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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페테르부르크 저녁 풍경이라고 한다. 낯익은 네바 강변이다. 사진이 무척 아름다워 갈무리해 두었다. 너무 그립고 가고 싶다.


오늘도 새벽 출근하여 1분도 쉬지 못하고 정말 너무 바빴다.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은 실무자들 때문에 결국은 내가 뒷수습을 다 해줘야 했다. 성실하고 일머리도 있고 마음씨도 착한 직원은 당연히 거의 없겠지. 그런데 저 3개 중에 최소한 하나 이상은 갖춰야 하지 않는가? 정말 힘들다.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온몸이 너무 쑤시고 머리가 아프고 졸려 오는 것이 아마도 그날이 다가오는 것 같다. 그래도 어제 하루 쉬고 이제 주말이라 다행이다. 주말에는 완전히 뻗어서 쉴 것 같다.


아빠는 조금 전에 너무 힘드셔서 몇 시간 정도 남은 항암주사를 중단하셨다.  그리고 이제 항암 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지난 다섯 번째 치료보다 이번 치료가 훨씬 더 힘들었다고 하신다. 사실 이번에도 면역 수치가 떨어져서 그것을 높이는 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으셨다. 담당 교수는 다음 차수는 삼 주가 아니라 사 주 차이를 두고 받아 보자고, 그러면 좀 나을 거라고 회유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빠는 너무 힘이 드셨는지 이제 받고 싶지 않다고 하신다. 마음이 너무 심란하다. 일단 엄마가 아빠를 퇴원시키러 병원에 가셨다. 일단은 아빠가 귀가하셔서 잘 쉬고 회복 되시는 게 우선인 것 같다. 내 마음 같아서는 당초 8번 받기로 한 치료 중 이제 여섯 번을 마쳤으니 두번만 견뎌 보시면 좋겠지만 사실 아빠가 얼마나 힘드실지 내가 직접 겪는 것도 아니니 함부로 말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여덟 번을 받은 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항암을 계속 해야 할 수도 있으니 아빠한테 무조건 참고 그 힘든 치료를 받으라고 하기도 쉽지가 않다. 하지만 치료를 중단했다가 상태가 악화될까봐 걱정이 많이 된다. 엄마는 아빠의 몸이 좀 나아진 후 살살 달래보겠다고 하신다. 아빠를 위해 기도하며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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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