많다. 그래서 여기저기 다리들이 있다. 이 다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궁전 다리. 노어로는 드보르쪼브이 모스뜨.

 

이 다리는 바실리예프스키 섬과 네프스키 쪽으로 이어지는 시내를 연결해주는 다리이다. 궁전 다리라는 이름은 이걸 건너면 궁전 광장과 겨울 궁전(에르미타주 박물관)이 나오기 때문에 붙은 것 같다. 날씨 좋을 땐 이 다리를 따라 바실리예프스키 섬까지 걸어가도 좋다. (물론 겨울에는 칼바람 때문에 괴롭지만)

 

가운데로 보이는 건물은 바실리 섬의 쿤스트카메라 건물.

 

 

 

무척 밝고 찬란한 날이었다. 4월 초라 물론 아직 추웠다. 사람들 옷차림을 보면 알겠지만...

 

궁전 다리 건너가는 사람들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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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6. 21:53

안으로 들어가면 서점이.. russia2014. 10. 16. 21:53

 

 

페테르부르크. 지난 4월 초.

 

3월말에 가서 열흘 정도 머물렀는데 돌아오는 날 아침에 쏘다니다가 찍은 사진이라 정확히 어느 거리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아마도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 근방이었던 것 같다.

 

오른편의 노란 간판에 '책'이라고 씌어 있는 걸 보니 안쪽으로 쭈욱 들어가면 서점이 있는 모양이다. 페테르부르크에는 이렇게 어두운 통로를 지나 안쪽 마당과 건물로 통하는 구조의 건축물들이 많이 있다. 안쪽 마당은 드보르라고 부르는데, 가끔 그 드보르들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와 빛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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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4. 09:00

예술 광장으로 가는 길 russia2014. 10. 14. 09:00

 

 

페테르부르크, 지난 7월.

예술 광장으로 가는 길. 가운데로 보이는 베이지 핑크 건물은 그랜드 호텔 유럽.

이 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푸시킨 동상이 있고, 동상을 지나면 러시아 박물관이 나온다. 옆쪽으로는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이 있고... 그래서 예술 광장이다.

 

오늘도 매우 바쁠 예정이므로.. 마음의 위안을 위해 좋아하는 장소에 녹색과 빛이 스며든 사진 한 장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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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8. 21:28

고요한 네바 강과 일렁이는 햇살 russia2014. 10. 8. 21:28

 

 

과로로 무척 힘들었던 사흘을 마치고. 심신의 안정을 위해 고요한 네바 강의 수면과 반짝이는 햇살, 그리고 멀리 보이는 이삭 성당 실루엣 사진 한 장.

 

이건 지난 3월말에 갔을 때 찍은 사진. 그래서 찬란한 여름날 찍었던 사진과는 색감도 그렇고 느낌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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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2. 21:09

가장 먼저 가는 곳 russia2014. 10. 2. 21:09

 

 

예전에는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 후 가장 먼저 가던 곳이 궁전 광장이나 청동기마상 앞이었는데, 최근 2~3년 동안은 아무래도 숙소 위치 때문인 점도 있지만, 그리보예도프 운하 쪽을 따라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쪽으로 걸어가게 된다. 혹은 예술광장(쁠로샤지 이스꾸스뜨브) 쪽.

 

전에 여러 번 올린 장소, 구도의 사진이지만. 어쨌든 이건 지난 7월, 찬란한 여름 오전. 페테르부르크. 그리보예도프 운하,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피의 구세주 사원). 이 도시의 랜드마크 중 하나.

모스크바는 성 바실리 사원(http://tveye.tistory.com/2943), 페테르부르크는 피의 구세주 사원!

 

 

 

그리고 예술광장의 유명한 푸시킨 동상. 페테르부르크에 오면 꼭 이 동상 앞에 가서 인사를 한다. 경애해 마지 않는 푸시킨이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하고 존대하여 인사를 하지 않으면 어쩐지 이 도시에 돌아온 것 같지가 않다.

 

이렇게 꼭 인사를 하러 가는 동상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게 청동기마상(http://tveye.tistory.com/3153)이다. 그러나 조각상 자체에 대한 내 사랑과는 별개로, 조각상의 주인공인 악마 같은 제왕인 표트르 대제에게는 우리 푸시킨에 대한 것과 같은 애정은 별로 생기지 않으므로.. 그냥, '이봐 황제, 나 다시 왔어~' 정도로 인사한다 ㅎㅎ

 

극도로 지치고 힘든 며칠을 보냈으므로 즐거웠던 저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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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30. 08:21

말 타고 사라지고 싶구나 russia2014. 9. 30. 08:21

 

 

오늘부터 진행되는 합숙 행사 준비 때문에 7시 40분에 사무실 도착. 너무 피곤하다.

 

마음의 위안을 위해 청동기마상 사진 두 장. 표트르 대제 대신 저 말 타고 사라져버리고 싶구나.

 

이건 한낮.

 

 

그리고 이건 자정 되기 직전. 백야.

 

청동기마상은 페테르부르크의 상징이자 가장 이 도시의 환상성을 잘 드러내 주는 조각상이기도 하다.

 

* 청동기마상에 대한 이야기들과 사진들은 아래를..

페테르부르크 홍수 신화와 청동기사상 : http://tveye.tistory.com/6

페테르부르크의 비밀 장소를 찾아서 : http://tveye.tistory.com/1233

한겨울 설경 : http://tveye.tistory.com/2990, http://tveye.tistory.com/2960, http://tveye.tistory.com/934, http://tveye.tistory.com/730

가을에 찍은 사진 : http://tveye.tistory.com/2350, http://tveye.tistory.com/444

2006년에 찍었던 사진 : http://tveye.tistory.com/637

 

:
Posted by liontamer

 

 

늦게까지 일하고 조금 전 귀가.

 

내일부터 사흘간 합숙하며 상당히 고된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한 달 전에도 했던 건데, 그나마 그때는 몸이 너무 아파서 막막했지만 이번엔 아프진 않다는 게 다행이다.

 

마음의 위안을 위해 초록빛으로 가득한 여름날 레트니 사드(여름 정원) 사진들 몇 장 올려본다. 지난 7월. 무척 찬란하고 뜨거운 여름 낮이었다.

 

태그의 레트니 사드나 레뜨니 사드를 클릭하면 전에 올렸던 포스팅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의 아름다운 조각상들과 벤치 등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한번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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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9. 26. 22:54

창문들, 판탄카 russia2014. 9. 26. 22:54

 

 

7월의 어느 아침, 페테르부르크.

 

레트니 사드 가려고 판탄카 운하 따라 걷다가 찍은 창문들 사진. 창문은 언제나 좋다.

 

햇살이 워낙 밝고 찬란해서 건물과 창문 모두 빛에 반사되어 탈색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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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9. 23. 08:56

피곤한 아침, 눈에 휴식을... russia2014. 9. 23. 08:56

 

 

페테르부르크, 7월. 해군성 공원.

 

내가 좋아하는 공원. 녹음도 빛도 바람도 좋다. 시내 한가운데 있어서 더 좋다. 종종 레냐가 뜨보록 데리고 산책 오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뜨보록과 원반 놀이를 했지만 똑똑하지 못한 그 강아지는 통조림 기름을 묻혀주지 않는 한 절대 원반을 물어오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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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20. 21:02

스뜨렐까 russia2014. 9. 20. 21:02

 

 

페테르부르크. 7월.

 

네바 강변의 스뜨렐까에 산책 나갔을 때 찍은 사진. 워낙 찬란하고 뜨거운 날이었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살이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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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9. 22:25

에르미타주 - 조각상, 천정과 벽, 창문 russia2014. 9. 19. 22:25

 

 

지난 4월 초. 페테르부르크. 돌아오는 날 체크아웃 후 에르미타주에 갔다.

 

옛날에 페테르부르크 살 때는 뻔질나게 드나들던 곳이다. 이후에도 놀러 가면 제일 첫날 가는 곳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에르미타주보다는 루스끼 무제이(러시아 박물관)가 더 좋아져서 여긴 마지막 날 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이곳에는 내가 무척 사랑하는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와 레니에리의 성 세바스찬, 그리고 한때 피를 끓게 했던 마티스의 춤이 있다. (마티스의 춤에 대해 몇 년 전 썼던 웹진 기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8)

 

그림들 사진 말고(원래 박물관에서 그림 사진들 찍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쓰는 글에 소재로 등장할 때는 드물게 좀 찍어두지만) 박물관 내부 사진들 몇 장. 겨울 궁전이란 별칭답게, 원래 궁전이었기 때문에 내부가 아주 화려하고 아름답다. 물론 겉모습도 아름답지만.

 

 

 

 

나는 언제나 박물관 복도와 창문들에 끌리곤 했다. 특히 빛이 스며들어오는 박물관 창문들. 그래서 작년 초까지 썼던 글은 마지막 장면에 러시아 박물관 전시실 창문 얘기를 삽입했다 :)

 

 

 

 

 

 

 

 

에르미타주는 워낙 크고 기다란 건물이기 때문에, 궁전광장 쪽 입구로 들어가도 박물관 따라 쭈욱 돌다 보면 창 너머로 네바 강이 보인다.

 

피곤하고 심적으로 지친 나날을 보내고 있어 그런지 다시 저렇게 박물관 복도를 걷고 전시실을 돌아다니고 창가의 빌로드 의자에 앉아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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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8. 21:34

오래된 거리 russia2014. 9. 18. 21:34

 

 

페테르부르크. 7월.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걷다가 찍었다. 사실 좋아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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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7. 21:17

참 가지런하게도 모아놨네 russia2014. 9. 17. 21:17

 

 

페테르부르크. 7월.

 

모이카 운하 따라 걷다가 발견 :)

 

** 이 당시 페테르부르크 거리 쏘다니다 발견한 술병들 사진들 : http://tveye.tistory.com/2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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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6. 08:59

백야, 네바 강 russia2014. 9. 16. 08:59

 

 

7월 초. 페테르부르크. 밤 11시 30분 즈음.

 

 

일찍 출근하는데 날씨가 선선해서 그런지 페테르부르크 생각이 많이 나는 아침이었다. 그래서 본격적인 업무 시작하기 전에 사진 두 장 올려본다. 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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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3. 21:25

벌써 8년 전, 기숙사 russia2014. 9. 13. 21:25

 

 

 

얼마 전 페테르부르크에 갔을 때. 돌아가기 전날이었다. 예전에 지내던 기숙사가 있던 거리에 갔었다.

 

페테르부르크에 체류하며 공부했던 건 90년대 후반과 2006년이었다. 후자는 직장을 다니던 중 휴직을 하고 몇달간 머물렀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데 그게 벌써 8년 전이라니 세월 참 빠르다.

 

그때 살았던 기숙사가 있는 쉡첸코 거리.

 

이번에 들렀던 건, 기숙사를 다시 보며 기억을 되살리려는 낭만적인 목적이 아니고... 작년 초에 마무리했던 장편이 있는데 거기 등장인물들이 자주 모여서 금지 서적도 읽고 문학 토론도 하고 친목을 도모하던 아지트가 이 동네의 낡은 아파트에 있는 걸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소설 자체가 바로 그 아파트 3층의 거실에서 시작된다.

(그러고 보니 전에 about writing 폴더에 메밀죽 먹기 싫어하는 아이에 대한 에피소드 발췌문을 올렸는데 바로 그 아이의 젊은 엄마아빠인 갈랴와 료카가 사는 집이다 : http://tveye.tistory.com/2952)

 

글 쓸 때는 기억을 되살려서 장소를 설정했지만 번지수라든가 이것저것 틀린 게 있을 수도 있어 겸사겸사 한번 다시 가봤다.

 

물론 그러면서 기숙사 앞을 지났다.

 

 

 

이게 8년 전 내가 지냈던 기숙사 건물. 동양인은 거의 없고 주로 러시아인들과 유럽 학생들이 지내던 곳이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기숙사 생활도 할만 했는데(1인실 써서 괜찮았다. 좀 비쌌지만), 이제 그때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는 기숙사에서 살라고 하면 못 살 것 같다..

 

그래도 재미있는 시절이었다.

 

 

 

문 앞을 지나가는데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다시 들어가 보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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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1. 21:48

하얀색 초록색 russia2014. 9. 11. 21:48

 

 

 

해군성 공원. 페테르부르크.

 

연휴도 끝나고 피곤하기 이를데 없다. 분수와 공원 보면서 눈이라도 쉬자..

저 사진 찍으며 공원 쏘다녔던 때로 돌아가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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