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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노트북으로 티스토리 로그인이 안돼서 고생하다 지금 갑자기 돼서... 어젯밤에 쓴 메모 올려봄. 근데 언제 끊길지 모름 ㅠㅠ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낮에 30도였고 굉장히 더웠는데 어제와 오늘 오전 비가 오더니만 금세 추워졌다. 오늘은 재킷에 스카프까지 둘렀는데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지금도 추워서 잠옷 위에 로브 스타일 원피스를 가운처럼 겹쳐 입고 있다. 오늘 날씨는 꼭 9월의 페테르부르크 날씨 같다. 그 얘길 했더니 료샤가 '우리는 벌써 이 날씨 온지 꽤 됐어ㅜㅜ' 라고 투덜댔다.


오늘 숙소를 옮겼다. 처음에 숙소 구할때 방 찾기도 어렵고 추석 연휴 때문인지 오랫동안 쭉 머물 곳을 찾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말라 스트라나와 구시가지에 각각 있어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 묵었던 곳이 말라 스트라나 우예즈드 쪽 숙소였는데 여기는 위치와 교통이 탁월했지만(바로 앞에 트램이 있음) 문제는 내 방이었다. 호텔 홈페이지에도 예약 사이트에도 트립어드바이저에도 그런 얘기가 전혀 없었지만 지내본 결과 이 호텔엔 딱 3~4개의 싱글룸이 있고 이 방들은 5층 지붕이 있는 옥탑층에 억지로 쑤셔넣은 방들이라 완전 치즈케익 모양의 폐쇄형 방들이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 다른 방들은 리노베이션을 해서 마룻바닥이 깔려 있었고 나쁘지 않았는데 내 방은 삼각형으로 한쪽 벽이 완전 경사진데다 바닥은 카펫이고 창문도 천장에 달려 있어 열수도 없었다. 나는 본시 폐소공포증이 좀 있는 편이어서 이 방이 괴로웠다. (그래서 복층집도 안 좋아한다) 공간 문제때문이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의자가 없어 불편했다. 내가 프라하에 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글을 써보고 싶은 거였는데 방에 돌아오면 도대체 아무 것도 할수가 없고 억지로 노트북을 펼쳐 그날그날의 메모를 남기거나 글을 조금 쓰면 허리와 다리가 빠져 달아날 것 같았음.



싱글룸이 그 모양이란 걸 알았다면 다른 숙소를 잡았거나 금액을 조금 더 보태 더블룸을 잡았겠지.


프라하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 말라 스트라나 쪽에 묵으려 하실때, '로마 호텔'의 싱글룸은 피해주세요... 소공녀 세라의방입니다 ㅠㅠ


..


11시 좀 넘어서 체크아웃을 했다. 옮기는 숙소는 2시에 체크아웃이 가능해서 료샤 차에 짐을 실어놓고 카페 에벨에 셋이 같이 갔다. 레냐는 처음이었고 료샤는 전에 몇번 와본적이 있었다(여기 빨간색 문을 보고 내가 좋아할거라고 말해줬던 게 이녀석이다) 레냐도 카페 에벨을 보자마자 '여기는 쥬쥬가 좋아하겠다!' 라고 소리쳤다 :)


료샤는 여기 커피가 맛있는데 내가 커피를 못 마시는게 아쉽다고 했다. 나도 아쉽다 흐흑... 커피로 유명한 곳인데 올때마다 차를 마셔야 하니... 레냐는 언제나처럼 핫초콜릿 선택 :) 아쉽게 창가 자리는 차 있었다. 근데 그 창가자리는 2인용이라 아마 비어 있어도 못 앉았을 것이다. 레냐에게 저기가 내가 좋아하는 자리인데 2인용이야 라고 했더니 나중에 아빠 빼고 와서 자기랑 둘이 앉자고 한다. ㅋㅋㅋ (비운의 아빠 료샤 의문의 1패)


레냐는 학교 가야 하니까 오늘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카페 에벨에서부터 이미 입술을 삐죽거리고 있었고 울음보가 터질랑 말랑이었다. 나보고 같이 가자고 했다. 자기가 나를 보러 프라하에 왔으니 이제 내 차례라는 것이다... 아아 어린 것이 벌써부터 기브 앤 테이크와 밀당의 기본원칙을 깨쳤어 흑흑...


나를 못 데려갈 거 같으니까 이번엔 자기가 프라하에 며칠 더 있다 가겠다며 료샤에게 '아빠, 선생님한테 편지써줘' 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레냐는 좋아하는 토끼가 와서 프라하에서 며칠 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결석하겠어요' 뭐 이런 식으로 써달라는 것이다 ㅋㅋ


료샤는 자기도 써주고 싶지만 놀고 싶어서 공부를 등한시하면 학교에서 혼이 나고 좋은 학생이 될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아빠는 선생님한테 편지를 쓸 수 없고 엄마가 써줘야 하는데 엄마는 안 써줄거라 했다. 레냐는 삐죽거리더니 '아빠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써주라 해'라고 했다. 그래서 료샤는 쥬쥬랑 놀고 싶어서 학교에 안 가겠다고 하면 엄마가 아빠한테도 화내고 쥬쥬한테도 화내고 앞으로는 쥬쥬랑 만나지 말라고 할거라고 했다. 뭐 맞는 말이지... 료샤의 전 부인이자 레냐의 엄마인 이라는 엄청나게 엄격한데 게다가 나를 별로 안 좋아한다 ㅠㅠ (레냐는 엄마가 강아지도 안 좋아하고 토끼도 안 좋아하고 전반적으로 동물을 싫어한다고 짜증냈음 ㅋㅋ)


레냐는 할수없이 수긍했다. 근데 난 그게 교육적으로 괜찮은 방법인지 잘 모르겠다 ㅠㅠ 네가 고집피우면 엄마가 야단쳐서 쥬쥬를 못만나게 할거다 하고 협박하는 거잖아.... ㅠㅠ 뭐지,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인가 ㅋㅋ


내가 다음주에 돌아간다고 했더니 그러면 자기가 이번주말에 또 오겠다고 한다 ㅠㅠ 레냐야 흐흑...


..



하벨스카 거리 귀퉁이에 있는 숙소로 옮겨왔다. 여기는 레지던스 아파트 같은 곳인데 방이 넓고 의자가 있다 ㅠㅠ 의자가 있어서 참 좋다. 와이파이가 좀 약한 게 흠이긴 하지만.. 창 너머로 사원의 종탑이 보인다. 아침에 종소리 들렸으면 좋겠다. 료샤는 방을 보더니 추울 것 같다고 투덜댔다. 그러고보니 여긴 바닥이 또 대리석 느낌의 타일이네... 천정도 높고 방이 춥긴 하다. 그래서 지금 원피스 겹쳐 입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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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